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초강수 둔’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8.20 08:49:50
  • 호수 12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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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 장관 넘어 총리급 파워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당 일각과 기획재정부의 반대를 무릎 쓰고 초강수를 둔 것이다. 현 정부 최고의 ‘실세 장관’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오는 10월부터 서울 25개 자치구와 경기 과천·광명·분당·하남, 대구 수성구 등 전국의 모든 투기과열지구(31곳)서 분양되는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당정 협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 개선 추진안’을 발표했다. 분양가상한제는 새 아파트의 분양가를 땅값과 건축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책정한다. 국토부는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의 70∼80%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총리는
말렸지만…

현재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 위해선 필수요건으로 3개월간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해당 지역이 포함된 시도 물가상승률의 2배를 무조건 넘어야 한다. 여기에 ▲최근 1년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 ▲3개월 주택 매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이상 증가 ▲직전 2개월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5대1 초과 또는 국민주택규모 주택 청약경쟁률이 10대1 초과 등 3개 기준 중 1개를 추가로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서 필수요건 기준을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바꾼다. 또 해당 지역서 분양이 없으면 상위 지방자치단체의 분양가격 평균을 활용할 수 있게 해 실효성을 높였다. 요건이 충족되는 지역은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도 앞당겼다. 기존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입주자모집승인 신청’을 하지 않은 모든 단지가 적용된다. 

정부가 주택공급 위축과 민간 재산권 침해, 로또 분양 등 각종 부작용에 대한 여당 일각의 우려와 기재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분양가상한제를 밀어부친 것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기재부와 여당 내부에선 최근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분양가상한제 발표를 미뤄줄 것을 피력했지만 김 장관이 청와대를 직접 설득하면서 도입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에 도입된 분양가상한제는 강남 일부 재건축 단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투기과열지구 전체에 적용되는 등 규제 수위가 높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투기과열지구에 지역구가 걸쳐있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긴장감마저 돌고 있다. 지난 12일, 상한제 당정협의서도 여당 의원 일부서 불만 목소리가 나왔다.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협의는 1시간17분 만인 오전 9시17분쯤 끝났고 국토부는 13분 후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윤관석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은 협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행령 개정안 도입에 대한 정부안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지만 다른 참석 위원들의 반응은 달랐다. 

곳곳 반대 목소리에도 분양가상한제 강행 
여당·기재부 부정적…청 설득해 밀어붙여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급하게 아침에 당정협의 직후 바로 국토부 발표에 대해 “이게 무슨(여당 의원들이) 들러리냐”며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당 국토위원들에게 사전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를 두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이끄는 기재부의 반대를 무력화시키면서 현 정부 최고의 ‘실세 장관’을 넘어 ‘총리급 파워’를 과시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기재부는 올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전년비)에 불과하고 일본과의 경제 전쟁 등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이유로 분양가상한제 발표를 연기나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서울 집값 안정이 필수라는 논리로 청와대를 설득해 지지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그 자체로 국토부보다 상위 부처로 정책 조정권과 예산편성권을 무기로 자타공인 경제 컨트롤타워다. 김 장관의 돌파력에 그 철옹성도 무너진 것이다. 

김 장관의 파워를 보여준 사례는 과거에도 있다. 지난 6월 버스 파업을 막는 과정서 그는 홍 부총리를 배제한 채 이해찬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와 3자 합의를 통해 ‘버스 준공영제’를 확대한 바 있다. 
 

관가에선 그가 강한 추진력과 존재감 등 개혁 드라이브로 내년 총선 출마보다 이낙연 총리의 후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정책 추진 능력 등 청와대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데다 여성 총리라면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손해 볼 게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김 장관이 지속적으로 일산 지역구 출마를 예고한 만큼 강남 집값 잡기에 성공한 치적과 함께 고양시정으로 나아가 4선에 도전할 여지도 있다. 민간 분양가상한제 추진도 지역구인 일산서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장관은 제17·19·20대 국회의원이자 제4대 국토교통부장관으로 1962년 전북 정읍서 아버지 김병태씨와 어머니 신정순씨 슬하 8남매(1남 7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조부는 제헌 국회의원인 김종문이다. 전주여자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형광등 제조공장에 취업하다 노동운동으로 투신했으나 이를 알게 된 가족들의 만류로 6개월 만에 그만둔 것으로 전해진다. 

양극화 심화
강력한 규제

1987년 평화민주당 당원으로 입당해 정치에 첫 발을 내디뎠던 그는 당직자로 근무 중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정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김 장관은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정치적 역량을 인정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한나라당이 김 장관에 대응하는 맞수를 발굴할 필요성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부대변인 활동은 2002년 대선 종료 때까지 계속됐다.

2002년 16대 대선 때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서 부대변인으로 맹활약했다. 노 전 대통령이 TV토론 종료 후 “김 부대변인이 웃는 것을 보니 제가 잘 했나 봅니다”라고 할 정도로 상당히 신뢰했다. 이 때문에 초대 청와대 대변인으로도 거론됐지만, 결국 국내언론1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후 2003년 8월 정무2비서관으로 보직이 바뀌는 등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한 2004년 초까지 청와대서 활동했다. 

