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길 잃은 돈 어디로?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발표로 실수요자와 갈 곳을 잃은 투자 자금들이 오피스텔로 몰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투기과열지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규제의 제약이 적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민간택지 내 공동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위해 지정 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의했다. 분양가상한제 필수요건은 투기과열지구 내 모든 공동주택으로 확대되고, 지정효력도 입주자모집승인 단지까지 포함한 모든 재건축·재개발단지에 적용된다.

전매제한 기간
최장 10년까지

‘로또 단지’ 양산을 막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도 최장 10년까지 늘어난다. 정부가 전매제한 기간을 늘린 것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로또’ 수준의 시세 차익과 이를 노리는 투기 수요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거주 의무기간도 부여할 방침이다. 현재 9·13 대책 이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공공택지 내 공공분양에 대해서는 전매제한 기간에 더해 거주의무 기간을 적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틈새 주거상품인 오피스텔이 주목받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시행 예정인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아파트 분양 물량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형 부동산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입지나 교통여건이 우수하고, 개발호재가 풍부한 곳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의 경우 적잖은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2017년 5월 입주) 전용 42㎡의 현재 시세는 약 6억원으로 분양가(4억5520만원)대비 1억5000만원가량 올랐다. ‘용산 푸르지오 써밋’(2017년 8월 입주) 전용 29㎡의 분양가는 3억39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약 1억원 오른 4억3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신규 오피스텔에도 많은 수요자들이 몰렸다. 포스코건설이 지난달 청약을 받은 ‘동탄 더샵 센텀폴리스’는 1122실 모집에 1만3841건이 접수되며 평균 12.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효성이 지난 4월 청약 신청을 받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일대의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오피스텔은 평균 40.5대 1의 경쟁률로 전실이 빠르게 계약이 마무리됐다. 현재 3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정부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발표
투기과열지구 모든 공동주택 확대

오피스텔의 장점은 아파트에 비해 규제의 강도가 낮다는 점이다. 아파트 못지않은 주거 편의성을 갖췄지만 청약하는데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통장 없이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받지 않아 9억원 이상 가구도 중도금 50%에 대한 대출이 가능하다. 

재당첨이나 당첨자 관련 규제도 영향이 없고 소유권 이전을 하면 전매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 높다. 10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아파트에 비해 오피스텔이 가진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청약재당첨 제한 및 당첨자 관리 규제를 받지 않아 투자성이 높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전매제한이 최대 10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텔의 경우도 모두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고 인기 주거지역에 입지와 분양가 적정성 등을 두루 갖춘 상품만이 선호되고 있다”며 “특히 인근에 업무단지나 산업단지 등 직장인, 신혼부부 등 임대수요가 풍부한 곳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아파트 규제로 주목받는 주거용 오피스텔.
 

▲송파 헤븐시티 더 테라스= 위례신도시 호수공원(가칭)과 녹지 공원을 품은 프리미엄 오피스텔, 상가인 ‘송파 헤븐시티 더 테라스’가 분양 중이다. 서울시 송파구 위례 신도시 일반 상업용지 6-2-1BL에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의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로 들어선다. 서울 송파 위례 신도시 내 7만5000㎡ 호수 공원(가칭)과 녹지 공원이 인접해 환경친화적인 입지를 자랑한다. 이러한 친환경적 입지뿐 아니라 테라스 특화 설계 2·3룸 혁신 평면과 테라스 특화 설계로 높은 희소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차익 노리는 
투기세력 차단

2~3인 소형가구 세대 니즈에 맞는 생활 거주형 공간설계를 적용한 중소형 오피스텔로 총 99실(전매가능), 전용면적은 38㎡, 43㎡(A, B), 68㎡으로 구성된다. 더불어 빌트인 가구, 냉장고, 세탁기, 비데, 에어컨 등 단지 내부에는 풀퍼니시드 시스템이 적용된다. 또 입주민들을 위해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비롯해 CCTV 등 최첨단 디지털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110대의 넉넉한 주차공간과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상가는 집객력이 높은 호수공원 상권에 입지해 365일 24시간 수요가 몰리는 항아리 상권이라는 평가다. 상가는 지상 1~2층 규모로 1층은 총 15개 점포, 3면 개방형 스트리트형으로 호수공원 유동인구 집객을 높이는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로 구성된다. 권장업종은 편의점, 부동산중개업소, 카페, 베이커리, 각종 프랜차이즈 등이다. 총 12개 점포가 들어서는 2층은 집객력을 높이는 키즈, 에듀, 메디컬 업종들이 권장업종이다. 

주변 생활 인프라도 돋보인다. 거원 초·중·고교를 비롯 산빛초등학교도 신설 예정이다. 송파보건소, 우체국, 송파체육 문화회관, 가든파이브, 스타필드시티위례점 등 원스톱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지하철 5호선 거여역, 송파 IC, 송파대로 등 사통팔달의 쾌속 교통망을 구축해 서울과 강남을 빠르게 이동 가능하다. 

