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은닉 검은돈 사정 리스트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8.20 08:29:14
  • 호수 12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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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친 비밀계좌 탈탈 턴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기업과 유명인사의 해외 은닉재산 의혹에 사정기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국세청·경찰이 3기 문재인정부서 역외탈세·해외 불법재산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사정권에 있는 대기업과 유명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검찰·국세청의 수장이 새롭게 교체되면서 역외탈세에 대한 사정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간 불법으로 재산을 해외로 도피·은닉해 탈세하는 행위는 반칙과 부패의 대표적 행위로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3기 문정부
관전포인트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후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 정한근씨를 도주한지 21년 만에 검거한 성과를 올린 예세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을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장에 임명했다. 합동조사단은 역외탈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재산 은닉 등을 조사하는 범정부 조직으로 지난해 6월21일 출범했다. 국제 사법공조를 통해 해외 은닉재산 환수를 주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현준 국세청장은 대기업·대자산가의 지능적 역외탈세 등에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김 청장은 취임 이후 첫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고 “대기업 및 사주 일가의 차명재산 운용, 기업자금 불법유출, 제3자 우회거래를 이용한 신주인수권 증여 등 변칙 자본거래 탈루혐의를 정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3기 문정부에선 역외탈세·해외 불법재산에 관한 수사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최근 양현석 YG 전 대표와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 최순실 등이 해외 비자금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다”며 “한동안 잠잠했던 해외불법재산 이슈가 다시 수면위로 오른 만큼 사정기관서 대기업 등을 포함한 역외 탈세 부분을 챙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유명 인사 해외불법재산 의혹
검찰·국세청 역외탈세·비자금 추적 중

다음은 현재 사정권에 오른 대기업과 유명 인사들이다.

▲YG = 국세청이 YG엔터테인먼트와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서 탈세 혐의를 포착해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범칙조사는 세무조사 과정서 피조사 기관의 탈세 혐의가 드러났을 경우 실시하는 세무조사다. 세금 추징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세무조사와 달리 검찰 고발 등 처벌을 목적으로 한다.

국세청은 클럽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의 소속사 YG에 대해 지난 3월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벌여왔다. YG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해외공연 수익을 축소 신고하고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는 방법으로 역외 탈세를 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서울지방국세청은 국제거래조사국을 통해 YG가 지난 5년간 진행한 해외공연 내역 등을 확보했다. 현재는 수집된 공연 정보와 추정수입 등을 근거로 지난달 20일 확보한 재무 자료가 정확한지를 대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업계 관계자들은 빅뱅, 싸이, 투애니원 등 현재 YG에 소속돼있거나 과거 소속됐던 아티스트 등이 해외서 올린 수익의 모든 내역을 국내 세법에 맞게 신고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또 양 전 대표와 YG가 해외서 얻은 수익을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관련 시장이나 자산에 이른바 ‘파킹(고의 은폐)’한 것이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해외의 숨은 별장이나 미술품 등 고액자산을 신고하지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강력한 세풍


▲한보 = 최근 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 결과 역외탈세, 유령법인 재산은닉을 조사하는 ‘해외 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의 새 단장은 예세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으로 결정됐다. 21년간의 도피생활 끝에 송환된 고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의 4남 정한근씨를 수사하던 주무 부장이 요직에 발탁된 것이다. 외환위기를 부른 장본인으로 꼽히는 한보그룹의 해외 재산은닉 파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전 회장이 납부하지 않은 세금은 2703억원으로 고액 상습 체납자 명단 가운데 가장 높다. 3남 보근씨와 4남 한근씨까지 합치면 이 액수는 3600억원대로 불어난다.  

예 부장은 최근까지도 한근씨와 해외 도피 및 유전 사업을 함께 했던 중·고교 동창과 사업 관계자들을 꾸준히 소환 조사하며 정 전 회장 일가의 행적을 재구성해 왔다. 한근씨는 한보그룹의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의 자금 322억원가량을 해외 도피 전 스위스 비밀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에콰도르서 한근씨와 함께 머물던 동창 이모씨가 검찰에 의미 있는 진술을 했고, 검찰은 한근씨의 횡령 액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 김현준 국세청장

한근씨의 송환이 제대로 결실을 맺으려면 이 같은 은닉 자금의 향방이 좀 더 뚜렷해져야 한다. 예 부장의 발탁은 국제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염두에 둔 조치로도 풀이된다. 예 부장은 국제외교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스위스 제네바서 한국대표부 법무협력관으로 일했다. 국제기구가 밀집한 곳에서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각국의 수사 노하우를 접했다는 평가다.

▲효성 = 효성그룹이 베트남 등 외국에 생산 법인을 운영하면서 1000억원대의 소득을 누락한 혐의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최근 효성그룹이 베트남 등에서 운영하는 생산 법인으로부터 받아야 할 기술사용료 등을 적게 계상해, 국내 본사로 이전해야 할 소득을 축소한 혐의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효성그룹이 이런 방식으로 축소한 소득은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십∼수백억
일단 찾는다

보통 대기업이나 외국 현지 공장을 둔 기업은 기술 개발은 국내서 하고 생산은 외국 공장서 도맡는다. 외국 공장에선 국내서 개발한 기술을 사용하고 국내 기술 인력들이 현지에 파견 나가 생산 공정을 관할한다. 이 때문에 생산 공장은 기술사용료나 인건비 등 대가를 국내 본사에 지불해야 한다. 국세청은 효성그룹이 이런 비용을 실제보다 매우 낮게 잡아 국내로 들어와야 할 소득을 축소했고 이에 따라 국내 본사가 세금을 적게 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리온 = 오리온그룹이 해외 법인을 통한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의혹은 내부고발로 불거진 데다 오리온이 2011년 비자금을 조성한 수법과 비슷해 주목된다. 특히 오리온은 지난 5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으로부터 역외탈세와 오너 일가의 편법 증여 의혹 등에 해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어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시사저널> 등 국내외 매체와 업계에 따르면 제과업체 오리온의 중국 현지 법인인 오리온푸드가 직원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중국현지 매체들이 지난해까지 오리온푸드서 팀장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A씨의 주장을 바탕으로 제기했다.
 

