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명 랩선생 사기 공방전 내막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9.30 11:00:39
  • 호수 12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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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으라고 하자 “칼 사서 갈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AOA’ 지민의 랩 선생으로 알려진 에이맨(이하 이승민)이 거액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 이후 채권자인 A씨에게 살해 협박까지 하며 접근금지 가처분을 받았다. 이후 사기사건에 휘말린 이승민씨는 선고 기일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
 

▲ 그룹 AOA 지민은 랩을 가르쳐준 사람으로 에이맨을 소개했다.

연예인들이 사기 혐의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는 빈번하게 있다. 연예인들의 인지도를 이용하기도, 이용당하기도 한다. 약 두 달 전 방송인 이상민도 ‘13억 사기 혐의’에 휘말린 바 있다. 

차일피일 
변제 미루더니…

이상민을 고소한 B씨 법률대리인 최유진 변호사는 이상민이 B씨로부터 약 45억원 대출을 알선해주겠다는 명목으로 4억원을 편취했으며 그의 회사를 홍보해주겠다는 명목으로 8억7000만원을 추가로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이상민 소속사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상민과 관련한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상민도 “오늘 고소 건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근거 없이 저를 고소한 자를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는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허무맹랑한 고소 건으로 저 역시 당황스럽지만,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이 제작한 QOQ의 멤버이자 AOA의 랩 선생으로 알려진 이승민씨는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판결은 끝났지만 이씨가 선고기일 3번 연속 출석하지 않아 영장이 발부됐으며 현재 지명수배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채권자인 A씨의 반경 100m 이내에 접근해선 안 되고, 채권자의 주거지 및 회사에도 방문해서는 안 된다.

이씨는 여자친구였던 A씨와 2016년 11월19일 결혼식을 해 사실혼 관계였다. 이 점을 이용해 이씨는 2015년 7월8일부터 2017년 8월20일까지 교제 기간 및 사실혼 기간 총 2년동안 약 1억원 이상의 금전을 교부받았다. 이 둘은 2017년 9월20일 사실혼 관계를 해소했다. 

이씨는 A씨에게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한다. 이혼 합의서에 명시한 위자료에는 A씨에게 발생한 손해 금액인 대여금, 대출이자, 혼수 비용 등이다. 또 이씨는 사실혼 관계를 해소함과 동시에 금액을 변제하기로 약속했는데도 차일피일 변제를 미루더니 피해자에게 해약을 알렸고,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돈 없다면서 아우디에 웨이크보드?
선고 불출석 영장발부 ‘지명수배’

2015년 이씨는 A씨에게 드론과 관련된 레저사업과 철분 건강 식품사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설득했다. 금전을 빌려주면 3∼4개월 내로 갚겠다고 약속하며 3300만원을 빌렸다. 

2016년 초부터 2017년 초에는 이씨가 A씨에게 아기 생수 사업체인 퓨리에의 운영 자금(마케팅, 제품디자인, 홈페이지 웹디자인 비용 등)이 필요하다며 2016년 2월19일부터 2017년 2월23일까지 총 1435만원을 편취한 후 갚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같은 시기에 이씨는 동생에게 소액으로 계좌에 입금하거나 현금으로 지급되는 형식으로 약 4000만원이 지급된 정황이 발견됐다. A씨 변호사는 이씨가 자신이 가진 돈에다가 A씨에게 빌린 돈 3300만원을 더해 동생에게 입금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이승민씨는 자신의 SNS에 아우디 차량과 웨이크보드 등의 사진들을 게시했다.

2017년 1월19일경 이씨는 H씨, S씨에 대해 6000만원 상당의 소를 제기했고 A씨에게 “퓨리서 돈을 갚아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해 이씨는 A씨에게 “2월경 합의금으로 3500만원이 필요하다”며 “돈은 중간중간 큰돈이 생길 때 갚고 2017년 2월21일 돈을 갚을 수 있다. 안심하라”고 믿음을 줬다. 그러나 H씨, S씨에게 당한 고소를 취하하고 빨리 돈을 벌어 변제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A씨에게 변제하지 않고 있다. 

또 2017년 4월21일에는 건설회사인 G사 주식회사에 업무에 참여하기 위해 보증금이 필요하다며 A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 가기도 했다.

“큰돈 벌 수…”
빌리고 또 빌려

같은 해 6월14일 G사의 투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에스크로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부탁했던 이씨는 A씨에게 7월5일∼7일 사이 정확히 2억5000만원을 입금해주겠다며 1500만원을 빌려갔다. A씨는 건설 토지개발 부지 담보로 법인 에스크로 수수료를 4∼5% 정도 입금해주겠다는 이씨의 말을 믿었던 것이다.

