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동굴여행 ③무주머루와인동굴

술이 익어가는 서늘한 동굴

▲ 적상산 중턱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

우리나라도 와인 생산국이다. 야생 포도인 머루와 오미자, 오디 등을 이용해 특별한 와인을 만든다. 무주 농가에서 국내 머루 생산량의 약 60%를 재배하고, 머루 농가와 머루와인 업체가 협력해 맛깔스러운 와인을 빚는다. 머루와인은 적상산 중턱(450m)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에서 만난다. 더위를 피하고 머루와인도 맛볼 수 있어 여름철 여행지로 제격이다. 머루와인과 사과와인 6종을 무료로 시음하는데, 조금씩 다른 맛이 오묘하다. 동굴에 오래 있으면 몸이 으슬으슬하다. 이때 머루와인 족욕을 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피로가 스르르 풀린다.
 

▲ 무주 남쪽을 지키는 적상산. 오른쪽으로 첩첩 산이 펼쳐진다.

통영대전고속도로를 타고 금산을 지나면 앞쪽으로 웅장한 산이 나타난다. 무주가 가까웠다는 걸 알리는 적상산이다. 무주의 수호산인 적상산은 사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험악하게 보인다. 붉은색 바위 지대가 마치 산이 붉은 치마를 입은 것 같다고 적상(赤裳)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한국 100대 명산에 든다. 적상산 중턱에 무주머루와인동굴이 자리한다.
 

▲ 와인 잔과 머루로 꾸민 무주머루와인동굴 입구의 상징물

평균온도 13~14℃

무주 시내에 들어와 적상산 품에 난 도로를 따라 10분쯤 구불구불 오르면 무주머루와인동굴 주차장에 닿는다. 여기에 동굴이 생긴 건 무주양수발전소를 만들면서 터널을 뚫었기 때문이다. 작업용 터널이 2007년에 무주머루와인동굴로 새롭게 태어났다. 동굴 길이가 총 579m인데 그중 290m를 사용하고 있다. 무주머루와인동굴 입장료는 2000원(시음장 무료 이용·음료 1잔 포함, 와인 족욕 별도),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30분이다(월요일·명절 당일 휴관, 성수기는 월요일 정상 운영).
 

▲ 머루 정령이 입을 벌리고 있는 무주머루와인동굴 입구

동굴 입구에 입을 크게 벌리고 선 머루 장승 부부의 표정이 해학적이다. 장승 뒤에 도깨비처럼 생긴 머루 정령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데, 여기가 동굴 입구다. 동굴에 들어서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바람은 차가워지고 슬슬 땀이 식는다. 동굴 안 평균온도는 13~14℃. 여름철 밖의 기온이 대개 30℃가 넘으니 무려 15℃ 이상 낮은 셈이다.
 

▲ 머루에 대한 정보가 있는 안내문

동굴에서는 먼저 머루에 관한 안내문을 만난다. 야생 포도인 머루는 포도보다 맛과 향이 진해 와인을 빚기에 적합하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홋카이도(北海道)산 와인도 머루로 만든다고 한다. 무주는 국내 최대 머루 산지로, 머루 농가 110여 가구와 5개 머루와인 업체가 손잡고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벽에 붙은 안내문을 읽어보면 ‘왜 머루로 와인을 만들까?’라는 궁금증이 가시고, ‘맛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입맛을 다시게 된다.
 

▲ 동화 속 세상처럼 알록달록 꾸민 무주머루와인동굴 내부

이후는 동화 속 세상처럼 아기자기하다. 머루 줄기와 열매를 색색의 조명으로 치장한 포토 존이 나오고, 그리스신화 주인공이 와인을 따르는 재미난 트릭 아트, 화려한 빛 터널 등이 이어진다.

