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 “검사가 갑이고 기자가 을이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9.27 14:44:47
  • 호수 1238호
  • 댓글 0개

‘검찰의 언론플레이’ 실상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법조기자와 검사는 ‘갑과 을’의 관계입니다. 검찰은 이미 권력집단이에요. 사실 검사가 언론플레이를 해봤자 승진 등에 큰 의미가 없어요. 자기한테 유리한 정보만 언론에 흘려줘도 된다는 거죠. 경쟁이 치열한 법조보도 시장서 검찰 관계자들이 흘려주는 걸 제대로 받지 못한 기자는 자연스럽게 출입처서 도태돼요. 검찰 입장서 손해볼 게 하나도 없죠. 검찰에게 정보를 받고 싶어하는 기자들이 차고 넘치니까요.” 
 

지난 22일 허재현 전 <한겨레>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법조기자와 검찰의 부적절한 ‘검언 카르텔’에 대해 고발했다. 그가 쓴 ‘<한겨레> 법조(기자)가 왜 검찰 편향적이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라는 글은 SNS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선심 쓰듯 
한 입씩∼

지난달 24일, 서울 수서역 인근서 허 기자를 만났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이 겪은 검찰 편향적인 법조기자단의 내부 관행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허 기자는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칼럼 삭제를 비판한 주니어 기자들과 검찰발 기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SNS에 "<한겨레>의 젊은 기자들이 검찰 편향적이라고 지적받는 ‘강희철의 법조외전’ 같은 문제 많은 칼럼에 대해 지적하기는커녕, 편집국장이 삭제 조처하는 걸 되레 문제 삼은 걸 보고 놀랐어요”라고 적었다. 


그가 쓴 글은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한겨레>엔 구독 해지 전화와 항의가 빗발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글에 대한 비판과 함께 허 기자의 과거 마약 투여 사실이 다시금 논란이 됐다. 허 기자는 지난해 5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뒤 <한겨레>서 해고됐다. 허 기자는 같은 해 9월 재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현재 그는 탐사보도 매체 <리포액트> 기자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허 기자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의 마약 투여 사실과 언론인으로서의 내부 고발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란 것이다. 그는 <한겨레> 재직 시 항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했고, 공익에 부합한 기사들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공로가 인정돼 <한겨레> 기자로서 수많은 기자상을 탔다. 

▲2009년 쌍용자동차 옥쇄파업 경찰의 살인진압 현장 고발(국가인권위원회 인권보도상) ▲2010년 삼성반도체공장 집단 백혈병 사건의 진실(앰네스티 보도상) ▲2012년 ‘제2의 김진숙 제3의 한진중’ 장기노동분쟁 현장 추적(한국기자협회·국가인권위원회 인권보도상) ▲2015년 김련희 간첩사건 조작 의혹 제기(앰네스티 보도상) ▲2018년 경찰 정치댓글 조직적 작성 고발(한국기자협회 이달의기자상)

검찰서 슬쩍 흘린 수사 정보
기자들 덥석 물어 검발 보도

특히 허 기자는 <한겨레> 법조기자로서 검찰팀에 몸담은 ‘내부자’였다. 현 ‘조국 정국’서 문제가 되는 피의사실 공표, ‘검찰발 기사’ 생산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목격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허 기자와 일문일답. 

▲법조기자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유는?
-먼저 <한겨레> 구성원들에게 미안합니다. 내가 떳떳하게 <한겨레>를 나온 것도 아니고…공격하려고 쓴 글이 아니에요. 하지만 언젠가는 쓰려던 글이었어요. 나름 <한겨레>에 애정을 가지는 마음으로 썼어요.


예전부터 일간지의 법조 기사가 검찰 편향적이고, 지나치게 검찰발 정보에 의존한다고 생각했어요. <한겨레>만 그런 게 아니에요. 법조 보도 시장 전체가 문제죠. 물론, 개인의 관찰이자 의견이지만 직접 법조팀에 있어 봤기에 그 실상을 잘 안다고 생각해요. 또 출입처에 의존하지 않고 제보를 받거나 기사를 발굴해 자기 실력만으로 검증하는 기자들이 있어요. 이런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었어요. 
 

