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컷’ 민주당 공천살생부 실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10.14 10:31:35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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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퇴 중진들 초선 안고 논개처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긴장감마저 감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제도를 발표한 가운데 소속 현역 국회의원들은 하위 박스권에 속하지 않기 위해 분투 중이다. 기준은 하위 20%다. 여기에 속하면 20% 감점이라는 페널티를 받는다. 사실상 ‘살생부’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것. 당 대표의 불출마 선언은 살생부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 지난 5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서 21대 총선 공천제도 발표 기자간담회 갖는 윤호중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는 현재 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에 들어간 상태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최종평가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0월까지의 활동이 평가 대상이다. 평가위는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 각 의원실 보좌진을 불러 최종평가 제도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된 최종평가의 점수산정 분야는 크게 4가지다. ▲의정활동(34%) ▲기여활동(26%) ▲공약 이행 활동(10%) ▲지역활동(30%) 등이 그것이다.

어떻게든
피해야…

세부적으로 보면 명료한 항목도 있지만, 반대로 모호한 항목도 존재한다. 가장 반영률이 큰 ‘의정활동’은 상대적으로 명료한 편이다. 각 의원의 입법 실적과 각종 위원회서의 활동 등이 평가 대상이다. 

입법 실적에는 대표발의, 본회의 처리, 당론 채택 법안 발의 실적 등이 포함된다. 또 의원총회와 국회 본회의 및 상임위 출석률도 반영된다. 그 외에도 대정부질문이나 긴급 현안질의, 5분 자유발언 등 본회의 질문자, 국회 상임위원장이나 간사 등 국회직을 수행한 의원들에게 가점이 주어질 예정이다.

이는 국회의원 본연의 활동을 평가하는 성격이 짙다. 이를 위해 평가위는 단순히 자구 수정에 그친 법안발의를 평가서 제외할 계획이다. 의도적 ‘실적 부풀리기’를 미연에 차단하기 위함으로 읽힌다.


지역활동과 공약이행활동은 역시 상대적으로 명료한 축에 속한다. 지역활동에는 의원의 지역구 민원 해결, 당원 모집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지역활동의 반영률이다. 기존 25%서 30%로 높아졌다.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과 그가 진두지휘하는 검찰개혁을 두고 여야 지도부가 치열한 샅바전을 벌이고 있음에도, 대다수 의원들이 지역활동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지역 기반이 약한 비례대표에게서 두드러진다.

공약이행활동은 의원실서 중간평가 때 제출했던 공약을 현재까지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 등을 평가한다.

공천제 발표, 감점 페널티
10월까지? 국감과 맞물려…

반면 기여활동은 상대적으로 불명확한 축에 속한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평가항목이 바로 기여활동이라는 말이 전해진다. 이는 당에 대한 기여활동을 의미한다. 공직윤리 수행 실적, 국민소통, 당정 기여, 수행평가 등이 이에 속한다. 

그 중에서 공직윤리 수행 실적은 의미하는 바가 비교적 명료하다. 최근 각 의원실은 당 윤리규범준수 서약서와 세금 및 당비 완납증명서, 보좌진들의 당비 납부확인서까지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당내 보좌진 사이에서는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의원의 평가와 보좌진의 당비 실적을 연관시키는 것 자체가 과도한 조치라는 것이다.

징계 여부도 점수로 환산된다. 윤리심판원서 경징계를 받았을 경우 10점, 기소돼 최종심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경우 20점, 당직 정직 이상 징계를 받았으면 30점을 감점하는 식이다. 단 성희롱·갑질·음주운전·금품수수·채용비리 등 5대 비위에 해당될 경우 형 확정과 관계없이 기소만으로 감점토록 했다.


그 외 항목에 대해서는 무엇이 당에 대한 기여활동이고, 무엇이 아닌지가 모호하다.

한 국회 관계자는 지난 7일 <일요시사>를 통해 “사안이 있을 때마다 중앙당에서는 관련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의원실로 공지가 온다”며 “예를 들면 ‘행사장에 가서 찍은 사진을 제출하시오’ 같은 것이다. 그런데 자료를 제출해도 해당 자료가 점수로 반영되는지는 알 수 없다. 평가에 대한 세부항목이 무엇인지 의원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공천과 관련한 평가 때마다 여러가지 의혹이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공정성에 대한 불만도 있다. 대부분의 평가 항목서 법안 실적, 의원총회 출석률, 본회의 출석률, 상임위 출석률 등 정량평가 항목도 있지만, 정성평가 항목도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해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의문도 불만의 한 축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정성평가 항목이 중진 물갈이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하위 20%가 돼 감점을 받더라도, 정성과 정량평가 중 어떤 부분이 영향을 미쳤는지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명료한 것도
아닌 것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실적이 평가 항목에 추가된 점이 특기할 만한 사안이다. 이는 디지털 소통실적에 해당한다. 반영률은 최종평가서 전체의 6%다. 해당 실적은 최근 민주당 의원들의 SNS 집중 현상을 불러왔다. 당 일각에선 의원의 ‘유튜브 활동’까지 평가에 반영된다는 소문이 나도는 상황이다.

