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한 조국의 검찰 개혁 리스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0.14 14:49:51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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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판 뒤엎을 6가지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이 취임 한 달 동안 수십 건의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 총장에게 검찰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이후 검찰도 자체 개혁안을 적극적으로 내놨다. 향후 검찰 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조국 법무부장관

 조국 법무부장관이 검사장 전용차량 운용 폐지, 검사 외부기관 파견 최소화 등 일부 검찰 개혁 과제를 즉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특별수사부(특수부) 축소, 심야조사·별건조사 금지, 형사사건 공개 금지(피의사실 공표 금지) 등의 제도화도 이달 안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문 지시 따라 
신속한 조치

조 장관은 지난 8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과천 법무부청사서 ‘검찰개혁 추진개획에 대한 대국민 보고’를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조 장관은 “검찰이 발표한 개혁방안을 포함해 즉시 시행가능하고 신속히 제도화가 필요한 부분을 ‘신속 추진과제’로 선정해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규정을 시행하는 등 과감한 검찰개혁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검찰 총장도 3차례에 걸쳐 검찰의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지난 7일, 윤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간부회의서 “인권보장을 최우선 가치에 두는 헌법정신에 입각해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검찰 업무 전체를 점검해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관행, 내부 문화를 과감하게 능동적으로 개혁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다음은 향후 시행될 주요 검찰 개혁안이다. 


▲형사·공판부 확대 = 법무부는 향후 검찰이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법조계는 검찰이 특수·공안 같은 인지수사보다 민생과 가까운 형사부와 공판부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검찰개혁의 핵심은 ‘직접 수사를 줄이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퇴직한 검사장들도 형사부·공판부 강화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는 퇴임사 당시 “이제 국민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민생범죄”라며 “민생범죄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수사하고 재판하기 위해서는 인권선진국 시대에 걸맞은 인적, 물적, 과학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재 형사부·공판부 검사 수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수부 축소부터 셀프 감찰 폐지 
향후 추진 계획 대국민 보고 진행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도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개혁 건의문’이라는 글을 통해 “우수한 검사들이 형사부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 검사장은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수부 축소·폐지 =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하고 전국의 모든 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 18개 검찰청 중 특수부는 7개 검찰청에 설치돼있다. 하지만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의 자체 개혁안에 대해 사실상 ‘퇴짜’를 놨다. 위원회는 “서울중앙지검의 직접수사 부서의 규모는 계속 확대됐다”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개혁 대상에 포함했다.
 

조 장관은 대국민 보고회서 검찰의 특수부 폐지 건의를 반영해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3개 거점청에만 ‘특수부’를 ‘반부패 수사부’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중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동안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대검 중수부 폐지 이후 대기업이나 거물 정치인들 수사에 집중하며 계속 몸집을 불렸다. 정권의 하명 수사를 한다거나, 별건수사나 먼지털기식 수사 논란이 꾸준히 이어졌다.

▲검찰 셀프감찰 금지 = 검찰의 셀프 감찰도 폐지될 전망이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사가 검사를 감찰하는 이른바 ‘셀프감찰’을 폐지하겠다며 법무부의 감찰권을 실질화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먼지털기 수사
더 이상 없다?

현재 검찰을 감찰할 수 있는 근거는 ‘법무부 감찰규정’으로 해당 규정에는 ‘검찰의 자체 감찰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한 비위조사와 수사사무에 대한 감사는 검찰의 자체 감찰 수 2차적으로 감찰을 수행한다’고 돼있다. 결국 검사의 비위에 대한 1차 감찰을 검찰 내부서 하도록 돼있어 검사가 잘못을 저질러도 외부서 알기 어렵고 징계가 이뤄지지 않는 등 감찰권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개혁위는 법무부에 검찰을 감시할 수 있는 감찰권을 가질 수 있도록 ‘법무부 자체 감사 규정’ 등 관련 훈령을 즉각 삭제토록 했다. 또 대검찰청의 감찰은 폐지하고 법무부의 감찰권이 우선적으로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개혁위 측은 “법무부는 그동안 검찰청에 대한 감사를 제외해 사실상 감찰권 행사를 포기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제 식구 감싸기’식 감찰을 해왔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의 필요성이 높아져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권 실질화를 권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 = 앞으로 검찰의 언론플레이도 금지된다. 그동안 검찰이 주요 사건 수사와 관련해 수사정보를 언론에 흘려왔다. 조 장관은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위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신속히 확정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도 전에…
여론재판 차단

