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대세 가수 송가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0.14 10:28:48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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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페이 3000만원 가요계는 지금 ‘송의 시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송가인은 올해 TV조선 서바이벌 트로트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서 1위를 차지하며 ‘국민가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아내의 맛> <나 혼자 산다> <뽕 따러 가세> 등 각종 예능에 출연해 숱한 화제를 모으며 대세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꽃길만 걷던 송가인이 최근 고액 행사비 논란과 소속사와의 불화설로 구설에 올랐다. 
 

▲ 트로트가수 송가인

송가인은 <미스트롯> 우승 이후 높아진 인기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다양한 분야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아내의 맛> <뽕 따러 가세>를 통해 출중한 예능감을 뽐냈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 <나 혼자 산다> 등에 출연해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미스트롯> 우승
이후 섭외 쇄도 

송가인이 출연하는 예능은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이 뒤따랐고, 방송 직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언제나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었다. 단숨에 예능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안방극장을 ‘들었다 놨다’ 했다. 본업인 트로트 분야서도 송가인은 대세 행보를 걷고 있다. 전국의 각종 축제 현장서 ‘송가인 모시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쏟아지는 러브콜에 송가인의 몸값은 치솟았고, 최근 출연료가 3000만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송가인 본인도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행사 페이가 20배 뛰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장윤정, 홍진영 등 톱 트로트 가수의 출연료가 1000만∼2000만원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송가인은 말 그대로 ‘특급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송가인의 치솟는 몸값에 구설도 함께 올랐다. 지난 7일 국내 한 언론은 송가인이 혀를 내두를 만큼 과다한 행사비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미스트롯> 가수들이 ‘유리천장(여성이 직장서 승진하는 데 장애가 되어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뚫었다”는 비유를 써가며 수상자들의 ‘고액’ 행사비를 지적했다.  

또 지역 축제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제 지역 축제서 송가인은 안 부른다. 오히려 정미애를 부른다”며 “송가인 너무 비싸서 오히려 지역 축제가 망한다. 오히려 정미애는 저렴하다”고 가수들의 실명과 행사비를 연결 지었다.

연예인의 인기 척도가 ‘행사비’로 책정되는 것이 시장의 논리라지만, 사람을 돈값으로 치부했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연예계 행사도 경제 법칙인 수요와 공급 법칙이 적용된다. 해당 가수를 찾는 수요가 많지만,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값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오랜 무명가수 생활 끝에 
트로트계 톱으로 자리잡아

이를 두고 마치 “그게 문제가 돼서 쉬쉬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마땅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해당 가수의 높아진 인기에 비례해 상승한 몸값을 부도덕한 경제 행위처럼 취급하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 <미스트롯>을 통해 조명받은 가수들은 실력과 재능을 겸비했으나 기회를 갖지 못해 긴 무명 생활과 생활고를 버틴 참가자들이었다. 이들이 방송에 출연해 “예전보다 행사비가 100배, 1000배 올랐다”고 하는 발언은 그들의 기존 수익이 너무나 낮았기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송가인은 가수임에도 부업을 해야 했고, 의상은 중고로 온라인서 구매해야 했을 만큼 힘겹게 가수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스트롯> 결승전 직전까지 직접 만든 ‘비녀’를 판매했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겨우 TV 방송 프로그램과 행사 무대서 마이크를 잡을 수 있게 된 가수들에게 행사비를 표로 만들어 그들의 꿈을 재단하는 일은 가혹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스트롯>은 종편 시청률 최고 기록(닐슨코리아 기준)을 세우며 전국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고, 수상한 송가인은 물론이고 수상을 하지 못한 출연진들도 일부 앨범을 발매하며 가수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저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싶었고,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꿈을 막 펼치게 된 이들에게 고액 행사비 지적은 지나친 비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송가인의 첫 단독 리사이틀 공연이 MBC서 단독 중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송가인과 TV조선의 불화설이 제기됐다. 송가인은 TV조선이 배출한 스타다. 

