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 속 장소를 찾아서 ①성북동 길상사

무소유의 삶을 기억하다

▲ 숲이 만드는 그늘이 많아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는 길상사

길상사는 1997년 12월에 창건해 20년 남짓 된 절집이다. 역사는 짧지만 길상사를 찾는 이들에게 전해지는 이야기가 많다. 길상사는 원래 대원각이라는 요정이었다. 고급 요릿집이 절집으로 탈바꿈한 데는 법정 스님과 김영한의 이야기가 있다.

법정 스님은 1932년 전남 해남서 태어나 1956년 효봉 스님의 제자로 출가했으며, 2010년 길상사서 입적했다. <무소유> <맑고 향기롭게> <산방한담> <오두막 편지> <버리고 떠나기> 등 스님이 쓴 책이 많은 독자에게 감명과 울림을 전했다.
 

▲ 들꽃이 피고 지는 길상사 경내

시인 백석

대원각을 시주한 김영한도 그랬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아 시주를 결심했다. 건물 40여채와 대지 2만3140㎡로, 시가 1000억원이 넘는 규모였다. 대원각을 시주하려는 김영한과 무소유가 삶의 철학인 법정 스님 사이에 권유와 거절이 10년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법정 스님이 시주를 받아들이고, 2년 동안 개·보수를 거쳐 길상사가 탄생했다.

길상사가 승보사찰인 송광사의 말사인 점이 재미있다. 전남 순천 송광사의 말사가 어떻게 서울에 있을까? 말사는 지역과 상관이 없고, 법정 스님이 송광사 소속이기 때문이다.
 

▲ 법정 스님의 영정과 친필 원고, 유언장 등이 전시된 진영각

법정 스님의 흔적은 길상사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진영각에 있다. 전각에는 스님의 영정과 친필 원고, 유언장 등이 전시된다. 법정 스님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준비하지 말며, 승복을 입은 채로 다비하라”고 유언했다. 유골은 진영각 오른편 담장 아래 모셨다. 진영각 옆에는 생전에 스님이 줄곧 앉은 나무 의자가 흔적을 대신한다.
 

▲ 잘 가꾼 정원을 보는 듯한 길상사 경내와 곳곳에 놓인 벤치

김영한은 기생 교육기관이자 조합인 권번에 들어 수업을 받고 진향이라는 이름으로 입문했다. 1950년대 청암장이라는 별장을 사들여 운영하기 시작한 대원각은 군사독재 시절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3대 요정으로 이름을 떨쳤다. 김영한은 대원각을 시주할 때 “그까짓 1000억원은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며 한 치도 미련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 울울한 숲에 자리한 길상헌

여기서 백석은 그녀가 사랑한 시인 백석이다. 백석은 김영한에게 ‘자야’라는 아호를 지어줄 정도로 아끼고 사랑했다. 하지만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백석은 만주로 떠났다. 백석과 김영한의 만남은 여기까지다. 한국전쟁으로 남과 북이 나뉘며 서로 생사를 알지 못한 채 삶을 마감했다. 백석은 1996년 북한서, 김영한은 1999년 길상사 길상헌서 눈감았다.
 

▲ 시주길상화공덕비와 사당

길상헌 뒤편에는 시주길상화공덕비가 있다. ‘길상화’는 길상사 창건 법회 때 법정 스님이 염주와 함께 전해준 법명이다. 공덕비 옆 안내판에 김영한의 생애와 백석의 시 한 편이 새겨졌다.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로 시작하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다. 백석을 그리워한 김영한은 “내가 죽거든 눈이 많이 내리는 날, 유골을 길상사에 뿌려달라”고 유언했다. 김영한은 백석의 시에 등장하는 나타샤가 되고자 한 게 아닐까? 시를 읽고 있으니 김영한과 백석의 사랑이 이곳서 이어지는 듯하다.
 

▲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가 기증한 관음보살상

이제 길상사를 천천히 둘러보자. ‘삼각산길상사’ 현판을 내건 일주문으로 들어서면 경내다. 길상사에는 두 가지 아름다움이 있다. 걸어 올라가다 보면 키가 큰 관음보살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가 종교 간 화해와 화합을 염원하며 기증한 작품이다. 창건 법회 때 김수환 추기경이 축사를 했고, 석가탄신일과 성탄절에는 서로 축하 현수막을 내건다. 언제 봐도 흐뭇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 차 한잔 마시며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은 ‘다라니다원’

고급 요릿집이 절집으로 탈바꿈
법정 스님 <무소유> 읽고 시주 결심

길상사 경내는 울창하지 않아도 숲의 느낌이 제법 진하고, 잘 가꾼 정원을 보는 듯하다. 보호수를 비롯한 고목이 많고, 철 따라 들꽃이 피고 진다. 곳곳에 있는 벤치도 이색적이다. 고목이나 계곡과 어우러진 숲에 놓인 벤치서 길상사를 찾은 사람들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법정 스님은 길상사에 불교 서적과 일반 서적을 갖춘 길상사도서관을 만들었다. 도서관은 2016년에 새롭게 단장하면서 북카페 ‘다라니다원’으로 운영된다. 휴식과 독서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차 한 잔 마시면서 법정 스님의 글을 읽어도 좋다.
 

