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가능한 휴게소 ③인제 내린천휴게소

강원의 속살을 시원하게 만나다

▲ 설계와 디자인이 독특한 내린천휴게소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도로 위에 떠 있는 건물이 눈길을 끈다. 국내 최초 상공(上空)형 휴게소인 내린천휴게소다. 휴게소 밑으로 차가 다니고, 도로 위 공간에서 사람들이 웃으며 이야기한다.

강원도 인제군에 자리한 내린천휴게소는 설계와 디자인이 독특하다. 밖에서 보면 휴게소는 곧 날아갈 비행기 같다. 하늘에서 보면 ‘V 자형’ 디자인이 독특하고, 상행선과 하행선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울창한 산세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산책하기 좋은 생태습지공원까지 갖춰, 잠시 쉬었다 가기에는 아쉽다.
 

▲ 밤에는 내린천교에 조명이 들어와 특별한 야경을 볼 수 있다.

세련된 내부

내린천휴게소의 가장 큰 미덕은 풍광에 있다. 옥상 전망대에 가면 굽이굽이 연결된 강원도 산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아래로 눈길을 돌리면 시원하게 흐르는 내린천이 들어온다. 오른쪽 아래는 학이 날개를 편 듯 우아한 내린천교가 보인다. 밤에는 내린천교에 조명이 들어와 특별한 야경을 볼 수 있다.
 

▲ 옥상 전망대에 있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옥상 전망대 중심까지 나무 데크로 이어진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산길을 걷는 듯 착각이 들기도 한다. 구름이 두둥실 떠 있는 맑은 날도 멋지지만, 비 온 뒤 안개가 산등성이를 넘는 날 풍광은 더욱 환상적이다. 옥상 전망대에 2018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가 있어, 기념사진을 찍기도 좋다. 전망대 입구에 백두대간 설경 재현 조형물이 있다. 조형물 앞 그네 의자에 앉아 쉬면서 작품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도록 분리한 테이블과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

내린천휴게소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세련된 내부 인테리어다. 4층 전망 카페에 가면 고급 호텔에 있는 기분이다. 시원한 유리창 덕분에 차를 마시며 근사한 강원도 산세를 눈에 담을 수 있다. 미술관처럼 높은 천장에는 반짝이는 소재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직사각형 테이블을 길게 이어놓은 여느 휴게소와 달리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도록 테이블을 분리했으며, 휴대전화 충전을 위해 콘센트 이용석도 따로 마련했다.
 

▲ 하늘에서 본 휴게소 건물은 ‘V 자형’이다.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 4층에 마련된 백두숨길관 제1전시실

내린천휴게소의 독특한 점은 휴게소 아래로 차가 다니는 장면이다. 휴게소 내부에서는 나들목 연결 도로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 하늘에서 본 휴게소 건물은 ‘V 자형’이다. 서울 방향에서 진입하면 겉보기에는 1층이지만 4층으로 표시된다. 1층은 양양 방향 휴게 공간, 4층은 서울 방향 휴게 공간으로 푸드 코트는 4층에 마련됐다. 3~4층에는 환경 전시관인 백두숨길관이 있다. 4층 제1전시실에서는 동홍천-양양고속도로와 인제양양터널 건설 과정을, 3층 제2전시실에서는 백두대간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지루해하는 아이들이 반기는 곳이다. 내린천휴게소는 우수한 국토 경관을 선정하는 2018대한민국국토대전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수상했다.
 

▲ 인제의 대표 농·특산물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인제군로컬푸드행복장터

설계·디자인 독특한 국내 최초 상공형 휴게소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강원도 자연 풍광

휴게소 음식도 건물만큼이나 다른 지역과 구별된다. 인제에서 키운 콩을 이용한 두부 요리와 용대리 황태로 만든 황태정식이 인기다. 죠스떡볶이, 바르다김선생, 퀴즈노스, 코나퀸즈, 던킨도너츠 등이 입점했다. 김용환 내린천휴게소 소장은 “인제와 양양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여행지이기 때문에, 강원도 전통 음식과 젊은 층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한다. 휴게소 외부에는 인제군로컬푸드행복장터가 있다. 인제에서 생산된 농·특산물 수십 종 가운데 황태와 오미자, 천연 조미료 ‘웰빙구시다’가 잘 팔린다.
 

▲ 내린천휴게소 생태습지공원에 핀 연꽃

내린천휴게소의 특징적인 장소로 생태습지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버드나무와 메타세쿼이아, 자작나무 같은 수목, 갈대와 애기부들, 창포, 가시연꽃 등 수생식물을 심어놓았다. 탐방로도 조성돼 한가롭게 산책하기 좋다.
 

▲ 무선 감지 센서로 화장실 이용자를 표시하는 서비스

2017년 오픈한 휴게소인 만큼 신기술도 곳곳에 반영됐다. 화장실에 무선 감지 센서를 적용해 이용자를 표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휴게소 입구에 들어서면 주차 가능 대수를 알 수 있는 대형 표지판이 마련돼, 혼잡도를 파악하기도 쉽다.
 