▲언론이 검찰 편향적인 보도를 하는 이유는?
-출입처 문화의 폐해죠. 언론에선 검찰수사 속보기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보통 검찰수사 기사는 검사들이 흘려주는 정보로 쓰는 거예요. 그래서 검찰 출입기자들이 검찰발 정보에 많이 의존해요. 문제는 법조기자들이 검찰이 주는 정보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보도한다는 거죠. 그러니 검찰 관점서 기사를 쓸 수밖에 없죠. 

▲왜 검찰이 언론에 수사 정보를 흘리는 가?
-검찰은 중립성을 의심받는 수사기관이에요. 한국 사회서 통제되지 않는 권력을 너무 많이 갖고있다는 비판을 받죠. 검찰이 언론에 흘려주는 정보는 상당 부분 의도가 있다고 봐요. 기자가 검사들이 흘려주는 정보를 곧이곧대로 보도하다 보면 그들이 원하는 세상으로 가는 겁니다. 

검사들은 그들이 만들고 싶은 세상이 분명히 있어요. 자신들이 흘려주는 수사 정보만 세상에 알려지길 원해요. 검찰이 매장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을 때 그런 걸 언론에 흘려요. 반대로 자신들이 보호해주고 싶은 누군가의 사건은 조용히 덮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사건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부실수사가 검찰의 이중적 태도가 드러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어떻게 검찰이 법조기자에게 정보를 흘리나?
-우선 검찰이 주요 언론사들을 관리해요. 그러면서 자신들이 필요할 때마다 활용할 언론사들을 취사선택해요. 사건마다 수사에 유리한 보도를 할 수 있는 언론사를 선별해 정보를 주는 거죠. 예를 들어 이 사건을 A신문사에 흘려주면 중립성을 의심받지 않겠다는 등 검찰이 판단을 해요.

또 주기적으로 검사들은 언론사와 술자리를 가져요. 그 자리서 해당 검사는 언론사와 관계를 맺어요. 술자리서 기자들에게 정보를 슬쩍 슬쩍 흘리는 건 흔한 일이고요. 친하게 지내면 검사가 필요할 때마다 그 언론사에 정보를 줘요. 

그렇다고 검찰이 수사 정보를 기자들에게 대놓고 주지는 않아요. 보통 각 언론사 법조팀장들을 통해 정보가 내려가요. “이런 정치인 문제 많으니까 취재해봐라” “여기 가서 누구 만나봐라” 등 검사들이 알려줘요. 이 정보를 가지고 법조팀장은 후배 기자에게 취재 지시를 내리죠. 

법조팀장들은 기사를 잘 안 써요. 검사들과 관계 유지하는 데 바쁘죠. 같이 술도 마시고, 등산도 가야 하고, 골프도 함께 치고… 이렇게 해야 후배기자들에게 아이템을 물어다 줄 수 있거든요. 그래야 조직서 능력 있는 기자로 인정받아요.   
 

또 검사 출신 변호사들을 통해 수사 정보가 흘러가는 경우도 있어요. ‘법조계에 따르면 어디 어디 수사가 진행 중이다’ 등의 법조기사는 검찰과 인맥이 있는 변호사가 기자에게 제보 혹은 정보를 줬을 가능성이 커요. 이 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검찰이 기자에게 정보를 흘려요.