주요 대기업 총수나 정치인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피의자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기 전까지 수많은 언론 보도가 쏟아진다. 대부분 기사는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또는 ‘익명을 요구한 검찰 주요 관계자에 따르면’이라는 문장이 포함된다. 검찰의 누군가가 흘려줬고, 언론이 그대로 받아썼다는 의미다.

통상 피의자는 기소 후 확정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의 보호를 받는다. 증거가 명백히 드러나 있는 흉악범조차도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검찰이 이야기해주거나 확인해줬고, 언론이 작성한 각종 혐의들은 독자나 시청자로 하여금 유죄의 심증을 갖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 윤석열 검찰총장

피의자는 재판도 받기 전에 이미 여론재판을 통해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지는 셈이다. 이후 무죄 또는 일부 무죄판결이 내려져도 검찰의 수사속보를 좇아 작성된 각종 기사만큼의 판결 보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를 막고자 만들어진 형법 조문이 ‘피의사실공표죄’다.

▲공개소환·심야조사·별건수사 금지 = 조 장관은 이번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인권’이다. 조 장관은 “국민의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제도화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국민 인권을 존중하고, 절제된 검찰권을 행사하도록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인권중심의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위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도록 심야조사 금지를 포함한 장시간 조사 방지, 부당한 별건수사 금지, 공개소환, 수사장기화 제한, 출석조사 최소화 등을 담은 ‘인권보호수사규칙’을 10월 중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한달 만에 ‘안’ 발표
검 전광석화 ‘셀프안’ 맞불

현재 인권보호수사준칙은 법무부 훈령이다. 이를 규칙으로 격상해 규범력을 높이고, 지켜야할 의무와 책임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특히 조 장관은 출석 시 언론에 보도되는 ‘형사사건 공개소환 금지’를 포함했다.

▲검사파견 최소·검사장 관용차 폐지 = 조 장관은 또 검사장 전용차량 폐지와 파견검사 최소화를 지난 8일부터 법무부 훈령과 예규를 제정해 바로 시행한다고 했다.

앞서 윤 총장은 검찰 밖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전원 복귀시켜 형사부와 공판부에 투입해 민생범죄를 담당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제외 37개 기관에 57명의 검사가 파견돼있다. 그동안 파견검사 제도를 두고 검찰의 영향력 확대와 권력기관화라는 비판이 계속 제기돼왔다.

검찰은 법무부 및 각 기관과의 구체적 협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파견검사 전원 복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 법무부

윤 총장은 아울러 검사장 전용 차량 이용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관련 규정 개정 절차를 기다리지 말고, 즉각 중단토록 조치를 주문했다. 수사 지휘·출장·대외기관 방문 등 업무용에 한해서만 일반 공무차량을 이용하고, 전용 차량은 이용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취지다.

조 장관 일가 관련 수사로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비등한 상황서 두 기관이 개혁의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지명 전부터 가족 관련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의 중심에 선 조 장관으로선 검찰개혁이야말로 가족 의혹에 집중된 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방안이다.

특권 내려놓고 
민생·인권 우선

조 장관은 그동안 검찰 개혁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강조하면서 여러 통로를 통해 법무부가 할 수 있는 개혁을 ‘속도감 있고 과감하게’ 진행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검찰 입장에선 청와대와 여론의 검찰 개혁 압박을 수용한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선제적으로 자체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개혁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수사와 개혁을 분리하면서 조 장관 관련 수사에 명분을 쌓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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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