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가능한 휴게소 ③인제 내린천휴게소

강원의 속살을 시원하게 만나다

▲ 설계와 디자인이 독특한 내린천휴게소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 위에 떠 있는 건물이 눈길을 끈다. 국내 최초 상공(上空)형 휴게소인 내린천휴게소다. 휴게소 밑으로 차가 다니고, 도로 위 공간에서 사람들이 웃으며 이야기한다.

강원도 인제군에 자리한 내린천휴게소는 설계와 디자인이 독특하다. 밖에서 보면 휴게소는 곧 날아갈 비행기 같다. 하늘에서 보면 ‘V 자형’ 디자인이 독특하고, 상행선과 하행선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울창한 산세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산책하기 좋은 생태습지공원까지 갖춰, 잠시 쉬었다 가기에는 아쉽다.
 

▲ 밤에는 내린천교에 조명이 들어와 특별한 야경을 볼 수 있다.

세련된 내부

내린천휴게소의 가장 큰 미덕은 풍광에 있다. 옥상 전망대에 가면 굽이굽이 연결된 강원도 산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아래로 눈길을 돌리면 시원하게 흐르는 내린천이 들어온다. 오른쪽 아래는 학이 날개를 편 듯 우아한 내린천교가 보인다. 밤에는 내린천교에 조명이 들어와 특별한 야경을 볼 수 있다.
 

▲ 옥상 전망대에 있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옥상 전망대 중심까지 나무 데크로 이어진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산길을 걷는 듯 착각이 들기도 한다.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맑은 날도 멋지지만, 비 온 뒤 안개가 산등성이를 넘는 날 풍광은 더욱 환상적이다. 옥상 전망대에 2018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가 있어, 기념사진을 찍기도 좋다. 전망대 입구에 백두대간 설경 재현 조형물이 있다. 조형물 앞 그네 의자에 앉아 쉬면서 작품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도록 분리한 테이블과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

내린천휴게소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다. 4층 전망 카페에 가면 고급 호텔에 있는 기분이다. 시원한 유리창 덕분에 차를 마시며 근사한 강원도 산세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미술관처럼 높은 천장에는 반짝이는 소재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직사각형 테이블을 길게 이어놓은 여느 휴게소와 달리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을 분리했으며, 휴대전화 충전을 위해 콘센트 이용석도 따로 마련했다.
 

▲ 하늘에서 본 휴게소 건물은 ‘V 자형’이다.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 4층에 마련된 백두숨길관 제1전시실

내린천휴게소의 독특한 점은 휴게소 아래로 차가 다니는 장면이다. 휴게소 내부에서는 나들목 연결 도로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 하늘에서 본 휴게소 건물은 ‘V 자형’이다. 서울 방향에서 진입하면 겉보기에는 1층이지만 4층으로 표시된다. 1층은 양양 방향 휴게 공간, 4층은 서울 방향 휴게 공간으로 푸드 코트는 4층에 마련됐다. 3~4층에는 환경 전시관인 백두숨길관이 있다. 4층 제1전시실에서는 동홍천-양양고속도로와 인제양양터널 건설 과정을, 3층 제2전시실에서는 백두대간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지루해하는 아이들이 반기는 곳이다. 내린천휴게소는 우수한 국토 경관을 선정하는 2018대한민국국토대전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수상했다.
 

▲ 인제의 대표 농·특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인제군로컬푸드행복장터

설계·디자인 독특한 국내 최초 상공형 휴게소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강원도 자연 풍광

휴게소 음식도 건물만큼이나 다른 지역과 구별된다. 인제에서 키운 콩을 이용한 두부 요리와 용대리 황태로 만든 황태정식이 인기다. 죠스떡볶이, 바르다김선생, 퀴즈노스, 코나퀸즈, 던킨도너츠 등이 입점했다. 김용환 내린천휴게소 소장은 “인제와 양양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여행지이기 때문에, 강원도 전통 음식과 젊은 층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한다. 휴게소 외부에는 인제군로컬푸드행복장터가 있다. 인제에서 생산된 농·특산물 수십 종 가운데 황태와 오미자, 천연 조미료 ‘웰빙구시다’가 잘 팔린다.
 

▲ 내린천휴게소 생태습지공원에 핀 연꽃

내린천휴게소의 특징적인 장소로 생태습지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버드나무와 메타세쿼이아, 자작나무 같은 수목, 갈대와 애기부들, 창포, 가시연꽃 등 수생식물을 심어놓았다. 탐방로도 조성돼 한가롭게 산책하기 좋다.
 

▲ 무선 감지 센서로 화장실 이용자를 표시하는 서비스

2017년 오픈한 휴게소인 만큼 신기술도 곳곳에 반영됐다. 화장실에 무선 감지 센서를 적용해 이용자를 표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휴게소 입구에 들어서면 주차 가능 대수를 알 수 있는 대형 표지판이 마련돼, 혼잡도를 파악하기도 쉽다.
 

