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간판 걸고…’ 파견직 채용의 비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0.14 10:21:37
  • 호수 12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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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계열사라더니…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블라인드 채용이 아니라 블라인드 지원이다. 구직자가 희망하는 회사의 실제 이름도 알지 못한 채 지원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 이름을 간판으로 활용해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받고 있는 것이다. 
 

구직자 A씨는 대기업 채용 공고문을 보고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 공고문에는 모집 분야, 담당 업무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명시돼있지만 정작 회사명은 비공개였다. A씨는 해당 공고문에 있는 연락처로 회사명에 대해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아웃소싱

삼성 계열사는 구인·구직사이트를 통해 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이 공고문을 살펴보면 정작 어떤 회사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같은 수법은 삼성 계열사뿐 아니라 현대차 계열사, LG계열사, 게임 계열사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회사들은 구직자들을 상대로, ○○계열사라는 이름으로 현혹하고 있다. 구직자들이 회사명을 물어도 알려주지 않는다. 이 회사들은 “지원해야 알려준다” “서류 합격을 해야 알려준다” 등 제한적 공개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점에 대해 구직자들도 불만이 생기기 마련이다. 직무, 연봉 등 다양한 정보가 나와 있어도 정작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라고 착각해서 지원하는 경우가 있다. 실상은 다른 회사 소속으로 해당 기업 계열사서 근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은 “나중에 부당한 일을 당해도 채용공고문에 표기된 회사의 책임은 아니라고 하고, 파견업체도 나 몰라라 하는 거 아니냐. 막무가내로 지원자를 많이 모집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엄밀히 하면 계열사 소속이 아닌 ‘아웃소싱’이다. 아웃소싱이란 기업 업무의 일부 프로세스를 경영 효과 및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방안으로 제3자에게 위탁해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각 회사가 채용사이트에 이름 공개를 꺼리는 이유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입소문이다. 회사명을 공개하게 되면 그 해당 회사에 다닌 퇴직자들이 SNS, 취업카페, 커뮤니티 등 다양한 곳에 부정적인 정보를 남기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들은 회사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서 얻으며 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원을 망설이는 경우도 발생한다. 취업준비생들은 회사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와 부정적인 내용에만 기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원자에 한해 회사명 공개
입소문·인재풀 확보 등 이유

두 번째는 영업 전화가 계속 오기 때문이다. 익명의 회사 관계자는 “회사명을 공개하면 다른 파견회사서 영업 전화가 굉장히 많이 온다. 결원이 생긴 회사 정보를 알게 돼 다른 파견 회사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어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회사명을 비공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사의 직원을 뽑아 B사로 파견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고 가정하면, 이를 본 C사는 B사로 전화해 사람 필요하지 않으냐고 문의하기 때문이다. C사뿐 아니라 수많은 회사들이 전화를 걸어와 영업을 하기 때문에 B사 입장에서는 난처해질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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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인재풀의 확보다. 한 취업 관련 종사자는 “아웃소싱으로 사람을 뽑는 경우, 인재풀 확보가 중요하다. 회사명을 표기하지 않고 대기업 이름에 계열사라고 하면 지원자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을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많이 확보해야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원자들의 이력서 확보는 회사 입장에선 큰 무기가 된다. 이처럼 회사명을 기재할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회사명을 밝히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취업준비생은 “사람을 부품처럼 여기는 것 같아 기분이 불쾌하다. 한 명을 채용한 뒤 퇴사하고 나면 ‘다른 지원자를 모집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인 것 같다. 구직자 입장에선 이상하긴 하지만 그동안 이런 식으로 채용을 하는 건 비일비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직자들이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면 ‘묻지마 취업’이 늘어날 확률이 크다. 상황이 반복되면 조기 퇴사율이 증가하면서 구직자와 회사 모두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회사는 구직자들에게 정확한 일자리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묻지마 취업?

서울잡스 관계자는 “보통의 구인·구직 사이트를 보면 ‘임금 추후 협의’ ‘사내 규정에 따름’이라고 쓰인 경우가 많다. 구직자 입장에선 ‘정확히 월급이 얼마인지, 사내 휴게실은 어떤 게 있는지, 야근은 많은지, 연령대는 어떤지’ 등의 내용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채용공고 초봉은 비밀?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429개 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채용공고 비공개 관행’에 대해 조사했다. 응답자들의 52.9%가 “채용정보에 비공개 관행이 남아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채용공고 게재 시 공개하지 않는 정보로는 ‘연봉’이 57.1%(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공개 하지 않는 정보 1위로 꼽힌 연봉은 입사 지원 시 가장 중요한 정보 중 하나다. 응답자들은 채용공고서 연봉 정보를 밝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임금은 기업 내부 정보라서(61.2%)”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했다.

뒤를 이어 “합격자에게 임금 공개를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가 27.8%, “높은 임금을 주는 곳에만 지원자가 몰릴 것 같아서”가 17.1%로 뒤를 이었다.

“성과연봉제라 임금 공개 시 직원들의 불만, 반발이 중대해서”라는 응답도 16.3% 있었다.


또 채용인원 공개의 경우 “0명으로 단위만 밝힘”이 51.3%로 1위를 차지했으며 “구체적인 인원수 정확한 기재”가 43.7%, “채용 규모 밝히지 않음이 4.9%로 뒤를 이었다.

채용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유동적인 채용 업무 처리를 위해”를 58.9%로 가장 많이 뽑았다. 이어 “지원자들의 소신 지원을 유도하기 위해서”가 29.9%, “지원가 적어질까봐”가 17.8%로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사람인 관계자는 “이런 ‘비공개 관행’ 때문에 구직자들이 특정기업 공고를 보고 ‘실제로 나와 맞는 기업인지’ 헷갈려 한다. 그래서 구직자와 기업 간의 미스매칭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이를 개선하면 구직자도 취업 시보다 수월하게 정보를 구할 수 있고 기업 입장서도 실제로 기업서 오래 일할 인재를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비공개 관행은 없어지는 것이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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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