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명 랩선생 사기 공방전 내막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9.30 11:00:39
  • 호수 1238호
  • 댓글 0개

빚 갚으라고 하자 “칼 사서 갈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AOA’ 지민의 랩 선생으로 알려진 에이맨(이하 이승민)이 거액의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 이후 채권자인 A씨에게 살해 협박까지 하며 접근금지 가처분을 받았다. 이후 사기사건에 휘말린 이승민씨는 선고 기일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
 

▲ 그룹 AOA 지민은 랩을 가르쳐준 사람으로 에이맨을 소개했다.

연예인들이 사기 혐의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는 빈번하게 있다. 연예인들의 인지도를 이용하기도, 이용당하기도 한다. 약 두 달 전 방송인 이상민도 ‘13억 사기 혐의’에 휘말린 바 있다. 

차일피일 
변제 미루더니…

이상민을 고소한 B씨 법률대리인 최유진 변호사는 이상민이 B씨로부터 약 45억원 대출을 알선해주겠다는 명목으로 4억원을 편취했으며 그의 회사를 홍보해주겠다는 명목으로 8억7000만원을 추가로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이상민 소속사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상민과 관련한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상민도 “오늘 고소 건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근거 없이 저를 고소한 자를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는 등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허무맹랑한 고소 건으로 저 역시 당황스럽지만,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이 제작한 QOQ의 멤버이자 AOA의 랩 선생으로 알려진 이승민씨는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판결은 끝났지만 이씨가 선고기일 3번 연속 출석하지 않아 영장이 발부됐으며 현재 지명수배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채권자인 A씨의 반경 100m 이내에 접근해선 안 되고, 채권자의 주거지 및 회사에도 방문해서는 안 된다.

이씨는 여자친구였던 A씨와 2016년 11월19일 결혼식을 해 사실혼 관계였다. 이 점을 이용해 이씨는 2015년 7월8일부터 2017년 8월20일까지 교제 기간 및 사실혼 기간 총 2년동안 약 1억원 이상의 금전을 교부받았다. 이 둘은 2017년 9월20일 사실혼 관계를 해소했다. 

이씨는 A씨에게 위자료 3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한다. 이혼 합의서에 명시한 위자료에는 A씨에게 발생한 손해 금액인 대여금, 대출이자, 혼수 비용 등이다. 또 이씨는 사실혼 관계를 해소함과 동시에 금액을 변제하기로 약속했는데도 차일피일 변제를 미루더니 피해자에게 해약을 알렸고,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돈 없다면서 아우디에 웨이크보드?
선고 불출석 영장발부 ‘지명수배’

2015년 이씨는 A씨에게 드론과 관련된 레저사업과 철분 건강 식품사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설득했다. 금전을 빌려주면 3∼4개월 내로 갚겠다고 약속하며 3300만원을 빌렸다. 

2016년 초부터 2017년 초에는 이씨가 A씨에게 아기 생수 사업체인 퓨리에의 운영 자금(마케팅, 제품디자인, 홈페이지 웹디자인 비용 등)이 필요하다며 2016년 2월19일부터 2017년 2월23일까지 총 1435만원을 편취한 후 갚기로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같은 시기에 이씨는 동생에게 소액으로 계좌에 입금하거나 현금으로 지급되는 형식으로 약 4000만원이 지급된 정황이 발견됐다. A씨 변호사는 이씨가 자신이 가진 돈에다가 A씨에게 빌린 돈 3300만원을 더해 동생에게 입금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이승민씨는 자신의 SNS에 아우디 차량과 웨이크보드 등의 사진들을 게시했다.

2017년 1월19일경 이씨는 H씨, S씨에 대해 6000만원 상당의 소를 제기했고 A씨에게 “퓨리서 돈을 갚아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해 이씨는 A씨에게 “2월경 합의금으로 3500만원이 필요하다”며 “돈은 중간중간 큰돈이 생길 때 갚고 2017년 2월21일 돈을 갚을 수 있다. 안심하라”고 믿음을 줬다. 그러나 H씨, S씨에게 당한 고소를 취하하고 빨리 돈을 벌어 변제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A씨에게 변제하지 않고 있다. 

또 2017년 4월21일에는 건설회사인 G사 주식회사에 업무에 참여하기 위해 보증금이 필요하다며 A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 가기도 했다.

