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 건설현장은 지금… 2019년 막노동 일당 공개

새벽에 나와 하루 8시간 13만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건설 현장서 일을 하면 “못 배운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이들이 흔히 3D(Difficult, Dirty, Dangerous)직업이라며 기피하는 직군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다. 적당한 순화용어도 없이 그저 ‘노가다’라는 일본발 속어로 불리우며 멸시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도 엄연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산업역군으로 우리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일요시사>에서는 이들의 임금 상황과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통 인부의 하루 8시간 근무 시 임금은 13만264원으로 올해 상반기 12만5427원보다 3.85% 증가했다. 13만254원은 시급으로 환산하면 1만6283원이다. 

오르긴 했는데…
임금 상황은?

평균임금 현황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전체 123개 직종 중 91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 공사직종은 전반기 대비 3.03% 상승, 광전자 4.36%, 문화재 3.23%, 원자력 0.42%, 기타 직종은 4.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전기공사 물량 확대로 전기공사 기사는 26만1628원으로 전 분기보다 8.9% 상승했다. 전기공사 산업기사도 23만1347원으로 9.45% 올랐다. 그에 반해 플랜트·원자력 직종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플랜트 배관공(-2.3%), 플랜트 제관공(-3.7%), 플랜트 기계 설치공(-1.8%), 플랜트 케이블 전공(-2.7%) 등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원자력도 마찬가지였다. 원자력 플랜트 전공은 지난 분기 20만9162원서 올해 하반기 19만7852원을 기록하며 5.4%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원자력 용접공도 19만7852원으로 6.17% 감소했다.

흔히 노가다로 불리는 보통인부 하루 일당은 하반기 13만264원으로 전년동기 11만8130원보다 9.31% 올랐으나 전반기 12만5427원에 비해선 3.85% 상승에 그쳤다. 

이번 결과에 대해 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 위축 지속에 따른 건설 물량 축소가 인력수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임금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건설업 임금실태조사 통계는 전국 2000개 공사현장의 2019년 5월 건설근로자 임금을 조사·집계한 것으로 지난 1일부터 건설공사 원가계산에 적용할 수 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 임금의 실거래가를 직종별로 살펴봤다.

경기도민간고용서비스단체 관계자는 “보통인부의 경우 평균적으로 13만원을 받는다”며 “우리말로 잡부라고 하는데 보조, 심부름, 청소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건설협회가 발표한 13만254원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보다 3.85% 증가…상승세 둔화
건설경기 위축으로 인한 물량 축소 이유

직업소개소의 실거래가에 따르면 시멘트, 회반죽 등 미장재료를 이용해 구조물의 내외표면을 바르는 작업을 하는 미장공은 22만원, 벽돌, 치장벽돌 및 블록쌓기 및 해체하는 조적공의 경우 22만원서 28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높은 곳의 임시 비계서 각종 작업에 종사하는 비계공의 경우 24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철근의 절단, 가공, 조립, 해체 작업에 종사하는 철거공은 15만원서 20만원의 임금이 책정된다.

구조물의 바닥, 벽체, 지붕 등의 누수 방지 작업을 하는 방수공의 경우 20만원서 25만원의 임금을, 목공은 22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석재 설치 또는 붙이거나 일반 쌓기로 구조물을 축조하는 석공의 경우 20만원을 받는다. 건물 등에서 목재, 철재, 샷시 등으로 된 창 및 문짝을 제작 또는 설치하는 창호공의 경우도 2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협회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미장공 21만4502원, 조적공 19만2633원, 비계공 22만8462원, 철근공 21만2935원, 방수공 15만3086원, 형틀목공 20만7239원, 건축목공 20만3532원, 석공 20만4974원, 창호공 19만5972원, 포장공 18만5736원을 받았다. 

실거래가와 통계치를 비교해보면 실거래가가 적게는 1만∼2만원서 3만∼4만원까지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기술의 유무에 따라 보통인부와 확연한 임금 차이를 보였다. 

실거래가와 통계치의 차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로 금액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지방으로 갈수록 전문 기술을 가진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워 임금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통계와 다른 
실거래가 왜?

건설근로자의 경우 작업환경이 척박하고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용직 근로자 업무의 특성상 매일 일을 하기에 육체적인 한계와 근로일이 불규칙하기도 하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지난해 실시한 건설 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건설 노동자의 평균 일당은 지난해 기준 16만5299원이다. 팀장 및 반장급 일당은 20만4909원, 조공(반숙련공)·일반공은 일당 13만4528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해당 건설 노당자들의 평균 연봉 수준은 3429만8566원(월 285만원)으로 일당에 미치지 못했다. 팀장 및 반장급과 조공(반숙련공)·일반공의 평균 연소득도 각각 4389만원(월 365만원), 2868만원(월 239만원)에 그쳤다. 

