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먼저다’ 서울 경원중 야구부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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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9.10.14 14:27:35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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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야구! 유쾌한 야구!

[JSA뉴스] 1983년 창단 후 올해로 36년의 역시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경원중학교 야구부가 지난달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회장 김응룡)가 주최한 2019 시즌 마지막 전국대회인 ‘2019 U-15 전국유소년야구대회궁평낙조리그서 최근의 부진을 씻어버리고 3위에 올라서며 다시 한 번 중학야구의 강자로 전면에 나섰다.
 

▲ 경원중 야구부 3학년

대한야구소프트볼의 주최로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경기도 화성시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한 해의 시즌을 결산하는 성격을 지닌 전국 단위의 마지막 대회로 100여개가 넘는 국내 중학교 야구부들이 모두 참여, 4개 리그로 나눈 후 각 리그의 챔피언을 토너먼트 형식으로 승부를 가려 결정하는 대회다.

2019 시즌에는 경기도 화성시의 화성드림파크 등 4개 구장서 921일부터 29일까지 열전을 치렀다. 경원중학교는 4개 리그 중 궁평낙조리그에 출전해 수원 매향중(925), 부산 대신중(927)을 차례로 격파하며 준결승까지 진출했으나 4강전 상대였던 부산 개성중(928)에게 45로 아깝게 분패하며 대회 최종 3위를 차지했다.

침체반전

대회 1회전을 부전승으로 올라 간 경원중은 대회 2회전서 만난 수원의 매향중을 상대로 1번 타자 유격수 윤승민과 3번 타자 3루수 김현진 등 3학년 야수들의 대활약과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2학년 노형주를 비롯, 3학년 투수들이 역투를 하며 816회 콜드게임 승을 거둔 후, 3회전 상대인 부산 대신중을 상대해 91로 여유 있게 승리를 챙겼다.

대회 준결승 4강전서 부산 개성중을 만난 경원중은 3학년 야수들 계속된 활약과 도성훈 등 대타로 기용된 2학년 야수들의 뒷받침 속에 접전을 이어갔으나 7회의 마지막 찬스서 후속타 불발로 45의 아쉬운 패배로 대회를 마감했다.


사실 이번 대회 경원중의 활약과 3위 수상이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최근 수년 동안 침체했던 경원중의 성적이 반전을 이뤘고, 특히나 이번 대회 주역이었던 3학년 선수들이 애초에는 가장 경기력이 떨어지는 기수로 학교 안팎서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었다.

올해의 3학년 선수들은 최근 수년 동안의 선수 기수 중 가장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가장 모범적이고 성실하게 훈련의 과정을 소화해 온 기수이며, 동시에 어떠한 잡음 없이 팀워크가 잘 이루어졌던 기수다. 그런 성실성에 대한 보상이 이번 대회에 충분히 입증됐다고 생각한다.”(이원석 경원중 야구부 감독)

인천 출신으로 동산고와 인하대를 거치며 현역 선수생활을 했고, 2005년 경원중에 코치로 부임한 후 2007년부터 올해까지 13년째 감독직을 수행해 온 이 감독은 전임 홍연화 경원중 교장은 물론 지난 9월 부임한 정회숙 교장과 모든 학교 교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경원중 야구부 고유의 끈끈하면서도 활발하고 유쾌하게 야구를 즐기도록 하는 특유의 문화적 환경을 안정적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 마지막 전국대회 
3위 오르는 쾌거 달성

실제로 경원중 야구부는 서울지역서도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중학교 야구부 중 한 곳이다. 오재원(두산 베어스)과 이대은(KT 위즈), 최원태(키움 히어로즈), 강윤구(NC 다이노스) 등 국내 프로야구서 맹활약하고 있거나 활약했던 숱한 선수들을 배출해냈다. 야구부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요란스럽지 않게 기본기가 잘 갖춰진 야구선수들을 키워내는 학교로 야구인들 사이에선 정평이 나있는 학교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경원중 야구부는 강남지역은 물론 서울 전체 야구부 중에서도 학교 운동장을 야구부의 훈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중학교 야구부 중의 한 곳이다. 취재차 방문한 야구부의 훈련 분위기는 진지하면서도 활기찼고, 선수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넘치고 있었다.
 

▲ 이원석 감독

유쾌한 분위기 속의 훈련장서 신장 190cm에 육박하는 장신 거구의 이 감독 지휘 아래, 성남중 감독을 역임했던 하준영 수석코치와 나머지 코치진은 갑자기 쌀쌀해진 기온 속에서도 조직적이고 효율적으로 37명 경원중 야구부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 중 이번 대회 3위 입상의 주역인 3학년 선수들과 몇몇의 2학년 선수들을 만났다.


[투수진]

방지현(3학년, 175cm/60kg, 우투우타, 사당초 출신) =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에 입문했지만 본격적으로 투수훈련을 시작한 것은 경원중 2학년 때부터였다. 작년 2018시즌 추계대회 때부터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지만 발전 속도가 빠르고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구력이 뛰어난 120Km/h 후반대의 스피드를 가진 직구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구사한다.

박민성(3학년, 180cm/75kg, 우투우타, 청구초 출신) = 체격조건이 출중한 경원중의 우완 정통파형 파워피쳐이다. 잘 발달된 피지컬서 뿌리는 직구 최고 구속이 135km/h가 나올 정도다. 빠른 직구에 걸맞게 낙차의 폭이 큰 커브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변화구로 던진다. 고교 진학 이후 장래성이 기대되는 투수다.

