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한 조국의 검찰 개혁 리스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0.14 14:49:51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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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판 뒤엎을 6가지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이 취임 한 달 동안 수십 건의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 총장에게 검찰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이후 검찰도 자체 개혁안을 적극적으로 내놨다. 향후 검찰 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조국 법무부장관

 조국 법무부장관이 검사장 전용차량 운용 폐지, 검사 외부기관 파견 최소화 등 일부 검찰 개혁 과제를 즉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특별수사부(특수부) 축소, 심야조사·별건조사 금지, 형사사건 공개 금지(피의사실 공표 금지) 등의 제도화도 이달 안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문 지시 따라 
신속한 조치

조 장관은 지난 8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과천 법무부청사서 ‘검찰개혁 추진개획에 대한 대국민 보고’를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조 장관은 “검찰이 발표한 개혁방안을 포함해 즉시 시행가능하고 신속히 제도화가 필요한 부분을 ‘신속 추진과제’로 선정해 이달부터 단계적으로 규정을 시행하는 등 과감한 검찰개혁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검찰 총장도 3차례에 걸쳐 검찰의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지난 7일, 윤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간부회의서 “인권보장을 최우선 가치에 두는 헌법정신에 입각해 검찰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검찰 업무 전체를 점검해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관행, 내부 문화를 과감하게 능동적으로 개혁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다음은 향후 시행될 주요 검찰 개혁안이다. 


▲형사·공판부 확대 = 법무부는 향후 검찰이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동안 법조계는 검찰이 특수·공안 같은 인지수사보다 민생과 가까운 형사부와 공판부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검찰개혁의 핵심은 ‘직접 수사를 줄이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퇴직한 검사장들도 형사부·공판부 강화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는 퇴임사 당시 “이제 국민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민생범죄”라며 “민생범죄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수사하고 재판하기 위해서는 인권선진국 시대에 걸맞은 인적, 물적, 과학적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재 형사부·공판부 검사 수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수부 축소부터 셀프 감찰 폐지 
향후 추진 계획 대국민 보고 진행

송인택 전 울산지검장도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개혁 건의문’이라는 글을 통해 “우수한 검사들이 형사부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 검사장은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수부 축소·폐지 =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하고 전국의 모든 검찰청에 설치된 특수부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 18개 검찰청 중 특수부는 7개 검찰청에 설치돼있다. 하지만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의 자체 개혁안에 대해 사실상 ‘퇴짜’를 놨다. 위원회는 “서울중앙지검의 직접수사 부서의 규모는 계속 확대됐다”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개혁 대상에 포함했다.
 

조 장관은 대국민 보고회서 검찰의 특수부 폐지 건의를 반영해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3개 거점청에만 ‘특수부’를 ‘반부패 수사부’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중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동안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대검 중수부 폐지 이후 대기업이나 거물 정치인들 수사에 집중하며 계속 몸집을 불렸다. 정권의 하명 수사를 한다거나, 별건수사나 먼지털기식 수사 논란이 꾸준히 이어졌다.

▲검찰 셀프감찰 금지 = 검찰의 셀프 감찰도 폐지될 전망이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사가 검사를 감찰하는 이른바 ‘셀프감찰’을 폐지하겠다며 법무부의 감찰권을 실질화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먼지털기 수사
더 이상 없다?

현재 검찰을 감찰할 수 있는 근거는 ‘법무부 감찰규정’으로 해당 규정에는 ‘검찰의 자체 감찰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검찰청 소속 공무원에 대한 비위조사와 수사사무에 대한 감사는 검찰의 자체 감찰 수 2차적으로 감찰을 수행한다’고 돼있다. 결국 검사의 비위에 대한 1차 감찰을 검찰 내부서 하도록 돼있어 검사가 잘못을 저질러도 외부서 알기 어렵고 징계가 이뤄지지 않는 등 감찰권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개혁위는 법무부에 검찰을 감시할 수 있는 감찰권을 가질 수 있도록 ‘법무부 자체 감사 규정’ 등 관련 훈령을 즉각 삭제토록 했다. 또 대검찰청의 감찰은 폐지하고 법무부의 감찰권이 우선적으로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개혁위 측은 “법무부는 그동안 검찰청에 대한 감사를 제외해 사실상 감찰권 행사를 포기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제 식구 감싸기’식 감찰을 해왔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의 필요성이 높아져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권 실질화를 권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의사실 공표 금지 = 앞으로 검찰의 언론플레이도 금지된다. 그동안 검찰이 주요 사건 수사와 관련해 수사정보를 언론에 흘려왔다. 조 장관은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위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을 신속히 확정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도 전에…
여론재판 차단

