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미당발 정계개편 파워게임

‘분당’선? ‘사당’선? 줄을 서시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 10%’ 사퇴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자유한국당과 반(反) 조국연대를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직무정지 징계 등으로 내홍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바른미래당발(發) 정계개편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호가 최근 비당권파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하태경 최고위원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등 내홍에 빠져 있다.

지난 4월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손학규 대표는 “추석 때까지 지지율 10%에 이르지 못하면 (대표직을)그만둘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추석연휴가 다가올 때쯤 저조한 지지율 책임 발언서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손 대표는 사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손 대표는 지난 7월엔 “비당권파의 퇴진 요구와 비협조로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며 퇴진에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혁신위 출범 이후엔 위원들의 대화 요구를 무시로 일관, 퇴진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공공연히 밝혔다.

퇴진 없다
손의 고집

지난달에는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며 바미당을 중심으로 한 빅텐트론을 내세우며 혁신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서 사퇴 약속과 관련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그 얘긴 더 할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당내서 손 대표가 처음부터 퇴진할 의사가 아예 없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손 대표의 불통에 비당권파를 포함, 손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호남계 의원들조차도 사퇴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당헌·당규상 자진사퇴 외에는 손 대표의 사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당내 관계자들 역시 손 대표의 자진 사퇴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유승민-안철수계 구성원 가운데 손 대표 퇴진에 중립적인 입장이었던 정병국 의원마저 사퇴를 촉구하며 전면전에 나섰다.

당내 최다선(5선)인 정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서 “쓰디 쓴 침묵을 이어왔던 것은 손 대표의 약속에 대한 존중이었다”며 “당 대표 때문에 정당이 정치적 역할을 다 할 수 없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가 당 지지율의 저조의 원인을 최고위원회 파행 등으로 꼽은 것에 대해선 “정치 지도자로서 할 얘기가 아니라고 본다”며 “그것을 핑계로 삼는다면 지금까지 손 대표가 쌓아온 정치 역정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 정병국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그는 기자회견 직후 “손 대표가 사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중대 결단을 내릴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정 의원이 말한 ‘결단’을 두고 사실상 바미당이 분당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총선 정국에 타 정당과의 통합 및 연대의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손 대표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권성주 전 혁신위원은 <일요시사>에 손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이방인이 집을 강탈하려는데 집주인이 도망갈 리 있나. 이젠 정말 안 되겠다고 합심한 집주인들이 이방인을 쫓아낼 거라 생각한다”며 “그래도 드러누워 버티겠다면 그때는 가족과 주변 지인분들이라도 나서서 말리셔야 한다. 당 구성원과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봐주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국·하태경 문제로 내홍 격화
버티는 손학규 계륵 신세 전락

손 대표는 계속되는 사퇴 압박에 지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서 “중요한 시기에 당을 분열시키고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였다. 그는 “‘조국 사태’를 기회로 보수연합을 꾀하는 것은 한국정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과 ‘반(反) 조국연대’를 결성한 바른정당계 중심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바미당과 한국당은 지난 16일 당내 부산시당 간 반조국연대를 결성했다.

지난 10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반조국 연대를 제안한 이후 성사된 첫 보수연합이다. 바른정당계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과 협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혀 양당 간 보수 통합이 첫발을 뗐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바미당 고위관계자는 “당 차원서 연대하는 것이 아님을 하태경 의원을 포함해 다 알고 있다”며 “바른정당계 입장에서는 한국당과 연대할 명분이 생긴 만큼 의외로 빨리 탈당과 보수통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손 대표는 “조국을 기회로 보수통합을 외칠 때가 아니다”며 한국당과의 연대에 선을 그었다. 조국 법무부장관이 제공한 보수통합의 명분을 차단하고 바른정당계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손 대표의 ‘버티기 모드’에는 한국당과 통합하려는 바른정당계를 막겠다는 판단과 바미당을 제3지대의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확립하고자 하는 의지가 배경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당 핵심 관계자는 “유 의원의 지난 창당 및 탈당 이력을 봤을 때 또 다시 탈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낮게 봤다.

합의이혼
가능할까?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서 “손 대표는 한국당과의 통합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바른정당계는 통합에 대한 의구심이나 불신을 해소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최고위원은 “유승민 전 대표가 한국당과 합당하지 않는다, 바미당으로 출마하고 여기서 승부를 보겠다고 선언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훈수했다. 그는 갈등 상황이 계속된다면 분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손 대표의 또다른 측근인 바미당 임재훈 사무총장은 “일부 의원들이 오직 ‘손학규 퇴진’에 정치적 목숨을 거는 것 같다”고 비판하며 퇴진파 의원들이 한국당과의 통합은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는 대국민선언을 한다면 당내 모든 상황에 대해 전향적으로 대화하고 협력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임 사무총장은 한국당과의 조국연대에 대해서는 “바미당과 한국당간 합당은 거듭 있을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고,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강하게 못 박았다.
 

