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가능한 휴게소 ①이천 덕평자연휴게소

휴게소? 테마파크!

▲ 덕평자연휴게소의 야경을 즐기려면 높이 35m 우주타워가 제격이다.

세상에 이런 고속도로 휴게소가 있을까? 벤치와 쓰레기통까지 작품이 되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산책하고, 아이들과 우주타워에서 환상적인 야경을, 반려견은 전용 풀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곳. 인천 남동구와 강원도 강릉시를 잇는 영동고속도로에 자리 잡은 덕평자연휴게소에서 이 모든 일이 가능하다. 줄 서서 먹는 유명 음식점 수준의 푸드 코트와 전문 식당가, 다양한 브랜드가 모인 쇼핑몰은 기본으로 갖췄으니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중 압도적인 매출 1위를 달리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 덕평자연휴게소(강릉 방향) 건물 외관
▲ 바삭한 튀김옷 속 촉촉한 살코기가 웬만한 전문점 부럽지 않은 덕평왕돈가스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휴게소 표지판을 보고 우연히 들렀다면 특별한 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휴게소 건물과 간판 디자인이 깔끔하다는 정도?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널찍한 푸드 코트를 중심으로 디저트 카페와 편의점, 쇼핑몰 등이 골목골목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덕평소고기국밥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덕평소고기국밥은 2016년 한 해 동안 60만그릇 가까이 팔리면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최근 리뉴얼한 메뉴인 덕평왕돈가스는 바삭한 튀김옷 속 촉촉한 살코기가 웬만한 전문점 부럽지 않다.
맛있고 든든한 식사를 마쳤으면 주차장 반대편으로 나가보자. 널찍한 공간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중앙정원은 이름처럼 덕평자연휴게소 강릉 방향과 인천 방향 가운데 자리 잡았다. 전국에 전망 좋은 고속도로 휴게소가 여럿 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을 갖춘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나무껍질이 새하얀 자작나무가 아담한 숲을 이룬 정원에는 연인들을 위한 각양각색 러브 벤치가 보인다.
 

▲ 홍익대학교와 협업해서 만든 아트 쓰레기통, ‘숲속의 부엉이’

홍익대학교와 협업해서 만든 아트 쓰레기통도 눈길을 끈다. ‘지구를 위한 주사기’ ‘숲속의 부엉이’ ‘환경의 자명종 시계’ 같은 이름을 단 쓰레기통이 조각 작품을 보는 듯하다. 예쁜 연못 주위에는 수변 데크까지 갖춰 걷는 재미를 더했다. 중앙정원 한 귀퉁이 빨간 공중전화 부스에는 수화기를 들면 추억의 노래를 들려주는 뮤직 박스가 있다.
 

▲ 강아지 파크 ‘달려라 코코’에서 9월까지 운영하는 소형견 물놀이장

반려동물과 함께라면 중앙정원 옆의 ‘달려라 코코(KoKo)’를 놓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강아지 파크’를 지향하는 이곳은 자연 속에서 반려견과 함께 힐링하는 공간이다. 널찍한 애견 놀이터, 애견 카페(코코카페), 애견 위생실, 애견 호텔(코코하우스) 등을 갖췄다. 여름(6~9월)에는 반려견과 함께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소형견 물놀이장(Pool time)을 운영한다. 컨테이너를 연결해 만든 건물도 예쁘다.
 

▲ ‘별빛정원 우주’에 있는 터널갤럭시101은 국내에서 가장 긴 101m 빛의 터널이다.

연인끼리 혹은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해 질 무렵 덕평자연휴게소에 들르는 것이 좋다. 해가 지고 별이 하나둘 떠오르면 중앙정원과 인접한 ‘별빛정원 우주’에 각양각색 조명이 별처럼 빛나기 시작한다. 발길 닿는 곳마다 별빛이 반짝이는 우주놀이터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공간.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불빛 쇼가 펼쳐지는 로맨틱가든에서는 사랑을 고백하기 좋다. 터널갤럭시101은 국내에서 가장 긴 101m 빛의 터널로, 은하수 속을 걷는 듯 환상적이다.
 

▲ 아트큐브의 오로라 조형물
▲ 별빛정원 우주 뒤쪽 야트막한 언덕에 소원을 들어주는 달토끼가 있다.

별빛정원 우주 곳곳에 자리 잡은 아트큐브는 아담한 육면체 건물 안에 빛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작품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파이프오르간을 닮은 조형물에 오로라처럼 황홀한 빛이 춤을 추고, 화려한 조명 아래 북 치는 모습이 천장 거울 속에서 작품이 된다. 나무를 휘감은 불빛이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는 시크릿가든은 이름처럼 비밀스런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별빛정원 우주 뒤쪽 야트막한 언덕에는 예쁜 초승달과 소원을 들어주는 달토끼가 있다. 토끼를 향해 두 손 모아 소원을 빌고, 언덕 아래로 별처럼 반짝이는 야경을 즐겨보자. 작은 조명이 길을 안내하는 달빛산책로도 운치 있다.

