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1세대 페미니스트 김재원 ‘여원뉴스’ 회장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9.23 09:41:16
  • 호수 12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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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의회로 진출하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9년을 갈등과 혐오의 시대라고도 말한다. 사회 곳곳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남녀 갈등이다. 양쪽으로 갈라진 남녀는 서로에 대한 혐오성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해결책은 없을까.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lt;여원뉴스&gt; 김재원 회장

김재원 <여원뉴스> 회장은 1세대 페미니스트를 대표하는 운동가 중 한 사람이다. 매 맞는 아내들을 위한 캠페인을 10년 넘게 했으며, 그들의 피해 사실을 기록으로 남겼다. 1978년엔 국내 대표 여성잡지 중 하나인 <여원>을 인수, 여성들에게 족쇄가 될 수 있는 ‘현모양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운동도 펼쳤다. <DJ식 성공법> <이희호의 메이아이헬프유> 저자이기도 한 김 회장을 <일요시사>가 만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DJ식 성공법> <이희호의 메이아이헬프유> 책의 저자다.
▲거의 동시에 출간했다. <이희호의 메이아이헬프유>를 쓰려고 할 때 <브레이크뉴스>서 DJ식 성공법에 대한 연재를 제안했다. 그래서 총 24회 연재했다.

- DJ와 이희호 여사, 두 분에 대해 책을 낸 이유는?
▲내가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를 부러워하고 샘낸 적이 있다. 책을 쓰기 위해 취재하다가 알게 된 사실이다. 대통령이 되시기 전이었는데, DJ는 내가 못한 것, 물론 난 대통령도 못해봤지만 동교동집 문패를 ‘김대중’이 아니라 ‘김대중·이희호’라고 썼다. 그걸 보고 여성 문제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정말 부러웠다. 나는 왜 저것을 못했나. 무지하게 질투가 났다. 그때부터 DJ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연재까지 하게 됐다.

- DJ와의 만남은?
▲두 번 만난 적 있다. 한 번은 불러서, 또 한 번은 모임이었다. 불러서 갔을 때는 국회의원으로 한 번 나올 의향이 있는지 묻더라. DJ가 망명하고 돌아왔을 때 홍보담당을 시켜 주로 강남 쪽에서 반상회 중심으로 인기투표를 했는데, 내가 1위였다고 하더라. 반상회 대부분이 여성이지 않나. 

- 그래서 어떻게 답했나.
▲나는 그쪽으로는 안 가고 내 길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니 DJ도 ‘잘하셨소’라고 하더라.


- 이희호 여사를 만난 적은?
▲DJ보다 더 자주 봤다. 행사장서도 보고 모임서도 여러 번 봤다.

- 어떤 모습이었나.
▲시대가 필요로 하는 여성 리더의 모습이었다. 다른 여성들은 감정에 휘둘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희호 여사는 위급한 상황서도 냉정함을 유지했다. DJ가 경찰에 끌려가도 흔들리지 않고 대책을 찾아냈다.
 

- 두 분께서 이룬 업적이 많다. 두 분에 대한 책을 쓴 사람으로서 하나만 꼽아준다면.
▲‘가족법 개정안’이다. 이희호 여사와 국내 최초의 여류 변호사인 이태영 변호사는 37년 동안 가족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했지만, 국회는 이를 계속적으로 폐기했었다. 결국 당시 국회의원이던 DJ가 앞장서 가족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 가족법 개정안의 사회적 의미는?
▲예전에는 남편이 때리면 맞은 아내가 직접 가서 신고해야 했다. 제3자 신고가 되지 않았다. 매맞은 아내들은 신고를 할 수 없었다. 신고와 동시에 이혼이 성립돼서다. 경찰이 말리지도 못했다. 부부의 일이니까. 그런데 가족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제3자도 신고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의미가 큰 이유는, 지금도 경찰이 부부싸움이라고 해서 달려갔다가 그냥 오는 경우가 많다. 가정사라는 이유로 말이다. 지금도 그런데 그때는 오죽했겠나.

매 맞는 아내들을 위한 캠페인
여성임원할당제 “역차별 아냐”

- 저자 본인도 매 맞는 아내들을 위한 운동을 펼친 것으로 안다. 
▲나는 평생 여성을 위해 일했다. 1970년대는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잘 안 쓰던 시대였다. 당시 나는 페미니즘을 얘기하고, 매 맞는 아내들을 위해 적극 변론에 나섰다. 매 맞는 아내를 위한 캠페인을 10년 넘게 했다. 때로는 매 맞는 아내들의 수기만 지면에 실었다. 주변에선 내가 폭탄을 터트렸다고 말하더라. 아주 어두운 시대였고, 여성인권은 땅에 떨어졌다. 남편한테 그렇게 맞고도 신고를 못했다. 이혼이 그렇게 무서웠던 것이다.

- 저출산 문제를 페미니즘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출산율이 ‘1’이 채 안 된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쓴다. 그런데 지금 성공하고 있나? 꼴찌가 됐다. 여성들이 왜 출산을 하지 않나. 전 세계적으로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내 인생이 손해 본다는 것, 거기에 집약돼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손해를 보지 않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성임원할당제가 대표적이다. 노르웨이서 2003년에 시작해 2008년에 완성됐다. 내용은 크게 2가지다. 정부 투자 기업 및 상장 회사는 여성 임원의 비율을 40%로 하라, 안하면 벌금은 물론이고 상장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노르웨이가 여성임원할당제를 시작하자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등 주변국들이 모두 이를 도입해 저출산 문제에 대응했다. 난 그때 엄청나게 흥분했다. 아마 우리나라서 여성임원할당제를 가장 많이 얘기한 사람이 나일 것이다.

- 여성임원할당제와 관련해서는 논쟁이 심하다. 역차별에 대한 의견은?
▲아직 역차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이나 국회, 지방자치단체서 여성의 비율이 50%를 넘어섰다고 한다면 역차별이 맞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나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 때 ‘이 당, 저 당 가리지 않고 여성 후보 밀어주자’라는 캠페인을 펼쳤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지방선거 때는 효과를 본 듯도 하다. 왜 여성들이 의석을 많이 차지해야 하나. 아무리 주장이 좋아도 소용없다. 법제화돼야 움직인다. 법제화하려면 국회나 지방의회가 움직여야 한다.

- 여성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해줄 말은?
▲이희호 여사 때는 남녀가 갈라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꽤 갈라졌다. 남성을 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동반자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남성을 이끌어가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남성과 리더십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나는 지금보다 의회에 여성들이, 특히 지방의회에는 여성들이 지금보다 몇 배는 늘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의회의 여성 비율은 형편없다. 그렇기에 여성을 위한 입법이 쉽지 않다. 의회로 여성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


<chm@ilyosisa.co.kr>


[김재원은?]

▲서울 출생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중앙일보> 기자, 편집국 주간부장, 여성부장 역임
▲월간지 <여원> <신부> 등 8개 잡지 발행인
▲<여원뉴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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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