▲ 울울창창한 나무 사이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방태산자연휴양림의 2단 폭포

내린천휴게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천혜의 자연으로 유명한 방태산자연휴양림이 있다. 활엽수가 울창하고 계곡이 시원해, 숲에 머무는 것만으로 편안함을 준다. 캠핑 마니아에게 손꼽히는 휴양림으로, 주말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울울창창한 나무 사이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2단 폭포는 비 온 뒤 찾으면 더욱 장쾌하다.
 

▲ 심마니가 산삼을 캔 자리에서 발견한 방동약수

휴양림 입구에서 가까운 방동약수는 물맛 좋기로 소문났다. 심마니가 산삼을 캔 자리에서 발견한 약수로, 탄산과 망간을 함유해 톡 쏘는 느낌이다. 약수터에서 만난 여행자가 “방동약수 맛은 변함이 없다”며, “방동약수로 밥을 지으면 찹쌀밥처럼 쫄깃해요”라고 귀띔한다.
 

▲ 내린천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

인제군을 가로지르는 내린천은 인제 모험 레포츠의 근간이 되는 명소다. 청정 지역으로 급류가 길며, 유속이 빠르고 느린 곳이 절묘하게 반복돼 래프팅 최적지로 꼽힌다. 래프팅과 리버 버깅은 물론 짚트랙, 번지점프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과 산이 어우러진 풍광은 레포츠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곡선으로 이어진 국도31호선을 따라 드라이브만 해도 만족스럽다.
 

▲ ‘숲속의 귀족’이라 불리는 자작나무 70만 그루가 밀집한 속삭이는자작나무숲

국도31호선을 달리다 보면 ‘숲속의 귀족’이라 불리는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 있다. 입구에서 임도를 따라 한 시간 정도 걸으면 나무껍질이 새하얀 자작나무 숲을 만난다. 자작나무 70만그루가 밀집한 숲으로,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가 관리한다. 하절기(5월16일~10월31일)에는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지만, 오후 3시 이후 입산이 불가하니 시간에 유의하자.
 

▲ 박인환문학관과 시인을 형상화한 조형물 ‘시인의품’
▲ 1960년대 산촌의 생활 모습을 생동감 있게 꾸며놓은 인제산촌민속박물관

박인환문학관

여행 마무리는 인제읍에 있는 박인환문학관과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이 좋다. 박인환문학관은 한국 모더니즘 시대를 대표하는 박인환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곳으로, 해방 전 명동 거리를 재현했다. 문학관 외부에는 박인환 시인을 형상화한 ‘시인의품’이 있는데, 조형물 안에 앉으면 시가 흘러나온다. 박인환문학관 옆에 자리한 인제산촌민속박물관도 함께 들러보자. 1960년대 산촌의 생활 모습을 생동감 있게 꾸며놓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내린천휴게소→방태산자연휴양림→방동약수→속삭이는자작나무숲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내린천휴게소→방태산자연휴양림→방동약수→내린천
둘째 날: 속삭이는자작나무숲→박인환문학관→인제산촌민속박물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인제문화관광 http://tour.inje.go.kr
- 방태산자연휴양림 www.foresttrip.go.kr
- 내린천넷 www.naerinchon.net  

문의 전화
- 내린천휴게소 033)852-8619
- 인제관광정보센터 033)460-2170
- 인제군청 문화관광과 033)460-2081~4
- 방태산자연휴양림 033)463-8590
- 속삭이는자작나무숲(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 033)460-8014
- 박인환문학관 033)462-2086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현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5회(08:15~18:35)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현리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28번·31번·40번·42번·44번·52번 버스 이용, 하남1리 정류장 하차, 약 10분 소요. 내린천휴게소까지 도보 약 340m.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인제군대중교통정보 www.inje-pti.com

자가운전
올림픽대로 강일 IC 방면→천호대교 JC에서 강일 IC→미사대교→인제 IC에서 인제·내린천휴게소 방면→내린천휴게소

숙박 정보
- 방태산자연휴양림: 기린면 방태산길, 033)463-8590, www.foresttrip.go.kr
- 인제나르샤파크: 인제읍 비봉로44번길, 033)461-0141, www.inje-themepark.com
- 인제스피디움호텔·콘도: 기린면 상하답로, 1644-3366, www.speedium.co.kr
- 맑은물리조트: 기린면 내린천로, 033)463-8703, http://pwresort.com 
- 하늘내린호텔: 인제읍 비봉로, 033)463-5700, www.skythehotel.com
- 호텔스카이락: 인제읍 비봉로, 033)462-5551, http://skyl.modoo.at 


식당 정보
- 인제재래식손두부(두부전골): 인제읍 인제로178번길, 033)463-1858, https://inje0334631858.modoo.at
- 옛날원대막국수(막국수): 인제읍 자작나무숲길, 033)462-1515 
- 고향집(두부전골): 기린면 조침령로, 033)461-7391, www.033-461-7391.kti114.net
- 남북면옥(메밀국수): 인제읍 인제로178번길, 033)461-2219

주변 볼거리
백담사, 동국대학교 만해마을, 여초서예관, 공립인제내설악미술관, 곰배령, 아침가리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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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