▲ 최고위원회의서 발언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입장 차이가 사안마다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지난 18일 바미당 윤리위원회는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한 6개월 당직 직무정지 징계를 의결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해 윤리위에 제소된 상태였다.

하 의원은 이날 윤리위 의결 직후 SNS를 통해 ‘원천무효’라며 “최고위원 과반수가 불신임한 윤리위원장은 자동 자격 상실”이라고 언급했다.

윤리위 징계가 있던 날 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등 비당권파 최고위원 5명은 손 대표에게 안병원 당 윤리위원장의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하며 맞불을 놨다. 지난 보궐선거 여론조사업체 선정 및 여론조사 관련 사기, 업무상 배임 사건과 관련해 안 위원장의 중립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손 대표는 “윤리위의 운영에 일절 관여한 바 없다. 혹시나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 봐 안 위원장을 비롯해 윤리위원들에게 추석인사도 드리지 않았다”고 대응했다.

또 다른
보수연합?

손 대표의 하 최고위원 징계 결정에 따라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역학 구도에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하 최고위원의 직무정지로 구도가 4대4로 동률이 됐고, 당헌·당규상 손 대표가 의결권을 잡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당권파 측은 최고위원 과반수 동의로 안 윤리위원장의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한 만큼 징계가 원천무효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권 전 혁신위원은 하 최고위원의 징계를 두고 “당 사당화를 위한 과욕”이라며 “어떤 기관보다 중립적이고 공정해야할 윤리위원회가 당 대표 한 사람의 사욕을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징계를 감행한 것 자체가 징계감”이라고 주장했다.

바미당 핵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내 실무를 맡고 있는 당직자들 사이에선 윤리위 개최 성립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징계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 원내대표 측에서 최고위의 과반 동의로 안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최고위서 먼저 윤리위원장의 신임을 논의한 후 하 최고위원의 징계 여부를 따지는 것이 정당한 절차라는 얘기다. 그는 “절차까지 무시하면서 당직 정지를 하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비당권파 최고위원 4인은 윤리위 징계 결과에 따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방안도 고려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 손 대표 체제로 나아가는 데 비당권파가 한계를 느끼고 손 대표를 직접 압박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정치권에선 바미당이 내홍으로 분당될 경우 야권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정당 보조금 문제 등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바미당 핵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임재훈 사무총장이 “호남계 의원들에게 합의이혼을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이후, 보조금을 통해 납입된 당 자산을 떼어줌과 동시에 안철수계 비례대표(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출당을 조건으로 탈당을 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당되면…어디로 붙을까?
빅텐트에 개혁 엔진 장착?

이와 관련된 의혹 제기에 임 사무총장은 “너무 앞서나가는 추측으로 사실 무근”이라며 “신뢰가 없는데 어떻게 정당보조금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 거명된 의원들과 관련된 얘기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언론 쪽에서 분당 가능성을 물어볼 때 합의이혼 가능성이 있다 정도로만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바미당의 내홍은 대안정치연대의 복당 문제와도 직결돼있는 사안이다.

임 사무총장은 지난달 9일 최고위원회의서 “만약 일부 의원들이 바미당에 개별적으로 온다면, 현재 당헌·당규상 녹록치 않기에 몇 가지 장애물을 제거해야 하지만 전향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대안정치연대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 바미당 내 당권파를 중심으로 지난 달에 탈당을 선언한 대안정치연대의 영입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바미당 내 당권파 인사는 “평화당 비당권파 의원 중 일부가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안철수 전 바른정당 공동대표

안 전 대표의 역할론 역시 계속해 대두되고 있다. 문 최고위원은 지난달 9일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안철수 전 대표는 조기에 귀국해 바른미래당을 총선 승리의 길로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손 대표와 안 전 대표, 유 의원 3명이 연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호남과 더 많은 개혁 세력을 포괄하는 빅텐트를 치고 거기에 개혁 엔진을 장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은 안?
그의 선택은?

안 전 대표의 측근인 이태규 의원이 지난달 독일에 있는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 복귀 시점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 측근은 “안 전 대표가 총선 전에 복귀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며 “조만간 들어올 수도 있고 좀 더 손 대표의 거취를 보고 복귀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손 대표의 버티기로 내홍이 더 격화될 것인지, 안 전 대표의 귀국으로 새로운 국면을 시작될지 바미당의 ‘미래’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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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