▲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가 잠든 정릉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울 정릉(사적 208호)은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의 무덤이다. 정릉은 도성 내에 조성됐다가 태종 즉위 후 이곳으로 옮겨졌다. 현재 정릉은 내부 공사 중이어서 방문하기 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 성북동 최순우 가옥의 뒷마당

길상사에서 내려가면 선잠단지를 지나 큰길 건너편으로 서울 성북동 최순우 가옥(등록문화재 268호)이 있다.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혜곡 최순우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저자로 유명하다. 앞마당에는 소나무, 모란, 산사나무 등이 있고 사랑방과 안방, 대청, 건넌방이 ‘ㄱ 자형’으로 이어진다. 사랑방 위에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 현판이 걸렸다. 문을 닫으면 이곳이 곧 깊은 산중이라는 뜻이다. 건물 뒤편에는 선생이 쓴 책이 놓인 돌 탁자와 장독이 인상적이다.
 

▲ 조선총독부를 등지고 북향으로 지은 심우장

덕수교회 안에는 1900년대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성북동이종석별장(서울민속문화재 10호)이 있다. 길 건너편에 자리한 상허이태준가옥(서울민속문화재 11호)은 <문장 강화>를 쓴 이태준의 옛집으로, 지금은 ‘수연산방’이라는 찻집으로 운영 중이다. 건강한 차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만해 한용운 심우장(사적 550호)은 북정마을로 오르는 중간쯤에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심우장과 어울린다. 조선총독부를 등지고 북향으로 지은 심우장은 민족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 우리옛돌박물관에 전시된 문인석

우리옛돌박물관은 선조들이 빚어낸 돌조각 작품을 만나는 곳이다. 내부 전시실에는 일제강점기에 반출됐다가 환수한 문인석을 비롯해 동자석, 벅수 등이 있다. 표정이나 모습이 달라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3~4층 야외 전시장은 옥상에서 숲을 따라 1층으로 내려오는 산책로다. 숲 곳곳에 무인석, 미륵불, 염화미소, 탄생불 등 다양한 석물이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거대한 민불이 인상적이다.
 

▲ 말바위전망대 인근에서 바라본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

삼청각에서 산책로를 따라 5분 남짓 오르면 한양도성을 이어주는 숙정문안내소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창의문으로 넘어가거나, 가까운 말바위안내소를 지나 말바위전망대까지 한양도성 백악구간 순성을 하는 것도 가을 여행으로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길상사→우리옛돌박물관→상허이태준가옥(수연산방)→서울 성북동 최순우 가옥→성북동이종석별장→만해 한용운 심우장→삼청각→한양도성(숙정문-말바위전망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우리옛돌박물관→삼청각→만해 한용운 심우장→북정마을→길상사
둘째 날: 한국가구박물관→상허이태준가옥(수연산방)→서울 성북동 최순우 가옥→서울 선잠단지, 성북선잠박물관→성북동이종석별장→한양도성(숙정문-말바위전망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길상사 http://kilsangsa.info
- 성북문화관광 http://sb.go.kr/tour
- 정릉(문화재청 조선왕릉) http://royaltombs.cha.go.kr
- 최순우옛집(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www.nt-heritage.org/culturalHeritage/1
- 우리옛돌박물관 www.koreanstonemuseum.com
- 한양도성 http://seoulcitywall.seoul.go.kr  

문의 전화 
- 길상사 02)3672-5945
- 성북구청 문화체육과 02)2241-2632
- 정릉 02)914-5133
- 최순우옛집(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02)3675-3401~2
- 성북동이종석별장(덕수교회) 02)741-5161
- 상허이태준가옥(수연산방) 02)764-1736
- 만해 한용운 심우장 02) 2241-2652
- 우리옛돌박물관 02)986-1001
- 한양도성 숙정문안내소 02)747-2152(말바위안내소 02)765-0297)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성북02번 마을버스(평일 8~12분 간격, 주말 10~12분 간격 운행) 이용, 길상사 정류장 하차. 
*문의: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성삼운수 02)921-3411

자가운전
- 내부순환로 정릉 IC→성신여대입구역 방면 우회전→아리랑고개교차로에서 북악산로 성북구민회관 방면 우회전, 약 2.6km 이동→대사관로 삼청터널 방면 좌회전→한국가구박물관 방면 우회전→한국가구박물관 지나 선잠로5길로 좌회전→길상사
- 경복궁 옆 삼청로 삼청터널 방면 직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나 삼청로로 우회전, 3.2km 직진→선잠로5길로 좌회전→길상사

숙박 정보
- 모꼬지게스트하우스: 종로구 혜화로16길, 010-9389-2837, http://moggoji-house.com
- 성북동한옥은하수: 성북구 성북로10가길, 070-4190-9215, https://eunhasoothegalaxy.modoo.at
- 호텔디아티스트 성신여대점: 성북구 동소문로, 02) 921-9901, https://theartist.modoo.at
- H AVENUE 성신여대점: 성북구 동소문로, 02)929-9630, http://h-avenue.com/ branch5
- 혜화1938: 종로구 성균관로16길, 02)765-8542, www.hyehwa1938.com

식당 정보
- 금왕돈까스 본점(돈가스): 성북구 혜화로, 02)763-9366 
- 쌍다리돼지불백 본점(백반): 성북구 성북로23길, 02)743-0325, http://ssangdari.co.kr
- 성북동면옥집(냉면): 성북구 대사관로, 02)765-3450
- 밥짓고티우림(티우림정식): 성북구 성북로2길, 02)6349-4999, https://cafe.naver.com/teawoorim

주변 볼거리
간송미술관, 삼청각, 성북구립미술관, 북악스카이웨이, 성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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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