이처럼 일당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연소득(월급)이 적은 이유는 고된 노동과 일감 부족으로 20일 이상 일할 수 있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이 한달 동안 근무한 건설현장은 평균 1.3곳, 평균 근무일 수는 20.3일이었다.  

근무 환경도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교육은 수시로 받았다는 응답이 85.1%로 많았고 안전장비인 안전대와 안전모를 받아본 적 없다는 응답은 각각 5.8%, 0.8%에 그쳤다. 

▲ 대한건설협회 건설 분야별 임금 현황

건설현장의 화장실 유무에 관한 질문에는 98.7%가 있다고 답했지만, 샤워실이 있다는 응답은 65.3%에 그쳤다. 화장실이 있어도 개수나 크기 등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52.2%로 조사됐다. 화장실이 더럽다는 응답(48.7%)과 접근 등이 불편하다는 응답(29.6%)도 많았다. 

특히 여성 근로자의 불편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현장 계획 수립 시 여성노동자의 근로환경 제반시설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편의시설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쉬지 못하는
인부의 한숨

이와 관련해 한 건설노동자 A씨는 “대형건설사는 상대적으로 편의시설 등이 잘 마련돼있는 반면, 중견사의 경우 여성들을 위한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며 “법으로는 건설 현장에 화장실, 샤워실 등을 설치하라고 명시돼있지만, 명목상 컨테이너로 된 간이화장실을 하나 갖다놓는 보여주기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도 “근로자의 날 서울 시내만 나가봐도 건설 현장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며칠 전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는 비단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건설사의 건설 현장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해당 기업을 향한 주변의 시선이 많다보니 비교적 안전한 환경 내에서 작업이 이뤄지지만, 작은 건설 현장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그렇지 않다”며 “여전히 열악한 현장에 노출된 근로자들이 과반수”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건설 노동자의 퇴직공제금이 너무 적을뿐더러 그마저도 건설업계의 꼼수로 피해간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은 지난 7월9일 청와대 앞에서 건설노동자의 퇴직금을 보장하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3만7000건의 서명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1996년 12월 제정된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8년부터 건설근로자퇴직공제 제도가 시행됐다. 건설 사업주는 고용한 일용건설노동자들에 대해 매월 근로일수를 신고하고 공제부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렇게 마련된 공제금은 건설 노동자가 퇴직할 때 소정의 이자를 더해 지급된다.

하지만 문제는 사업주가 납부하는 공제금액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공제금액은 4000원이었고 지난해 한차례 인상됐지만 4800원으로 증가폭이 미미한 실정이다.

작업환경·개인능력 따라 수십만원 차이
여전히 열악한 환경…퇴직공제금도 문제

플랜트건설노조 조현일 교육선전국장은 “노후 퇴직금 적립률이 하루 담배 한 갑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와 비교했을 때 4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퇴직공제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행령이나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법상 퇴직 공제금액은 5000원으로 상한이 정해져 있다. 더욱이 퇴직공제금 예외규정도 폭넓다. 공공기관의 경우는 총 공사비가 3억원 이상일 경우 공제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민간공사의 경우 기준은 100억원이다. 조 교육국장은 “민간과 공공기관의 차이가 막대하게 커서 누가 봐도 낮춰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정부가 기존업계와 기업이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수법도 업계서 통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위 말하는 쪼개기 계약이다. 총 사업비가 100억원 이상이어도 공사계약을 분할하는 수법으로 공제금 납부 의무를 피하는 것이다.

조 교육국장은 “지난해 GS칼텍스 여수공장의 정비건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당시 5000명의 노동자가 일했지만, 퇴직공제금을 적용받는 인원은 450여명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적은 공제금마저도 건설업체가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플랜트건설노조는 건설 노동자의 월별 평균 근로일수가 15일가량이지만 건설업주가 실제로 납입한 공제금액은 6.4일치 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나동원 과장은 “현재 2018년 통계자료를 만드는 중”이라며 “다음 주에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담배 한 갑 
수준 받고…

노동자민중당 정희성 대표는 이날 발언서 “건설 노동자에게 퇴직공제금은 노후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늙어서 리어카를 끌거나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임명우 정책실장은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 환노위에 계류 중”이라며 “국회서 처리가 안 되면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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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