와인 병 모양 조형물에는 “우리는 흔히 와인 하면 외국산 수입 와인만을 떠올립니다. 그들에 비해 땅도 작고, 인구도 적지만 그들과 어깨를 견주어 우리의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길 때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Made in Korea가 되지 않을까요? 이제부터 무주머루와인이 만들어갑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우리 와인을 만드는 당당함이 느껴져서 좋다. 와인 선진국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이런 동굴이 있었다면 와인 명소가 됐을 것이다.
 

▲ 머루와인과 사과와인을 무료로 맛보는 시음장

이윽고 시음장에 도착하자 직원이 반기며 시음을 권한다. 현재 시판되는 머루와인은 덕유양조의 ‘무주구천동머루와인(MEORUWINE)’, 무주군산림조합의 ‘루시올뱅(LUCIOLE VIN)’, 샤또무주의 ‘샤또무주(CHATEAU MUJU)’, 산들벗의 ‘마지끄무주(MAGIQUE MUJU)’, 칠연양조의 ‘붉은진주(RED PEARL)’ 등이다. 반딧불사과와인영농법인의 사과와인 ‘애플린(Apple lean)’도 있다.
 

▲ 무주에서 생산하는 머루와인 5종과 사과와인

시음장에서는 5가지 머루와인과 사과와인을 맛볼 수 있다. 먼저 직원이 권한 루시올뱅을 마셨다. 첫맛은 신맛이 강하고 뒷맛이 살짝 달콤했다. 무주구천동머루와인은 신맛과 단맛이 조화로웠다. 사또무주는 달콤한 맛이 느껴졌다. 나머지 와인도 제각각 맛이 달랐다. 전체적으로 와인 맛이 생각보다 훌륭했다. 괜찮은 머루와인이 여러 종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시음장 직원에게 “어느 와인이 가장 반응이 좋은가요?” 하고 물어보니, 입맛이 각양각색이라 특정 와인이 몰표를 받진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시음장에서 맛을 비교해보고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고른다. 여기서 구입하면 할인 혜택도 있다.
 

▲ 족욕장에서 머루와인 족욕을 즐기는 사람들

시음장 옆에 족욕장이 보인다. 동굴에 오래 있으면 몸이 으슬으슬하게 마련이다. 이런 때 족욕이 제격. 뜨거운 물에 머루와인을 넣자 좋은 향기가 솔솔 올라온다. 발을 담그니 몸이 스르르 풀리면서 조금씩 따뜻해진다. 여독이 한 방에 풀리는 기분이다(이용료 3000원).
 

▲ 무주양수발전소의 발전설비 위에 만들어진 적상산전망대

머루와인 족욕까지 마쳤다면 동굴에서 나와 적상산의 명소를 둘러보자. 동굴 앞에서 산정으로 이어진 도로는 한동안 갈지자를 그리고, 적상터널을 통과하면 느닷없이 호수가 나타난다. 무주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인 적상호다. 무주양수발전소는 상부 저수지에서 산 아래 하부 저수지로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한다.
적상호 북쪽 끝자락에 적상산전망대가 있다.


더위 피하고 머루와인도 시음
족욕과 함께 피로가 사르르

거대한 굴뚝처럼 생긴 전망대는 무주양수발전소의 발전설비인 조압수조다. 발전기가 갑자기 멈췄을 때 수로 압력이 급상승하는 걸 완화해주는 설비라고 한다. 건물 3~4층 높이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시야가 넓게 열린다.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면서 무주의 산하를 감상할 수 있다. 북쪽으로 산이 첩첩 둘러싸인 가운데 무주 시내가 자리 잡았고, 남쪽으로는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이 보인다.
 

