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 건설현장은 지금… 2019년 막노동 일당 공개

새벽에 나와 하루 8시간 13만원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건설 현장서 일을 하면 “못 배운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이들이 흔히 3D(Difficult, Dirty, Dangerous)직업이라며 기피하는 직군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다. 적당한 순화용어도 없이 그저 ‘노가다’라는 일본발 속어로 불리우며 멸시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도 엄연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산업역군으로 우리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일요시사>에서는 이들의 임금 상황과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통 인부의 하루 8시간 근무 시 임금은 13만264원으로 올해 상반기 12만5427원보다 3.85% 증가했다. 13만254원은 시급으로 환산하면 1만6283원이다. 

오르긴 했는데…
임금 상황은?

평균임금 현황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전체 123개 직종 중 91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 공사직종은 전반기 대비 3.03% 상승, 광전자 4.36%, 문화재 3.23%, 원자력 0.42%, 기타 직종은 4.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전기공사 물량 확대로 전기공사 기사는 26만1628원으로 전 분기보다 8.9% 상승했다. 전기공사 산업기사도 23만1347원으로 9.45% 올랐다. 그에 반해 플랜트·원자력 직종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플랜트 배관공(-2.3%), 플랜트 제관공(-3.7%), 플랜트 기계 설치공(-1.8%), 플랜트 케이블 전공(-2.7%) 등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원자력도 마찬가지였다. 원자력 플랜트 전공은 지난 분기 20만9162원서 올해 하반기 19만7852원을 기록하며 5.4%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원자력 용접공도 19만7852원으로 6.17% 감소했다.

흔히 노가다로 불리는 보통인부 하루 일당은 하반기 13만264원으로 전년동기 11만8130원보다 9.31% 올랐으나 전반기 12만5427원에 비해선 3.85% 상승에 그쳤다. 

이번 결과에 대해 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 위축 지속에 따른 건설 물량 축소가 인력수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임금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건설업 임금실태조사 통계는 전국 2000개 공사현장의 2019년 5월 건설근로자 임금을 조사·집계한 것으로 지난 1일부터 건설공사 원가계산에 적용할 수 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 임금의 실거래가를 직종별로 살펴봤다.

경기도민간고용서비스단체 관계자는 “보통인부의 경우 평균적으로 13만원을 받는다”며 “우리말로 잡부라고 하는데 보조, 심부름, 청소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건설협회가 발표한 13만254원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보다 3.85% 증가…상승세 둔화
건설경기 위축으로 인한 물량 축소 이유


직업소개소의 실거래가에 따르면 시멘트, 회반죽 등 미장재료를 이용해 구조물의 내외표면을 바르는 작업을 하는 미장공은 22만원, 벽돌, 치장벽돌 및 블록쌓기 및 해체하는 조적공의 경우 22만원서 28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했다.  

높은 곳의 임시 비계서 각종 작업에 종사하는 비계공의 경우 24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철근의 절단, 가공, 조립, 해체 작업에 종사하는 철거공은 15만원서 20만원의 임금이 책정된다.

구조물의 바닥, 벽체, 지붕 등의 누수 방지 작업을 하는 방수공의 경우 20만원서 25만원의 임금을, 목공은 22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석재 설치 또는 붙이거나 일반 쌓기로 구조물을 축조하는 석공의 경우 20만원을 받는다. 건물 등에서 목재, 철재, 샷시 등으로 된 창 및 문짝을 제작 또는 설치하는 창호공의 경우도 2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협회가 발표한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미장공 21만4502원, 조적공 19만2633원, 비계공 22만8462원, 철근공 21만2935원, 방수공 15만3086원, 형틀목공 20만7239원, 건축목공 20만3532원, 석공 20만4974원, 창호공 19만5972원, 포장공 18만5736원을 받았다. 

실거래가와 통계치를 비교해보면 실거래가가 적게는 1만∼2만원서 3만∼4만원까지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기술의 유무에 따라 보통인부와 확연한 임금 차이를 보였다. 

실거래가와 통계치의 차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로 금액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며 “지방으로 갈수록 전문 기술을 가진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워 임금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통계와 다른 
실거래가 왜?

건설근로자의 경우 작업환경이 척박하고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용직 근로자 업무의 특성상 매일 일을 하기에 육체적인 한계와 근로일이 불규칙하기도 하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지난해 실시한 건설 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건설 노동자의 평균 일당은 지난해 기준 16만5299원이다. 팀장 및 반장급 일당은 20만4909원, 조공(반숙련공)·일반공은 일당 13만4528원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해당 건설 노당자들의 평균 연봉 수준은 3429만8566원(월 285만원)으로 일당에 미치지 못했다. 팀장 및 반장급과 조공(반숙련공)·일반공의 평균 연소득도 각각 4389만원(월 365만원), 2868만원(월 239만원)에 그쳤다. 

