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급 전범의 아들 ‘료헤이’ 전격 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9.30 10:13:43
  • 호수 12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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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청초, 문재인은 고자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망언을 했다. 그는 대표적인 친일파 학자 중 한 명이다. 앞서 류 교수는 아시아연구기금 사무총장을 역임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연구기금은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일본재단’의 자본으로 설립된 국내 재단법인이다. <일요시사>는 일본재단과 전범의 아들 료헤이를 전격 해부했다.
 

▲ 류석춘 연세대 교수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강의 도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에 비유하는 망언을 했다. 그는 “(위안부와 관련해)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강의 도중 질문한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매춘)한 번 해볼래요”라고 묻기도 했다.

류석춘
망언은?

즉각 류 교수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재단 자금으로 설립된 재단법인 아시아연구기금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사실이 주목받았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지난 23일 류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기 위해 연세대를 방문한 후 “(류 교수가 몸담았던) 아시아연구기금 역시 일본 전범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연구기금은 사사카와 료이치가 세운 일본재단의 자금으로 설립·운영되고 있다. 료이치는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다. 그는 극우 정치인이자,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의 숭배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39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무솔리니와 회견한 바 있다. 1974년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서 “나는 전 세계서 가장 돈이 많은 파시스트”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료이치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이에 전후 A급 전범 용의자로 체포돼 스가모 감옥서 3년간 수감됐지만, 이후 불기소 결정을 받아 석방됐다. 


그는 경정도박사업으로 떼돈을 벌었다. 수감생활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조부와 친해진 그는 국가로부터 해당 사업을 따냈다. 이후 모터보트 경주법 제정에 힘을 쏟았고, 사단법인 일본 모터보트 경주회 설립에 관여했다. 료이치는 지난 1962년 벌어들인 경정 수익금으로 재단법인 일본선박진흥회(현재 일본재단)를 설립했다.

류석춘 망언으로 일본재단 관심↑
일본 자살특공대 ‘가미카제’ 고안

일본재단의 이사장은 현재 료이치의 삼남 료헤이다. 그는 일본 내에서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료헤이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그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나는 일정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료헤이의 아버지 료이치 때부터 두 가문이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비단 아베뿐만이 아니다. 료헤이는 지난 11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의 아들 신지로의 결혼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하는 등 막강한 일본 정계 인맥을 자랑한다.
 

▲ A급 전범 사사카와 료이치의 아들 료헤이의 블로그. 그는 현재 일본재단 이사장으로 문재인정부가 고자질 외교를 하고 있다고 폄하했다.

료헤이는 ‘친 박근혜, 반 문재인’ 성향을 보인다. 그는 지난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그 성과-’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대통령은 5개 국어(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를 마스터하고 있으며, 이번 미국 방문은 유창한 영어가 호평이었다”며 “박 대통령이 27∼28세 때였을까. 내 사무실서 점심을 함께한 적이 있다. 언젠가 일본어로 이야기하는 날이 찾아오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2014년 4월에는 “1976년 9월 한국나병연구원 준공식에 당시 24세였던 청초한 박근혜씨도 참석했다”는 글과 함께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호감을 드러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박하기만 하다. 지난달 26일 그는 지소미아 파기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국가의 지도자로서 국가 안전을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라며 “솔직히 놀랐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에
재단 설립

그는 같은 글에서 위안부 동상 설치와 관련해 “한국의 ‘고자질 외교’, 민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위안부 동상을 전 세계에 설치하기 위해 관민 일체가 돼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폄하했다. 그는 한일 갈등과 관련해 일본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료헤이가 이사장으로 있는 일본재단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여러 연구재단을 설립했다. 문제는 일본재단이 각국에 연구재단을 세우는 목적이다. 일본재단이 이 같은 각국의 재단을 통해 역사왜곡을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서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난징대학살’을 왜곡하려는 시도다. 난징대학살은 지난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난징에 진입해 중국군 잔당을 수색한다는 명분으로 6주 동안 포로들과 민간인들을 무참히 학살한 사건이다. 정확한 학살 규모는 알 수 없지만, 극동국제재판 판결에 따르면 최소 12만명서 최대 35만명으로 추산된다.

