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사의 집’ 잡는 양지진흥개발 노림수

부자 회장님이 뭐가 부족해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국방부가 추진 중인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이 ‘양지진흥개발’과의 갈등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현재 ‘용사의 집’이 있던 부지에는 국군 장병들이 이용할 수 있는 4성급 호텔을 짓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양지진흥개발 측은 공사 과정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공사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2006년 낙후된 도심을 재개발하기 위해 용산역 주변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여기서 국방부가 ‘용사의 집’을 포함해 소유한 부지 면적은 2749m²로, 위치는 용산역 앞 제1-1구역이었다. 국방부는 2015년 국군 장병의 편의와 숙박을 위해 용사의 집을 허물고 지하 7층, 지상 30층 규모의 4성급 호텔로 다시 짓는 구상을 내놨다. 객실과 컨벤션홀, 연회장, 웨딩홀 등이 들어서는 계획이었다. 

국방부 추진
로드맵 보니…

2017년 2월 철거된 기존 용사의 집은 1969년 장병들의 숙박·복지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돼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진 건물이다. 군인들은 이곳에서 저렴하게 숙식을 하거나 PX서 물품을 싸게 구매하는 등의 편익을 얻었다. 웨딩홀도 있어 시중보다 적은 비용으로 결혼식도 올렸다.

하지만 용사의 집은 재건립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호텔 건립에 반대하는 민간인 재개발조합추진위원회(재개발추진위)는 “육군 호텔이 육군 장병 복지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내놓은 ‘최근 5년간 휴양시설, 복지시설 간부·병 이용률 현황’에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콘도나 호텔 등 군 휴양시설을 이용한 사병은 전체 군인의 1.2%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또 재개발추진위는 “용사의 집 재건립은 2012년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국책사업으로 지정됐다”며 “장병 복지가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육군 관계자는 “용산역은 장병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역으로, 육군 호텔은 군인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숙박·편의시설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건립 사업 시작 전부터 비판 세례
우여곡절 끝에 시작했지만…갈등 심화

이 관계자는 “간부들만을 위한 시설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육군 측은 160개 객실 중 3개 층 45개 객실을 병사 전용으로 만들고 1개 층은 PC방과 북카페 등으로 꾸며 병사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시설이 들어서면 육군 뿐 아니라 국방부와 해군 공군 해병대 국가유공자 예비역등이 사용하는 국방 커뮤니티로서 품격있는 장병 복지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접근성이 좋은 서울 도심에 숙식과 결혼식장, 국제회의장 등이 집결한 군 복지 및 비지니스 시설로 활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2018년 7월27일 1-1구역에 대한 사업시행계획인가처분을 발급받았고 현재 착공신고 후 공사를 시작한 상태다. 하지만 이때부터 용산역 앞 제1-2구역을 소유하고 있는 양지진흥개발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 용사의 집

양지진흥개발은 용산의 명물로 통하는 ‘드래곤힐스파’를 소유하고 있다. 드래곤힐스파는 뉴욕타임즈 ‘36시간의 서울 여행’의 핫플레이스로 소개되고 CNN이 선정한 서울 관광명소 ‘서울이 대단한 이유 50’ 중 5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방송 오락 프로그램 <런닝맨>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배경 촬영장으로 등장하는 등 인기가 높으며 국내외 여행객이 매년 100만명 이상 다녀가고 있다. 서울시 관광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특별시 문화상 관광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십건 민원
고소·고발도

양지진흥개발은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과 관련해 2017년에 7회, 2018년에는 54회 민원을 제기했다.

양지진흥개발은 ‘용사의 집 중복투자로 국가 재정낭비 중단 요망’ ‘용산역 전면 1-1구역 육군호텔 건축계획에 대한 제안의 건’ ‘용산역 입구에 육군호텔 건립이 웬말이냐?’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 계획 중단 요청의 건’ ‘육군호텔 건립 예상낭비 신고’ ‘국민과 외국 관광객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육군호텔 신축공사 중단 청원’ 등의 공문을 보냈다.

