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 공동타깃’ 천재교육의 민낯

교과서·참고서 만들면서 돈 벌 궁리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천재교육’은 국내 교육·출판계 강자다. 천재교육 서적들은 스테디셀러로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천재교육의 어두운 면을 조명한다. 관계사들의 내부거래가 대표적이다. 최근 천재교육이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된 것도 그렇다.
 

천재교육은 참고서와 교과서를 제조·출판·판매하는 회사다. 천재교육은 1981년 도서출판 천재교육을 시작으로 첫 걸음을 뗐다. 천재교육은 같은 해 고등학교 학습 참고서 <해법수학> 시리즈를 발간, 사세를 확장했다. 1991년 시작한 해법수학 경시대회는 천재교육 명성에 크게 기여했다. 이후 천재교육은 국어, 영어, 과학에 이어 중국어 등으로 분야를 넓혔다. 천재교육 마스코트 ‘해법 시리즈’는 오늘날에도 학부모들 사이서 큰 인기다.

교육출판 1위
빛과 그림자

천재교육 최대주주는 최용준 전 회장이다. 최 전 회장은 천재교육 지분 79.09%를 쥐고 있다. 또 천재교육은 ‘천재상사’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천재상사는 종이제품 도매 업체다. 눈길이 가는 건 천재상사 매출처. 천재상사 매출 대부분은 천재교육과 계열사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지난해 천재상사 내부거래 비중은 무려 98.86%였다. 총 매출 382억원 중 내부거래 매출만 378억원이었다. 378억원 중 281억원은 최대주주인 천재교육서 나왔다. 74.45%에 해당하는 수치다. 천재교육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나머지는 프린피아(44억원)와 해법에듀(21억원), 천재교과서(31억원) 등이었다.

최근 5년간 천재상사 내부거래 추이는 2014년 99.33%(738억원/742억원), 2015년 98.41%(603억원/612억원), 2016년 99.38%(438억원/441억원), 2017년 99.14%(423억원/426억원)였다. 평균 99%에 달한다. 천재상사는 2014년 내부거래 당사자들을 ‘기타 특수관계자’로 묶었다.

어느 관계사서 매출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천재교육만 지배기업으로 적시됐다.

천재교육은 2014년부터 매년 내부거래 매출액 전체서 74.05%(546억원), 78.88%(475억원), 82.33%(360억원), 63.87%(270억원)를 차지했다. 천재상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매출 대부분이 천재교육 관계사로부터 나오는 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에이피로지스틱스’에도 눈길이 간다. 에이피로지스틱스는 최 전 회장 장남 최정민 회장의 개인회사다. 최 회장 소유 지분은 100%다. 에이피로지스틱스 전신은 프린피아다. 프린피아는 인쇄업과 출판업을 영위하는 회사였다.

천재상사, 내부거래 5년 평균 99%
대부분 관계사 “특별한 이유 없다”

프린피아는 지난해 12월 물적분할, 사명을 에이피로지스틱스로 교체했다. 현재 프린피아는 에이피로지스틱스(존속 법인)와 프린피아(신설 법인)로 나뉘어 있다. 분할 이전 프린피아 매출 절반 이상은 내부거래서 비롯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프린피아 감사보고서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프린피아 주주는 최 회장(72%)과 최유정씨(28%) 남매였다. 천재교육 관계사들은 프린피아 매출에 상당부분 기여했다. 그 중에서도 천재교육 비중이 가장 컸다.

내부거래 비중은 2005년 88.92%, 2006년 86.54%, 2007년 73.03% 2008년 59.12%로 매년 하향세를 탔다. 그러나 2009년 61.86%로 다시 상승했다.
 

▲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

2010년 주주명단에 변화가 있었다. 최 전 회장이 이름을 올린 것. 주주는 최 회장(41%)과 최 전 회장(31%) 그리고 유정씨(28%)로 구성됐다. 최 전 회장이 주주로 등극한 뒤 이듬해인 2010년 내부거래 비중은 55.35%를 기록하며 하락했다. 그러나 2011년 56.72%, 2012년 57.37%로 소폭 증가했다.

2013년에는 유정씨 이름이 주주 명단에서 빠졌다. 곧 주요 주주는 최 회장(80%)과 최 전 회장(20%)으로 재편됐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주주 변동은 없었다. 2013년 내부거래 비중은 63.49%(279억원/439억원)를 기록했다. 그 뒤 2014년 63.38%(298억원/470억원). 2015년 66.04%(291억원/440억원), 2016년 65.83%(284억원/431억원)으로 이전보다 비중은 다소 늘었다.

내부거래 
집중 조사

2017년에는 최 전 회장의 이름이 빠졌다. 최 회장은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됐다. 이후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53.13%(333억원/627억원), 2018년 64.29%(336억원/522억원) 등이었다.

