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가 띄운 ‘소떡’ 원조 논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8.05 09:45:47
  • 호수 12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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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주인 누구…국민간식 쟁탈전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소떡(소시지를 두른 떡) 디자인 특허권을 두고 두 회사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특허권을 둔 제조사와 납품사의 양쪽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형국이다. 소떡 논란에 대해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 방송인 이영자가 소떡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 ⓒMBC

지난해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서 연예인 이영자가 휴게소서 소떡을 즐겨 먹는 장면이 나오면서 큰 화제가 됐다. 휴게소서 팔던 이 소떡은 편의점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식품업계는 이 상품의 경쟁력을 찾기 위해 고민하다가 새로운 형태의 소떡을 만들어보자는 결론을 내린다. 

영역 확대
편의점 진출

지난달 19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떡·빵 및 과자류 제조하는 A사에 근무한다는 직원은 국민청원에 글을 게시했다.

그는 “우리의 소떡 제품을 유통한 B사의 계열사 D사가 우리 몰래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을 했다. 제품을 빼앗아간 것도 모자라 오히려 우리에 민사소송을 거는 등 파렴치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탐욕에 눈이 먼 악덕 업체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국민청원을 하게 됐다”고 게시했다. 

이어 “B사가 발주한 5000만원 상당의 제품을 7월18일 기준 2개월이 넘도록 납품을 받아 가지도 않고 현재 재고에 쌓여있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B사는 이미 납품받은 제품에 대한 1억3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입금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사는 해당 상품은 소떡을 비롯해 빵 및 과자류 제조업을 회사로 B사는 이 제품들 납품하는 회사다. 이 글은 ‘B사의 악행’이라는 제목으로 SNS와 커뮤니티 등에 일파만파 퍼졌다. 이에 네티즌들도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이 내용은 카페 위주로 빠르게 퍼져나가며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다. 인******님은 카페에 “작은 기업이 큰 기업에 흔히 당하는 수법이다. 파악하기 힘든 저작권이나 특허권을 몰래 자기 앞으로 등록해 둔 다음 적당할 때 디자인권을 침해했다며 경고장을 보낸다”고 글을 올렸다. 

디자인특허권 등록 두고 엇갈린 주장 
한 단계 업그레이드로 이어진 소떡 열풍 

이어 “이번 소떡 사건은 지속적인 기업사냥꾼의 모습이 보인다. 자회사 측에 생산설비를 따로 차려 조금씩 납품이 되던 물건을 받지 않는다. 훨씬 규모가 작은 회사 입장에선 이게 갑질이라는 걸 알아도 동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건으로 11명의 장애인이 근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힘없는 기업을 괴롭히는 사건은 더욱 더 없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직원 28명 중 11의 장애인이 근무를 하는 A사는 B사에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지 말라”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휴게소서 소떡이 히트를 치자 B사 직원들은 상품 리뷰를 꼼꼼히 살펴보며 아쉬운 점을 파악했다고 한다. 기존 형태의 소떡은 한입에 먹기에 부담스러운 크기로, 입가에 양념이 묻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B사는 내부회의를 통해 소떡을 새롭게 만들고자 고심하다가 떡 안에 소시지를 넣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낸다. B사 관계자는 A사 측에 전화해 구멍이 난 형태의 떡에 비엔나 크기의 소시지를 넣을 수 있냐고 물어보며 점점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잡아 나갔다.

인연서 
악연으로… 

B사 관계자가 A사로 찾아가 원하는 소떡의 디자인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B사는 A사 관계자들과 회의를 진행할 때에도 그림을 그리며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때 B사는 A사에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니 특허를 진행한다는 것도 합의했다고 주장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디자인 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신규성, 공업상 이용 가능성을 충족해야 한다. 등록하려는 디자인이 출원 전에 대중에게 알려진 적이 없어야 하며, 해당 디자인의 물품을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A사는 OEM(주문자 위탁생산방식)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다. 회사의 상품을 제작·의뢰해서 만들어주는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A사가 우리에게 제품을 팔아달라는 게 아니라 우리가 A사에게 제작 의뢰를 한 상품만 만들어주는 회사인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사 측은 A사가 소떡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떡이 들어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A사는 주로 떡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로 ‘떡 박사’라 불리는 회장이 있어 기술력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B사는 샘플이 완료되는 시점서 디자인 특허를 신청했고, A사는 약 한 달 뒤인 납품이 진행되는 시점에 특허를 신청했다. 특허청은 똑같은 제품이라는 이유로 특허등록 출원을 반려한 상황이다.

B사 관계자는 “A사가 특허권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다른 편의점에 납품하기 위해 한 것 같다”며 말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우리는 납품할 때 특허 신청을 했다. 양사가 샘플을 주고받은 시점인 한 달 전부터 특허 신청을 하면서 빼앗긴 셈”이라고 강조했다.

