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아시아인 최초 ‘PGA 신인상’ 임성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9.23 14:49:24
  • 호수 1237호
  • 댓글 0개

대한민국 슈퍼루키 ‘굿샷∼’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한민국 슈퍼루키 임성재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국적 선수로 사상 최초다. PGA 투어 2019-2020시즌 개막전서도 홀인원을 하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 아시아인 최초 ‘PGA 신인상’ 수상한 임성재 골퍼

임성재가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을 수상했다. PGA 투어는 지난 12일(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2018∼19시즌 신인상 투표 결과 임성재가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투표 결과
수상자 선정

PGA 투어 신인상은 해당 시즌 15개 이상 대회에 출전한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정하며 득표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 올해부터 PGA 투어 신인상에는 ‘아널드 파머상’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1990년 제정된 PGA 투어 신인상 부문에서 아시아 국적의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올해 임성재가 최초다.

다만 2012년에 재미동포 존 허가 신인상을 받은 사례가 있으나 그의 국적은 미국이다.

임성재는 PGA투어 수상 소감서 “한 번뿐인 신인상을 받아서 너무 기쁘고 좋다”며 “사실 ‘내가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했는데 어제 PGA 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로부터 전화를 받고 결과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최초,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이라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나중에 계속 투어를 뛰면서 큰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골프전문 언론 <골프채널>은 임성재의 신인상 수상 배경으로 ‘꾸준함’(consistency)을 꼽았다. PGA 투어 커미셔너인 제이 모나한도 임성재의 수상 소식을 전하며 “그의 ‘아이언맨’ 시즌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았다”고 칭찬했다.

아버지 임지택씨는 외신과의 인터뷰서 아들에 대해 “우리에게는 아직도 어린아이”라고 했지만 임성재는 이미 세계적인 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임성재는 지난 시즌 35개 대회에 출전했다.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 30명의 평균 대회 참가횟수(22.8회)보다 12회 이상 많다. 체즈 리비(미국)·코리 코너스(캐나다)가 바로 뒤를 이었지만 27회에 그쳤다.

성적도 꾸준했다. 임성재는 지난 시즌 ‘톱10’에 7번 들어 이 부문에서 PGA 투어 공동 8위에 올랐다. 출전 대회수가 많아 덕을 봤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PGA 투어 전체 선수들의 평균은 20회 출전해 2번 ‘톱10’에 드는 것이다. 임성재의 ‘톱10’ 비율은 전체 평균의 2배에 달한다.

아시아 국적 선수로 첫 수상 영예
최연소 기록 제조기 ‘미국 접수’

두드러지는 기록도 많다. 2부 투어 신인상을 받은 뒤 이듬해 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것은 22년 만의 기록이다. 스튜어트 싱크(미국)가 1996∼1997년 임성재보다 앞서 이 기록을 세웠다.

PGA 투어 2019-2020 시즌 개막전서도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 16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설퍼스프링스의 올드 화이트 TPC(파70·7286야드)서 열린 PGA 투어 2019-2020시즌 개막전 밀리터리 트리뷰트(총상금 75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1개로 1타를 잃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1타가 된 임성재는 스콧 피어시(미국) 등과 함께 공동 19위에 랭크됐다.

이날 임성재는 세계랭킹 54위로 올라섰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은 선수는 안병훈으로 48위다. 김시우는 한 계단 하락한 68위에 머물렀다. 재미교포인 케빈 나는 34위에 올랐다.

대회 첫날 1라운드서 2019-2020시즌 투어 첫 홀인원을 기록하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3라운드까지 매일 60대 타수의 호조를 보이며 전날 공동 9위를 기록,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도 없지 않았다. 임성재는 그러나 이날 처음으로 오버파 점수를 적어내며 순위가 10계단 밀려 다소 아쉬움을 샀다.

디펜딩 챔피언인 재미교포 케빈 나는 10언더파 270타, 공동 14위에 올랐다. 지난달 득남한 케빈 나는 15일 36번째 생일을 맞아 대회 2연패와 득남, 생일 자축의 겹경사를 누렸다. 하지만 2타를 줄이고 순위를 전날보다 두 단계 끌어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호아킨 니만(칠레)이 최종 합계 21언더파 259타로 우승했다. 21세 신예인 니만은 칠레 국적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챔피언이라는 역사를 썼다. 우승 상금은 135만달러(약 16억1000만원)다.

꾸준함
성실함

아시아 국적 최초로 PGA 신인상을 수상한 임성재에게 ‘최초’는 낯선 단어가 아니다. 프로데뷔 때부터 슈퍼루키로 주목받았으며, 기록 제조기로도 불린다. 

183㎝ 키에 90㎏ 몸무게로 건장한 체격인 임성재는 충북 청주서 태어나 4세때 제주도로 이사해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고교 시절 충남 천안 골프 아카데미서 골프를 배웠다. 해를 거듭할수록 일취월장한 기량 덕분에 16세이던 2014년에는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년간 국가대표를 지냈고 2015년 프로로 전향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일본투어(JGTO) 큐스쿨을 단번에 통과한 임성재는 한국과 일본을 부지런히 오가며 경험을 축적했다.

