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감사 묵살한 바른미래당 ‘검은 세력’ 실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8.26 10:12:53
  • 호수 12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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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도 막고 자료도 막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바른미래당 김유근 전 당무감사관이 같은 당 손학규 대표를 징계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당 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4·3보궐선거 당시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은 물론 특정 여론조사 업체와 결탁한 정황이 있다는 것. <일요시사>는 징계 청원서의 근거인 김 전 감사관의 당무감사보고서를 입수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김 전 감사관의 조사를 방해한 일부 인사들의 정황이 담겨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최근 당무위원회로부터 4·3보궐선거 당시 당헌·당규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4·3보궐선거 당시 바른미래당의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은 ‘조원씨앤아이’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김 전 감사관이 쓴 당무감사보고서의 결론 중 하나는, 손학규 대표가 여론조사 업체를 조원씨앤아이로 선정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렸다는 것이다. 연구원과 조원씨앤아이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3회 실시하는 대금으로 6600만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보고서
내용 보니…

실제 여론조사는 2회만 실시됐다. 조원씨앤아이는 여론조사 2회에 따른 4400만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실시된 2회 중 1회는 조원씨앤아이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조사해 3월27일 공표한 결과와 같았다. 

당시 오신환 사무총장(현 원내대표)과 총무국은 연구원을 상대로 특별 예비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3월16일부터 17일까지 조원씨앤아이가 실시하고, 4월1일에 제출한 2차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는 <쿠키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3월25일부터 26일까지 실시, 3월27일 공표한 여론조사의 결과 값과 동일하다. 

이 때문에 당 내부에선 “조원씨앤아이가 실제 조사를 하지 않은 채 2200만원을 부당하게 챙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사건은 현재 금천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기 전 당은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6월 당무감사관 3명을 임명해 보고서를 작성하게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보고서는 감사관 3명 중 김유근 전 당무감사관이 작성한 것이다.

김 전 감사관은 지난 6월4일 오후 3시16분 당 총무국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당무감사관으로 임명됐다는 내용이었다. 활동기간은 문자를 받은 4일부터 같은 달 18일까지였다. 2주간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6월 작성된 감사관 보고서 입수
조사 요구에 감사위원장 ‘불허’

그러나 실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그것보다 짧았다. 6일 현충일과 주말을 제외하면 물리적으로 김 전 감사관에게 주어진 기간은 10일부터 18일까지 단 일주일이었다. 김 전 감사관은 “사실상 깊이 있는 감사를 실시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보고서에 기록했다.

김 전 감사관은 지난 6월7일 바미당 당사 8층서 열린 첫 감사관 회의에 참석했다. 주대환 당시 당무감사위원장도 참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 위원장의 회의 참석은 애초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 주대환 바른미래당 당무감사위원장

피조사 범위가 이날 회의서의 핵심 논의사항이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앞서 실시된 특별 예비조사서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된 박태순 전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 실무담당자인 박모 연구원,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로 한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이와 달랐다. 피조사 범위를 한정하면 자칫 부실 감사가 될 우려가 있어서였다.

이후 본격적인 면담 조사가 진행됐다. 6월11일에는 연구원 소속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12일에는 바른미래당 이재환 전 창원성산 후보자와의 조사가 이루어졌다. 13일에는 김대진 대표를 비롯해, 창원성산 보궐선거 당시 중앙당서 파견된 태스크포스팀이 대상이었다.

김 전 감사관은 1차 조사 이후 조사 대상을 추가할 필요성을 느꼈다. 바미당에선 이모 소장과 김모 국장, 박모 국장, 조원씨앤아이에선 송모씨와 이모씨가 대상이었다. 

감사관 3명
보고서 작성

그러나 이들에 대한 당무감사 차원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모 소장을 조사하기 위해 주대환 위원장에게 동의를 구했으나, 그는 이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조원씨앤아이의 송모씨와 이모씨에게는 출석을 요구했으나, 당사자들의 거부 의사가 명확하고 김 대표가 항의해 조사가 불가능했다. 

이후 전화 면담을 요구했으나 당사자들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김 전 감사관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수사기관의 조사가 이뤄질 경우 세 사람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달았다. 