▲ 울울창창한 나무 사이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방태산자연휴양림의 2단 폭포

내린천휴게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혜의 자연으로 유명한 방태산자연휴양림이 있다. 활엽수가 울창하고 계곡이 시원해, 숲에 머무는 것만으로 편안함을 준다. 캠핑 마니아에게 손꼽히는 휴양림으로, 주말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울울창창한 나무 사이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2단 폭포는 비 온 뒤 찾으면 더욱 장쾌하다.
 

▲ 심마니가 산삼을 캔 자리에서 발견한 방동약수

휴양림 입구에서 가까운 방동약수는 물맛 좋기로 소문났다. 심마니가 산삼을 캔 자리에서 발견한 약수로, 탄산과 망간을 함유해 톡 쏘는 느낌이다. 약수터에서 만난 여행자가 “방동약수 맛은 변함이 없다”며, “방동약수로 밥을 지으면 찹쌀밥처럼 쫄깃해요”라고 귀띔한다.
 

▲ 내린천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

인제군을 가로지르는 내린천은 인제 모험 레포츠의 근간이 되는 명소다. 청정 지역으로 급류가 길며, 유속이 빠르고 느린 곳이 절묘하게 반복돼 래프팅 최적지로 꼽힌다. 래프팅과 리버 버깅은 물론 짚트랙, 번지점프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과 산이 어우러진 풍광은 레포츠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곡선으로 이어진 국도31호선을 따라 드라이브만 해도 만족스럽다.
 

▲ ‘숲속의 귀족’이라 불리는 자작나무 70만 그루가 밀집한 속삭이는자작나무숲

국도31호선을 달리다 보면 ‘숲속의 귀족’이라 불리는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 있다.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 한 시간 정도 걸으면 나무껍질이 새하얀 자작나무 숲을 만난다. 자작나무 70만그루가 밀집한 숲으로,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가 관리한다. 하절기(5월16일~10월31일)에는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지만, 오후 3시 이후 입산이 불가하니 시간에 유의하자.
 

▲ 박인환문학관과 시인을 형상화한 조형물 ‘시인의품’
▲ 1960년대 산촌의 생활 모습을 생동감 있게 꾸며놓은 인제산촌민속박물관

박인환문학관

여행 마무리는 인제읍에 있는 박인환문학관과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이 좋다. 박인환문학관은 한국 모더니즘 시대를 대표하는 박인환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곳으로, 해방 전 명동 거리를 재현했다. 문학관 외부에는 박인환 시인을 형상화한 ‘시인의품’이 있는데, 조형물 안에 앉으면 시가 흘러나온다. 박인환문학관 옆에 자리한 인제산촌민속박물관도 함께 들러보자. 1960년대 산촌의 생활 모습을 생동감 있게 꾸며놓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내린천휴게소→방태산자연휴양림→방동약수→속삭이는자작나무숲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내린천휴게소→방태산자연휴양림→방동약수→내린천
둘째 날: 속삭이는자작나무숲→박인환문학관→인제산촌민속박물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인제문화관광 http://tour.inje.go.kr
- 방태산자연휴양림 www.foresttrip.go.kr
- 내린천넷 www.naerinchon.net  

문의 전화
- 내린천휴게소 033)852-8619
- 인제관광정보센터 033)460-2170
-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1~4
- 방태산자연휴양림 033)463-8590
- 속삭이는자작나무숲(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 033)460-8014
- 박인환문학관 033)462-2086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현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5회(08:15~18:35)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현리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28번·31번·40번·42번·44번·52번 버스 이용, 하남1리 정류장 하차, 약 10분 소요. 내린천휴게소까지 도보 약 340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인제군대중교통정보 www.inje-pti.com

자가운전
올림픽대로 강일 IC 방면→천호대교 JC에서 강일 IC→미사대교→인제 IC에서 인제·내린천휴게소 방면→내린천휴게소

숙박 정보
- 방태산자연휴양림: 기린면 방태산길, 033)463-8590, www.foresttrip.go.kr
- 인제나르샤파크: 인제읍 비봉로44번길, 033)461-0141, www.inje-themepark.com
- 인제스피디움호텔·콘도: 기린면 상하답로, 1644-3366, www.speedium.co.kr
- 맑은물리조트: 기린면 내린천로, 033)463-8703, http://pwresort.com 
- 하늘내린호텔: 인제읍 비봉로, 033)463-5700, www.skythehotel.com
- 호텔스카이락: 인제읍 비봉로, 033)462-5551, http://skyl.modoo.at 


식당 정보
- 인제재래식손두부(두부전골): 인제읍 인제로178번길, 033)463-1858, https://inje0334631858.modoo.at
- 옛날원대막국수(막국수): 인제읍 자작나무숲길, 033)462-1515 
- 고향집(두부전골): 기린면 조침령로, 033)461-7391, www.033-461-7391.kti114.net
- 남북면옥(메밀국수): 인제읍 인제로178번길, 033)461-2219

주변 볼거리
백담사, 동국대학교 만해마을, 여초서예관, 공립인제내설악미술관, 곰배령, 아침가리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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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