▲검찰에 정보를 받는 게 안 좋은 건가?
-저널리즘 영역이 다양할 수 있고, 검찰로부터 정보를 받는 것도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검찰이 주는 정보로 기사를 쓸 수도 있어요. 그런데 법조 보도 시장에서는 그것만이 전부가 됐어요. 저는 그것에만 매달리는 법조기자들의 행태를 지적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검찰이 그리고 싶은 세상을 위한 기사만 쓰게 돼요. 이걸 경계해야 한다는 거죠.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보도와 관련해 검찰발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데, 이건 검찰이 그리고 싶은 그림인 거죠. 언론이 사실상 검찰의 수사 도구로 활용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모든 정보 혹은 제보에는 독이 묻어 있어요. 이걸 발라내는 게 기자의 일이에요. 

소스 흘리는 방법 보니…  
법조팀장-검사 직거래?


언론사와 검찰이 ‘밀월 관계’로 보이는데? 
-사실 검사가 갑이고 기자가 을이에요. 검찰은 권력집단이에요.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해봤자 큰 의미는 없어요. 자기한테 유리한 정보만 언론에 흘려줘도 된다는 거죠. 경쟁이 치열한 법조 보도 시장서 검사들이 흘려주는 걸 제대로 받지 못한 기자는 자연스럽게 출입처서 도태돼요. 검찰 입장서 손해볼 게 하나도 없죠. 검찰에게 정보를 받고 싶어하는 기자들이 차고 넘치니깐요.”

▲도태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검사와 법조기자들은 어쨌든 상부상조해요. 예를 들어 검사가 A사 법조기자에게 정보를 주면 이 기자는 이걸 보도해줘야 해요. 그래야 두 사람의 관계가 형성이 되거든요. 보도를 안 해주면 이 검사는 더이상 A사 기자에게 정보를 주지 않을 거예요. 이 기자는 검사 입장서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거죠. 검사는 밑질 게 없어요. 정보를 줄 기자들은 많으니까요. 어쨌든 아쉬운 건 기자 쪽인 거죠. 그런 문화가 아주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어요. 독버섯 같은 거죠. 
 

▲법조기자들이 검찰 정보에 목을 매는 이유?
-결국 언론사의 구조적인 문제예요. 대부분 언론사 편집국서 타사가 보도하지 않은 수사속보와 단독을 원해요. 편집국에서는 검찰 수사속보 잘 캐오는 기자가 능력자로 대접받고, 고급 출입처를 보장받는 관행이 생겼어요. 이런 내부 분위기 때문에 법조기자들이 결국 검사 입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거죠. 

검사들에게 말 한 마디 듣기 위해 법조기자들이 고생을 많이 해요. 한 법조기자는 보름간 검사장급 검사 집 앞에서 뻗치기를 해 결국 이 검사가 기자를 데리고 노래방에 갔어요. 그곳에서 수사 관련 서류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기삿거리를 줬죠. 그 기자는 그걸 보도했고, 결국 큰 사건이 됐어요. 

▲법조기자 문화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언론사가 결단 내리지 않으면 쉽게 안 바뀔 거예요. 수사속보를 포기해도 좋으니 검증된 것만 쓰자고 각사 편집국서 선언을 해야 합니다. 검찰의 공식 브리핑으로 발표된 것만 쓰고. 그외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검증이 완료된 정보만 기사로 써야 해요. 또 검찰 중심이 아닌 법원 중심의 취재 관행으로 옮겨가야 해요. 

▲SNS글을 쓰고 ‘마약 기자’라는 비판도 많이 받던데. 
-받아들여요. 기자의 자질을 마약과 연관해서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요. 속상하지만 감내해야죠. 제가 잘못을 저지른 건 사실이니깐요. 그렇다고 제가 경험하고 보고 들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제가 경험했던 법조기자들의 현실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앞으로의 계획은? 
마약 관련 문제는 저와 떼어놓을 수 없는 숙명이 됐어요. 마약과 관련된 활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약물중독자의 회복과 인권을 위한 회복연대’서 한국사회가 그간 다루지 않은 마약 제도와 마약 투약자 인식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또 탐사언론 매체 <리포액트>를 설립했고, 기자로서 마약 관련 취재를 전문적으로 할 생각이에요.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