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3라운드’ 조국 국감 관전포인트 셋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10.07 10:14:56
  • 호수 12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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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국 타령하다 날 새겠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9 국감은 ‘조국 블랙홀’에 빠졌다. 야당은 이번 국감을 사실상의 청문회 3라운드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이 같은 야당의 총공세를 어떻게든 저지하려 한다. <일요시사>는 뜨겁게 타오를 ‘조국 국감’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 2019 국정감사가 지난주부터 시작된 가운데 이른바 ‘조국 국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지난 1일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국정감사(이하 국감) 종합상황실 현판식 가졌다. 현장에 참석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의 현판 내용은 ‘문 실정·조국 심판’ 국감”이라며 “결국 이것이 민생의 시작이라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승전조국

그야말로 ‘조국 국감’이다. 조국 법무부장관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의혹, 검찰 개혁 등의 문제를 두고 여야의 대격돌이 불가피하다. 

조 장관이 몸담고 있는 법무부의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는 조 장관 일가와 검찰 개혁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정무위원회에서는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이 쟁점이다.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에서는 사모펀드의 버스 와이파이 사업 투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사모펀드가 투자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 기업의 관급공사 수주 문제가 핵심이다. 


이 중 경찰청을 소관기관으로 둔 행안위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검찰 개혁도 다뤄진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이들과 관련한 의견을 묻겠다며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를 국감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교육위원회에서는 조 장관 자녀 입시 의혹과 웅동학원 문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는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조 장관의 전 제수씨 간 부동산 거래의 위법성, 탈세 의혹에 관한 질의가 예상된다.

증인 없는 국감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조 장관 딸의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의혹,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조 장관 딸의 몽골 해외봉사 관련 의혹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각 상임위에 속한 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 의혹과 관련한 다수의 증인을 신청했다. 법사위에는 정 교수와 딸, 모친, 동생, 5촌 조카,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등 69명의 이름이 올랐다. 

정무위에서는 정 교수,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이모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대표, 최모 웰스씨앤티 대표이사, 윤규근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을 증인으로 요구했다. 

한국 ‘조국 심판’ 천명
민주 맞불작전으로 응수


교육위에서는 웅동학원 관계자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등 38명, 기재위에서는 정 교수와 조 장관의 전 제수씨,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한 교수의 부인인 문경란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 위원장 등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맞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한국당서 신청한 증인을 대부분 거부했다. 증인 신청에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복수의 상임위서 증인 없는 국감이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여야의 대치는 첨예하기만 하다. 이러한 경향은 ‘청문회 2라운드’였던 대정부질문서도 드러났다. 여야는 조 장관 호칭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는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시작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조 장관서 ‘장관’을 뺀 채 그를 ‘법무부 관계자’ ‘조 전 민정수석’ 등으로 불렀다. 

호칭 문제는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서 절정에 이르렀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답변자로 출석한 조 장관에게 조국씨라고 불렀다. 이에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졌고, 한 의원은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왜 질의하느냐”고 따졌다.

진흙탕 싸움

조 장관 사태로 여야의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가운데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 일가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부친이 운영하는 사학법인 홍신학원 관련 의혹과 아들의 서울대 논문 특혜 논란 등이 그것이다. 사실상의 맞불작전으로 읽힌다.

한국당은 ‘자녀 특검’으로 되치기를 시도했다. 나 원내대표 본인의 자녀는 물론, 조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 한국당 황교안 대표 자녀까지 묶어 특검을 하자는 제안이다. 나 원내대표는 국감 직전에도 “문 대통령과 조국 전 수석(현 법무부장관), 황교안 대표, 그리고 나의 자녀 특혜의혹 전부를 (동시)특검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그것에 답하라”며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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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속 기사> 국감장 서는 이색 인물들

2019국감 역시 ‘이색 증인·참고인’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은 방송인 홍석천씨.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는 홍씨를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의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이태원서 식당을 운영하는 그에게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다.

현역 검사도 참고인 신분으로 국감장에 출석한다. ‘도가니 검사’로 유명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야 위원들을 임 검사를 경찰청 국감 참고인 신분으로 채택했다. 


임 검사가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가 관심사다.

앞서 지난달 20일 임 검사는 “검찰이 여론몰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검찰의 특수수사 하는 방향이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검찰이 정보를 흘리며 왔다갔다하고 피의자가 여론에 매장을 당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일 갈등에 관한 입장을 말할 인물들도 국감장에 선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를 참고인으로 채택한 일이 대표적이다. 지난 2003년 한국으로 귀화한 일본계 한국인인 그는 일본의 아베 정권에 줄곧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호사카 교수에게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호사카 교수 외에도 국회 산자위는 일본산 불매운동과 관련해 김병규 노노재팬 대표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2018국감에서는 여야가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과 백종원 더 본 코리아 대표를 국감장에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여야는 이들을 세워놓고 ‘호통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줬다. 이에 2019국감서도 보여주기식 국감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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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