‘조국 사퇴’ 정당별 손익계산서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4일 전격 사퇴했다. 장관으로 지명된 지 66일, 임명된 지 35일 만이다. ‘조국 사퇴’를 외치며 장외투쟁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과 ‘검찰 개혁’을 내세웠던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나아갈 ‘판’을 재구성해야 한다. <일요시사>가 국론이 분열되는 대혼란 속에서 ‘조국 정국’에 대응하는 정당별 자세를 분석해봤다.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저의 쓰임은 다했습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제가 자리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여 ‘멘붕’
“안타깝다”

지난 14일 오후 2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한 지 3시간 만에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조 전 장관의 갑작스런 사퇴에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조 전 장관의 검찰개혁이 제대로 완수되지 못한 상태에서 물러나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며, 당이 검찰개혁의 제도화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야당을 향해선 경제와 민생에 전념해 정치 본연의 역할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예상대로 조 전 장관이 사퇴했다”며 ‘민심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상처와 분노, 국가적 혼란을 불러온 인사 참사”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 앞에서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적인 질타와 정계의 사퇴 압박에도 조 전 장관은 ‘오랜 소신’이라고 밝혔던 검찰개혁을 위해 버텨왔다. 갑작스런 조 전 장관의 사퇴에는 아내 정경심 교수의 ‘뇌종양’ 진단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 전 장관의 일가 수사가 계속되면서 정 교수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조 전 장관이 ‘선봉장’이 아닌 가장으로서 가족을 먼저 챙겨야 할 급박함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퇴 입장문에 쓰인 “인생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는 대목을 미뤄 조 전 장관의 심경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조 전 장관의 임명 직후 ‘기회’와 ‘공정’의 가치를 훼손한 법무부장관이 어떻게 검찰을 개혁할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목소리들이 우세했다. 하지만 판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조 전 장관의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무리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서초동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고 검찰 개혁을 바라는 민심들이 가시화됐다.

한국당, 지지율 상승 자축
민주당, 중도층 대거 이탈

이로써 검찰 개혁에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가 사법개혁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됨에 따라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울러 사법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서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만큼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조 전 장관의 판단 역시 사퇴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여당의 사퇴 종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서 “일부 여당 의원이 나더러 조국 사퇴를 말하라고 한다”며 “조 장관에게 (본인들이)‘그만두라’고 하면 내년 총선 때 민주당 경선서 지고, 말하지 않으면 본선서 지기 때문”이라며 여의도 내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조 장관의 사퇴는 “조 장관 본인의 결심”이라며 사퇴 종용설에 대해 일축했다.

조 전 장관의 사퇴에 한국당을 포함한 야권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 목소리를 냈다. 한국당 소속 인사들은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조 전 장관의 사퇴를 본인들이 이뤄냈다며 자축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애국시민의 승리”라며 “국민은 지금 정권의 위선과 거짓에 분노했다. 우리는 함께 분노하고 함께 행동했다”고 평가했다. 한국당 민경욱 의원도 “불의의 싸움서 정의가 승리했다”며 “조국 가족에 대한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국민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SNS에 전했다.


조 전 장관의 지명 전,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폭력 사태와 소속 의원들의 막말 논란,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벗어날 출구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뿔뿔이 흩어진 보수 세력을 결집할 ‘매개’가 필요한 시점에 문 대통령의 조 전 장관 지명은 한국당에게 총력전을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돼주었다.

범야권 투쟁
보수 재집결

조 전 장관의 각종 의혹에도 불구,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한국당은 릴레이 삭발까지 벌이며 총공세를 폈고, 광화문 집회에는 보수 세력의 주최 집회 중 최대 규모의 인원이 모이는 새 역사가 쓰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은 민심과 합심해 조 전 장관을 사퇴를 이끄는 데 성공, 민주당 지지율을 0.9%p 차이로 근접하게 따라잡는 큰 성과를 냈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해 지난 14일 발표한 정당지지율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역대 정당사를 살펴보면, 야당은 대통령 집권 중후반기에 상승세가 올랐을 때 그 기세를 몰아 주도권을 지키는 데 성공해왔다. 이번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문 대통령은 임기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다. 조 전 장관 사퇴에도 한국당은 광화문 장외집회서 범야권 투쟁을 위해 문재인정부를 ‘경제파탄’ 등을 이유로 공격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성난 민심이 고작 조국 사퇴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다. 10월 항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투쟁을 이어갈 것임을 암시, 남은 총선까지 상승기세를 몰기 위해 필사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당에게 갑자기 강력한 대여 투쟁 수단이 사라졌고, 다음 전략 역시 부재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보수통합이 아직 과제로 남은 상태서 명분이 사라져버렸다. 지난 두 달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의 보수통합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황 대표는 바미당 유승민 의원에게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한 바 있다.
 