이씨가 A씨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자, A씨는 이씨의 사업 진행 여부에 대해 의심을 했다. 이처럼 이씨는 변제 능력도 없으면서도 A씨와 신뢰 관계를 이용해 총 1억735만원을 편취해 손해를 입혔다. 정황상 이씨는 B씨에게 돈을 빌리면서 말한 목적과 다르게 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A씨 변호사 측은 주장하고 있다.

10월30일 이씨는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협박했다. 또 여러 차례 집으로 찾아가서 문을 부수겠다고 말하거나 전화로 “죽여버린다” “경찰 불러놔” “칼 사서 올라가?” 등의 협박을 했다. 이씨는 평소 폭력적인 성향이 다분했으며, 이에 A씨는 공포심을 많이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시비가 붙어서 누구를 어떻게 때려줬으며 경찰서에 다녀오기도 했다”며 자신의 힘을 자랑하거나 “자신이 성격 있는 사람이라며 건들면 큰일 날 수 있다”는 식의 말을 자주 했다.
 

▲ 이승민 판결문

술을 마신 이씨는 2017년 6월27일∼28일 A씨에게 강남 언주역 근처서 건달을 데리고 오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으며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하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8월1일 오전 7시6분경 A씨에게 “사람을 폭행해 경찰서에 왔으나 윗선에 전화해서 별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이씨에게 폭행당한 사람은 코에 금이 가서 조사하고 있다”며 연락을 해왔다.

“아는 건달
데려온다”


이씨의 말에 공포심을 느낀 A씨는 신변의 안전을 위해 112에 신고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관은 이씨와 통화를 했다. 이씨가 위험해 보이는 것을 감지한 경찰관은 A씨에게 당분간 다른 곳에서 지낼 권을 권유했다. 신고 당일 A씨는 그날 밤 한숨도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샌 후 다음날 집을 나와 지인의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씨는 2017년 11월1일 이틀 전에 있었던 협박 사건에 대해 경찰로부터 전화 받은 것에 대해 분개해 A씨에게 카카오톡으로 “아주 끝까지 가보자는 거잖아.(중략) 내 말 제대로 안 듣고 무시하고 조심 안 한 니가 첫 번째 잘못이고 그 다음은  나한테 나댄 니 언니 잘못이야. 다 예고했고 이런 결과 올까 봐 미리 당부한 건데 니가 잘못한 거니 감당도 니가 해”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A씨가 이씨에 대해 낸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씨는 A씨에 대해 면담을 강요하거나 평온한 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의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 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생활 및 업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이씨가 이 사항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100만원씩 A씨에게 지급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씨는 2019년 4월22일과 같은 해 6월9일 총 2번의 협박을 가해 200만원을 이씨에게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씨는 지난 7월18일, 8월22일, 9월19일 3번 연속 선고기일에 불출석했다. 이씨에 대해 영장 발부와 수배령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7월20일 이씨의 집을 방문해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A씨는 “집에 들어가 보니 공기청정기와 믹서기밖에 없었다. 은행가압류 신청까지 들어갔지만 신용등급이 10등급서 재판 중에 9등급으로 상향조정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SNS에 아우디 차량, 웨이크보드, 발렌시아가 모자 등 명품 브랜드를 게시했다. 


에이맨, 사실혼 관계 이용해 금품 편취
“죽인다” 카톡·전화로 가족 살해 협박

이어 “이씨가 명의를 위장해 재산을 빼돌리거나 현금만 쓸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느냐”며 의견을 제시했다.

이씨 법률대리인 조필재 변호사가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이씨는 사기나 협박으로 형사처벌 받은 사실이 없고, 벌금형 이상의 전과도 없다. 이씨는 A씨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간 동안 A씨로부터 금전을 차용했던 바, 당시 운영하던 사업을 위해 차용한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거주지 마련 등 부부 공동생활자금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명시했다.
 

이어 ‘물론 이씨가 A씨로부터 금전을 차용할 당시에는 당장 변제할 능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가 배우자였던 관계로 차용증이나 영수증을 작성하지 않았고 변제기일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관계로 제때 변제를 하지 못한 점이 있다. 이씨가 A씨로부터 금전을 차용할 당시부터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운영하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됐더라면 충분히 변제할 계획이었다’고 제출했다.

