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는 일은 안 하고…’ 직장인 유튜버 논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9.30 10:32:19
  • 호수 12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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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중에 촬영을…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유튜브 시장서 ‘직장인 브이로그’가 각광받고 있다. 회사 사무실서 직장인의 삶을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유튜브 시장에 대한 호기심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유튜브 관련해 출간된 책만 해도 수십권이 넘을 정도다. 유튜브의 매력이라면 무엇보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수입 직결

콘텐츠 경쟁력만 있으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일반인들에게 퍼지면서 유튜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파워 유튜버들은 콘텐츠만으로도 고수익을 벌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서 아이돌이나 연예인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제외하고 일반인 중에 가장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어린이 대상 채널인 ‘보람튜브’다. 소셜미디어 통계 사이트인 소셜 블레이드에 따르면 이 채널은 구독자수 1800만명을 넘기며 연간 수입도 최소 수십억원서 최고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정상급의 유튜브 계정뿐 아니라 2개월 동안 운영한 ‘단희 TV’는 3만 구독자로 월 500만원 수입, 5개월 동안 운영한 ‘쏘이’는 7만 구독자로 월 218만원 수입, 1년간 운영한 ‘오마르’는 10만 구독자로 월 156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 시장은 일반인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유튜브의 수익 구조는 구독자 수와 조회 수임을 파악한 일반인들은 다양한 장르로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었다. 

노래, 요리, 영화,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장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신의 사무실을 출연시키는 유튜버들도 등장했다. 직장인 브이로그라는 이름으로 사무실서 일어나는 직장생활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직장생활 담는 브이로그 증가
이미지 실추 우려…회사 압박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호사, 변호사 등 다양한 직군이 영상에 담겨있다. 하지만 직장생활 브이로그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했다. 회사 내에서의 유튜브 촬영은 직장동료에게 민폐를 끼칠 뿐 아니라 회사 측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촬영을 강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재테크 관련 영상을 업로드하던 대기업 직장인인 ‘돌디’는 쉬운 설명의 콘텐츠로 구독자 18만명을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올해 2월 “회사와의 마찰이 있었다”는 이유로 돌연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뒤 돌디는 컴백 첫 영상서 “회사가 유튜브 활동을 하는 것을 알고 못살게 굴었다. 퇴사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협박하며 특정 영상을 내리라고 했다. 주변 사람들까지 괴롭혀, 유튜브 활동을 중단하고 직장생활에 매진하려고 했으나 이미 요주의 인물로 찍혀서 회사생활이 지옥 같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튜브 활동 때문에 회사로부터 압박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돌디 외에도 중소기업의 현실을 적나라게 밝힌 ‘이과장’, 먹방 유튜브로 큰 인기를 끌었던 ‘나름TV’도 상사의 압박에 못 이겨 결국 퇴사를 선택했다. 


올해 초 직장인 브이로그로 유튜브를 시작한 A씨는 “블로그처럼 SNS의 일환으로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다. 회사생활도 콘텐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직장생활을 콘텐츠로 만들기 시작했다. 유튜브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회사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지는 않았으나 촬영을 앞둔 시점에 협조해달라고는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활동하는 것을 회사 본사 인사팀서 어떻게 알았는지 전화가 와서 회사 이미지를 훼손시킬만한 내용에 대해 영상을 내려달라거나 촬영하지 말라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회사로부터 검열을 받는 느낌이 들어 예전만큼 유튜브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유튜브 겸업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징계를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유튜브를 하다가 직장 일에 지장을 초래했을 때 징계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계약 일반 규정의 ‘신의성실’ 의무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장생활을 소재로 타인의 사생활이나 회사의 기밀을 노출해 일으켰다면 회사의 징계를 피할 수 없다. 사규상 ‘회사의 이미지 실추’라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직장인 유튜브의 순기능도 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그들이 다니고 싶은 회사나 직장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회사생활 브이로그를 통해 업무 강도, 복지, 분위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생활인 것이다. 

징계 대상

정명아 노무사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서 “부업으로 본업을 소홀히 했을 경우에만 경고가 있을 뿐,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 아닐 경우 사측이 부업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튜브 트렌드는?

유튜브의 주 트렌드는 ‘브이로그’다. 브이로그란 비디오의 ‘V’와 기록하다의 ‘LOG’의 합성어로 먹방, 뷰티, 게임 등 특정 주제로 정보전달을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일상생활을 담아내면 된다. 

직장 일과를 올리는 직장인 브이로그, 육아하는 전업주부의 일상 올리는 육아 브이로그, 공부하는 학생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공부 브이로그가 대표적이다. 

직장인 브이로그 속 일상은 연출이 없다. 출근길 대중교통을 타는 모습, 사무실 내에서 컴퓨터로 업무를 모습, 동료들과의 점심시간 등 직장생활서 겪게 되는 평범한 일과를 보여준다. 


변호사, 약사, 의사, 회계사, 선생님, 자영업자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그 분야의 지식이나 전문적인 용어에 대해 소개를 하겠지만 주된 주자는 각 직업군에 대한 일상을 평범하게 보여주는 데 맞춰져 있다.

하지만 만만한 영역은 아니다. 사진과 글을 바로 적어 올릴 수 있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보다 확실히 품이 더 들어간다.

촬영과 편집을 스마트폰으로 하더라도 도입 화면을 만들고 배경 음악도 고르고 적절하게 편집하다 보면 3∼4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처럼 누구나 겪는 평범한 일상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버 ‘슛뚜’는 브이로그 인기 이유로 대상 행동을 꼽았다.


그는 “자취를 하면 바쁘다 보니 청소를 안 하거나 예쁘게 꾸며 놓고 살기 힘들다”며 “자취를 하더라도 잘해놓고 살거나 잘 해먹고 사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며 사람들이 편안함과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적 보상’으로 유튜브의 가장 큰 메리트는 바로 수익성.

유튜브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에 다양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모인다.

콘텐츠가 방대해지면서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콘텐츠가 생겨나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장이 커지는 것이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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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