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지막 권리
인간의 마지막 권리
  • 문화부
  • 승인 2019.08.27 10:09
  • 호수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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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구 / 동녘 / 1만6000원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찬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죽음과 관련된 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 셀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으며, <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와 같은 국내 저자의 책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출간된 죽음에 관한 국내 도서들은 대부분 의사나 법의학자 등 과학자의 시선으로 죽음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마지막 권리>는 철학자이자 윤리학자의 관점에서 죽음을 바라본 첫 국내 저작이다. 기존에 출간된 국내 도서보다 더욱 다양한 관점에서 죽음을 살펴본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가?’와 같은 본질적인 물음에 대답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와 같은 실용적인 조언도 담아냈다. 

이 책은 인간다운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왜 의사조력자살(안락사)이 시행되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답한다. 저자는 누군가가 질병으로 죽음보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면, 스스로 죽음을 결정함으로써 인간다운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신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보수적인 종교계가 죽음에 대해 열린 태도를 가지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누구나 좋은 죽음을 꿈꾸지만 어떻게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누구도 미리 죽음을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철학 에세이이자 실용적인 가이드이기도 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미리 죽음을 이해하고 인간다운 죽음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의료진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한다. 먹지 못하면 수액을 맞고, 숨 쉬지 못하면 호흡기를 차는 연명 치료가 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사망자의 76.2%가 집이 아닌 의료기관 등에서 생을 마쳤다고 한다. 누구나 자신이 존중되는 분위기 속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집에서 맞는 죽음이란 이미 낯선 것이 된 지 오래다. 
저자는 이렇게 의료화된 죽음을 ‘낯선 죽음’이라고 표현한다. 또,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누구와, 어디에서,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죽음을 미리 상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죽음을 제대로 알 때 이를 관리할 수 있으며, 스스로 죽음을 관리할 때 낯선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 미리 고민하는 사람은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사전의료지시서를 작성해두는 등 준비를 할 수 있다. 혹은 가족들과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에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고 산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미루다가 죽음이 갑자기 닥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료 절차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어떤 마지막을 원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원하는 죽음을 맞이할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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