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1세대 페미니스트 김재원 ‘여원뉴스’ 회장
<일요초대석> 1세대 페미니스트 김재원 ‘여원뉴스’ 회장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9.09.23 09:45
  • 호수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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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의회로 진출하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9년을 갈등과 혐오의 시대라고도 말한다. 사회 곳곳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남녀 갈등이다. 양쪽으로 갈라진 남녀는 서로에 대한 혐오성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해결책은 없을까.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lt;여원뉴스&gt; 김재원 회장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여원뉴스> 김재원 회장

김재원 <여원뉴스> 회장은 1세대 페미니스트를 대표하는 운동가 중 한 사람이다. 매 맞는 아내들을 위한 캠페인을 10년 넘게 했으며, 그들의 피해 사실을 기록으로 남겼다. 1978년엔 국내 대표 여성잡지 중 하나인 <여원>을 인수, 여성들에게 족쇄가 될 수 있는 ‘현모양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운동도 펼쳤다. <DJ식 성공법> <이희호의 메이아이헬프유> 저자이기도 한 김 회장을 <일요시사>가 만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DJ식 성공법> <이희호의 메이아이헬프유> 책의 저자다.

▲거의 동시에 출간했다. <이희호의 메이아이헬프유>를 쓰려고 할 때 <브레이크뉴스>서 DJ식 성공법에 대한 연재를 제안했다. 그래서 총 24회 연재했다.

- DJ와 이희호 여사, 두 분에 대해 책을 낸 이유는?
▲내가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를 부러워하고 샘낸 적이 있다. 책을 쓰기 위해 취재하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대통령이 되시기 전이었는데, DJ는 내가 못한 것, 물론 난 대통령도 못해봤지만 동교동집 문패를 ‘김대중’이 아니라 ‘김대중·이희호’라고 썼다. 그걸 보고 여성 문제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정말 부러웠다. 나는 왜 저것을 못했나. 무지하게 질투가 났다. 그때부터 DJ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연재까지 하게 됐다.

- DJ와의 만남은?
▲두 번 만난 적 있다. 한 번은 불러서, 또 한 번은 모임이었다. 불러서 갔을 때는 국회의원으로 한 번 나올 의향이 있는지 묻더라. DJ가 망명하고 돌아왔을 때 홍보담당을 시켜 주로 강남 쪽에서 반상회 중심으로 인기투표를 했는데, 내가 1위였다고 하더라. 반상회 대부분이 여성이지 않나. 

- 그래서 어떻게 답했나.
▲나는 그쪽으로는 안 가고 내 길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니 DJ도 ‘잘하셨소’라고 하더라.

- 이희호 여사를 만난 적은?
▲DJ보다 더 자주 봤다. 행사장서도 보고 모임서도 여러 번 봤다.

- 어떤 모습이었나.
▲시대가 필요로 하는 여성 리더의 모습이었다. 다른 여성들은 감정에 휘둘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희호 여사는 위급한 상황서도 냉정함을 유지했다. DJ가 경찰에 끌려가도 흔들리지 않고 대책을 찾아냈다.
 

▲ 김재원 <여원뉴스> 회장

- 두 분께서 이룬 업적이 많다. 두 분에 대한 책을 쓴 사람으로서 하나만 꼽아준다면.
▲‘가족법 개정안’이다. 이희호 여사와 국내 최초의 여류 변호사인 이태영 변호사는 37년 동안 가족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지만, 국회는 이를 계속적으로 폐기했었다. 결국 당시 국회의원이던 DJ가 앞장서 가족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 가족법 개정안의 사회적 의미는?
▲예전에는 남편이 때리면 맞은 아내가 직접 가서 신고해야 했다. 제3자 신고가 되지 않았다. 매맞은 아내들은 신고를 할 수 없었다. 신고와 동시에 이혼이 성립돼서다. 경찰이 말리지도 못했다. 부부의 일이니까. 그런데 가족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제3자도 신고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의미가 큰 이유는, 지금도 경찰이 부부싸움이라고 해서 달려갔다가 그냥 오는 경우가 많다. 가정사라는 이유로 말이다. 지금도 그런데 그때는 오죽했겠나.

매 맞는 아내들을 위한 캠페인

여성임원할당제 “역차별 아냐”

- 저자 본인도 매 맞는 아내들을 위한 운동을 펼친 것으로 안다. 
▲나는 평생 여성을 위해 일했다. 1970년대는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잘 안 쓰던 시대였다. 당시 나는 페미니즘을 얘기하고, 매 맞는 아내들을 위해 적극 변론에 나섰다. 매 맞는 아내를 위한 캠페인을 10년 넘게 했다. 때로는 매 맞는 아내들의 수기만 지면에 실었다. 주변에선 내가 폭탄을 터트렸다고 말하더라. 아주 어두운 시대였고, 여성인권은 땅에 떨어졌다. 남편한테 그렇게 맞고도 신고를 못했다. 이혼이 그렇게 무서웠던 것이다.

- 저출산 문제를 페미니즘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출산율이 ‘1’이 채 안 된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쓴다. 그런데 지금 성공하고 있나? 꼴찌가 됐다. 여성들이 왜 출산을 하지 않나. 전 세계적으로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내 인생이 손해 본다는 것, 거기에 집약돼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손해를 보지 않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성임원할당제가 대표적이다. 노르웨이서 2003년에 시작해 2008년에 완성됐다. 내용은 크게 2가지다. 정부 투자 기업 및 상장 회사는 여성 임원의 비율을 40%로 하라, 안하면 벌금은 물론이고 상장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노르웨이가 여성임원할당제를 시작하자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등 주변국들이 모두 이를 도입해 저출산 문제에 대응했다. 난 그때 엄청나게 흥분했다. 아마 우리나라서 여성임원할당제를 가장 많이 얘기한 사람이 나일 것이다.

- 여성임원할당제와 관련해서는 논쟁이 심하다. 역차별에 대한 의견은?
▲아직 역차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이나 국회, 지방자치단체서 여성의 비율이 50%를 넘어섰다고 한다면 역차별이 맞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나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 때 ‘이 당, 저 당 가리지 않고 여성 후보 밀어주자’라는 캠페인을 펼쳤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지방선거 때는 효과를 본 듯도 하다. 왜 여성들이 의석을 많이 차지해야 하나. 아무리 주장이 좋아도 소용없다. 법제화돼야 움직인다. 법제화하려면 국회나 지방의회가 움직여야 한다.

- 여성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해줄 말은?
▲이희호 여사 때는 남녀가 갈라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꽤 갈라졌다. 남성을 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동반자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남성을 이끌어가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남성과 리더십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나는 지금보다 의회에 여성들이, 특히 지방의회에는 여성들이 지금보다 몇 배는 늘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의회의 여성 비율은 형편없다. 그렇기에 여성을 위한 입법이 쉽지 않다. 의회로 여성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


<chm@ilyosisa.co.kr>


[김재원은?]

▲서울 출생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중앙일보> 기자, 편집국 주간부장, 여성부장 역임
▲월간지 <여원> <신부> 등 8개 잡지 발행인
▲<여원뉴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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