2004년 17대 총선를 앞두고 전북 지역 출마를 고려했으나 비례대표로 선회, 열린우리당 후보자 명단 11번에 배치돼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선거 기간 동안에는 정동영 측에서 선대위 총선기획단 부단장 겸 대변인 역할을 맡았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때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당시 현역이었던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김영선 후보에게 패배했다. 4년간 절치부심 후 2012년 19대 총선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정) 선거구에 출마해 새누리당 김영선 의원과의 리턴 매치서 결국 당선에 성공했다.

재선 이후 문재인 대표 체제서 초대 당 대표 비서실장과 원내정책수석 등 당내 중책을 맡으며 중앙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일산서구서 일산2동이 떨어져나간 고양시 정 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또 다시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를 따돌리고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당시 3선이 확정된 이틀 후인 4월15일,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됐다. 


20대 국회 출범하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1기 위원장으로 선출됐는데 여성 의원이 해당 상임위의 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다.

불똥 튈라
시장 반응은?

제19대 대통령 선거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 문재인정부의 초기 국토교통부장관에 올랐다. 그동안 예결특위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전문성을 인정받아왔으며, 문정부서 적폐 청산 요소로 지명된 4대강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기로 유명했다. 내각 여성 30% 이상 기용 공약에 부합하는 인사기에 여러 가지 정무적 고민이 있었던 장관 지명이었다.

다만 국토 교통 및 건설과는 전문성이나 경험이 거의 전무했던 터라 이에 대한 논란도 제기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과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퇴로 인해 청와대와 야당의 공방으로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돼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계속해서 연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불참한 국토위서 국민의당의 협조로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통과됐다. 

청문보고서엔 다양한 상임위원회 활동으로 장관으로서 역할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이 적시됐다. 청문보고서는 “김 후보자는 최초의 여성 국토부장관 후보자로서 그동안 정무위, 기획재정위, 서민주거복지특별위 및 예결위 등에서 부동산 관련 조세, 금융 및 SOC 예산 관련 의정활동을 수행해왔기 때문에 타 부처와 균형 있는 상호 이해 및 정책공조에 적절히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첨부됐다.


이로써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국토교통부장관으로 임명됐다. 

2017년에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다주택자를 겨냥했다.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보고, 집값 급등세를 잡기 위해 다주택자들을 규제하는 정책을 펼쳤다. 8·2 부동산 대책서 김 장관은 다주택자를 상대로 2018년 4월까지 집을 팔지 않으면 시세차익의 상당 부분을 양도세로 거둬들이겠다고 했다. 동시에 은행 대출 규제 강화로 다주택자의 돈줄을 죄었다. 김 장관이 “앞으로는 대출 끼고 집 사는 게 제한돼 지금처럼 자유롭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요동치는 집값 잡을 수 있을까 
차기 강력한 여성 총리로 거론 

김 장관이 국회에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집값 상승률(0.47%)은 지난 5년간 평균(0.61%)보다 낮아졌고, 전세값 변동률(-0.99%)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하지만 강남 집값은 올라가고 지방 집값은 내려가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2월 남양주시 왕숙신도시, 하남시 교산신도시, 인천 계양구 계양신도시 3곳이 3기 신도시로 지정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의 조속한 추진, 신안산선 착공, 신분당선 연장 등의 수도권 광역교통망 대책이 발표된 바 있다. 이어 2019년 5월 부천시 대장신도시, 고양시 창릉신도시 2곳이 추가로 3기 신도시로 지정됐다.

그러나 2019년 5월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이후, 자신의 지역구(고양시 정)인 일산 신도시와 운정 신도시, 검단 신도시 주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샀다.
 

이외 여의도·용산 개발, 그린벨트 해제 등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정책 엇박자 논란이 있었다. 2018년 7월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으로 인해 서울 집값이 급상승하자 김 장관이 제동을 걸었다. 이후 서울시 내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국토교통부(찬성)와 박 시장(반대)이 팽팽히 대립한 바 있다.

현재 김 장관은 경의선 및 동해선 등 남북한의 도로 및 철도 연결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 장관과 유독 길게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장관은 총선 출마를 둘러싸고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10일 국회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서 내년 총선 출마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비례대표 의원인 김 의원은 내년 총선서 김 장관 지역구인 경기 고양정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총선 출마?
차기 총리?

김 의원은 김 장관에게 “내년 총선에 나가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나간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지역주민 좀 만나라”고 하자, 김 장관은 “만난다. 김 의원이 (제 지역구에) 자주 다니시는 걸로 안다”고 맞받았다. 지난 9일 현 정부 들어 최대폭의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김 장관은 이번 개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여권 내에선 김 장관이 내각에 남아 문정부의 첫 여성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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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