송가인 소속사 포켓돌 스튜디오 측은 지난 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송가인이 오는 11월3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서 단독 리사이틀 ‘Again(어게인)’을 개최한다. 해당 공연은 MBC를 통해 특집쇼로 방송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송가인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1월 송가인의 첫 단독 리사이틀 'Again(어게인)'을 TV조선서 100분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반면 TV조선 측은 “편성이 확정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송가인의 공연이 MBC를 통해 중계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판소리 전공
트로트 최적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서 송가인은 건강상의 이유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 <뽕 따러 가세> 등에서 하차를 알리면서 불화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일부 누리꾼이 송가인과 TV조선 간에 불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송가인은 1986년 12월26일 전남 진도서 태어났다. 송가인의 본명은 조은심으로 2017년부터 송가인(宋歌人)이라는 예명을 사용하게 된다. 송가인이라는 예명은 어머니의 성씨서 딴 ‘송’(宋), 노래를 뜻하는 ‘가’(歌), 사람을 뜻하는 ‘인’(人)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전수 교육 조교이자 무속인인 송순단의 딸로 중학교 2학년 때 판소리를 시작해 중앙대학교서 국악, 그중에서도 판소리를 전공했다. 목포 명창 박금희(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9-4호)에게 판소리 수궁가와 춘향가를 전수받기도 했다.

송가인은 <미스트롯>서도 여러 차례 강조됐듯이 정통 트로트서 무서운 파괴력을 보여주는 보컬이다. 정통 트로트라 하면, 엔카의 영향을 받아 요나누키 단음계로 구성된 멜로디에 폴카와 같은 2비트 리듬으로 구성된, 원초적인 형태의 트로트를 말한다. 
 

즉 정통 트로트는 현대적인 세미트로트와는 음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특유의 구슬픈 ‘뽕삘’이 강하게 풍긴다. 젓가락 장단이나 구음으로 ‘쿵짜작 쿵짝 짜가자가 짠짠’과 같이 표현하는 트로트는 원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엔카와 거의 구분되지 않고 발전해왔다. 해방 이후 국악의 발성법(떠는 목이나, 꺾는 목과 같은)과 결합됐다. 이 때문에 판소리를 전공한 송가인에게는 최적화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를 전공한 송가인은 판소리계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에 열린 진도민요경창대회서 일반부 우수상(한국문화예술위원회장상)을 받았다. 2009년에는 전남 광양서 열린 제1회 광양 남해성 판소리 경연대회서 일반부 대상을 수상했다. 2010년에 열린 제22회 대한민국 목포국악경연대회에선 일반부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10월에 싱글 트로트 음반 <산바람아 강바람아> <사랑가>를 발표하면서 가수로 데뷔했지만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명가수로 활동했다. 그러다 <미스트롯>에 참가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행사비 껑충
치솟는 몸값

<미스트롯> 현역부 A조로 참가했으며 예심과 1차 팀미션, 2차 1대1 데스매치를 통과해 3차 군부대 행사서 막판 1등을 차지했다. 이후 준결승 레전드 미션서 1위로 통과하고 결승전서도 다른 참가자들을 물리치고 1위에 올라 ‘1대 미스트롯 진’이 됐다. 100인 예심서 손인호의 ‘한 많은 대동강’을 불러 올하트로 합격했다. 대단한 호평을 받으며 우승후보로 올랐다. 송가인은 100인 예심 후 선정한 진선미서 진을 차지했다.

본선 1차전(장르별 팀 미션)서 장서영, 지원이, 숙행, 홍자, 한담희와 같이 팀 ‘숙행쓰’를 결성했다. 록 트로트 성향인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이 미션곡이었다. 지원이의 하드 트레이닝으로 몸치로 지적된 송가인도 무난한 댄스 퍼포먼스로 올하트를 받으며 전원 합격했다. 송가인은 1차전 직후 선정한 진선미서 또 다시 진을 차지했다.

본선 2차전(1:1 데스매치) 전은 홍자와 대결했다. 홍자가 예심과 1차전서 모두 진을 차지한 송가인을 지목했다. 이때 두 사람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송가인과 홍자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송가인은 ‘용두산 엘레지’를 선곡했으며 홍자는 심수봉의 ‘비나리’를 불렀다. 결과는 예상 외로 큰 점수 차인 8대3으로 홍자가 이겼다.

