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원 ①영주 소수서원

문을 들어 올리니 자연이 성큼 다가서네

▲ 영주 소수서원의 중심 건물인 강학당

영주 소수서원(사적 55호)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자,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9곳 가운데 하나다. 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서원이 쇠락하자, 퇴계 이황이 1549년 경상관찰사 심통원을 통해 조정에 편액과 토지, 책, 노비를 하사하도록 건의했다. 명종이 이를 받아들여 이듬해 친필 편액을 내렸으니, 조선에서 처음이다. 대제학 신광한이 왕명으로 서원 이름을 지을 때, 기폐지학소이수지(旣廢之學紹而修地: 무너진 학문을 다시 이어 닦게 하다)라는 말에서 ‘소수(紹修)’를 가져왔다.
 

▲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액을 받은 소수서원 전경 <사진제공:영주시청>

나라에서 세운 향교는 지금으로 보면 국립대학, 각 지방의 유림이 세운 서원은 사립대학이라 할 수 있다. 사액서원은 나라에서 지원하는 사립대학인 셈이다. 서원은 대개 자연 풍광이 빼어난 곳에 터를 잡았으며, 원리 원칙을 중시하는 향교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입학하는 데 생원이나 진사 같은 자격을 두지만, 수업료를 받았다는 기록이 없다. 학문을 하려는 이들에게 열린, 진정한 무상교육이다.
 

▲ 소수서원 들어가는 길에 솔숲이 넓다.

선비의 고장

족히 한 아름은 될 법한 소나무들이 소수서원 입구를 지킨다. 주세붕이 풍기군수로 부임해보니, 평소 존경해온 안향이 태어난 곳이었다. 안향은 고려 말 원나라에서 성리학을 처음 들여온 이다. 주세붕은 안향을 기리면서 숙수사 터에 백운동서원을 세우고, 소나무 1000여그루를 심었다. 그 가운데 150여그루가 아직 남아 있다. 솔숲이 끝날 무렵, 영주 숙수사지 당간지주(보물 59호)가 보인다. 통일신라 때 창건된 숙수사는 단종 복위 운동 실패로 순흥도호부가 없어질 때 불타고, 당간지주만 남았다. 주세붕은 어진 목민관으로 칭송받았는데, 백성이 산삼 공납으로 힘들어하자 소백산에서 산삼 종자를 채취해 인삼 재배에 성공한 인물이다.
 

▲ 강학당 밖에는 ‘백운동’, 안에는 ‘소수서원’ 현판을 걸었다.

소수서원 정문인 사주문으로 들어서면 강학당이 나온다. 유생이 모여 스승의 가르침에 귀기울이던 강당이다. 정면에 ‘백운동’, 내부에 ‘소수서원’ 현판이 걸렸다. 소수서원 시작에 백운동서원이 있음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다. 강학당은 사면에 툇마루를 두르고, 배흘림 양식으로 기둥을 세웠다. 문을 연 다음 들어 올리면 삼면이 트여 안팎의 구분이 없어진다. 자연을 고스란히 품어 하나 된 기분이랄까.
 

▲ 성리학을 처음 들여온 안향과 함께 안축, 안보, 주세붕을 모신 문성공묘 <사진제공:영주시청>

강당은 일반적으로 가로가 길고 뒤에 사당을 세우는데, 강학당은 특이하게 세로로 긴 형태에 사당인 문성공묘를 서쪽에 배치했다. 문성공묘에는 안향, 안축, 안보, 주세붕을 모신다. 선현에 제사를 올리고 유학을 공부하는 것이 서원의 기본이다.
 

▲ 지락재 마루에서 바라본 소수서원 안뜰

강학당 뒤에는 유생을 가르치는 스승의 숙소인 직방재와 일신재가 있고, 그 옆으로 유생이 기거하는 학구재와 지락재가 있다. 스승의 거처보다 낮고 작게 만든 유생 기숙사의 형태에서, 스승에게 예를 다하는 당시의 철학이 엿보인다.
 

▲ 장서각과 정료대

강학당 옆 아담한 건물은 책을 보관하는 장서각이며, 장서각 앞 돌기둥은 밤에 가로등 역할을 한 정료대다. 관솔 가지에 불을 붙여 어둠을 밝혔다. 제사용 그릇을 보관하고 제물을 마련한 전사청, 안향과 주세붕 등의 초상을 모신 영정각, 소수서원에 관한 자료를 전시한 사료관 등도 경내에 있다.
 

▲ 죽계천과 솔숲을 감상하기 좋은 경렴정
▲ 취한대 마루에 앉으니 솔향기가 그윽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
자연 풍광 빼어난 곳에 위치 

소수서원은 소백산에서 흘러내린 죽계천 옆 평지에 터를 닦았다. 사주문 오른쪽에 있는 경렴정은 주세붕이 백운동서원을 세운 이듬해 동쪽 물가에 지은 정자다. 은행나무 고목이 정자에 드리워 가을이면 노란 물결이 장관이다. 개울 건너 바위에 붉은 글씨가 보인다. 주세붕이 유교사상을 한 글자로 표현해 ‘경(敬)’ 자를 새긴 바위다. 그 옆으로 소나무 아래 놓인 정자는 퇴계 이황이 ‘취한대’라 이름 붙였다. 취한대 마루에 앉아 소나무 가지 사이로 마주하는 소수서원 풍광이 볼 만하다.
 

▲ 영주 지역 주요 고택이 한자리에 모인 선비촌

소수서원에서 백운교나 죽계교를 건너면 소수박물관, 선비촌으로 이어진다. 소수박물관은 성리학과 선비문화를 조명한 곳으로, 소수서원에서 보관하던 유물을 전시한다. 선비촌은 영주 지역의 선비들이 살던 공간을 그대로 재현했다. 두암고택, 인동장씨종택, 김세기가옥, 김뢰진가옥, 해우당고택, 만죽재, 옥계정사 등 주요 고택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고, 숙박 체험도 가능하다.
 

