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해주는’ 대행 서비스의 진화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8.19 10:37:01
  • 호수 12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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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주면 사표도 써준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최근 직장인들이 퇴직을 결심하고도 여러 가지 이유로 실천에 옮기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퇴사가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퇴사 대행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 서비스에 대해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 ▲ 최근 퇴사가 어려운 직장인들을 대신해 퇴사를 대행해주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퇴사 대행 서비스는 지난해 일본서 먼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일본 <마이니치>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선 퇴사 대행 서비스가 성행한다고 했다. 퇴사 대행 서비스란 퇴직 희망자가 회사와 접촉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둘 수 있도록 대신 해주는 것이다. 일자리가 넘쳐나는 일본에선 사표를 내도 잘 받아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영향 때문인지 해당 서비스는 퇴직을 희망하는 2030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고객들이 늘어나자 해당 업체들도 30곳 이상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 6단계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이유로 퇴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인크루트가 회원 7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퇴사 경험이 있는 사람은 632명(82.8%)으로 집계됐다. 조사 인원 가운데 퇴사 계획을 하고 있었음에도 퇴사하지 못한 사람은 255명(33.5%)으로 조사됐다.

퇴사 계획이 무산된 이유로는 ‘회사가 퇴사에 대해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것을 종용받았다’는 인원이 383명(50.2%)으로 가장 많았고 ‘후임 인력 부재에 따른 사직원 반려’가 195명(25.6%), ‘상부서 타당한 이유가 없었음에도 의도적으로 반려했다’가 92명(12.15%)으로 각각 조사됐다.

이처럼 퇴사를 결심하고도 퇴사가 순탄치 못한 사람들을 위한 퇴사 대행 서비스가 국내서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설립된 퇴사 대행 서비스 A사는 퇴직에 어려움을 느끼는 직장인들을 대신해 퇴직 의사를 알리고 사직서를 제출해주고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유연한 퇴직문화를 만들어나가자는 이념 아래 만들었다.


퇴직 대행 서비스는 총 6단계로 이뤄진다. ▲고객 니즈 파악(희망 퇴직일 및 개별상담), 위험요소 사전점검(전문자문위원 구성) ▲사직 의사 전달(인사 담당자와 상호 협의) ▲퇴직 관련 서류 제출(사직서 및 기타 물품) ▲사직 수리 확인(제 증명, 원천징수영수증) ▲사후 관리(임금체불 진정서 대행)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이외에도 사직서 관련한 내용증명, 당일 퇴사에 대한 법적 문제 등 많이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서비스 이용 금액은 업무 난이도에 따라 다르다. 전화로 사직 의사를 전달하거나 사표만 제출하는 업무는 10만∼15만원, 인사팀과의 미팅이 필요한 경우에는 30만원 수준이다. A사 이외에도 퇴사 대행 서비스 업체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퇴사 과정 어려워 대행업체에 맡겨
회사와 떨어져 그만둘 수 있게 지원

실제로 퇴사를 결심하고 절차를 밟는 과정서 순탄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이 버젓이 존재한다. 20∼30대와 여성 직장인이 주로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직장인 B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할 때마다 회사에선 향후 계획을 묻는다. 내 진로에 관해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납득할만한 이유가 아니라면 퇴사를 반려하려는 취지로 물어보는 것 같아 굉장히 불쾌했다. 주위에 퇴사 희망자들은 참으라고 종용하는 회사의 태도에 괴로워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취업관련 전문가들은 퇴사 대행 서비스가 등장한 이유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의 노무 관행이 굉장히 불합리하고 퇴직 과정서 느끼는 불안감과 압박을 해소하고자 서비스를 찾기도 하고 또 대면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서비스를 찾는 원인중 하나라고 꼽는다. 
 

퇴사 대행 서비스가 생긴 취지는 나쁘지 않지만, 일각에선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다른 업계로 이직하는 게 아니라면 대행 서비스가 아닌 본인이 직접 퇴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력자를 채용할 때 전 회사서 어떻게 퇴사했는지 과정에 대해 묻는 회사도 있기 때문이다. 


모기업 인사과 C씨는 “퇴사도 회사 생활의 마침표다.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 젊은 세대들이 퇴사 대행 서비스를 고려하는 것으로 아는데 책임감이 없는 행동으로 비춰진다”고 우려했다.

10만∼30만원

이 같은 이유로 국내서 퇴사 대행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의사소통이 부족한 젊은 청년들의 문제가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터놓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구조의 결과물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변호사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서 “회사와 교섭을 대행해주는 과정서 변호사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일상 속’ 별의별 대행 서비스

다양한 분야서 대행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편리한 배달문화가 발달하면서 배달 대행 서비스가 늘어났다. 음식점들은 배달원을 따로 두지 않고도 배달대행 기사를 고용해 배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 배달을 했던 패스트푸드점, 치킨점뿐 아니라 아이스크림, 커피 등 다양한 음식의 배달이 가능해졌다. 음식점 입장서 배달을 편하게 해줄 수 있고 손님 입장에선 음식을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 서로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다.

주말 하루 알바로 유명한 것이 바로 ‘하객 대행’ 아르바이트다. 하객 대행은 말 그대로 결혼식서 하객의 역할을 대신해 임금을 받는 것이다. 하객 대행 전문 인터넷카페가 있을 정도로 꽤 오래 전부터 있었던 대행 서비스다.

하객 대행 아르바이트 특성상 나이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신랑이 30대 초반인데 한참 나이가 어린 20대나 아버지뻘 되는 50대가 친구로 고용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객알바 임금은 10만원 내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여행인구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주로 찾는 서비스는 주차 대행이다. 차를 가지고 공항에 도착하면 어디에 주차해야 할지 고민이 많은 사람을 위한 서비스다. 단기 주차장 실내에 보관하기엔 가격이 부담되고, 장기 주차장에 주차하기에 출국장과 거리가 멀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들은 사설 주차대행을 이용하기도 한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선 ‘프리미엄 주차대행 서비스’를 이달 1일부터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품질 유지를 위해 하루 100대로 한정했으며, 주차대행 요금은 2만원과 단기주자창 주차 요금은 일당 2만4000원이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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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