“큰돈 벌 수…”
빌리고 또 빌려

같은 해 6월14일 G사의 투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에스크로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부탁했던 이씨는 A씨에게 7월5일∼7일 사이 정확히 2억5000만원을 입금해주겠다며 1500만원을 빌려갔다. A씨는 건설 토지개발 부지 담보로 법인 에스크로 수수료를 4∼5% 정도 입금해주겠다는 이씨의 말을 믿었던 것이다.

이씨가 A씨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지 않자, A씨는 이씨의 사업 진행 여부에 대해 의심을 했다. 이처럼 이씨는 변제 능력도 없으면서도 A씨와 신뢰 관계를 이용해 총 1억735만원을 편취해 손해를 입혔다. 정황상 이씨는 B씨에게 돈을 빌리면서 말한 목적과 다르게 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A씨 변호사 측은 주장하고 있다.

10월30일 이씨는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협박했다. 또 여러 차례 집으로 찾아가서 문을 부수겠다고 말하거나 전화로 “죽여버린다” “경찰 불러놔” “칼 사서 올라가?” 등의 협박을 했다. 이씨는 평소 폭력적인 성향이 다분했으며, 이에 A씨는 공포심을 많이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시비가 붙어서 누구를 어떻게 때려줬으며 경찰서에 다녀오기도 했다”며 자신의 힘을 자랑하거나 “자신이 성격 있는 사람이라며 건들면 큰일 날 수 있다”는 식의 말을 자주 했다.
 

▲ 이승민 판결문

술을 마신 이씨는 2017년 6월27일∼28일 A씨에게 강남 언주역 근처서 건달을 데리고 오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으며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하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8월1일 오전 7시6분경 A씨에게 “사람을 폭행해 경찰서에 왔으나 윗선에 전화해서 별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이씨에게 폭행당한 사람은 코에 금이 가서 조사하고 있다”며 연락을 해왔다.

“아는 건달
데려온다”


이씨의 말에 공포심을 느낀 A씨는 신변의 안전을 위해 112에 신고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관은 이씨와 통화를 했다. 이씨가 위험해 보이는 것을 감지한 경찰관은 A씨에게 당분간 다른 곳에서 지낼 권을 권유했다. 신고 당일 A씨는 그날 밤 한숨도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샌 후 다음날 집을 나와 지인의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씨는 2017년 11월1일 이틀 전에 있었던 협박 사건에 대해 경찰로부터 전화 받은 것에 대해 분개해 A씨에게 카카오톡으로 “아주 끝까지 가보자는 거잖아.(중략) 내 말 제대로 안 듣고 무시하고 조심 안 한 니가 첫 번째 잘못이고 그 다음은  나한테 나댄 니 언니 잘못이야. 다 예고했고 이런 결과 올까 봐 미리 당부한 건데 니가 잘못한 거니 감당도 니가 해”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재판부는 A씨가 이씨에 대해 낸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씨는 A씨에 대해 면담을 강요하거나 평온한 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의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 또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생활 및 업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이씨가 이 사항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100만원씩 A씨에게 지급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씨는 2019년 4월22일과 같은 해 6월9일 총 2번의 협박을 가해 200만원을 이씨에게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씨는 지난 7월18일, 8월22일, 9월19일 3번 연속 선고기일에 불출석했다. 이씨에 대해 영장 발부와 수배령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7월20일 이씨의 집을 방문해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A씨는 “집에 들어가 보니 공기청정기와 믹서기밖에 없었다. 은행가압류 신청까지 들어갔지만 신용등급이 10등급서 재판 중에 9등급으로 상향조정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자신의 SNS에 아우디 차량, 웨이크보드, 발렌시아가 모자 등 명품 브랜드를 게시했다. 


에이맨, 사실혼 관계 이용해 금품 편취
“죽인다” 카톡·전화로 가족 살해 협박

이어 “이씨가 명의를 위장해 재산을 빼돌리거나 현금만 쓸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느냐”며 의견을 제시했다.

이씨 법률대리인 조필재 변호사가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이씨는 사기나 협박으로 형사처벌 받은 사실이 없고, 벌금형 이상의 전과도 없다. 이씨는 A씨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간 동안 A씨로부터 금전을 차용했던 바, 당시 운영하던 사업을 위해 차용한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거주지 마련 등 부부 공동생활자금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명시했다.
 

