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대세 가수 송가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0.14 10:28:48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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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페이 3000만원 가요계는 지금 ‘송의 시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송가인은 올해 TV조선 서바이벌 트로트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서 1위를 차지하며 ‘국민가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아내의 맛> <나 혼자 산다> <뽕 따러 가세> 등 각종 예능에 출연해 숱한 화제를 모으며 대세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꽃길만 걷던 송가인이 최근 고액 행사비 논란과 소속사와의 불화설로 구설에 올랐다. 
 

▲ 트로트가수 송가인

송가인은 <미스트롯> 우승 이후 높아진 인기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다양한 분야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아내의 맛> <뽕 따러 가세>를 통해 출중한 예능감을 뽐냈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 <나 혼자 산다> 등에 출연해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미스트롯> 우승
이후 섭외 쇄도 

송가인이 출연하는 예능은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이 뒤따랐고, 방송 직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언제나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었다. 단숨에 예능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안방극장을 ‘들었다 놨다’ 했다. 본업인 트로트 분야서도 송가인은 대세 행보를 걷고 있다. 전국의 각종 축제 현장서 ‘송가인 모시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쏟아지는 러브콜에 송가인의 몸값은 치솟았고, 최근 출연료가 3000만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송가인 본인도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행사 페이가 20배 뛰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장윤정, 홍진영 등 톱 트로트 가수의 출연료가 1000만∼2000만원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송가인은 말 그대로 ‘특급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송가인의 치솟는 몸값에 구설도 함께 올랐다. 지난 7일 국내 한 언론은 송가인이 혀를 내두를 만큼 과다한 행사비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미스트롯> 가수들이 ‘유리천장(여성이 직장서 승진하는 데 장애가 되어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뚫었다”는 비유를 써가며 수상자들의 ‘고액’ 행사비를 지적했다.  

또 지역 축제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제 지역 축제서 송가인은 안 부른다. 오히려 정미애를 부른다”며 “송가인 너무 비싸서 오히려 지역 축제가 망한다. 오히려 정미애는 저렴하다”고 가수들의 실명과 행사비를 연결 지었다.

연예인의 인기 척도가 ‘행사비’로 책정되는 것이 시장의 논리라지만, 사람을 돈값으로 치부했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연예계 행사도 경제 법칙인 수요와 공급 법칙이 적용된다. 해당 가수를 찾는 수요가 많지만,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값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오랜 무명가수 생활 끝에 
트로트계 톱으로 자리잡아

이를 두고 마치 “그게 문제가 돼서 쉬쉬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마땅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해당 가수의 높아진 인기에 비례해 상승한 몸값을 부도덕한 경제 행위처럼 취급하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 <미스트롯>을 통해 조명받은 가수들은 실력과 재능을 겸비했으나 기회를 갖지 못해 긴 무명 생활과 생활고를 버틴 참가자들이었다. 이들이 방송에 출연해 “예전보다 행사비가 100배, 1000배 올랐다”고 하는 발언은 그들의 기존 수익이 너무나 낮았기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송가인은 가수임에도 부업을 해야 했고, 의상은 중고로 온라인서 구매해야 했을 만큼 힘겹게 가수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스트롯> 결승전 직전까지 직접 만든 ‘비녀’를 판매했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겨우 TV 방송 프로그램과 행사 무대서 마이크를 잡을 수 있게 된 가수들에게 행사비를 표로 만들어 그들의 꿈을 재단하는 일은 가혹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스트롯>은 종편 시청률 최고 기록(닐슨코리아 기준)을 세우며 전국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고, 수상한 송가인은 물론이고 수상을 하지 못한 출연진들도 일부 앨범을 발매하며 가수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싶었고,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꿈을 막 펼치게 된 이들에게 고액 행사비 지적은 지나친 비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송가인의 첫 단독 리사이틀 공연이 MBC서 단독 중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송가인과 TV조선의 불화설이 제기됐다. 송가인은 TV조선이 배출한 스타다. 

