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보좌관이 뛴다>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 보좌관 고상진

민심 읽는 대변인 이젠 ‘젊은 머슴’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내년 총선 출마를 노리는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21대 총선에도 어김없이 전·현직 보좌진들이 대거 출사표를 낼 전망이다. <일요시사>가 ‘4·15 보좌관이 뛴다’를 연재한다. 두 번째 주자로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 의 보좌관 고상진을 만났다.
 

고상진 보좌관은 공직생활을 하다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의 제안으로 정계에 입성했다. 현재는 대안정치연대의 대변인으로 민심을 읽으며 실력 있는 정치인으로 도약 중이다. ‘오로지 국민, 민생을 위한 정치판’을 위한 새판을 짜야 한다는 그, 내년 익산갑의 ‘젊은 머슴’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다음은 고 보좌관과의 일문일답.

-고상진 보좌관님 <일요시사>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전북 익산 출신 고상진입니다. 정치가 실종된 현실이 안타깝고, 국민분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는 어떤 한 사람의 잘못이라기보단 잘못된 정치문화, 정치 토양의 문제로, 이를 개선해야 합니다. 제3세력을 공고히 구축하는 게 개선의 첫 걸음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공기업인 근로복지공단서 10년 동안 근무하셨습니다. 정계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2008년 유성엽 대표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 오늘까지 왔습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정년까지 근무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최소한 세 개의 직업은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때마침 유성엽 대표께서 함께 가자는 제안을 주셨고,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던 정치 분야에서 국민분들께 봉사하는 것도 보람이 크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성엽 대표님은 어떤 분이신지요.
▲명실상부한 호남의 대표 정치인입니다. 호남서 민주당 간판 없이 내리 3선을 했죠. 무소속으로 2번, 국민의당으로 1번요. 보기 드문 경우지만, 민심을 얻었기에 가능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강성 이미지로 보이지만 사실은, 강자에게는 아주 강하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본인을 낮추는 정의로운 정치인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외교·안보에 대한 식견이 탁월해서 호남을 대표해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안정치연대서 대변인을 맡고 계십니다.
▲우리 정치사서 명 대변인은 큰 정치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박상천 박희태 라이벌,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께서도 과거 명 대변인 반열에 올랐습니다. 대변인이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민심을 정확히 알기 때문입니다. 늘 민심과 함께해야 하고 이를 담아내는 논평과 성명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민심에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심을 잘 읽어야 명 대변인이 될 수 있고, 정치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인물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정계엔 ’막말 정치’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국민들의 실망감이 큽니다.
▲ ‘칼로 베인 상처는 금세 아물지만, 말로 베인 상처는 평생 간다’는 말로 알 수 있듯, 말의 위력은 상상 이상입니다. 대변인이라는 직위는 말의 전쟁서 선봉에 선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 당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기 위해 자극적인 용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죠. 지금 국회는 서로 경쟁하느라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대변인이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언론에 노출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다 보니 패륜정치의 선봉장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고요.

-대안정치연대의 제3지대 창당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습니다.
▲제3세력이 뿌리 내리는 과정에 필요한 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국민들에게 여전히 진영논리와 이분법이 익숙하다 보니 제3세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낯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일수록 이성적인 비판과 합리적 대안을 담은 고유한 목소리를 내서 제3세력이 정치를 발전시킨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총선 고배 뒤 정치적으로 크게 성장
“철학과 소신이 떳떳한 정치인이 되고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비판은 특히 국회에 필요해 보입니다.
▲대안정치연대는 조국 법무부장관의 후보자 시절 언론에 보도되는 각종 의혹들이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아 자진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최근 조 장관이 임명된 이후엔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게 자유한국당과 큰 틀에서 궤를 함께하다 보니 일부, 특히 호남서 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계십니다. 대안정치연대가 만일 조 장관을 비호하고 옹호했다면 민주당 이중대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을 겁니다.

-내년 총선에 대안정치연대 소속으로 전북 익산갑에 출사표를 내셨습니다.
▲익산 출신으로서 익산이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익산은 천년의 고도와 근대 신흥도시라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서 쉽게 느낄 수 없는 교묘한 정서가 흐르고 있죠. 하지만 익산 시민의 힘을 한 데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익산만의 독특한 정서를 잘 이해하고 이를 익산 발전의 에너지로 집약하는 전환점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고, 익산을 잘 아는 제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습니다.
 

 

-익산의 부족한 부분과 이를 보완할 방법 혹은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익산을 비롯한 전북의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습니다. 청명에 죽나, 한식에 죽나 심각한 상황입니다. 호남이 산업화에 뒤쳐져 익산의 경제가 크게 좋았던 적이 없어 지역 경제의 심각성이 시민분들께 와닿지 않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익산이 경제적으로 회생할 수 있습니다. 교통이 발달하고 교육여건이 좋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문화 관광 소재도 풍부합니다. 익산이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서 이를 발전 동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씨줄과 날줄로 촘촘히 엮어내 콘텐츠화하는 작업으로 익산의 새로운 내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고수’로 불리시는데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2016년 국민의당 예비후보로 출마할 때 비록 나이는 40대 초반으로 젊지만 ‘행정 10년, 정치 10년’의 경험을 축약해 ‘젊은 고수’라는 별칭을 내걸었습니다. 이제 4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40대 후반이지만 여전히 젊기 때문에 ‘젊은 머슴’으로 도전하려 합니다.


-지난 20대 총선 때 고배를 마셨습니다.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우리 익산 시민분들이 참 현명하시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았던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민심은 분명하다는 점도요. 선거 이후 저 자신을 단단히 하며 준비했습니다. 좋은 정치인은 잘나고 똑똑한 사람보다는 인성이 바르고 민심을 잘 아는 사람, 그리고 사회를 바꾸려는 의지와 실천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정치인이 되기 위해 지난 시간 노력했고, 익산 시민의 평가와 판단을 받아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보좌관 출신 국회의원의 장점이 있다면요.
▲국회서 10여년 생활을 하면서 국회의원의 명멸을 봐왔습니다. 초선 국회의원의 행동과 의정활동을 보면 재선이 가능한 사람인지 아닌지 보입니다. 보좌관 출신 중 국회에 등원한 사람들은 행동이 바르고 의정활동에 충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요.
제가 등원하게 되면 권력을 위임해 주신 익산 시민들의 뜻을 대변하는 대리인의 역할에 충실할 것입니다. 또, 정치철학과 소신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국정을 감시하는 감시자의 역할도 똑부러지게 하려 합니다. 표를 의식한 나머지 주요 현안에 대해 철학과 소신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 비겁한 정치인으로 남고 싶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 <일요시사> 독자여러분, <일요시사>는 타블로이드 언론의 선구자로서 정치와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보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 어떤 정치가 좋은 정치고 나쁜 정치인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일요시사>와의 인터뷰를 계기로 우리 익산의 자랑스러운 정치인이 되는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고상진은?

▲전북 익산 출신
▲전북대학교 대학원 졸업(행정학 박사)
▲근로복지공단 근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보좌관
▲전북대학교 겸임교수
▲데이터정치칼럼리스트
▲대안정치연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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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