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감사 묵살한 바른미래당 ‘검은 세력’ 실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8.26 10:12:53
  • 호수 12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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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도 막고 자료도 막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바른미래당 김유근 전 당무감사관이 같은 당 손학규 대표를 징계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당 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4·3보궐선거 당시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은 물론 특정 여론조사 업체와 결탁한 정황이 있다는 것. <일요시사>는 징계 청원서의 근거인 김 전 감사관의 당무감사보고서를 입수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김 전 감사관의 조사를 방해한 일부 인사들의 정황이 담겨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최근 당무위원회로부터 4·3보궐선거 당시 당헌·당규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4·3보궐선거 당시 바른미래당의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은 ‘조원씨앤아이’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김 전 감사관이 쓴 당무감사보고서의 결론 중 하나는, 손학규 대표가 여론조사 업체를 조원씨앤아이로 선정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렸다는 것이다. 연구원과 조원씨앤아이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3회 실시하는 대금으로 6600만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보고서
내용 보니…

실제 여론조사는 2회만 실시됐다. 조원씨앤아이는 여론조사 2회에 따른 4400만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실시된 2회 중 1회는 조원씨앤아이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조사해 3월27일 공표한 결과와 같았다. 

당시 오신환 사무총장(현 원내대표)과 총무국은 연구원을 상대로 특별 예비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3월16일부터 17일까지 조원씨앤아이가 실시하고, 4월1일에 제출한 2차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는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3월25일부터 26일까지 실시, 3월27일 공표한 여론조사의 결과 값과 동일하다. 

이 때문에 당 내부에선 “조원씨앤아이가 실제 조사를 하지 않은 채 2200만원을 부당하게 챙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사건은 현재 금천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기 전 당은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6월 당무감사관 3명을 임명해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보고서는 감사관 3명 중 김유근 전 당무감사관이 작성한 것이다.

김 전 감사관은 지난 6월4일 오후 3시16분 당 총무국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당무감사관으로 임명됐다는 내용이었다. 활동기간은 문자를 받은 4일부터 같은 달 18일까지였다. 2주간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6월 작성된 감사관 보고서 입수
조사 요구에 감사위원장 ‘불허’

그러나 실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그것보다 짧았다. 6일 현충일과 주말을 제외하면 물리적으로 김 전 감사관에게 주어진 기간은 10일부터 18일까지 단 일주일이었다. 김 전 감사관은 “사실상 깊이 있는 감사를 실시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보고서에 기록했다.

김 전 감사관은 지난 6월7일 바미당 당사 8층서 열린 첫 감사관 회의에 참석했다. 주대환 당시 당무감사위원장도 참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 위원장의 회의 참석은 애초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 주대환 바른미래당 당무감사위원장

피조사 범위가 이날 회의서의 핵심 논의사항이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앞서 실시된 특별 예비조사서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된 박태순 전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 실무담당자인 박모 연구원,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로 한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이와 달랐다. 피조사 범위를 한정하면 자칫 부실 감사가 될 우려가 있어서였다.

이후 본격적인 면담 조사가 진행됐다. 6월11일에는 연구원 소속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12일에는 바른미래당 이재환 전 창원성산 후보자와의 조사가 이루어졌다. 13일에는 김대진 대표를 비롯해, 창원성산 보궐선거 당시 중앙당서 파견된 태스크포스팀이 대상이었다.


김 전 감사관은 1차 조사 이후 조사 대상을 추가할 필요성을 느꼈다. 바미당에선 이모 소장과 김모 국장, 박모 국장, 조원씨앤아이에선 송모씨와 이모씨가 대상이었다. 

감사관 3명
보고서 작성

그러나 이들에 대한 당무감사 차원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모 소장을 조사하기 위해 주대환 위원장에게 동의를 구했으나, 그는 이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조원씨앤아이의 송모씨와 이모씨에게는 출석을 요구했으나, 당사자들의 거부 의사가 명확하고 김 대표가 항의해 조사가 불가능했다. 

이후 전화 면담을 요구했으나 당사자들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김 전 감사관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수사기관의 조사가 이뤄질 경우 세 사람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달았다. 