또 김 전 감사관은 박태순 전 부원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선거기간 동안의 행적과 추가 공모자를 밝히는 데 핵심적인 증거가 될 것으로 판단, 자료요청을 했으나 주 위원장의 불허로 자료확보에 실패했다고 보고서에 기술했다. 그는 손 대표와의 면담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내렸다. 1차 조사 과정서 손 대표에 대한 진술이 여러 번 나왔기 때문이다. 

홍경준 바른미래연구원장은 지난 2월20일 박 전 부원장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손) 대표님께서 창원 보궐선거 후보(로) 출마하는 이재환 후보 지원을 위한 여론조사와 기타 활동에 대해 연구원이 담당하라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김대진 대표도 손 대표의 지시로 여론조사가 시작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 일요시사가 입수한 바른미래당 당무감사 보고서

“이재환 후보의 요청도 있었고, 그 상황에 맞춰서 (손)대표님과 이야기도 되고, (바른미래)연구원서 대표님의 지시에 따라 조사가 진행되면서…(중략)…그러면서 대표님의 지시로 연구원서 여론조사 기능을 수행했고…(중략)…당시 박태순 부원장이 저희한테 대표님이 이제 연구원서 조사를 진행해라 그렇게 지시가 왔다고 얘기했다.”

당 대표
지시라고?

오신환 원내대표(당시 사무총장)는 박 전 부원장이 자신에게 손 대표가 조원씨앤아이에게 여론조사를 맡기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를 어떻게 조원씨앤아이와 하게 됐나?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을 경쟁시켜 선별해 견적 받아서 하라고 했더니, 부원장이 ‘당 대표님 지시입니다’, 그랬던 것 같다.”

세 사람 진술의 교집합은 ‘손 대표가 바른미래연구원에 창원성산 보궐선거 지원을 위한 여론조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전 감사관은 손 대표와의 면담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손 대표와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주대환 당시 당무감사위원장이 조사가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김 전 감사관은 주 위원장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손 대표에 대한 면담조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경우 자칫 당무감사가 파행될 수 있다고 판단해 당 대표에 대한 조사를 포기했다.

김 전 감사관은 보고서를 통해 사안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연구원의 부원장이 손 대표의 지시라는 이유로 여론조사 업체에 대한 검증 절차 없이 계약하고, 2차 여론조사가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대금을 지급하는 초유가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처음부터 3회의 여론조사를 실제 실시할 의도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사건이 오신환 원내대표(당시 사무총장)에 의해 밝혀지지 않았다면 총 6600만원의 대금이 전액 입금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냈다.

자료 요청해도 가로막아
대표측 “보고서는 허위”

김 전 감사관은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지난 20일, 당 윤리위원회에 손 대표에 대한 징계청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보궐선거와 관련 당헌·당규를 위반한 것은 물론 당 대표로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넘어섰다”며 “특정 업체와의 결탁행위로 비춰질 수 있는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는 당무감사 내용과 이로 인해 당과 연구원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는 인과관계가 성립할 것이므로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김유근 전 바른미래당 당무감사관

손 대표가 위반했다는 당헌은 제7장 정책연구원의 제74조(정책연구원의 설치와 기능)와 75조(정책연구원의 조직과 운영)다.

74조엔 “당의 정강·정책의 실현, 중장기 정책 및 전략의 수립, 정책네트워크 구축 등을 위해 독립된 재단법인으로 정책연구원을 설치·운영한다”고 규정돼있다. 75조는 “정책연구원은 객관적인 연구를 위해 인사와 조직의 독립성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전 감사관은 “당무감사 결과 손 대표는 연구원에 지난 보궐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 업체 선정 시 특정 업체를 선정하게 지시 혹은 압력을 행사했다”며 “이는 연구원의 당연직 이사장인 당 대표의 권한을 넘어선 명백한 월권행위다. 특정 업체와 손 대표의 유착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진짜냐?
가짜냐?

이어 “여론조사를 하지 않은 것을 알고도 지급된 정황이 있는 2200만원은 도대체 누구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는지 당무감사관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국민으로서 매우 궁금하다”며 “손 대표가 이번 의혹도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제3의 길’을 간다면, 당원과 국민들 귀에 손학규 선언도 공염불로 들릴 것이다. 손 대표께서는 제3의 길을 가시기 전에 금천경찰서에 먼저 가서 의혹을 깨끗하게 해명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당사자인 손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손 대표 측은 지난 22일 <일요시사>는 통해 “징계청원서와 관련한 입장은 없다”며 “징계청원서의 근거가 된 김 전 감사관의 보고서는 허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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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