또 ‘이 점에 대해 이씨는 A씨에게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으며 이씨의 사업 운영으로 인한 수익금이 발생하면 비로소 대여금을 변제 받게 된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씨가 확정적인 고의로 범행을 범하였기보다는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예상했던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A씨에게 제때 변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현재 이씨가 새로 시작한 사업으로 인한 수익금이 2019년 7월경부터 발생한다고 하므로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해변제를 위한 시간을 부여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장 발부해 
체포할 수도

조 변호사는 “사기 사건이기 때문에 재판은 몇 달 전에 끝났다. 판결 선고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서(이씨가)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고가 안 됐다. 합의가 된다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실형 선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피해 금액이 크기 때문에 영장을 발부해 체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선고기일에 참석하지 않은 사유에 대해 모두 탄원서를 제출했다. 처음에는 안 나갔고 두 번째에는 출장 가 있는 동안 통보를 못받았다. 집으로 우편이 왔지만 확인을 못하는 바람에 출석하지 못했고 세 번째인 9월19일에는 개인적인 사유가 있었다. A씨는 법원 문서를 SNS에 공개하거나 부모님에게 협박을 하는 등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 이 자료를 모두 판사님에게 탄원서로 제출했으며 선고기일은 10월31일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에이맨’ 이승민 누구? 

룰라의 리더이자 프로듀서였던 이상민은 5인조 댄스그룹 QOQ를 제작했다. QOQ의 멤버였던 이승민은 에이맨(Amen)이란 이름으로 랩을 담당했다.

‘떠나가라’라는 노래가 히트했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그룹은 해체됐다. 

2008년 솔로로 나와 ‘왜 그랬어’라는 타이틀곡으로 활동을 했다. 이때 바이브의 윤민수가 노래라인을 만들고 나미의 아들 정철이 참여를 했다.

이후에는 이승기, 왁스, FT아일랜드 등 인기 가수들의 랩 메이킹과 작사를 도왔다. 

2009년에는 프로듀서 킵루츠와 아이콘(Icon)을 결성하고 2009년 첫 앨범 ‘아이콘텍트’와 타이틀 곡 ‘뷰티풀 레이디’로 활동했다.

당시 은지원을 비롯해 길미, 마이티마우스의 상추, 슈프림팀의 사이먼디, 가리온, 등 걸출한 래퍼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2015년 MBC <라디오스타>서 AOA 지민은 또 자신의 랩 스승으로 에이맨을 언급하며 눈길을 끌었다. <구>


<기사 속 기사> ‘4억’ 박상민 법정 공방

4억원의 민사소송을 당한 가수 박상민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지난달 21일 춘천지방법원서 박상민과 지인 C씨간의 4억원대 민사 소송 공판이 진행됐다.

C씨는 10년 전 자신의 땅을 담보로 박상민에게 2억5000만원을 대출해줬으나 변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4억2740만원의 청구 소송을 냈다.