일본재단의 자본으로 설립된 도쿄재단은 난징대학살이 허구라는 일본 극우 학자의 책 <난징 대학살: 사실 vs 허구, 한 역사학자의 진실 탐구>(The Nanking Massacre: Facts Versus Fiction, A Historian’s Quest for the Truth)를 번역해 미국 주요 대학과 유럽 대학의 도서관으로 보낸 바 있다.
 

류 교수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사무총장으로 재직한 아시아연구기금 역시 일본재단의 돈으로 설립됐다. 지난 1995년 종전 50주년과 한일국교정상화 30주년을 기념해 일본재단은 연세대에 75억원을 출연했다.

처음에는 대학교 내에 설립하려 했지만, 반대에 부딪혀 결국 학교 독립 법인으로 설립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역사왜곡
앞장선다

표면상으로는 여느 연구단체와 차이가 없다. <일요시사>가 일본재단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일본재단은 아시아연구기금의 목적을 “한일 양국의 상호 이해와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동시에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경제협력을 위해 국제 수준의 연구와 학술활동을 수행하고 다음 각 호의 열거 사항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각 호는 ▲한국과 일본의 상호이해와 협력 증진을 위한 양국의 역사와 사회·문화에 관한 연구 ▲동북아시아의 안보와 평화에 관한 연구 ▲동북아시아의 경제와 산업 협력에 관한 연구 ▲기타 아시아 지역에 대한 학술연구 및 교류 사업 등이다.

일본재단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4차례에 걸쳐 총 3억887만3259원을 아시아연구기금 사업에 지원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3년 한일 심포지엄 개최를 위해 조성한 금액이 6716만3949원, 2014년 한일 관계 50년 연구 사업에 7139만1730원, 같은 해 한일 심포지엄 개최에 6743만6596원, 2015년 한일 심포지엄 개최에 1억247만6960원이었다.

아시아연구기금 역시 친일을 미화하는 역사왜곡 논란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2012년 아시아연구기금 이사회는 아카자와 료세이 자민당 중의원을 이사로 선출했는데, 료세이는 과거 “다케시마(독도)는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다” 등의 발언을 한 정치인이다.
 


류 교수는 지난 2003년 11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글을 발표했다. 아시아연구기금이 후원한 한일 밀레니엄 포럼서였다. 그는 “식민지 한국에서는 다른 유럽 동남아 식민지와는 달리 상당 규모의 인구가 농촌서 산업부문에 유입돼 근대적 규율을 학습할 기회를 가졌다”며 “이런 한국의 식민지 경험이 근대성의 확립을 진척시켰다는 식민지 근대화론 주장을 뒷받침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연구기금에 3억 사업비
“박근혜 5개 국어 능통” 찬양

이 때문에 아시아연구기금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2005년 5월 연세대 교수협의회는 ‘누가 일본 극우세력의 검은 돈, 아시아연구기금을 연세로 끌어들였는가’라는 자료집을 냈다. 당시 협의회 측은 “일본 전범 재단의 돈을 받을 경우 그들에 부합하거나 저항적일 수 없는 연구 활동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당시 학생들도 학교 측에 기금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카롤린 포스텔 비네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일본재단이 국내 대학에 자금을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 “일본의 식민지배를 당한 한국사회가 일본 극우 세력의 과거사 왜곡을 뒷받침하는 일본재단에 관대하다는 점은 의외”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재단은 다수의 공익사업을 진행해왔다. 한센병, 재해복구, 저소득층 지원 등의 활동이다. 일본재단은 국내서도 이 같은 활동을 계속해왔다.


일본재단 도서관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1977년과 1984년 두 차례에 걸쳐 우리 정부에게 집중호우에 대한 지원금 7793만원을 기부했다. 그 외 민간단체인 대한나협회, 한국나병연구원, 명휘원을 지원하는 모임, 나자레원, 한국 장애인 스포츠 협회 등 한센인과 장애인, 노인을 위한 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전범행적
지우려…

학계는 일본재단이 표면적으로 인적자원의 개발, 인도주의적 교류 등을 내세우면서 실상은 료이치의 전범행적과 일본의 전쟁범죄를 미화하는 역사왜곡에 조직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한다. 일본재단의 이중적 행태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류석춘의 변명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 23일 입장문을 냈다.

그는 “식민지 시대는 물론 오늘날 한국, 전 세계 어디에도 매춘이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에 여성이 참여하게 되는 과정이 가난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설명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학생에게 한 발언에 대해서는 “궁금하면 학생이 한 번 조사해볼래요”라는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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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