이처럼 일당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연소득(월급)이 적은 이유는 고된 노동과 일감 부족으로 20일 이상 일할 수 있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이 한달 동안 근무한 건설현장은 평균 1.3곳, 평균 근무일 수는 20.3일이었다.  


근무 환경도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교육은 수시로 받았다는 응답이 85.1%로 많았고 안전장비인 안전대와 안전모를 받아본 적 없다는 응답은 각각 5.8%, 0.8%에 그쳤다. 

▲ 대한건설협회 건설 분야별 임금 현황

건설현장의 화장실 유무에 관한 질문에는 98.7%가 있다고 답했지만, 샤워실이 있다는 응답은 65.3%에 그쳤다. 화장실이 있어도 개수나 크기 등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52.2%로 조사됐다. 화장실이 더럽다는 응답(48.7%)과 접근 등이 불편하다는 응답(29.6%)도 많았다. 

특히 여성 근로자의 불편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 현장 계획 수립 시 여성노동자의 근로환경 제반시설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편의시설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쉬지 못하는
인부의 한숨

이와 관련해 한 건설노동자 A씨는 “대형건설사는 상대적으로 편의시설 등이 잘 마련돼있는 반면, 중견사의 경우 여성들을 위한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며 “법으로는 건설 현장에 화장실, 샤워실 등을 설치하라고 명시돼있지만, 명목상 컨테이너로 된 간이화장실을 하나 갖다놓는 보여주기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도 “근로자의 날 서울 시내만 나가봐도 건설 현장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며칠 전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는 비단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건설사의 건설 현장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해당 기업을 향한 주변의 시선이 많다보니 비교적 안전한 환경 내에서 작업이 이뤄지지만, 작은 건설 현장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그렇지 않다”며 “여전히 열악한 현장에 노출된 근로자들이 과반수”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건설 노동자의 퇴직공제금이 너무 적을뿐더러 그마저도 건설업계의 꼼수로 피해간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은 지난 7월9일 청와대 앞에서 건설노동자의 퇴직금을 보장하라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3만7000건의 서명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1996년 12월 제정된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998년부터 건설근로자퇴직공제 제도가 시행됐다. 건설 사업주는 고용한 일용건설노동자들에 대해 매월 근로일수를 신고하고 공제부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렇게 마련된 공제금은 건설 노동자가 퇴직할 때 소정의 이자를 더해 지급된다.

하지만 문제는 사업주가 납부하는 공제금액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공제금액은 4000원이었고 지난해 한차례 인상됐지만 4800원으로 증가폭이 미미한 실정이다.

작업환경·개인능력 따라 수십만원 차이
여전히 열악한 환경…퇴직공제금도 문제

플랜트건설노조 조현일 교육선전국장은 “노후 퇴직금 적립률이 하루 담배 한 갑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와 비교했을 때 4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퇴직공제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행령이나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법상 퇴직 공제금액은 5000원으로 상한이 정해져 있다. 더욱이 퇴직공제금 예외규정도 폭넓다. 공공기관의 경우는 총 공사비가 3억원 이상일 경우 공제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민간공사의 경우 기준은 100억원이다. 조 교육국장은 “민간과 공공기관의 차이가 막대하게 커서 누가 봐도 낮춰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정부가 기존업계와 기업이 눈치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수법도 업계서 통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위 말하는 쪼개기 계약이다. 총 사업비가 100억원 이상이어도 공사계약을 분할하는 수법으로 공제금 납부 의무를 피하는 것이다.

조 교육국장은 “지난해 GS칼텍스 여수공장의 정비건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당시 5000명의 노동자가 일했지만, 퇴직공제금을 적용받는 인원은 450여명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적은 공제금마저도 건설업체가 제대로 납부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플랜트건설노조는 건설 노동자의 월별 평균 근로일수가 15일가량이지만 건설업주가 실제로 납입한 공제금액은 6.4일치 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나동원 과장은 “현재 2018년 통계자료를 만드는 중”이라며 “다음 주에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담배 한 갑 
수준 받고…

노동자민중당 정희성 대표는 이날 발언서 “건설 노동자에게 퇴직공제금은 노후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늙어서 리어카를 끌거나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임명우 정책실장은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 환노위에 계류 중”이라며 “국회서 처리가 안 되면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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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