이어 ‘물론 이씨가 A씨로부터 금전을 차용할 당시에는 당장 변제할 능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가 배우자였던 관계로 차용증이나 영수증을 작성하지 않았고 변제기일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관계로 제때 변제를 하지 못한 점이 있다. 이씨가 A씨로부터 금전을 차용할 당시부터 피해자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운영하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됐더라면 충분히 변제할 계획이었다’고 제출했다.

또 ‘이 점에 대해 이씨는 A씨에게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으며 이씨의 사업 운영으로 인한 수익금이 발생하면 비로소 대여금을 변제 받게 된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씨가 확정적인 고의로 범행을 범하였기보다는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거나 예상했던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A씨에게 제때 변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현재 이씨가 새로 시작한 사업으로 인한 수익금이 2019년 7월경부터 발생한다고 하므로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해변제를 위한 시간을 부여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장 발부해 
체포할 수도

조 변호사는 “사기 사건이기 때문에 재판은 몇 달 전에 끝났다. 판결 선고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서(이씨가)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고가 안 됐다. 합의가 된다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실형 선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피해 금액이 크기 때문에 영장을 발부해 체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선고기일에 참석하지 않은 사유에 대해 모두 탄원서를 제출했다. 처음에는 안 나갔고 두 번째에는 출장 가 있는 동안 통보를 못받았다. 집으로 우편이 왔지만 확인을 못하는 바람에 출석하지 못했고 세 번째인 9월19일에는 개인적인 사유가 있었다. A씨는 법원 문서를 SNS에 공개하거나 부모님에게 협박을 하는 등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 이 자료를 모두 판사님에게 탄원서로 제출했으며 선고기일은 10월31일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에이맨’ 이승민 누구? 

룰라의 리더이자 프로듀서였던 이상민은 5인조 댄스그룹 QOQ를 제작했다. QOQ의 멤버였던 이승민은 에이맨(Amen)이란 이름으로 랩을 담당했다.

‘떠나가라’라는 노래가 히트했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그룹은 해체됐다. 

2008년 솔로로 나와 ‘왜 그랬어’라는 타이틀곡으로 활동을 했다. 이때 바이브의 윤민수가 노래라인을 만들고 나미의 아들 정철이 참여를 했다.

이후에는 이승기, 왁스, FT아일랜드 등 인기 가수들의 랩 메이킹과 작사를 도왔다. 

2009년에는 프로듀서 킵루츠와 아이콘(Icon)을 결성하고 2009년 첫 앨범 ‘아이콘텍트’와 타이틀 곡 ‘뷰티풀 레이디’로 활동했다.

당시 은지원을 비롯해 길미, 마이티마우스의 상추, 슈프림팀의 사이먼디, 가리온, 등 걸출한 래퍼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2015년 MBC <라디오스타>서 AOA 지민은 또 자신의 랩 스승으로 에이맨을 언급하며 눈길을 끌었다. <구>


<기사 속 기사> ‘4억’ 박상민 법정 공방

4억원의 민사소송을 당한 가수 박상민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지난달 21일 춘천지방법원서 박상민과 지인 C씨간의 4억원대 민사 소송 공판이 진행됐다.

C씨는 10년 전 자신의 땅을 담보로 박상민에게 2억5000만원을 대출해줬으나 변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4억2740만원의 청구 소송을 냈다.

또 박상민이 자신의 딸을 연예인으로 키워주겠다고 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상민 변호인인 유병옥 법무법인 삼송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박상민이 대출받은 2억5000만원에 대해 지난 2013년 2억원을, 2018년 5000만원을 모두 변제했다”고 주장했다. 

또 “C씨가 1년 안에 갚지 못하면 하루에 20만원씩 1년에 7300만원의 위약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각서가 있다고 했지만, 박상민은 각서를 작성해준 적이 없다. C씨가 갖고 있는 서류에 찍힌 박상민의 인감 도장은 분실한 것”이라며 “도장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2012년 8월27일에 분실신고를 했다. 일부 서류는 인감 분실 이후에 도장이 찍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제시한 각서 속 이자 금액에 대해선 “상식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은 금액이 아닌가, 거기에 도장을 찍었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C씨의 딸을 연예인으로 키워주겠다는 주장에 대해 “C씨는 박상민이 딸을 가수로 성장시켜주겠다고 이야기했다는데, 박상민의 입장은 ‘신경 써줘라’고 해서 그러겠다고만 했지 그 외의 것은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키워주겠다는 말 자체가 약정서에 있는 내용과 배치된다. 만약에 그랬다면 정식으로 계약하고 수련의 과정을 거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