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까지 운영하는 한라그룹, 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9.09 10:23:52
  • 호수 1235호
  • 댓글 0개

운동하려면 1년에 200만원?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한라그룹이 헬스장 사업을 확장했다. 이 헬스장은 개인 맞춤형 운동서 사우나까지 갖춘 고급화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한라그룹이 오픈한 프리미엄 헬스장에 대해 알아봤다.
 

▲ 시그마스포츠

웰빙 열풍이 불면서 최근 들어 헬스장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주변으로 헬스장이 몰려있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헬스장은 고객 유치를 위해 과도한 경쟁에 내몰려 있는 게 현실이다.

2호점 오픈

1개월 3만원, 3개월 10만원 등 저렴한 가격 마케팅을 하는 헬스장은 많다. 이와는 반대로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워 회원을 유치하는 헬스장이 있다. 바로 한라그룹 자회사 한라개발이 운영하는 시그마스포츠클럽이다. 

한라개발이 지난 1996년 설립됐다. 1998년 한라그룹 임원 출신 김모씨에게 지분 99.9%를 매각하며 ‘시그마개발’로 사명을 변경했다. 시그마개발은 2006년 다시 한라개발로 사명을 바꿨고, 2012년 지분 약 51%를 한라그룹에 매각하며 계열사가 됐다.

그렇게 한라가 지배권을 가진 12개 자회사 중 한 곳이 됐다. 이후 한라개발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한 자릿수 성장서 그쳤던 한라개발이 자회사로 들어서자 두 자릿수로 껑충 뛰었다. 2009년 매출 규모가 처음으로 100억원대를 돌파했다. 


한라개발의 매출은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가 확장됐다. 한라의 자회사가 된 지 2년째인 2013년 18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세를 몰아 2016년 202억원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라개발은 올해 헬스장 사업을 확장했다. 한라개발이 운영하는 시그마스포츠클럽 2호점이 올해 1월7일 서울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빌딩 지하에 개장한 것이다. 1호점은 23년 전인 1996년 잠실서 개관했다. 잠실역에 있는 한라개발 사옥인 시그마타워 준공과 함께 시작된 시그마스포츠클럽 잠실점은 지하 1층서 스파, 필라테스, 수영장 등을 운영하며 종합 스포츠센터로 자리 잡았다.

고가 프리미엄 전략 내세워 회원 유치
그룹 임원 출신에 지분 넘겼다 재매입

시그마스포츠클럽 SFC점은 헬스 및 골프 종목 외에도 개인 맞춤형 트레이너 시스템인 독일 운동기구 밀론이 비치됐으며 약 500여평 면적이다. 이외에도 이용고객을 위해 헬스 웨이트 존과 유산소 존을 분리하고 스크린 골프장과 밀론을 하는 존도 따로 만들었다. 

남녀 사우나 중간에 독립공간을 만들어 개인사물함을 설치했으며 지하기 때문에 첨단 오존 발생 시스템인 마이크로 플라스마를 설치해 공기 중의 각종 세균을 비롯한 암모니아, 황화수소, 젖산 등의 악취 물질까지도 감소시켜 쾌적한 운동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기청정기, 방향 디퓨저, 공기 정화식물 등이 설치됐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잠실점과 SFC점은 수영장의 유무로 인해 가격 차이가 있다. 잠실점은 수영·골프·헬스를 할 경우 1년간 264만원, 같은 기간 SFC점은 헬스·골프·밀론·사우나를 할 경우 190만원이다. SFC점은 PT 100회에 550만원, 스페셜 PT는 100회에 650만원, 듀얼 PT는 30회에 122만8000원, 4:1 PT는 10회 20만원이다. 골프 레슨은 20회에 54만원으로 책정됐다.


SFC점 관계자는 “밀론은 독일서 가져온 기계로 회원의 맞춤 전용 운동 시스템이다. 개인 카드를 꽂아 신체를 분석해 준 다음 고객에게 맞는 무게, 신장, 팔, 다리의 길이 등을 맞춰 최적의 상태로 세팅돼 운동하게 해준다.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효과를 낼 수 있어 약 30분 만에 130% 효과가 입증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지어진 건물이라 기계가 최신식이며 러닝머신의 가격이 900만원 수준이라 고객들은 운동 기구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스크린골프, 아쿠아로빅, GX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며 셔틀버스, 미용실, 카페도 운영하며 고객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한 트레이너는 “가격이 나가는 휘트니스 센터의 경우 호텔이나 기업을 끼고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넓은 헬스장을 운영하려면 월세를 감당하기가 힘들어 건물주가 아닌 이상 힘들다”고 전했다. 

자회사

한라개발 관계자는 “1996년 사옥이 생기면서 시그마스포츠클럽 잠실점을 운영하게 됐고 올해 개장한 2호점은 매물이 생겨서 한 것일뿐 다른 의미는 없다”며 “3호점에 대한 계획은 나온 것이 없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프리미엄 헬스장 얼마?

국내서 가장 비싼 헬스장은 얼마나 할까? 포시즌스 서울 호텔은 입회보증금이 1억원부터 시작한다. 입회보증금을 내고도 따로 연회비를 내야 하는 가격이 348만원이다. 러닝머신은 유명브랜드인 테크노 짐으로 한 대당 2000만원이다.

필라테스 수업의 경우 100만원 수준이다. 호텔 투숙객들은 무료로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신발과 옷을 무료로 대여해준다. 또 과일이 담긴 미니 샐러드들이 냉장고에 담겨있어 시식이 가능하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입회보증금만 1억300만원이며 연회비는 372만원이다. 실내 클라이밍을 할 수 있게 인공암벽이 1층에 설치돼있으며 서킷 트레이닝, 보디컨디셔닝, 요가, 골프 등 다양한 클래스가 진행된다. 출구 쪽에는 안마의자도 비치됐다. 

롯데 시그니엘 호텔의 회원가는 보증금 1억3000만원이며 연회비는 363만원이다. 헬스장을 비롯해 수영장, 사우나, GX룸 등 모든 시설을 이용이 가능하다. 

인터컨티넨탈 코엑스는 입회보증금은 4600만원이며 연회비는 350만원이다. 이 헬스장에도 사우나, GX, 수영장, 실내 골프 연습장 등이 포함돼 있다. 투숙객의 경우 운동복과 신발, 양말 등을 무료로 대여해준다. 

콘래드 호텔은 헬스장, 수영장 포함한 가격이 보증금 4250만원이며 연회비 348만원이다. 피트니스 클럽에 등록하면 골프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어폰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쉐라톤 신도림 디큐브시티 호텔의 헬스장 가격은 보증금 2500만원, 연회비 278만원이다. 헬스장, 사우나, 골프장까지 횟수 제한 없이 이용이 가능하며 이어폰도 제공한다. <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