정원·작품·강아지 파크 등 꾸며져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1위

별빛정원 우주의 전망을 제대로 즐기려면 우주타워에 오르자. 자이로드롭을 닮은 의자는 지상 35m 높이까지 올라가면 하늘 카페로 변신한다. 천천히 회전하는 의자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발아래 빛나는 야경을 감상하는 건 특별한 경험이다. 아래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높게 느껴져 아찔하지만, 일단 안전벨트를 매면 직원이 스위치를 개방할 때까지 실수로도 풀 수 없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앞 테이블에 휴대전화를 놓으면 같이 탄 직원이 기념 촬영을 해준다.
 

▲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예스파크의 공방들

덕평자연휴게소를 품은 이천은 도자기의 도시다. 해마다 봄이면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려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린다. 이천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藝’s Park)는 도자기 장인들이 작품 활동을 하면서 대중과 소통하는 문화 공간이다. 저마다 독특한 모양을 자랑하는 공방에서는 일상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주는 생활 도자기를 사거나, 다양한 도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아트 스테이(예술 민박)를 운영하는 공방을 베이스캠프 삼아 이천 곳곳을 둘러봐도 좋다.
 

▲ 이천세라피아에서 세계 도자기의 최신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한자리에서 더 많고 다양한 도자기를 보고 싶다면 인근 이천세라피아로 자리를 옮기자. 세라피아는 도자기를 뜻하는 ‘세라믹’과 이상향을 뜻하는 ‘유토피아’를 합친 이름으로, 도자기의 모든 것을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도자기 천국이다. 세계적인 현대 도자기 작품 1300여점을 소장한 이천세라피아에서 상설 전시, 다양한 기획 전시와 특별 전시가 열려 세계 도자기의 최신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 서희역사산책로, 역사관, 영상관, 전시관, 체험관, 추모관을 갖춘 서희테마파크

이천은 우리나라 역사에 길이 남은 외교관, 서희의 고향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문을 연 서희테마파크는 서희의 외교적 업적을 다양한 방식으로 살펴보는 곳이다. 14만㎡가 넘는 부지 곳곳에 서희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조각 작품 수십 점이 눈에 띈다. 서희역사산책로를 따라 쉬엄쉬엄 걸으며 서희의 일생과 우리 역사를 생생하게 둘러볼 수 있다. 역사관, 영상관, 전시관, 체험관, 추모관을 갖춰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체험 학습 공간으로 인기다.
 

▲ 국내 최초로 이천에 문을 연 한국동요박물관

서희테마파크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자리한 한국동요박물관을 들러보자. 2014년 국내에서 처음 문을 연 동요 박물관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 ‘밤배’의 탄생 과정을 알려주는 자료를 비롯해 우리나라 첫 음악 교과서, 옛날 동요집 등 한국 동요 100년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사계절동요체험실에서 ‘플롯 동요’ ‘율동 동요’ 등 다양한 동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예스파크→서희테마파크→덕평자연휴게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예스파크→서희테마파크→덕평자연휴게소
둘째 날: 한국동요박물관→이천세라피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덕평자연휴게소 www.dpecoland.com
- 이천문화관광 https://tour.icheon.go.kr
- 이천세라피아 www.kocef.org/03art/07.asp
- 서희테마파크 www.seohee.or.kr
- 한국동요박물관(서희청소년문화센터) www.icyouth.kr:10473/index.php

문의 전화
- 덕평자연휴게소 031)645-0001
- 이천시청 문화관광과 031)645-3082
- 예스파크 031)638-1994
- 이천세라피아 031)631-6501
- 서희테마파크 031)645-3657
- 한국동요박물관(서희청소년문화센터) 031)637-6591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수도권 전철 경강선 이천역에서 12-1번·12-3번 버스, 이천롯데프리미엄아울렛 정류장 하차, 도보 약 25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이천시교통안내 www.icheon.go.kr/site/ic/sub.do?key=1423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호평 JC→덕평자연휴게소(인천 방향)

숙박 정보
- 이천세라믹랜드: 신둔면 도자예술로, 031)633-3294, www.2000ceramicland.com
- 지산포레스트리조트 메이플콘도: 마장면 지산로258번길, 031)638-5940, www.jisanresort.co.kr/condo/info01.asp
- 호텔더클래스: 이천시 중리천로, 031)637-3325

식당 정보 
- 덕평자연휴게소(덕평소고기국밥): 마장면 덕이로154번길, 031)645-0001
- 안옥화음식갤러리(한정식): 신둔면 석동로, 031)631-8375
- 엄지장수촌(닭백숙): 마장면 덕평로, 031)635-8895

주변 볼거리
설봉공원, 이천산수유마을, 이천 도립리 반룡송, 사기막골도예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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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