양지진흥개발 측은 2018년 9월 말부터 공사 중 발생한 진동으로 인해 붕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대통령비서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서울특별시, 용산구청,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 전방위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의 진행상황을 검토해 보면 구 용사의 집을 철거하고 방음벽만을 설치했을 뿐 이제 막 굴착공사를 시작하려는 단계다. 그동안 건물이 붕괴될만한 수준의 진동이 발생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는 것. 

현재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 도급공사를 맡고 있는 금호산업과 양지진흥개발 사이에 수많은 고소·고발이 오갔다. 

양지진흥개발은 담장 철거 시 살수 미실시, 협의를 거치지 않은 벽돌경계벽 철거와 경계시설 손괴 및 훼손, 세륜 미실시, 구조굴토심의 허위자료 제출, CCTV 불법 설치, 소음 측정, JSP공사의 위험성, 공사 중 토사 낙하로 인한 상해, 유독가스 배출, 대지 경계 침범, 무단 침입, 토사 낙하, 명예 훼손, 기름띠 형성 등 수많은 고소·고발을 진행했다. 

용산의 명물
‘드래곤힐스파’

이에 금호산업 측은 직원 폭행 및 공사 방해, 무단 오수 방류, 오수 도로 방류, 무단천공 관련 건으로 양지진흥개발을 고소·고발했다. 양지진흥개발은 2018년 9월까지 직접적인 공사 중단 요청을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방향을 선회해 경계가 확정되지 않았다거나 소유 건축물의 안전성을 보장하라는 주장을 하며 공사를 지연시키려는 목적의 민원들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금호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경계 문제의 경우 2017년도부터 측량을 실시해 이미 경계가 확장돼있었음에도 경계가 불분명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고 결과적으로 경계 복원 측량을 3회나 실시했음에도 아직까지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문제의 경우 진동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방음벽설치공사만 이뤄진 상태임에도 진동으로 인해 건물이 일부 붕괴했다고 주장하며 소유건물의 안전조치 및 안전점검을 해주겠다는 제의를 지속해서 했지만 기술적·법률적으로 건물의 안전성 검사와 아무 관련도 없는 공사 도면을 요구하며 안전조치 및 안전점검 관련 협조 요청을 거절하고 있다. 

또 사업시행계획인가의 취소를 요구하는 항고소송을 2018년 10월25일 제기했고 동일한 내용의 취소심판 2건을 같은 날 청구했으며 구역분할결정 및 사업시행계획인가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진행정지를 2018년 11월20일 신청하기도 했다. 이런 행정소송, 행정심판, 집행정지는 모두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을 중단시킬 목적으로 이뤄졌다. 

해달라는 대로 해준대도 ‘말 돌리기’ 
양지 측 “민감한 사안이라 답변 못해”

양지진흥개발이 이처럼 수많은 민원과 소송, 행정심판 등으로 공사를 지연시킴으로써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금호산업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용사의 집 부지가 용산역서 바로 보이는 전면부지기 때문에 상업적 가치가 크다”며 “이를 이용한 양지진흥개발의 랜드마크 복합리조트형호텔 시설 건립 계획이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으로 인해 어려워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결국 공사 중지로 인한 통합개발이 목적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만약 집행정지나 행정소송 또는 공사금지가처분신청이 인용될 경우 공사가 중단된다”며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이 기획재정부를 통한 캠코 위탁개발 방식의 도시환경정비사업이라는 복잡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련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공사가 중단될 경우 사후 처리 문제가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사의 집 재건립 사업이 위법한 인허가를 토대로 이뤄진 것이거나 위법하게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면 당연히 그 인허가를 취소하고 공사를 중단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인허가 절차는 적법하게 단계적으로 거쳤고 안전시공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빤히 알고 있는데도 양지진흥개발 측에서 소송, 언론, 민원 등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중단시키고자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4억원 요구
돈 때문에?

금호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양지진흥건설은 용산구 주재로 열린 회의서 보상금으로 40억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양지진흥개발 측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고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후 “위에 다시 한 번 보고한 뒤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더 이상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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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