또 김 전 감사관은 박태순 전 부원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선거기간 동안의 행적과 추가 공모자를 밝히는 데 핵심적인 증거가 될 것으로 판단, 자료요청을 했으나 주 위원장의 불허로 자료확보에 실패했다고 보고서에 기술했다. 그는 손 대표와의 면담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내렸다. 1차 조사 과정서 손 대표에 대한 진술이 여러 번 나왔기 때문이다. 

홍경준 바른미래연구원장은 지난 2월20일 박 전 부원장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손) 대표님께서 창원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하는 이재환 후보 지원을 위한 여론조사와 기타 활동에 대해 연구원이 담당하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김대진 대표도 손 대표의 지시로 여론조사가 시작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 일요시사가 입수한 바른미래당 당무감사 보고서

“이재환 후보의 요청도 있었고, 그 상황에 맞춰서 (손)대표님과 이야기도 되고, (바른미래)연구원서 대표님의 지시에 따라 조사가 진행되면서…(중략)…그러면서 대표님의 지시로 연구원서 여론조사 기능을 수행했고…(중략)…당시 박태순 부원장이 저희한테 대표님이 이제 연구원서 조사를 진행해라 그렇게 지시가 왔다고 얘기했다.”

당 대표
지시라고?

오신환 원내대표(당시 사무총장)는 박 전 부원장이 자신에게 손 대표가 조원씨앤아이에게 여론조사를 맡기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를 어떻게 조원씨앤아이와 하게 됐나?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을 경쟁시켜 선별해 견적 받아서 하라고 했더니, 부원장이 ‘당 대표님 지시입니다’, 그랬던 것 같다.”


세 사람 진술의 교집합은 ‘손 대표가 바른미래연구원에 창원성산 보궐선거 지원을 위한 여론조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전 감사관은 손 대표와의 면담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손 대표와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주대환 당시 당무감사위원장이 조사가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김 전 감사관은 주 위원장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손 대표에 대한 면담조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경우 자칫 당무감사가 파행될 수 있다고 판단해 당 대표에 대한 조사를 포기했다.

김 전 감사관은 보고서를 통해 사안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연구원의 부원장이 손 대표의 지시라는 이유로 여론조사 업체에 대한 검증 절차 없이 계약하고, 2차 여론조사가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대금을 지급하는 초유가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처음부터 3회의 여론조사를 실제 실시할 의도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사건이 오신환 원내대표(당시 사무총장)에 의해 밝혀지지 않았다면 총 6600만원의 대금이 전액 입금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냈다.

자료 요청해도 가로막아
대표측 “보고서는 허위”


김 전 감사관은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지난 20일, 당 윤리위원회에 손 대표에 대한 징계청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보궐선거와 관련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은 물론 당 대표로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넘어섰다”며 “특정 업체와의 결탁행위로 비춰질 수 있는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는 당무감사 내용과 이로 인해 당과 연구원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는 인과관계가 성립할 것이므로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김유근 전 바른미래당 당무감사관

손 대표가 위반했다는 당헌은 제7장 정책연구원의 제74조(정책연구원의 설치와 기능)와 75조(정책연구원의 조직과 운영)다.

74조엔 “당의 정강·정책의 실현, 중장기 정책 및 전략의 수립, 정책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해 독립된 재단법인으로 정책연구원을 설치·운영한다”고 규정돼있다. 75조는 “정책연구원은 객관적인 연구를 위해 인사와 조직의 독립성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전 감사관은 “당무감사 결과 손 대표는 연구원에 지난 보궐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 업체 선정 시 특정 업체를 선정하게 지시 혹은 압력을 행사했다”며 “이는 연구원의 당연직 이사장인 당 대표의 권한을 넘어선 명백한 월권행위다. 특정 업체와 손 대표의 유착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진짜냐?
가짜냐?

이어 “여론조사를 하지 않은 것을 알고도 지급된 정황이 있는 2200만원은 도대체 누구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는지 당무감사관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국민으로서 매우 궁금하다”며 “손 대표가 이번 의혹도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제3의 길’을 간다면, 당원과 국민들 귀에 손학규 선언도 공염불로 들릴 것이다. 손 대표께서는 제3의 길을 가시기 전에 금천경찰서에 먼저 가서 의혹을 깨끗하게 해명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당사자인 손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손 대표 측은 지난 22일 <일요시사>는 통해 “징계청원서와 관련한 입장은 없다”며 “징계청원서의 근거가 된 김 전 감사관의 보고서는 허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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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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