▲ 조국 퇴진 광화문 집회 갖는 보수단체 회원들

이에 유 의원은 “딱히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한국당에 동참 뜻을 내보였고, 양당은 지난달 이미 부산서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를 결성했다. 또 보수 진영에선 지난 개천절 집회를 기점으로 보수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확산되면서 보수 세력이 결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태였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탄핵의 여진은 깨끗이 씻어 버리고 모두 하나가 되어 자유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며 보수대통합을 향한 청사진을 그렸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검찰 개혁이 화두로 떠오르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바미당과 한국당의 입장이 엇갈리게 되면서 보수통합은 다시 멀어지는 모양새가 됐다. 특히 한국당 지도부는 바미당과 공조해 공수처법 설치에 반대하겠단 계획이었지만, 바미당은 권은희 의원이 낸 ‘권은희안’으로 절충이 된다면 공수처법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궁지에 몰린
민주 지도부

반면 민주당 내에서 당 지도부의 책임론이 불거지며 당내 혼란이 감지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전까지는 야당으로부터 조 전 장관 지키기에 당 지도부에 반하는 발언을 서로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조국 정국이 일단락되자 당 내부서 지지율 하락 및 조 전 장관의 사퇴에 대해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조국은 갔다.(하지만 남은 사람들이) 후안무치한 인간들뿐이니 뭐가 달라지겠는가”라며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며 당을 비판했다.

지난 1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서 김해영 최고위원은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의 갈등이 증폭되고 많은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며 “집권 여당의 지도부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당 지도부 최초로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정작 핵심 지지층의 요구는 ‘지도부 사퇴’인데,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에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조국 사퇴로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라며 “민심이 이 정도로 나빠지고 중도층이 떠난 데 대해 (여권이)대통령에게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까지 민주당은  검찰개혁과 민생국감에 최대한 집중해 이탈한 중도층을 다시 잡는 데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이 지명되기 전엔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훨씬 우세했지만, 최근 10월 2주차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중도층의 한국당 지지율이 33.8%, 민주당 지지율이 28.5%로 조사돼 한국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데스노트’ 논란 정의당도 큰 상처
사법개혁안 처리 여3당 공조 필수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금은 유감과 사과 표명을 반복적으로 거듭하는 것보다는 침체되고 있는 경기에 활력을 드높이는 일을 해내는 것이 제대로 책임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개혁을 한 축으로 강력하게 추진하겠지만 다른 한 축에서는 민생 문제 해결 그리고 시급한 경제 활력의 제고에 나서는 것이 집권당으로서의 마땅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의당의 경우에는 조 전 장관 사퇴와 관련해 “취임 이후 36일 동안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을 해왔고, 오늘까지도 개혁안을 발표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며 “고심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조 전 장관이 임명되기 전 당의 중요 지지층인 청년들이 조국 정국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은 것을 인정하며 자녀의 논문 특혜 등 각종 의혹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 조국 장관과 면담 갖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하지만 당의 ‘데스노트’에 조 전 장관을 올리지 않았고, 이에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 데스노트는 정의당이 임명을 반대한 공직 후보자는 문재인정부서 대부분 낙마했기 때문에 만들어진 단어다.


정의당 당원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당의 결정에 반발, 탈당계를 제출했지만 심상정 대표가 만류해 결국 탈당을 철회했다. 그는 “조 장관 임명 전 반대 의견을 정의당에 전달했지만 당은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았다”며 “이 상황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갤럽’에 따르면 정의당 지지율이 지난달 말에는 6%로까지 떨어져 지난해 16%까지 기록했던 지지율이 급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은 지난 14일, 조 전 장관의 사퇴에 “이제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평화당 박주현 대변인은 논평서 “조국 사태가 조 장관의 사임으로 일단락됐지만 사퇴 결심을 존중하고 결단에 고마움을 전한다”며 선거제 개정안과 공수처 및 검경수사권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평화당과 대안정치연대는 지난 조국 정국때 조 전 장관의 임명에는 반대했지만 한국당의 조국연대 제안에는 선을 그으며 ‘제3지대’로서 무당층에게 합리적이라는 인식을 줬다.

다음…
주요 쟁점은?

앞으로 국회의 시간은 조 전 장관이 과제로 남긴 사법개혁안 처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개혁안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이 필요해 민주당(128석)과 정의당(6석), 평화당(4석), 대안정치연대(9석), 바미당 일부 의원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거제 개혁안에 앞서 사법개혁안을 처리하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에 야3당이 반발하고 있어 향후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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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