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숙원과 쓴소리

“나는 언제나 민심에만 찬성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기득권과 지역주의의 낡은 정치를 타파해야 ‘민심 그대로의 국회’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필요하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에게 선거제 개혁은 오래된 숙원이다. 그에게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과 정의당의 앞날에 대해 물었다.
 

▲ 심상정 정의당 대표

지난 8월 국회에선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정안이 진통 끝에 의결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총선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했다면 정의당은 8석을 더 얻을 수 있었다. 선거제 개정이 내년 총선 전 통과되면 정의당에게 진보정당으로 약진할 수 있는 큰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다음은 심 대표와의 일문일답.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을 당에서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 선거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987년 이후 32년 동안 바뀌지 않고 있는 소선거구 승자 독식 선거제도는 국회의 협치를 불가능하게 하고 사회통합과 민생개혁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비례대표 의석수는 소선거구 제도와 비례대표 선거를 같이 하는 나라들 가운데 최하위 수준입니다.(비례의석 비율 15.7%, 지역구:비례의석 비율 5.38:1) 비례대표 수를 늘리려면 지역구 국회의원 수를 줄이거나 의원 정수를 늘려야 하는데 어느 쪽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나요?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해답입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다원화된 민의와 지역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유일한 선거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 정치가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체제서 다당제 구도로 전환돼야 하고요. 현 국회의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 구조에선 빈익빈부익부, 특정 지역 소외 현상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7월 한국당이 정개특위위원장 자리를 요구 했습니다.
 ▲한국당이 심상정 위원장 교체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은 정개특위 차원의 의결을 저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정개특위위원장 교체는 국회의 운영 관례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방향 잃은 대한민국
가야할 길 제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내려 놓으셨습니다.
▲30년 숙원과제인 선거제 개혁을 이루는 데 무엇이 가장 바람직한가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했습니다.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정개특위위원장으로 선임됐는데 홍 의원이 선거제도 개혁 협상과 의결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한국당의 정략적 발상에 의해 위원장 자리서 해고(?)당했지만 대승적 견지 차원서 물러났죠.

-한국당과 여야 4당의 이견 차가 극심한 상황입니다.
▲선거제가 정개특위서 통과됐으니 이제 90일간의 법사위 및 본회의 처리만 남았습니다. 한국당 포함 여야 5당이 충분히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 거죠. 국회서 의지만 가진다면 얼마든지 선거법 처리는 가능한 기한이라 보고요. 당리당략을 내려놓고 국익과 민심을 제1의 원칙으로 협상한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봅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이 국회법을 무시하고 강행해 통과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입니다. 스스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고 불법폭력으로 소위 동물국회를 만든 당사자가 한국당입니다. 패스트트랙은 국회법에 있는 합법적 입법 절차고요. 현재 국회선진화법 위법 고소·고발건과 관련해 민주당과 정의당은 모두 출석해 조사를 받았는데 한국당 의원들만 경찰 출석을 거부하며 치외법권 지대에 있습니다.
 

-조국 청문회와 연계시켜 선거제 개혁을 맞바꿨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8월 말 정개특위의 적법한 의결을 날치기라고 매도하거나 그런 터무니없는 견강부회를 중지해야 합니다. 정개특위 의결을 조국 정국과 맞물리게 한 당사자는 한국당이고요. 만약 정개특위가 한국당에 의해 8월 말로 연장되지 않았다면 6월 말 당시 정개특위장이었던 심상정에 의해 의결이 끝났을 사안입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견강부회는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국민 뜻에 부합하려는 여야4당의 의지를 폄훼하는 것일 뿐입니다.

-한국당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국당이 향후 3개월 동안 선거제 개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라고요. 지난해 12월15일 여야5당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합의한 6대 협력 원칙을 스스로 부정하지 말기 바랍니다. 향후 정치협상 과정서 여야4당 합의안과 다르다 하더라도 5당 합의로 처리돼야 하고요.

-내년 총선서 정의당의 약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히셨습니다.
▲정의당 내엔 훌륭한 ‘저평가 우량주들’이 아주 많습니다. 능력과 경험을 겸비한 탁월한 인물이 많고요. 내년 총선서 국민들로부터 정의당의 ‘저평가 우량주’를 당당히 평가받겠습니다. 지역구 승리를 위해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할 것입니다. 9월 초에 발족하는 ‘그린뉴딜경제위원회’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과감한 국가투자로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진보의 성장 전략과 한국형 경제성장 전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민생경제 살릴 수 있는
중장기 해법·대안 준비”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히셨습니다.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 민생을 책임지는 정당으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저와 정의당은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중장기적인 해법과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습니다. 한국당과 정부, 여당조차 방향을 잃은 대한민국 경제의 가야할 길을 제시할 것입니다.

-내년 총선서 정의당의 목표는?
▲2016년도 총선은 정의당의 생존을 위한 선거였습니다. 2017년 대선은 정의당의 비전과 정체성을 뚜렷이 하는 선거였고요. 2020 총선은 정의당이 군소정당 시대를 마감하고 유력 정당으로 도약하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20대 국회 정의당 초선 의원 5명 전원을 재선시키겠습니다. 내년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진보 집권의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21대 총선, 특별한 의미가 있으신지요?
▲21대 총선은 한국당의 부활이냐, 정의당의 약진이냐 판가름 나게 될 선거가 될 것입니다. 21대의 투표 민심은 ‘촛불개혁’입니다. 한국당의 부활을 막고, 뒷걸음질 치는 더불어민주당을 견인해 촛불시민이 원하는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게 드라이브 거는 정당이 정의당이라는 것을 알려나가겠습니다.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국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화와 타협의 의회주의 정신은 실종되고, 지역주의 선거와 혐오를 부추기는 기득권 양당 체제의 적대적 공존에 의한 편 가르기만 난무하고 있습니다. 국회서 지체된 개혁 과제들이 뜨겁게 논의되고 결실을 맺을 때 국민 신뢰를 얻는 국회로 발전될 것입니다. 20대 국회가 여야 간 정쟁과 대립만 뜨거운 국회로 끝나지 않도록 저와 정의당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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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