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칼럼> 전 국민 금융교육에 힘써야

  • 박재희 노무사 cplapjh@naver.com
  • 등록 2019.10.14 10:27:10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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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대형은행 두 곳이 주로 판매한 선진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Derivative Linked Securities)과 파생결합펀드(DLF: Derivative Linked Fund)가 큰 손실이 났다. 최근 만기가 도래한 선진국 금리연계 파생상품의 원금손실률은 대부분 50%가 넘는다. 게 중에는 확정 손실률이 98.1%인 것도 있다. 사실상 원금 전액을 잃은 것이다.  큰돈을 잃은 투자자들은 연일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국정감사서도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향후 분쟁 조정 결과에 은행들이 불복한다면 피해자 소송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DLF 판매가 불완전 판매를 넘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가 아닌가 생각된다”는 발언에 윤 원장이 “그런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역할을 다하지 못해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원금보장이 되는 것으로 여길만한 설명을 하며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금융당국도 입장이 곤란해졌지만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투자자들이다.  

긴 세월 모아온 재산을 단시간에 날렸다. 투자자들이 손해를 일부라도 회복하는 데는 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이 같은 사태는 잊어버릴만하면 한 번씩 터지곤 한다. 최근 10여년만 살펴봐도 키코(KIKO) 사태, 동양증권 부실 회사채 판매, 한진해운 파산 등 2∼3년에 한 번 씩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금융당국의 미흡한 감독은 이미 수차례 지적됐다.


그에 비해  투자자들의 금융이해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주로 투자자들의 손해액과 억울함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금융이해력이 낮다는 점은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우리나라에선 금융에 대한 학습은 완전히 개인의 의지에 맡겨져 있다. 금융과 관련된 대학 전공을 선택해 진학하거나 교양과목으로 수강하는 경우가 아니면 정규교육과정서 금융을 배울 기회는 거의 없다. 금융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는 상태서 인터넷에 단편적으로 게시된 정보를 모아 자신의 ‘재테크’ 지식을 형성한다.

인터넷상의 정보는 편향적이고 부정확하다. 채권을 다루는 카페에선 채권이 가장 훌륭한 재테크 방법이고 주식 카페에선 주식이 최고의 자산 증식 수단이다. 파생상품 카페가 있다면 거기서는 파생상품이 가장 뛰어난 재테크 수단일 것이다.

금방 재산을 불려줄 것만 같은 정보를 선택적으로 습득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인터넷 투자 카페서 온라인으로 친해진 이들이나 속칭 ‘고수’의 말을 별다른 고민 없이 수용한다. 설명하는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아도 친분이 있는 은행원을 믿고 투자한다. 이런 데도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지경이다. 

OECD 산하 금융교육 국제협력기구(INFE) 등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금융이해력은 OCE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 반면, 자신의 금융지식은 과대평가한다. 지금이라도 국회나 정부가 나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필수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정규교육과정서 단 몇 시간이라도 배울 수 있도록 하거나 법정필수교육으로 지정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서 마련한 금융교육 콘텐츠를 기반으로 시작한다면 당장 내년부터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금융기관 경력자를 강사로 육성하고 금융기관서 교육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사고가 날 때마다 소송을 하고 피해를 보상하는 것보다 금융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여러 모로 이로울 것이다. 금융기관의 자정 노력,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 고객의 높은 금융지식이 모두 갖춰져야 불미스러운 금융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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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