▲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 한근씨

오리온푸드의 비자금 조성 의혹은 A팀장이 2016년 1월 중국 세무국에 신고된 급여 내역을 확인하면서 확산됐다. 중국 세무국에 신고 내역이 실제 A씨 계좌로 입금된 금액보다 훨씬 많았다. 이뿐만 아니라 A씨는 자신도 모르게 중국은행(Bank of China)에 자신 명의의 계좌가 개설됐다. 해당 계좌로 지난 2014년 142만위안(2억4100만원)을 시작으로 2015년 146만5000위안(2억4900만원), 2016년 109만9000위안(1억8700만원), 2017년 22만6500위안(3800만원) 등 거액의 돈이 들어왔다가 출금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 검찰은 국정농단 핵심인사로 꼽히는 최순실씨의 해외 불법 은닉 재산을 추적 중이다. 최근 최씨가 딸 정유라씨에게 현금 수십억원을 넘기려 했던 옥중편지가 공개되는 등 불법 재산은닉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환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환수 강조
사정기관 수장들 속전속결  


편지에는 ‘건물이 곧 팔리면 추징금 70억원을 공탁하고, 남는 돈 중 30억 정도를 줄 테니 나중에 조용해지면 건물을 사라’ ‘생활비 등은 계속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실제 최씨는 지난 1월 서울 강남구에 갖고 있던 빌딩을 126억원에 팔아 78억원을 법원에 공탁금으로 냈고, 정씨는 2월에 경기도 남양주의 80평대 아파트를 9억여원에 사들인 바 있다.

이 때문에 2심서 징역 20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은 최씨가 거액의 벌금이 확정될 것을 대비해 증여 형태로 재산을 은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최씨의 해외 재산은닉 의혹은 검찰 수사 대상이다. 윤 총장도 최씨 재산 은닉 의혹과 관련해 “많은 재산이 숨겨진 것 같은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지난 8일, 국회를 찾아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지도부를 예방한 자리서 ‘최근 불거진 최순실 재산 의혹은 어떻게 조사할 것이냐’고 묻는 조배숙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최씨의 해외 재산 도피 등 범죄 관련 은닉자산은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의 주요 추적 대상이기도 하다.
 

▲ 윤석열 검찰총장

▲이학수 = 국세청이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해외 재산과 관련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은 지난 3월부터 이 전 부회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은 이 전 부회장 일가 공동소유 LNB타워가 설립된지 얼마 안 된 미국의 한 법인에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한 것이 변식증여가 아닌지를 의심하고 그 경위를 면말하게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이 전 부회장의 해외재산의 역외탈세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LN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8월 설립된 미국의 한 법인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19층 건물 엘앤비타워의 실소유주인 L&B는 지난해 Three Becker Farm Properties Inc에 112억여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보면 Three Becker Farm Properties Inc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에 112억7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Three Becker Farm Properties Inc는 미국의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인 델라웨어주에 있는 회사로, 지난해 8월 설립됐다.

숨겨둔 돈 
어디 있나?

이 전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복심’으로 15년간 삼성전자 미래전략기획실장, 재무실장 등을 거치며 삼성의 실제적 재무 전반을 총괄 관리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매각과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 등을 기획, 총괄했으며 삼성의 2인자로 불려왔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정부 “해외 도피 부정 축재자 끝까지 잡는다”

정부가 구본현 범LG가 3세 등 부정축재 수사 중에 해외로 도피한 경제사범 40여명을 특별관리, 인터폴과 공조로 국내 소환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이배 의원(바른미래당)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특별관리 대상 국외도피 기소중지자 중 부정축재 사범’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횡령·배임·사기 등 부정축재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25명을 특별관리, 국내 검거·송환을 추진 중이다.

이들의 총 범죄 혐의액은 780억원으로 횡령과 배임, 사기, 뇌물 등의 경제사범에 연루, 해외 도피 중이다.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여권 무효화 조치에 이어 인터폴에게 적색수배를 요청, 범죄인 인도를 청구키로 했다.

이와 별도로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해외도피 중인 범죄 혐의자 12명을 특별 관리, 추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혐의액은 700억원에 달한다.

채 의원에 따르면 횡령·배임·사기 등으로 사법당국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가 해외도피로 기소중지된 경제사범은 2018년 644명으로 지난 2014년 말 330명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사법부가 형을 확정했으나 몰래 해외로 도피한 자유형 미집행자도 같은 기간 379명서 686명으로 늘었다.

채 의원은 “해외도피 경제사범에 대해 국민의 법 감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재산을 몰수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불법재산환수를 위해 한시적으로 가동 중인 합동조사단을 상시화하거나 조직화, 막대한 해외불법 도피자산을 환수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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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