2016년부터 2년간 한국과 일본 투어 생활을 병행한 그는 국내에선 2017년 9월 티업 지스윙 메가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고, 일본서도 2017년 10월 마이나비 ABC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 임성재 프로 ⓒKPGA

실력을 끌어올리던 2017년 임성재는 미국 무대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서는 PGA 투어 2부격인 웹닷컴투어 큐스쿨을 넘어서야 했다. 임성재는 그해 12월 치러진 큐스쿨서 최종합계 26언더파 262타로 2위를 차지해 미국행이라는 1차 목표를 가뿐히 달성했다.

지난해 1월 웹닷컴투어 2018시즌 개막전 바하마 그레이트 엑수마 클래식 첫 우승에 이어 8월 최종전 윈코푸즈 포틀랜드오픈서 2승째를 올려 웹닷컴투어 정규 시즌 상금 1위를 확정했다. 바하마 그레이트 엑수마 클래식서 우승했을 때 임성재의 나이는 19년 9개월 7일로, 웹닷컴투어서 제이슨 데이(2007년 레전드 파이낸셜 그룹 클래식 우승 때 19년 7개월 26일)에 이은 두 번째 어린 챔피언이 됐다.


임성재는 1990년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웹닷컵투어서 정규 시즌 첫 대회와 마지막 대회서 우승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천안서 시작
16세 국대로

아울러 임성재는 웹닷컴투어 최초로 시즌 내내 한 번도 상금랭킹 1위를 내놓지 않으며 상금왕을 차지하는 기록도 만들었다. 2017-2018시즌 두 번의 메이저 대회에 출전했고, 2018 US오픈에서는 컷 탈락했지만, PGA챔피언십에서는 한국인 중에서 가장 좋은 결과(공동 42위)로 마무리했다.

25개 대회에 출전한 2018년 웹닷컴투어 54번의 라운드에서 60대 타수를 기록, 이 부문 시즌 1위에 올랐다. 397개의 버디를 잡아 2011년 이후 웹닷컴투어 단일 시즌 가장 많은 버디를 만들었다.

이달 초 2018-2019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21명의 신인 중 가장 어린 멤버인 임성재는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 마지막 날 챔피언조로 나섰고, 1타 차로 아깝게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해 공동 4위로 마쳤다. 하지만 21명의 신인 가운데 최고의 마무리였다.

시즌 내내 빼어난 활약을 펼친 임성재는 투어 최고 영예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자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이름을 남겼다. 


기분 좋게 PGA 투어로 향한 임성재는 꿈의 무대서 아시아인 최초 신인상이라는 이력을 추가했다. PGA 투어가 신인상 제도를 도입한 1990년 이후 아시아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임성재가 처음이다. 

한 선수가 웹닷컴 투어와 PGA 투어 신인상을 연달아 수상한 것 역시 1997년 스튜어트 싱크에 이후 22년 만에 나온 희귀한 기록이다. 경쟁자들과 달리 우승 기록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임성재는 꾸준함으로 이를 만회했다. 

‘홀인원’ 공동 19위 시즌 첫발   
세계랭킹 두 계단 오른 54위 

시즌 최고 성적은 지난 3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서 기록한 공동 3위. 큰 부침 없이 활약을 이어간 임성재는 신인 중 홀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해 공동 19위로 시즌을 마쳤다.

한국인 첫 웹닷컴 투어 신인상에 이어 아시아인 첫 PGA 투어 최고 신인이 된 임성재의 다음 목표는 PGA 투어 첫 승이다. PGA투어닷컴은 2019년 골프대항전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의 캡틴인 어니 엘스(남아공)가 임성재를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는 10월17일 열린 더CJ컵 사전 공식 인터뷰서 엘스는 “임성재는 겨우 스무 살밖에 안 됐다. 앞으로 그에겐 믿을 수 없는 미래가 있다”고 칭찬하며 “특히 홈 팬들 앞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그는 이번 주 대회서 많은 인기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나인브릿지클럽 제주서 열리는 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75만달러·이하 더CJ컵)에 출전한다. 임성재는 2년 연속 고향 제주서 열리는 더CJ컵에 출전하는 각오도 밝혔다. 2부투어 신인왕과 상금왕 신분으로 출전했던 작년 대회서 임성재는 공동 41위의 성적표를 쥐었다.

지난 16일 막을 내린 PGA투어 2019-2020시즌 개막전 밀리터리 트리뷰트 마지막날 부진으로 공동 19위에 그쳤으나 ‘2년차 징크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샷감이다.

한·일 투어 
준우승 최고

임성재는 “작년 첫 출전 때 브룩스 켑카와 저스틴 토마스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이 플레이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 경험이 지난 시즌에 PGA투어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신인상을 받긴 했지만 우승이 없다는 게 아쉽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신만큼 더욱 열심히 해서 올 시즌에는 꼭 우승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다. 그 무대가 더CJ컵이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