송가인 소속사 포켓돌 스튜디오 측은 지난 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송가인이 오는 11월3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서 단독 리사이틀 ‘Again(어게인)’을 개최한다. 해당 공연은 MBC를 통해 특집쇼로 방송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송가인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1월 송가인의 첫 단독 리사이틀 'Again(어게인)'을 TV조선서 100분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반면 TV조선 측은 “편성이 확정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송가인의 공연이 MBC를 통해 중계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판소리 전공
트로트 최적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서 송가인은 건강상의 이유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 <뽕 따러 가세> 등에서 하차를 알리면서 불화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일부 누리꾼이 송가인과 TV조선 간에 불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송가인은 1986년 12월26일 전남 진도서 태어났다. 송가인의 본명은 조은심으로 2017년부터 송가인(宋歌人)이라는 예명을 사용하게 된다. 송가인이라는 예명은 어머니의 성씨서 딴 ‘송’(宋), 노래를 뜻하는 ‘가’(歌), 사람을 뜻하는 ‘인’(人)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전수 교육 조교이자 무속인인 송순단의 딸로 중학교 2학년 때 판소리를 시작해 중앙대학교서 국악, 그중에서도 판소리를 전공했다. 목포 명창 박금희(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9-4호)에게 판소리 수궁가와 춘향가를 전수받기도 했다.

송가인은 <미스트롯>서도 여러 차례 강조됐듯이 정통 트로트서 무서운 파괴력을 보여주는 보컬이다. 정통 트로트라 하면, 엔카의 영향을 받아 요나누키 단음계로 구성된 멜로디에 폴카와 같은 2비트 리듬으로 구성된, 원초적인 형태의 트로트를 말한다. 
 

즉 정통 트로트는 현대적인 세미트로트와는 음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특유의 구슬픈 ‘뽕삘’이 강하게 풍긴다. 젓가락 장단이나 구음으로 ‘쿵짜작 쿵짝 짜가자가 짠짠’과 같이 표현하는 트로트는 원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엔카와 거의 구분되지 않고 발전해왔다. 해방 이후 국악의 발성법(떠는 목이나, 꺾는 목과 같은)과 결합됐다. 이 때문에 판소리를 전공한 송가인에게는 최적화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를 전공한 송가인은 판소리계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에 열린 진도민요경창대회서 일반부 우수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장상)을 받았다. 2009년에는 전남 광양서 열린 제1회 광양 남해성 판소리 경연대회서 일반부 대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 열린 제22회 대한민국 목포국악경연대회에선 일반부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10월에 싱글 트로트 음반 <산바람아 강바람아> <사랑가>를 발표하면서 가수로 데뷔했지만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명가수로 활동했다. 그러다 <미스트롯>에 참가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행사비 껑충
치솟는 몸값

<미스트롯> 현역부 A조로 참가했으며 예심과 1차 팀미션, 2차 1대1 데스매치를 통과해 3차 군부대 행사서 막판 1등을 차지했다. 이후 준결승 레전드 미션서 1위로 통과하고 결승전서도 다른 참가자들을 물리치고 1위에 올라 ‘1대 미스트롯 진’이 됐다. 100인 예심서 손인호의 ‘한 많은 대동강’을 불러 올하트로 합격했다. 대단한 호평을 받으며 우승후보로 올랐다. 송가인은 100인 예심 후 선정한 진선미서 진을 차지했다.

본선 1차전(장르별 팀 미션)서 장서영, 지원이, 숙행, 홍자, 한담희와 같이 팀 ‘숙행쓰’를 결성했다. 록 트로트 성향인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이 미션곡이었다. 지원이의 하드 트레이닝으로 몸치로 지적된 송가인도 무난한 댄스 퍼포먼스로 올하트를 받으며 전원 합격했다. 송가인은 1차전 직후 선정한 진선미서 또 다시 진을 차지했다.

본선 2차전(1:1 데스매치) 전은 홍자와 대결했다. 홍자가 예심과 1차전서 모두 진을 차지한 송가인을 지목했다. 이때 두 사람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송가인과 홍자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송가인은 ‘용두산 엘레지’를 선곡했으며 홍자는 심수봉의 ‘비나리’를 불렀다. 결과는 예상 외로 큰 점수 차인 8대3으로 홍자가 이겼다.