특히 이석현(6선)·이종걸(5선)·송영길(4선)·민병두(3선) 의원 등 중진들에게서 두드러진다. 이중 이석현·이종걸·민병두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장관을 지지하는 글을 다수 게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검찰 개혁’에 방점을 둔 다른 의원의 글과 결이 달라 친문 지지자들 사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일 이 의원은 “검찰 개혁이 목적이지 ‘조국 수호’가 목적이냐는 분들이 있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며 “검찰 개혁 투지를 안 놓고 버틸 사람, 조국 말고 또 있으면 말해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일에는 “격동의 시대에 태어나 촛불 하나 켜는 것도 큰 축복”이라며 “(국회)의원이니 조국수호 검찰 개혁에 있는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의원은 ‘조국 사태’가 본격화됐던 지난 8월부터 SNS에 조 장관을 수사하는 검찰을 비판하는 글을 다수 게재했다. 뿐만 아니라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저격수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민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8일 “‘태산명동서일필’(요란하게 일을 벌였으나, 별로 신통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를 의미)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조 장관 수사는 태산명동표창장이다. 결국 증거도 없는 표창장 하나, 이것도 하다하다 안 되니까 코링크로 전환했는데 이 역시 ‘태산명동노링크(no link)’다. 조 장관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송영길 의원도 지난달 말 자신의 SNS에 ‘국회의 법안 통과 없이 법무부 차원서 할 수 있는 검찰 개혁을 말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을 없애야 한다. 검찰 특수부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 형법의 보충적 성격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정치가 살아나야 한다”며 검찰 개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지도부
눈치에…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중진들 사이서 SNS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이유가 ‘친문 진영을 향한 구애’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총선을 앞두고 서초동에 모여드는 다수의 친문 지지자들에게 구애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공교롭게도 SNS 활동이 활발해진 의원들 중 많은 수가 비문·범친문에 속한다. 


설상가상 당내에서는 ‘중진 물갈이론’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이는 핵심 친문 인사들이 연이어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불거졌다. 

시작은 이해찬 대표였다. 이 대표는 총선 불출마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친문 인사들의 불출마 의사가 직간접적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 역시 불출마 의사를 주변에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백 부원장은 경기 시흥갑 출마가 거론될 정도로 출마가 유력시됐으나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이들 외에도 입각한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역시 총선에 불출마한다. 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5선의 원혜영 의원도 불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영입인사 1호로 꼽혔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 같은 릴레이 불출마 선언은 ‘중진 용퇴론’과 함께 혹시 모를 당 지도부의 물갈이 작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대통령 측근부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자연스레 당내 반발을 잠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1대 국회서 유력한 차기 국회의장으로 꼽혔던 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다면, 당내 중진 의원들을 향한 물갈이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실제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대표는 양 원장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자신의 핵심 측근들에게 불출마를 권유하고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에 착수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물갈이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는 물갈이론이 수면 위로 올라올 때마다 “나는 ‘중진 의원 불출마’를 권유한 적이 없다” “이상한 뉴스에 흔들리지 말라” 등의 말로 당내 민심을 다잡고 있다. 민주당 평가위는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오는 11월4일까지 불출마 의견을 접수받을 예정이다.


발등에 불떨어진 현역들
벼락치기 의원들도 속출

민주당 평가위는 복수의 동료 의원들을 무작위로 선정해 무기명 설문조사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보안을 위해 무기명 지필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봉투에 밀봉해 수거해가는 방식이다. 설문지는 상임위원회, 겸임위원회, 의정활동 전반, 당직·정부직 수행, 당 기여도 등 5개 영역으로 나눠 구성할 방침이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총 128석으로 26명이 필연적으로 하위 20%에 속할 수밖에 없는 규모다. 26명이 20% 감점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20% 감점은 공천 탈락을 기정사실화할 수 있을 정도로 직격탄이다.

이에 현역 의원들은 하위 20%에 속하지 않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벌이고 있다. 벼락치기 대표법안 발의가 그것이다. 의정활동 항목서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이다. 10월까지의 활동이 평가 대상이라 가능한 일이다.

실제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자신이 대표발의한 법안 64개 중 38개 법안을 올해 8월부터 현재까지 집중적으로 발의했는데 전형적인 벼락치기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민주당의 공천평가 방식에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가 다수 들려온다. 굳이 국정감사(이하 국감)와 맞물려 평가를 예고한 점도 불만 사항 중 하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7일 “국감 시작 한 달 전부터 의원실이 업무에 허우적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당 지도부서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그런데도 평가라는 민감한 사안을 꺼내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의원들은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당내 일각서 나오는 “총선 경선서 청와대 근무이력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 대표적이다. 아직 내부 총질을 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견제는 시작됐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아니라고
하지만…

평가위는 내달 5일부터 14일까지 다면평가, 같은 달 18일부터 28일까지 자료 제출·등록 및 검증·보완을 실시할 예정이다. 12월 초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최종평가는 오는 12월23일 완료되며, 그 결과는 공개되지 않는다. 앞서 평가위는 중간평가를 실시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최종평가에 앞서 실시한 중간평가 결과를 합산하며 반영률은 중간평가 45%, 최종평가 5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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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