박정호(3학년, 178cm/71kg, 우투우타, 사당초 출신) = 박민성과 함께 뛰어난 피지컬을 자랑하는 경원중의 투수이다. 상대적으로 조금 늦은 사당초 5학년 때부터 야구에 입문했지만, 훌륭한 재질로 투수로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120km/h 중반의 직구는 제구력이 좋고, 커브와 함께 스플리터를 변화구로 구사할 수 있다.

전폭적인 지원

최연호(3학년, 173cm/66kg, 좌투좌타, 방배초 출신) = 올 시즌 경원중 3학년의 유일한 좌완투수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칼날 같은 제구력을 자랑한다. 아직 직구의 최고 구속이 120km/h에 그치고 있지만, 한창 성장하고 있는 피지컬의 영향에 따라 장래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커브와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도 능숙하게 던지며, 경원중 선수들 사이서 이번 대회 3위 입상의 주역으로 손꼽힌 투수다.

[야수진]

류지우(3학년, 178cm/85kg, 우투우타, 중랑리틀 출신) = 경원중의 안방을 책임지는 포수다. 이번 대회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3학년 야수 중 유일하게 출전하지 못했지만, 포수로서 포구와 송구의 기본기가 뛰어나고 경기를 읽어내는 운영능력이 이미 중학교 수준을 뛰어 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좋은 체격조건서 장타력을 갖춘 타격 능력을 갖췄다.

윤승민(3학년, 176cm/60kg, 우투우타, 용산리틀 출신) = 올 시즌 경원중의 주장이며 붙박이 유격수와 1번 타순 리드오프를 맡고 있다. 이번 대회 경원중의 모든 득점이 윤승민으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대활약을 펼쳤다. 빠른 스피드와 송구능력을 바탕으로 올 시즌 서울 지역 중학교 유격수 중 최상위로 분류되는 선수이며, 장타력까지 갖춘 정교한 타격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현진(3학년, 185cm/85kg, 우투우타, 수유초 출신) = 거구라고 일컬을 수 있는 출중한 체격조건서도 놀랄 만큼 민첩한 운동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경원중의 3루수로 3번 타순을 맡고 있다. 이번 대회 거의 모든 득점찬스서 안타를 쳐내며 찬스에 강한 타점능력을 보여줬다. 힘이 동반된 장타력과 정교한 타격 능력을 두루 갖춘, 장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 경원중 3학년 야수진(사진 왼쪽부터 윤승민, 김현진, 김정겸, 류지우, 황찬재, 최경빈, 고한결, 김동영)

최경빈(3학년, 175cm/70kg, 우투우타, 사당초 출신) = 유격수 윤승민과 함께 경원중 내야의 핵을 이루고 있는 2루수다. 빠른 스피드와 함께 내야수로서 풋워크가 훌륭하고 포구와 송구의 기본기가 잘 닦여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팀의 5번 타자를 맡고 있을 만큼 장타력이 동반된 타격 솜씨를 뽐내고 있으며, 뛰어난 야구지능과 센스를 갖추고 있다.

황찬재(3학년, 178cm/74kg, 우투우타, 중랑리틀 출신) = 뛰어난 체격조건을 가지고 있는 경원중의 1루수다. 야구의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고, 특히 송구능력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발 장타력을 갖춘 대형타자의 재목감으로 이번 대회 경원중의 7번 타순을 맡았다.


김정겸(3학년, 183cm/66kg, 우투우타, 성북리틀 출신) = 호리호리한 체격에 날카로운 스피드를 뽐내는 외야수다. 경원중의 우익수로 뛰며 9번 타순을 맡고 있다. 정교한 타격과 스피드가 동반된 주루능력을 갖췄으며, 외야수로서 송구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교 운동장 훈련장으로 사용
진지하면서도 활기찬 선수들

고한결(3학년, 170cm/72kg, 우투우타, 성동리틀 출신) = 경원중의 4번 타자를 맡고 있는 좌익수다. 상대적으로 작은 신장이지만 뛰어난 힘을 갖춘 장타력의 정교한 타격 능력을 자랑한다. 찬스에 강해 타점을 양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투수와의 대결서 결코 물러서지 않는 강한 멘탈을 보여준다.

김동영(3학년, 168cm/66kg, 우투우타, 용산리틀 출신) = 경원중서 가장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2번 타자 중견수다. 기본기가 훌륭해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고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주루플레이 또한 출중하다. 수비의 범위가 넓으며 타구를 예측해서 잡아내는 포구 능력 또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형주(2학년, 173cm/65kg, 우투우타, 사당초 출신) = 이미 사당초 시절부터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투수로 이번 대회서도 3학년 선배투수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역투하는 솜씨를 뽐냈다. 칼 같은 제구력과 침착한 경기운영 능력을 가진, 내년 시즌 경원중의 에이스다.

이준우(2학년, 176cm/80kg, 우투우타, 방배초 출신) = 부상으로 출전 못한 류지우를 대신해 이번 대회 경원중의 안방을 책임졌던 포수다. 훌륭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서 힘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를 펼친다. 책임감과 성실함 등의 멘탈이 강하고, 깜짝 놀랄 만큼의 경기운영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대회 경원중의 6번 타자로 장타력이 동반된 타격능력을 가지고 있다.


도성훈(2학년, 177cm/95kg, 우투우타, 둔촌초 출신박건태(2학년, 173cm/90kg, 좌투좌타, 청구초 출신) = 이번 대회 중 고비마다 대타로 출전해 정교한 타격 솜씨를 보여주며 경원중의 3위 입상에 일조했다. 수비서도 각각 3루수(도성훈)1루수(박건태)로서 기본기가 잘 갖춰진 성실한 플레이로 한 몫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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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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