주요 대기업 총수나 정치인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피의자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기 전까지 수많은 언론 보도가 쏟아진다. 대부분 기사는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또는 ‘익명을 요구한 검찰 주요 관계자에 따르면’이라는 문장이 포함된다. 검찰의 누군가가 흘려줬고, 언론이 그대로 받아썼다는 의미다.

통상 피의자는 기소 후 확정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의 보호를 받는다. 증거가 명백히 드러나 있는 흉악범조차도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검찰이 이야기해주거나 확인해줬고, 언론이 작성한 각종 혐의들은 독자나 시청자로 하여금 유죄의 심증을 갖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 윤석열 검찰총장

피의자는 재판도 받기 전에 이미 여론재판을 통해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지는 셈이다. 이후 무죄 또는 일부 무죄판결이 내려져도 검찰의 수사속보를 좇아 작성된 각종 기사만큼의 판결 보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를 막고자 만들어진 형법 조문이 ‘피의사실공표죄’다.

▲공개소환·심야조사·별건수사 금지 = 조 장관은 이번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인권’이다. 조 장관은 “국민의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제도화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국민 인권을 존중하고, 절제된 검찰권을 행사하도록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인권중심의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위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도록 심야조사 금지를 포함한 장시간 조사 방지, 부당한 별건수사 금지, 공개소환, 수사장기화 제한, 출석조사 최소화 등을 담은 ‘인권보호수사규칙’을 10월 중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한달 만에 ‘안’ 발표
검 전광석화 ‘셀프안’ 맞불

현재 인권보호수사준칙은 법무부 훈령이다. 이를 규칙으로 격상해 규범력을 높이고, 지켜야할 의무와 책임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특히 조 장관은 출석 시 언론에 보도되는 ‘형사사건 공개소환 금지’를 포함했다.

▲검사파견 최소·검사장 관용차 폐지 = 조 장관은 또 검사장 전용차량 폐지와 파견검사 최소화를 지난 8일부터 법무부 훈령과 예규를 제정해 바로 시행한다고 했다.

앞서 윤 총장은 검찰 밖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전원 복귀시켜 형사부와 공판부에 투입해 민생범죄를 담당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 제외 37개 기관에 57명의 검사가 파견돼있다. 그동안 파견검사 제도를 두고 검찰의 영향력 확대와 권력기관화라는 비판이 계속 제기돼왔다.

검찰은 법무부 및 각 기관과의 구체적 협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파견검사 전원 복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 법무부

윤 총장은 아울러 검사장 전용 차량 이용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관련 규정 개정 절차를 기다리지 말고, 즉각 중단토록 조치를 주문했다. 수사 지휘·출장·대외기관 방문 등 업무용에 한해서만 일반 공무차량을 이용하고, 전용 차량은 이용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취지다.

조 장관 일가 관련 수사로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비등한 상황서 두 기관이 개혁의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지명 전부터 가족 관련 각종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의 중심에 선 조 장관으로선 검찰개혁이야말로 가족 의혹에 집중된 여론의 관심을 돌리는 방안이다.

특권 내려놓고 
민생·인권 우선

조 장관은 그동안 검찰 개혁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강조하면서 여러 통로를 통해 법무부가 할 수 있는 개혁을 ‘속도감 있고 과감하게’ 진행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검찰 입장에선 청와대와 여론의 검찰 개혁 압박을 수용한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선제적으로 자체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개혁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수사와 개혁을 분리하면서 조 장관 관련 수사에 명분을 쌓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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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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