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유리천장’ 현실

보기 힘든 여성 보좌관 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보좌진의 최고직위인 4급 보좌관의 여성 비율은 전체 보좌관의 8.6%다. 국회 내에서 여성 보좌관이 이렇게 적은 이유는 뭘까. <일요시사>는 최근 15명의 의원실 보좌진 15명에게 ‘의원실 내 성평등 지수’를 묻는 설문지를 돌리고 개별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성의 승진이 어려운 의원실 내 구조적 문제를 알아보자.
 

국회의원 보좌진은 4급 보좌관, 5급 비서관, 6∼9급 비서 및 인턴비서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보좌진은 모두 별정직 공무원으로, 임용과 면직은 임면권자인 의원에 의해 이뤄지며 의원실별로 뽑힌다. 국회페미에 따르면 지난 8월1일 기준 국회 전체 보좌진 중 여성 비율은 38.2%였다. 국회페미는 의원실 보좌진, 사무처 소속 당직자, 경호처 직원 등 국회 내 여성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그룹이다.

역피라미드

직급별 여성 비율은 ▲4급 보좌관 8.6% ▲5급 비서관 19.9% ▲6급 비서 26.7% ▲7급 비서 37.4% ▲8급 비서 60.5% ▲9급 비서 63.3% ▲인턴 비서 52.3%를 차지하며 직급이 낮아질수록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는 역피라미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의원실 별 4급 보좌관 2인, 5급 비서관 2인, 6∼9급 및 인턴 각 1인 총 9명의 보좌직 공무원을 고용)

보좌진의 최고직위로 각 의원실의 정무 및 운영을 총괄하는 보좌관의 여성 비율은 8.6%로 전체 595명 중 51명이다. 보좌관과 함께 정책 업무를 실무적으로 이끄는 여성 비서관은 19.9%로 전체 602명 중 120명이 차지했다. 이에 의원의 의정활동 전반을 책임지는 직책을 맡은 보좌관과 비서관의 여성 비율이 낮아 의정활동 및 정책이 남성중심적 사고에 치우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4급부터 7급 보좌진까지 남성이 압도적 다수인 데 반해, 8급, 9급, 인턴 직급서만 여성 비율이 과반을 넘는다. 세 개의 직급을 합쳐 총 507명으로 전체 여성 보좌진 869명 중 58.3%가 하급직에 머무르고 있다. 이중 대부분이 방문객 대접, 전화 응대, 집기 관리 등의 잡무를 도맡고 있다고 국회페미는 주장한다.


또, 이중 상당수의 인원이 사무실 회계와 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행정비서’ 직무로 일하고 있다. 관례적으로 행정비서는 정책을 맡는 비서관으로 승진하기 어렵다는 게 의원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요시사>는 최근 15명의 의원실 보좌진(남8, 여7)에게 ‘의원실 내 성평등 지수’를 묻는 설문지를 돌리고 개별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의 대부분은 사회문제와 정책에 관심이 많아 국회 일을 시작했다.

설문지의 ‘성별에 따라 맡는 업무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6명(40%)이 ‘예’라고 대답했다. ‘승진에 있어서 성별이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7명(46.7%)가 ‘예’라고 대답했다.

의원실 내 성평등 설문지 돌려 보니…
성별 따라 승진 여부 달라진다 생각

‘국회 4급 보좌관의 여성 비율은 8%로 소수다. 직급이 낮아질수록 여성 비율이 더 높게 차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6명(40%)이 ‘여성의 경력 단절’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 뒤로는 4명(26.7%)이 ‘여성의 승진이 어려운 의원실 구조’를 골랐다. 2명(13.3%)은 성별과 무관한 ‘개인의 능력차’라고 봤다.

기타 이유에는 “의원실은 정무적 판단이 매우 중요한데, 판단은 대부분 ‘대인관계’서 나오는 정보력에 기반을 한다. 이 부분서 남성이 여성보다 상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는 승진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국회 내 조직 자체가 매우 보수적인 집단, 능력보다는 나이, 성별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는 응답이 나왔다. 의원실 내 승진에 성별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외에는 “본인이 현재 하고 있는 직무에 안주하기 때문”과 같은 대답도 있었다.


‘의원실 내 남녀 평등 지수를 1점서 5점 사이로 점수화 한다면 몇 점을 주겠냐’는 질문에는 7명이 4점, 6명이 3점을 줬다. 2명은 5점을 주었고 1·2점을 준 보좌진은 없었다.