발주한 제품
가져가지 않아

지난해 10월 이 제품은 M 편의점서 출시돼 인기를 끌었는데 올해 1월부턴 C사 편의점서도 이 제품이 팔리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사는 A사에 협의를 해놓고 경쟁 업체에 공급했다면서 항의했다. B사는 C사 편의점을 비롯해 각종 인터넷 사이트서도 소떡 제품이 판매되는 것에 대해서 A사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C사는 올해 4월 업체 간 특허권 분쟁으로 인해 판매를 중단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같은 상품이 경쟁 편의점서 팔리는 것에 대해 “유통사와 공급사 간 계약의 문제지, 전혀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다. 예를 들어 빙그레 우유 같은 편의점에 많이 판매하고 있지 않느냐”며 말했다.

이외에도 B사는 A사의 여러 주장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B사 관계자는 “특허권 분쟁을 두고 대기업의 갑질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A사가 더 오래됐고 공장도 훨씬 많다. 우리는 그 회사에 비해 신생이다. 어디가 더 대기업인지는 찾아보면 알 수 있다”고 항변했다. 

장애인사업장 강점 내세워 과한 요구?
양사 간 갈등… 법적 공방도 불가피

제품의 매출 실적이 좋아지면 직접 제조공장을 만든다는 A사 주장에 대해 “절대 아니다. 우리가 공장 세우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2017년 우리 회사는 공장을 세울 계획이 있었고 A사는 남은 재고가 있어 좋게 협의를 했다. 우리 회사가 공장 짓는 동안 OEM 공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서 A사를 만난 것이다. OEM 공장으로 계약하고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게 주문 제작을 많이 넣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A사는 발주한 물건에 대해 가져가지 않는다는 A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올해 6월말 계약을 마쳤다. 이후 마지막 물건 출고하기 전 사진을 찍어놓고 계속 그러는 것이다. 그쪽서 우리를 매도시켜야 하니까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고 억울해했다.

납품 금액 미입금에 대해 B사 관계자는 “이전까지 입금을 잘해왔다. A사가 말하는 비용은 이번에 소송을 진행 하다보면 피해 보상액을 이쪽에 청구해야 되는데, 법적으로 공탁금을 건 것”이라며 “그걸 마치 저희가 못 받은 것처럼 얘기하는 것일 뿐이다. A사 회장은 ‘자기 회사는 장애인사업장이기 때문에 혜택을 많이 받는다. 혜택을 나눠줄 테니 특허권에 대해 같이 나눠 갖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피해”
양측 평행선

B사는 특허권 분쟁사건이 사람들 입방에 오른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았다고 전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비방 전화가 오거나 불매운동하겠다는 악성 댓글도 달렸다. 양사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야놀자 vs 여기어때  

숙박 O2O기업 ‘야놀자’가 종합숙박앱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야놀자가 지적한 건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야놀자의 ‘마이룸’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마이룸’ 서비스는 숙박업체가 위탁한 일부 객실을 판매하는 것으로, 구매한 이용자는 50% 할인 쿠폰을 받게 되고, 해당 숙박업체에 재방문 시 이용자는 할인쿠폰이 적용된 가격으로 객실을 사용할 수 있다.

야놀자는 2016년 6월17일 해당 비즈니스 모델을 특허로 출원하고, 이듬해 10월 등록을 끝마쳤다.

마이룸 서비스 따라한 페이백?

위드이노베이션은 같은해 9월 ‘페이백’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숙박업체로부터 위탁 받은 객실을 판매하고, 이용고객에게 50% 할인쿠폰을 발급해주는 서비스다. 

야놀자 측은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는 그 명칭만 다를 뿐 마이룸 서비스와 동일하다. 여기어때의 특허권 침해로 우리는 십수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놀자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변호사는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는 야놀자의 특허 발명 각 구성요소와 구성요소 간 유기적 결합관계가 그대로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마이룸 관련 특허가 여러 가지가 있고, 아직 소장이 당사에 접수되지 않아서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 야놀자가 주장하는 특허는 페이백 서비스와 구성이 다르다”고 반론했다. <구>
 

<기사 속 기사> 식품업계 베끼기 

식품업계의 따라하기가 도를 지나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개 경쟁 업체의 인기 제품을 모방해 유사제품을 출시하는 게 관행이지만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여름 비빔면 시장을 노린 라면 업체들의 신제품 경쟁을 살펴보면, 농심은 4월20일 ‘미역듬뿍 초장비빔면’을 시장에 내왔다.

여름 비빔면이 면과 비빔소스만으로 구성된 것을 탈파하기 위해 고심한 농심은 건더기 스프로 ‘미역’을 골랐다.

농심 연구원들은 초록색 미역 분말이 면발 개발에 들어가서 ‘알긴산’ 성분이 쫄깃한 면발 식감을 만든다는 점을 착안한 것.

비슷한 이름에 포장도 헷갈리게?

하지만 경쟁사인 오뚜기와 팔도는 같은 달 29일 미역초비빔면과 미역초무침면을 선보였고 삼양식품도 미역새콤비빈면이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표절을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로 특허권 등록을 꼽았다.

디자인 전문 업체 소프트리는 2013년 자사가 개발한 벌집 아이스크림에 대한 디자인 특허를 취득했고, 2년 뒤인 2015년 경쟁사와 부당 경쟁 행위 및 디자인 침해 소송서 승소할 수 있었다.

한 법조인은 “음식물 제조도 특허권 등록이 가능하다. 사안마다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제조 방법이나 기술에 대한 특허를 내서 받아들여지면 일정 부분 권리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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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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