로또 단지
이제 없다?

위례 신도시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거여동,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하남시 학암동 등을 아울러 조성되는 2기 신도시 중 하나다. 북 위례 지역은 올해 7개 건설사가 총 4733가구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호수가 인접한 오피스텔은 탁 트인 호수 조망을 갖춰 쾌적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각종 근린공원, 체육시설, 산책로 등의 풍부한 인프라가 마련된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이러한 주거만족도 측면뿐 아니라 투자 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임차인의 선호도가 비교적 높아 공실률이 낮은 편이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호수 공원 특성상 희소성이 높다는 점도 투자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분양 관계자는 “북 위례 신도시 ‘송파 헤븐시티 더 테라스’는 중도금 무이자로 초기 부담이 투자비용이 적은 데다 호수와 녹지공원 자연친화적인 입지로 투자 가치가 높다”며 “주거용오피스텔로서 신혼을 앞둔, 집을 소유 하고 싶은,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실수요자의 딱 좋은 기회로 특화된 공간 설계로 높은 주거 만족도 역시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엽역 삼부 르네상스= 삼부토건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105번지 외 2필지에 ‘주엽역 삼부 르네상스’오피스텔 551실과 상업시설을 분양한다. 전용면적은 13~49㎡로 최근 선호도가 높은 소형으로만 공급된다. 일산에 분양한 오피스텔 가운데서는 최초로 지하철역과 단지가 바로 연결되는 곳이다. 주엽역은 현재 인천2호선 연장선이 계획 중에 있어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더블역세권’프리미엄이 기대되고 있다. 

인천 2호선 연장선이 들어서면 GTX킨텍스역과 연결돼 강남 삼성역까지 20분이면 통행이 가능하다. 유동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근에는 CJ라이프시티를 비롯해 방송영상콘텐츠밸리, 일산테크노밸리 등 풍부한 배후수요로 향후 임대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그랜드백화점, 현대백화점, 빅마켓, 이마트타운, 관공서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조성돼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을 전망이다. 이밖에도 강선공원과 주엽공원 동선에 위치한 단지는 일산을 대표하는 호수공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등 핵심 주거 요소를 모두 품고 있다는 평가다.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 현대건설이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38 일대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을 분양한다. 과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로 오피스텔, 섹션오피스, 상가가 결합된 주거복합단지다. 지하 5층~지상 24층, 25층 총 2개 동으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69, 84㎡ 319실 규모이며, 전용면적별로는 69㎡ 115실, 84㎡ 204실이다. 

강남과 가까운 지리적 강점은 물론 1만2000여 가구 규모의 재건축 사업 및 과천지식정보타운 등의 대규모 개발 호재들이 이어지고 있어 높은 미래가치가 기대된다. 지난해 9월에는 과천시 아파트값 평균이 3.3㎡당 4006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4000만원을 넘은 지역이다. 


과천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높은 청약가점이 아니고서는 아파트 당첨이 쉽지 않다. 9억원 초과 세대는 중도금 대출도 어렵다. 이처럼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면서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은 소형 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오피스텔로 주목받고 있다. 

개발호재도 풍부하다. 먼저 ‘제2의 판교’로 지목되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 사업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서울, 판교, 광교로 이어지는 지식산업벨트의 중심에 위치해 발표 당시부터 화제가 된 곳이다. 2021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미 대림산업, KT&G, 넷마블, 코오롱글로벌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부터 유망 중소기업까지 21개 대형 컨소시엄사가 입주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 고용 인구만 약 4만6000여 명이 될 것으로 추산돼 이들을 수용할 대규모 주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분양시장 위축 전망
규제 강도 낮은 오피스텔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C노선 사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GTX-C노선은 기본계획수립을 착수했다. GTX-C노선은 경기 양주시 덕정역에서 경기 수원시 수원역까지 이어지는 총 72.4km로 건설 되는 노선으로, 과천에서는 정부과천청사역에 신설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과천~위례선 복선전철을 정부과천청사역까지 연장하는 안이 검토 중이다. 

인근에서는 쇼핑, 업무, 숙박, 문화시설이 어우러지는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은 과천의 최중심 입지에 위치한 만큼 이미 완성된 생활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과천시청, 과천경찰서, 과천시민회관 등이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있으며, 이마트(과천점)와 상업지역 내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오피스텔도
다 같지 않다


도보이용권 내 과천초, 문원초, 청계초, 문원중, 과천중앙고, 과천고 등이 있으며, 과천중앙공원, 관악산, 청계산 등도 인근에 있어 쾌적한 주거생활을 누릴 수 있다. 일부 호실에서는 관악산 조망도 가능하다. 교통환경도 우수해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이 도보 4분 거리인 초역세권 단지로 서울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사당역에서 2호선, 이수역에서 7호선을 환승해 강남업무지구(GBD)에 속하는 주요 지하철역까지 3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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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