▲ ▲영주 지역 주요 고택이 한자리에 모인 선비촌

영주를 ‘선비의 고장’이라 부르는 데는 소수서원이 길러낸 숱한 선비와 거기서 비롯된 선비 정신이 이후 독립운동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흔적을 따라 대한광복단기념관을 찾았다. 대한광복단은 1913년 채기중, 유창순, 유장열 등이 풍기에서 결성한 독립운동 단체다. 채기중은 1915년 대구에서 박상진의 조선국권회복단과 통합해 대한광복회를 결성하고, 좀더 조직적으로 일본에 맞섰다. 대한광복단기념관은 조직 결성 과정과 활동, 주요 인물, 영주의 독립운동사에 관해 전시한다.
 

▲ 시원한 계곡과 어우러진 금선정

소백산 비로봉에서 발원해 풍기 읍내를 지나 서천에 합류하는 금계천은 아담한 하천인데, 금계리에 이르러 제법 계곡 분위기를 띤다. 기암괴석에 키 큰 소나무가 우거진 곳에 금선정이 있다. 정면 2칸에 측면 2칸으로, 벽체 없이 사면이 개방된 소박한 형태다. 풍기 사람도 아는 이가 드물 정도로 숨은 명소다. 정자 마루에 앉으면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고, 솔숲 사이 불어오는 바람이 상쾌하다. 그 옛날 선비들이 와서 시를 쓰곤 했다는데, 지금은 여름철 물놀이 하러 알음알음 찾는다. 느긋하게 앉아 책 한 권 읽고 싶어지는 풍경이다.
 

▲ 무섬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만죽재고택

영주 무섬마을(국가민속문화재 278호)은 내성천 물줄기가 마을을 감싸고 있어 마치 물에 뜬 섬 같다 해서 이름 붙었다. 마을에 오래된 기와집이 많다. 1666년 이 마을에 처음 들어온 입향조 반남 박씨가 지은 만죽재고택을 비롯해 해우당고택, 김뢰진가옥, 김규진가옥 등 오랜 역사와 이야기를 품은 문화재가 즐비하다. 일제강점기에 마을의 교육기관이자 독립운동의 거점이 된 아도서숙은 터만 남은 것을 몇 해 전 복원했다.
 

▲ 물 위에 걸린 외나무다리가 그 자체로 낭만이다.

무섬마을

무섬마을의 명물은 마을 앞 내성천에 놓인 외나무다리다. 과거에 마을과 바깥세상을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였으나, 장마나 태풍으로 떠내려가 해마다 새로 놓아야 했다. 지금은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담으며 독특한 체험을 하려는 이들이 일부러 외나무다리를 건넌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소수서원→선비촌→금선정→대한광복단기념관→무섬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금선정→대한광복단기념관→소수서원→선비촌→부석사→소백산풍기온천리조트
둘째 날: 삼판서고택→영주365시장→무섬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영주 문화관광 http://tour.yeongju.go.kr
- 소수서원 www.yeongju.go.kr/open_content/sosuseowon/index.do
- 선비촌 www.sunbichon.net
- 대한광복단기념관 www.kwangbokdan.com
- 무섬마을 www.무섬마을.com  

문의 전화
- 영주시청 관광산업과 054)639-660~6
- 소수서원관광안내소 054)639-5852(관리사무소 054)634-3310)
- 소수박물관 054)639-7964
- 선비촌 054)638-6444
- 대한광복단기념관 054)635-3606
- 무섬마을관광안내소 054)636-47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영주,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6회(06:15〜22:00) 운행, 약 2시간30분(풍기IC 약 2시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3회(07:10~20:40) 운행, 약 2시간30분(풍기IC 약 2시간) 소요. 풍기IC시외버스터미널 근처 대촌 정류장에서 23번 버스 이용, 봉현사거리 정류장에서  27번 버스 환승, 소수서원 정류장 하차. 약 45분 소요. 소수서원까지 도보 약 2분. 영주종합터미널 정류장에서 27번 버스 이용, 소수서원 정류장 하차, 약 55분 소요. 소수서원까지 도보 약 2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풍기IC시외버스터미널 054)635-6631 영주종합터미널 054)631-1006 영주여객 054)633-0011~3
기차: 청량리역-풍기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9회(06:40~21:03) 운행, 2시간30분~3시간 소요. 풍기역 정류장에서 27번 버스 이용, 소수서원 정류장 하차, 약 30분 소요. 소수서원까지 도보 약 2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영주여객 054)633-0011~3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풍기 IC에서 풍기 방면 오른쪽→봉현교차로에서 우회전, 소백로→순흥교차로→소백로→읍내교차로→소백로→소수서원

숙박 정보
-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순흥면 소백로, 054)631-9888, www.sunbi.info
- 무섬마을전통한옥체험수련관: 문수면 무섬로, 054) 633-1011, www.mooldori.com
- 소백산풍기온천리조트: 풍기읍 죽령로, 054)604-1700, http://taliaresort.co.kr 

식당 정보
- 순흥전통묵집(묵밥): 순흥면 순흥로39번길, 054)634-4614
- 나드리(쫄면): 영주시 중앙로, 054)633-5482, www.nadrifood.co.kr
- 풍기인삼갈비(인삼갈비탕): 풍기읍 소백로, 054)635-2382


주변 볼거리
소백산, 죽령옛길, 인삼박물관, 여우생태관찰원, 국립산림치유원(다스림), 제민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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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