본선 3차전(군부대 팀 미션)서 송가인은 트로트 가수 숙행, 아이돌 출신 하유비, 트로트 가수 코러스 출신 김희진과 '트롯여친'이라는 팀을 맺었다. 하지만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결과는 장병 점수 461점과 심사위원 점수 854점 합계 1315점으로 최하위인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본선 3차전 2라운드 에이스 대결서 송가인이 실력을 뽐내면서 전세를 역전했다. 1라운드 꼴찌에 위기감을 느낀 송가인은 극고음을 자랑하는 소찬휘의 ‘티어스’를 불렀다. 성대에 문제가 생겨 병원까지 갔다 오는 위기 속에서도 미션을 훌륭하게 마무리해 극찬을 받았다.

송가인의 분투로 트롯여친은 2라운드서 장병 점수 467점, 심사위원 점수 957점을 받아 1424점을 획득, 총합 2739점을 받음으로써 1라운드 꼴찌서 총합 1위로 뛰어올랐다. 그 결과 트롯여친 전원 모두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레전드 미션)전서 송가인은 남은 참가자 12인과 경쟁했다. 남진, 김연자, 장윤정의 노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부르는 1라운드 솔로무대와 1대1 듀엣미션을 펼치는 2라운드로 구성됐다. 

유명세 타면서 구설에도 오르락내리락
고액 출연료·방송사 불화설 스멀스멀 

송가인은 김연자의 노래 ‘영동 부르스’를 불렀다. 김연자는 영동 부르스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낸 ‘송가인의 영동 부르스’라는 극찬을 했다. 반면 조영수는 언제나 했던 90점짜리 노래로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을 내놨다. 결국 송가인은 심사위원 점수 627점, 온라인 투표수 300점(1위)으로 927점을 받았고 홍자에게 총점 943점으로 1위자리를 내줬다.

이어 우승후보 3위인 정미애가 ‘수은등’을 부르며 심사위원 점수 658점, 관객점수 278점을 얻었다. 정미애는 온라인 투표점수 260점으로 송가인보다 40점 낮게 시작했지만 단숨에 우승후보 1위 송가인과 우승후보 2위 홍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송가인은 듀엣 대결인 2라운드서 김소유와 함께 김연자의 ‘진정인가요’를 불렀다. 김소유는 듀엣 상대자가 송가인이 되자 좌절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송가인은 비슷한 음색에 정통 트로트를 한다는 점에서 김소유와 대결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김소유는 멋진 무대를 보였지만 송가인의 특기인 정통 트로트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송가인은 2라운드서 204표(68%)를 얻어 듀엣대결 2위 득표자(1위는 강예슬 207표)가 됐다.

반면 1라운드 1위 정미애는 두리를 만나 고전하며 133표를 얻는 데 그쳤다. 홍자는 김나희에게 밀리면서 127표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결국 송가인은 송가인 1·2라운드 종합 1376점으로 또 다시 역전 승리를 차지했다. 송가인은 총 다섯 차례 경연서 1등만 네 번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우승후보 1위를 지켰다.

결승전 라스트미션은 작곡자들이 준 신곡과 인생곡 두 라운드로 구성됐다. 송가인은 1라운드서 윤명선 작곡가의 ‘무명배우’를 불렀다. 온라인 투표 1위 자격으로 300점을 얻고 시작한 송가인은 심사위원 점수서도 64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관객투표 점수서 다소 낮은 211점을 얻었지만 총점 1159점으로 2위 정미애를 10점 앞서며 1위에 올랐다.

꽃길만 
걸었는데…

이어 시작한 2라운드 인생곡 미션서 어머니가 좋아하셨다는 이해연의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불렀다. 이 라운드서 송가인은 심사위원 점수 659점을 받아 660점의 정다경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2라운드 종합 점수는 1818점으로 2위 정미애(1795점)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송가인은 제1대 미스트롯 진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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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