‘성 평등 국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구성원의 의식 변화’가 7명(46.7%), ‘능력과 성과에 따라 존중’이 6명(40%), ‘국회의원 임면권 견제장치’가 1명(6.7%)를 차지했다.
 

기타 의견에는 “성 평등이라는 단어 자체가 남녀를 이분하는 단어라 생각한다. 남녀를 떠나 서로 간의 배려를 기반으로 하는 능력 존중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시대에 걸맞게 많은 것들이 변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회 내에서는 행정비서는 여자가, 중요한 정책과 정무적 판단은 남자가 해야 한다는 암묵적 시그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정책을 만드는 곳인 국회서부터 변화하지 않고, 사회가 변화하기를 바라는 것은 매우 어불성설이다. 국회부터 변화합시다”라는 응답도 있었다.

또 다른 보좌진은 “담당하는 보좌진의 민원인이 의원실을 방문했을 때 차 접대는 스스로 하세요. 그리고 사무실 전화가 오면 알아서들 받으세요. 인턴과 행정비서가 전화 교환원은 아닙니다”라고 기타 의견으로 답하기도 했다.

<일요시사>는 여성 보좌진 3명을 개별적으로 인터뷰했다. 한 의원실서 비서를 맡고 있는 L씨는 “여성의 유리 천장 문제는 비단 국회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닌 사회에 만연한 문제”라고 말했다. 국회서 인턴부터 시작한 비서들의 커리어가 결혼 및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로 이어지는 게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4급 보좌관이 되려면 ‘육아를 도와주는 친정 엄마’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결혼, 육아…경력단절
"하위직급에도 기회를”

다른 의원실서 비서를 맡고 있는 J씨는 “여자가 커피 심부름을 하듯, 남자는 몸을 쓰는 일에 먼저 불려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의 “어떻게 보면 커피 업무나 심부름은 낮은 직급의 보좌진이 하는데, 국회엔 낮은 직급에 여성 분들이 많이 분포돼있어 여성 분들이 (허드렛) 일을 더 많이 하는 걸로 보이는 것 같다”는 말에 “맞다. 뭔가 여자가 (허드렛) 일을 더 많이 하는 게 문제라기 보단, 그런 잡무를 하위 직급들이 떠맡게 되는 게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보좌관을 맡고 있는 K씨는 인턴부터 보좌관까지 12년동안 국회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C씨는 국회 의원실은 직급 상관없이 본인의 일은 본인이 해야 발전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하위 직급에 있는 사람들이 허드렛일만 맡다 퇴직하게 되는 악순환을 국회의 문제점으로 짚었다. 그는 여성 보좌진 후배들에게 본인이 가진 강점에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인맥이 중요하고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회서 의정 활동의 중심인 ‘정책’에 집중한 점을 본인 승진의 성공 비결로 봤다.

암묵적 시그널

그는 “의원들 역시 4년이라는 임기가 있는 사람들인데, 수행도 가능하고 술도 편히 마실 수 있는 남성을 선호하지 않겠냐”며 “의원들이 똑같은 값이면 남성들을 더 선호해 여성 보좌진들에겐 남성보다 1.5배 일을 더 잘해야 한다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4급 여성 보좌관에는 ‘솔로’이거나 ‘결혼을 포기한 40대 초중반’이 많은 국회 현실을 전하기도 했다.



<sangm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회서 여성은?

국회페미는 국회서 일하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겪은 불편·부당한 사례를 설문했다. 국회페미에 따르면 가장 많은 국회페미 구성원들이 지적한 것은 커피·차 접대 문화였다.

A씨는 “의원실 남자 보좌관은 여성인 나를 꼭 집어서 ‘여기 커피 좀’ 이라고 시킨다. 모든 보좌진 다 있는 자리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나를 지목하는 것”이라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B씨는 “국회서 나는 여자라는 이유로 택배 나르기, 전화받기, 탕비실 정리를 강요 당했고, 정책을 배워 승진할 수 있는 기회에서는 완전히 도려내졌다”고 밝혔다. 

이어 “남자 보좌관이 어느 날 내게 ‘사무실의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감정노동, 돌봄노동, 수발노동이 나의 주 업무였다. 국정감사 때 내게는 직원들의 삼시 세끼를 챙기는 것, 서류 심부름에 불구한 자료요구 대리 외에는 아무 일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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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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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