▲ 안렴대로 가는 숲길이 호젓하다.
▲ 덕유산의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안렴대

적상산전망대가 무주양수발전소 덕분에 생긴 인공 전망대라면, 적상산 8부 능선에 자리한 안렴대는 천혜의 전망대다. 안국사주차장에 도착하면 ‘안렴대 500m’ 안내판이 있다. 호젓한 숲길을 따라 10분쯤 가면 마당바위 같은 너른 바위 지대인 안렴대가 나타난다. 바위 아래는 천길만길 벼랑이다. <한국지명총람>에 따르면, 고려 말 거란이 침입했을 때 삼도 안렴사가 이곳 바위 아래 굴에 숨어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안렴대의 자랑은 장쾌한 조망이다. 남쪽으로 향적봉에서 남덕유산까지 이어지는 덕유산 주 능선이 장쾌하고, 맑은 날에는 서쪽으로 진안 마이산이 보인다.
 

▲ 안국사 천불전. 부처의 미소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

안렴대에서 되돌아오면 안국사 경내로 들어선다. 안국사는 1277년(고려 충렬왕 3) 월인이 창건했다는 설과 조선 태조 때 무학대사가 적상산성을 쌓고 절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는 승병이 주둔했다고 한다. 1995년 적상산에 무주양수발전소가 생기자, 안국사가 자리한 지역이 수몰 지구로 편입되어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천불전에 들어서니 제각각 다르고 또 비슷한 부처의 미소가 재미있다.

적상산에서 내려와 무주 시내의 무주문화원으로 간다. 건물 3층에 김환태문학관과 최북미술관이 있다. 김환태문학관에 들어서자 나비 무리 그림 가운데 이어령 평론가가 쓴 ‘김환태의 문학 정신’이란 글이 있다. 나비 그림은 김환태가 쓴 글의 유명한 구절 “나는 상징의 화원에 노는 한 마리 나비이고자 한다”에서 따온 것이다. 
 

▲ 김환태문학관과 최북미술관의 세련된 외관

적상산전망대

김환태는 일제강점기에 순수문학의 이론 체계를 정립한 무주 출신 문학평론가다. 1943년 귀향해서 이듬해 세상을 뜰 때까지 무주에 살았다. 최북미술관은 무주 출신 화가 최북을 기리는 미술관이다. 이곳에서는 ‘조어도’ ‘풍설야귀인도’ 등 대표작을 관람할 수 있고, 조선 후기 회화의 흐름도 살펴볼 수 있다. 무주가 낳은 문화 예술인과 만나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무주머루와인동굴→적상산전망대→안렴대→안국사→김환태문학관&최북미술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무주머루와인동굴→적상산전망대→안렴대→안국사→적상산사고
둘째 날: 김환태문학관&최북미술관→무주반디랜드→태권도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무주관광 https://tour.muju.go.kr/tour
- 무주머루와인동굴 http://tour.muju.go.kr/cave/index.do 

문의 전화
- 무주군청 문화관광과 063)320-2545
- 무주머루와인동굴 063)322-4720
- 덕유산국립공원적상분소 063)322-4174
- 안국사 063)322-6162
- 김환태문학관&최북미술관 063)320-5636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무주,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5회(07:40~14:35)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무주공용버스터미널에서 무주머루와인동굴까지 택시(약 8000원) 이용.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무주공용버스터미널 063)322-2245

자가운전
통영대전고속도로 무주 IC→무주로→싸리재터널→괴목로→산성로→무주머루와인동굴

숙박 정보
- 무주반디랜드(통나무집): 설천면 무설로, 063)320-5666, http://tour.muju.go.kr/bandiland/index.do
- 무주덕유산리조트: 설천면 만선로, 063)320-7000, www.mdysresort.com
- 무주스키텔: 설천면 만선로, 010-5576-2830, www.mujuskitel.co.kr
- 무주이리스모텔: 무주읍 한풍루로, 063)324-3400

식당 정보
- 금강식당(매운탕·어죽): 무주읍 단천로, 063)322-0979, http://금강식당.com
- 섬마을(매운탕·어죽): 무주읍 내도로, 063)322-2799 
- 별미가든(산채정식): 설천면 구천동로, 063)322-3123

주변 볼거리
적상산사고, 무주반디랜드, 태권도원 등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