또 박상민이 자신의 딸을 연예인으로 키워주겠다고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상민 변호인인 유병옥 법무법인 삼송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박상민이 대출받은 2억5000만원에 대해 지난 2013년 2억원을, 2018년 5000만원을 모두 변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C씨가 1년 안에 갚지 못하면 하루에 20만원씩 1년에 7300만원의 위약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각서가 있다고 했지만, 박상민은 각서를 작성해준 적이 없다. C씨가 갖고 있는 서류에 찍힌 박상민의 인감 도장은 분실한 것”이라며 “도장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2012년 8월27일에 분실신고를 했다. 일부 서류는 인감 분실 이후에 도장이 찍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제시한 각서 속 이자 금액에 대해선 “상식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은 금액이 아닌가, 거기에 도장을 찍었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C씨의 딸을 연예인으로 키워주겠다는 주장에 대해 “C씨는 박상민이 딸을 가수로 성장시켜주겠다고 이야기했다는데, 박상민의 입장은 ‘신경 써줘라’고 해서 그러겠다고만 했지 그 외의 것은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키워주겠다는 말 자체가 약정서에 있는 내용과 배치된다. 만약에 그랬다면 정식으로 계약하고 수련의 과정을 거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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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부가 혼란스럽다. 소속 수사관들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공수처의 자체적인 감찰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다. 수사관 4명 중 3명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보복성 징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내부 감찰을 통해 수사관 4명의 비위 정황을 확인해 발표한 건 지난 6일이다. 3명은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됐고 1명은 경징계 대상이다. 징계 대상자였던 한 수사관은 채 해병 특별검사팀에 오동운 공수처장에 관해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했다. 공수처는 별개의 건으로 이번 징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상태다. 출장 중 비위 정황? 징계를 받은 수사관들은 공수처가 발주한 디지털 포렌식 관련 사업 담당자들이었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와 수사관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나 유착이 있었는지가 핵심 감찰 대상이었다. 지난 6일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내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관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금일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징계 요구를 한 3명에 대해선 뇌물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도 부연했다. 해당 수사관 3명은 최근 직위해제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기관이 내부 직원들 징계를 이처럼 선제적으로 공지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공수처는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찰과 복무 점검을 강화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징계 대상자 중 1명은 지난해 채 해병 특검팀에 오 처장 등 지휘부 관련 진술을 했던 인물이다. 이 수사관은 오 처장 등의 재판에 특검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징계 대상자 4명의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유를 이유로 댔으나, 대상자들은 특검 조사와 증인 채택 등을 근거로 ‘보복성 징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과장급 A씨는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리는 오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인 측이 공판준비기일에 공소 사실 일체를 부인해 A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재판 중계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특검법은 중계 신청이 있을 경우 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담당 수사관 사업체와 유착? 공수처, 자체 감찰 통해 확인한 4명 징계 처리 재판부는 신청서를 검토한 후 재판 중계 허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등은 2024년 8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수사외압 의혹을 들여다보던 시기에 각각 공수처 처장·차장직을 대행하며 2024년 2∼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관련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2024년 6월 윤석열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채 해병 특검팀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오 처장 등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인 공수처 수사관 B씨는 <세계일보>와의 연락에서 “(새로 도입하기로 한 포렌식 기기 판매업체에서) 장비 운용교육을 해서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수처가 그쪽(업체)에서 부담한 식사 비용 등이 ‘뇌물’ 아니냐며 징계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해서 그 비용은 사실상 도입 비용에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선 “조달계약으로 한 것이고, 단독입찰을 했기 때문에 그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징계 대상자 중 한 명(A씨)이 (채 해병)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오 처장 관련 진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 때문에 보복성으로 지금 이렇게 (징계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B씨는 지난해 말 공수처에 사표를 냈으나, 감찰과 징계 등을 이유로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한 인력난 공수처는 최근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 간 재판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해 두 사람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공수처에 따르면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전날(18일)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에게 뇌물수수 혐의, 정 모 변호사(48)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정 변호사의 건물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김 부장판사가 2023년 지방 소재 법원에 부임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정 변호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김 부장판사는 이후 1~2년간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건을 맡아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이 선고된 형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과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 측은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다시 강제수사 중이다. 이 수사는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가 지휘한다. 지난 18일 오후 공수처는 직원 5명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파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법률상 요건 긴박한 상황 다만 공수처가 요청한 자료를 대검이 임의제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시절 불법적으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했다며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면서도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차 의원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는 지난 8일 김건희 특검팀에서 통일교 수사를 지휘한 채희만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채 지청장은 민중기 특검과 박상진 특검보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은 수사 대상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을 당시 조사에서 진술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포함한 5명의 정치인이 교단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진술을 듣고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만 조사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보고서만 작성한 뒤 지난해 11월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해 뒀지만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특검팀이 편파 수사를 했다며 민 특검과 해당 수사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의혹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함께 고발된 파견검사의 공범으로 민 특검을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 사건을 배당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공수처가 과거보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잇달아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적법성을 인정한 것도 공수처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증명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전날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관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서 “특검에 오 처장 진술에 대한 보복” 특검, 오 재판 중계 신청 공수처엔 부담될 듯 지난 1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도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까지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바 있다. 다만 수사력 논란은 여전히 물음표다. 올해 출범 5년을 맞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은 6건,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선고유예 1건뿐이다. 인력도 출범 이후 매년 결원 상태가 유지되다 지난해 말에야 검사 정원(20명)을 겨우 채웠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검사의 경우 3년 단위 임기제다 보니 우수한 인적 자원을 모으기 힘들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바뀌게 될 수사기관의 지형도 공수처에게는 부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텅)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이 공직자 범죄인 공수처는 민원성 고발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중수청에 인지 통보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인지 통보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했다. 단, 공수처는 중수청 법안 58조 3항 중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수사에 대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삭제’하자면서 “공수처와 중수청 간 사건 이첩 처리는 중수청장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과 공수처장의 사건 이첩 규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 통보제 취지에 반해”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3급 이상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범위에, 4급 이하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경찰법상 국가수사본부 수사 범위로 명시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