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열 받게 한’ 휴게소 정체

라면에 단무지 달랑 주고 5000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한 국회의원이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가 잔뜩 뿔이 났다. 음식 가격은 천정부지로 높은데 반찬은 작은 그릇으로 조금, 그마저도 다 먹고 난 뒤에 직접 가져가야 더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국회의원은 이른바 휴게소 감독법을 대표 발의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고속도로 휴게소는 지루한 여정의 한줄기 빛이다. 잠이 쏟아지는 운전자에게는 좋은 쉼터고 배고픈 사람들에겐 훌륭한 식당이다. 과거 더러운 것으로 유명했던 화장실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근래 들어서는 청결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한 유명 개그맨이 방송서 전국 각지 휴게소서 맛있게 먹은 음식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음식에 대한 생생한 표현과 맛에 대한 칭찬은 여러 휴게소를 맛집으로 만들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들르는 곳이었던 휴게소는 방송에 나온 음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장소로 변했다. 방송서 언급된 음식의 판매량도 폭증했다.

가격의 진실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휴게소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여주 아주 맛있는 휴게소? 참~ 기가 막힌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라면 한 그릇에 5500원, 육개장 칼국수에 6500원, 김치덮밥 한 그릇에 8000원. 그것도 라면, 칼국수의 반찬은 달랑 노란무 하나. 덮밥 반찬인 김치는 저 조그만 그릇에 다 먹고 빈 그릇을 가져가야만 더 준다. 야박하기 그지없는 반찬!!’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명동 한복판 식당의 음식 가격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놓은 고속도로 여주 휴게소의 음식 가격이다. 아침 안 먹어 어쩔 수 없이 육개장 칼국수를 먹었지만 맛도 별로고… 밥 먹고 나오는데 봉 잡힌 호구가 된 것 같아 몹시 기분 상한다. 꼭 정상화하겠다! 다짐한다!!!’로 글을 마무리했다.


우 의원이 비판한 곳은 여주(강릉방향) 휴게소로 보인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전문으로 경영하고 있는 태아산업서 운영하는 곳이다. 태아산업은 여주(강릉방향) 휴게소 외에도 음성(하남방향), 음성(통영방향)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다.

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다음날인 지난 22한국도로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른바 휴게소 감독법을 대표 발의했다. 휴게소 음식 가격과 위생, 안전 등 전반적 운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한국도로공사에 부여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우원식 의원 음식값 현실에 분노
‘휴게소 감독법’ 대표 발의 화제

우 의원은 고속도로 휴게소는 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 운영되고 있으나 휴게소서 판매하는 상품의 비싼 가격과 허술한 위생관리가 이용객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지난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서도 휴게소 상품의 높은 가격과 위생에 대한 문제가 수차례 제기됐으며 그 원인으로 휴게소 입점업체에 책정하는 과도한 수수료가 지목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가 운영업체에 위탁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전국 195개 휴게소 중 192개가 위탁운영 방식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안전·위생관리·가격 및 품질에 대한 점검 등 휴게소와 주유소의 전반적 운영에 대해 한국도로공사의 관리감독에 관한 규정이 마련돼있지 않다.

우 의원은 이번 법안 발의를 통해 한국도로공사가 휴게소 운영업체의 입점업체에 대한 적정 수수료 책정 여부와 안전, 상품의 위생, 가격 등 운영 전반에 관한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휴게소 이용에 관한 국민 편의와 운영상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휴게소 입점업체 수수료 문제는 지난해 국감서 제기된 바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휴게소 입점업체 1765개 중 45%에 달하는 793개의 입점업체가 운영업체에 내는 수수료율이 매출의 40% 이상으로 확인됐다.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업체 10곳 중 4곳이 물건을 팔아 번 돈의 40% 이상을 수수료로 내고 있는 셈이다. 매출액의 50% 이상을 수수료로 내는 입점업체도 197개에 달했다.

서천휴게소(목포방향) 호떡·스낵매장이 매출액의 58.5%를 수수료로 내 가장 높았고, 서천휴게소(서울방향) 스낵매장과 인삼랜드휴게소(통영방향) 프랜치키스 매장이 58%로 뒤를 이었다. 덕평휴게소(하행) 오뎅매장 51.7%, 서천휴게소(서울/목포) 라면·우동매장도 매출의 57%를 수수료로 내고 있었다.

“국민 편의와 투명성 높여야 ”
공사측 관리 ·감독 권한 없어

휴게소 운영업체는 입점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한국도로공사에 다시 임대료를 내는 구조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휴게소의 매출액은 증가세였다. 201311130억원, 201411606억원, 201512464억원, 201613246억원, 201713548억원 등이다.

한국도로공사가 받은 임대료도 20131297억원, 20141356억원, 20151517억원, 20161760억원, 20171838억원 등 매년 늘어났다. 입점업체가 내고 있는 수수료는 유통업계의 최고 판매수수료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TV홈쇼핑의 최고 수수료율은 36.7%, 백화점은 28%, ·오프라인 대형마트, 온라인몰도 20%대다.

이 의원은 휴게소 입점업체의 수수료는 매우 과도한 수준이라며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가 영세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휴게소 임대료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휴게소 음식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어 한국도로공사 측은 입점업체들이 내는 수수료에 전기·수도 사용료 등 관리비에 해당하는 비용이 포함돼있다고 설명하고 있다한국도로공사가 운영업체로부터 받는 임대료도 입점업체의 수수료서 나오는 만큼 임대료를 낮출 수 있는 방안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우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반박했다. 휴게소 음식 가격이 오른 것은 인건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순히 (휴게소 라면이)5000원이라서 분노하셨다면 인천공항서 우동 드셔 보시면 분노 이상의 단계를 느끼셔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때문?

이어 민주당서 인건비 확 올려놓고 물가 탓하시는 것은 머리와 꼬리가 맞지 않는 상황인 것 같다. 또 라면봉지는 권장소비자가가 있을지 몰라도 끓인 라면은 권장소비자가가 있을 수 없다. 심지어 요즘은 봉지라면도 오픈 프라이스라며 여당이 라면은 어디서 팔더라도 김밥천국 가격으로 3000원이어야 한다는 발상으로 경제를 운영하지 않는 조직이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가격은 시장상황에 따라 결정된다는 경제논리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최고위원은 혁명정부랍시고 적폐 청산하고 반대파 죽이는데 몰두하던 로베스피에르 정권이 우유를 반값에 먹게 해주겠다는 선의서 경제를 말아먹은 걸 상기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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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