천재교육은 프린피아 전체 내부거래액서도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5년간(2014~2018년) 천재교육이 차지한 비중은 90.69%(270억원), 91.01%(265억원), 86.53%(245억원), 80.75%(269억원), 79.83%(268억원) 등이었다. ‘천재교과서’와 ‘해법에듀’는 빈 곳을 채웠다.

현재 에이피로지스틱스는 종속기업으로 천재교과서를 두고 있다. 또한 천재교과서는 해법에듀의 최대주주다. 사실상 해법에듀도 에이피로지스틱스의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이다. 두 회사서 비롯된 매출액을 합하면 2014년부터 매년 24억원, 25억원, 38억원, 62억원, 지난해 67억원이었다.

내부거래서 세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부터 98.90%, 99.47%, 99.81%, 99.36%, 99.66% 등이었다. 사실상 매출액 100%에 가까운 액수가 천재교육과 천재교과서, 해법에듀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분할 절차를 밟은 에이피로지스틱스는 현재 물류업을 영위하고 있다.
 

여러 계열사는 에이피로지스틱스를 중심으로 똬리를 틀고 있다. 지난해 에이피로지스틱스가 분할 된 이후 ‘에이피이노베이션’은 에이피로지스틱스 자회사로 신규 설립됐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에이피이노베이션은 주택건설사업과 부동산 임대·매매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에이피이노베이션의 사내이사다. 취업정보 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천재인터내셔널’과 ‘드림캐처앤컴퍼니’도 에이피로지스틱스의 계열사로 분류됐다.

매출 대부분
계열서 나와

천재인터내셔널의 경우 도서출판과 도소매, 교육관련 사업 등을 목적으로 한다. 부동산 임대와 매매도 사업목적에 기재돼있다. 최 회장은 사내이사와 대표이사를 맡은 적 있지만 현재는 물러난 상태다.

드림캐처앤컴퍼니는 유한회사다. 투자합자조합 운영과 관리,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목적으로 뒀다. 부동산 임대와 매매도 포함된다. 드림캐처앤컴퍼니의 이사는 최 회장이다. 최 회장 외에 임원은 없다.

최 회장은 분할 전 프린비아서 배당금을 톡톡히 챙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서 확인할 수 있는 프린비아 최초 1주당 배당금은 4412원이다. 당시 주주는 최 회장(80%)과 최 전 회장(20%)이었다.

프린피아는 2012년과 2013년 1주당 배당금 4412원으로 총 15억원을 배당했다.  당기순이익은 각각 69억원, 66억원이었다. 2014년에도 마찬가지였다. 1주당 배당금 4412원에 15억원을 배당했다. 당기순이익은 49억원이었다. 프린피아의 1주당 배당금은 2015년부터 매년 올랐다.

▲ 천재교육 해법수학 시리즈

2015년 1주당 배당금은 5882원이었다. 전기 대비 75.00% 상승했다. 배당금은 총 20억원으로 증가했다. 주주는 최 회장(80%)과 최 전 회장(20%)으로 동일했다. 당기순이익은 44억원, 배당성향은 45.95%였다. 2016년 1주당 배당금은 8824원으로 직전년도 보다 66.65% 높았다. 배당금은 모두 30억원. 당기순이익은 65억원을 기록해 배당성향은 46.38%였다.

프린피아의 1주당 배당금과 배당금, 그리고 배당성향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다 2017년 1주당 배당금 등은 크게 뛰었다.

장남 개인회사, 계열사 구축 주목 
115억원 이익에 100억원이나 배당

2017년 프린피아의 1주당 배당금은 2만9412원이었다. 직전년도 보다 30.00% 상승한 값이었다. 배당금은 모두 100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115억원이었다. 배당성향은 86.94%를 기록했다. 배당금이 가장 많았던 2017년은 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을 때다.

천재교육은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인일보>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달 20일 조사공무원을 천재교육 본사에 투입했다. 이들은 세무관련 장부와 서류를 확보하는 등 일시보관 조사를 벌였다.

일시보관조사란 세무조사 시 납세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장부 · 서류 등을 세무조사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일시보관조사는 세무조사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뤄진다.

천재교육은 공정위의 조사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천재교육 총판(대리점) 운영 사업주 10여명은 지난달 12일 본사의 ‘갑질’을 지적,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를 접수했다. 총판들이 주장하는 갑질은 모두 7가지다.

국세청 조사
공정위까지

▲교사·연구용 교재 등 판촉비용 전가 ▲징벌적 패널티 부과 ▲반품 제한 ▲이자비용 부담 ▲영업비(교과서 정산금) 미지급 ▲도서 밀어내기 ▲영업지역 제한 등이다. 공정위는 현재 불공정거래행위 조사의 주체와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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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