본선 3차전(군부대 팀 미션)서 송가인은 트로트 가수 숙행, 아이돌 출신 하유비, 트로트 가수 코러스 출신 김희진과 '트롯여친'이라는 팀을 맺었다. 하지만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결과는 장병 점수 461점과 심사위원 점수 854점 합계 1315점으로 최하위인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본선 3차전 2라운드 에이스 대결서 송가인이 실력을 뽐내면서 전세를 역전했다. 1라운드 꼴찌에 위기감을 느낀 송가인은 극고음을 자랑하는 소찬휘의 ‘티어스’를 불렀다. 성대에 문제가 생겨 병원까지 갔다 오는 위기 속에서도 미션을 훌륭하게 마무리해 극찬을 받았다.

송가인의 분투로 트롯여친은 2라운드서 장병 점수 467점, 심사위원 점수 957점을 받아 1424점을 획득, 총합 2739점을 받음으로써 1라운드 꼴찌서 총합 1위로 뛰어올랐다. 그 결과 트롯여친 전원 모두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레전드 미션)전서 송가인은 남은 참가자 12인과 경쟁했다. 남진, 김연자, 장윤정의 노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부르는 1라운드 솔로무대와 1대1 듀엣미션을 펼치는 2라운드로 구성됐다. 

유명세 타면서 구설에도 오르락내리락
고액 출연료·방송사 불화설 스멀스멀 

송가인은 김연자의 노래 ‘영동 부르스’를 불렀다. 김연자는 영동 부르스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낸 ‘송가인의 영동 부르스’라는 극찬을 했다. 반면 조영수는 언제나 했던 90점짜리 노래로 기대에 못 미쳤다는 반응을 내놨다. 결국 송가인은 심사위원 점수 627점, 온라인 투표수 300점(1위)으로 927점을 받았고 홍자에게 총점 943점으로 1위자리를 내줬다.

이어 우승후보 3위인 정미애가 ‘수은등’을 부르며 심사위원 점수 658점, 관객점수 278점을 얻었다. 정미애는 온라인 투표점수 260점으로 송가인보다 40점 낮게 시작했지만 단숨에 우승후보 1위 송가인과 우승후보 2위 홍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송가인은 듀엣 대결인 2라운드서 김소유와 함께 김연자의 ‘진정인가요’를 불렀다. 김소유는 듀엣 상대자가 송가인이 되자 좌절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송가인은 비슷한 음색에 정통 트로트를 한다는 점에서 김소유와 대결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김소유는 멋진 무대를 보였지만 송가인의 특기인 정통 트로트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송가인은 2라운드서 204표(68%)를 얻어 듀엣대결 2위 득표자(1위는 강예슬 207표)가 됐다.

반면 1라운드 1위 정미애는 두리를 만나 고전하며 133표를 얻는 데 그쳤다. 홍자는 김나희에게 밀리면서 127표밖에 얻어내지 못했다. 결국 송가인은 송가인 1·2라운드 종합 1376점으로 또 다시 역전 승리를 차지했다. 송가인은 총 다섯 차례 경연서 1등만 네 번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우승후보 1위를 지켰다.

결승전 라스트미션은 작곡자들이 준 신곡과 인생곡 두 라운드로 구성됐다. 송가인은 1라운드서 윤명선 작곡가의 ‘무명배우’를 불렀다. 온라인 투표 1위 자격으로 300점을 얻고 시작한 송가인은 심사위원 점수서도 64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관객투표 점수서 다소 낮은 211점을 얻었지만 총점 1159점으로 2위 정미애를 10점 앞서며 1위에 올랐다.

꽃길만 
걸었는데…

이어 시작한 2라운드 인생곡 미션서 어머니가 좋아하셨다는 이해연의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불렀다. 이 라운드서 송가인은 심사위원 점수 659점을 받아 660점의 정다경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2라운드 종합 점수는 1818점으로 2위 정미애(1795점)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송가인은 제1대 미스트롯 진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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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