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가 띄운 ‘소떡’ 원조 논란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8.05 09:45:47
  • 호수 12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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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주인 누구…국민간식 쟁탈전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소떡(소시지를 두른 떡) 디자인 특허권을 두고 두 회사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특허권을 둔 제조사와 납품사의 양쪽 주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형국이다. 소떡 논란에 대해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 방송인 이영자가 소떡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 ⓒMBC

지난해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서 연예인 이영자가 휴게소서 소떡을 즐겨 먹는 장면이 나오면서 큰 화제가 됐다. 휴게소서 팔던 이 소떡은 편의점으로 진출하며 새로운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식품업계는 이 상품의 경쟁력을 찾기 위해 고민하다가 새로운 형태의 소떡을 만들어보자는 결론을 내린다. 

영역 확대
편의점 진출

지난달 19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떡·빵 및 과자류 제조하는 A사에 근무한다는 직원은 국민청원에 글을 게시했다.

그는 “우리의 소떡 제품을 유통한 B사의 계열사 D사가 우리 몰래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을 했다. 제품을 빼앗아간 것도 모자라 오히려 우리에 민사소송을 거는 등 파렴치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탐욕에 눈이 먼 악덕 업체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국민청원을 하게 됐다”고 게시했다. 

이어 “B사가 발주한 5000만원 상당의 제품을 7월18일 기준 2개월이 넘도록 납품을 받아 가지도 않고 현재 재고에 쌓여있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B사는 이미 납품받은 제품에 대한 1억3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입금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사는 해당 상품은 소떡을 비롯해 빵 및 과자류 제조업을 회사로 B사는 이 제품들 납품하는 회사다. 이 글은 ‘B사의 악행’이라는 제목으로 SNS와 커뮤니티 등에 일파만파 퍼졌다. 이에 네티즌들도 댓글을 달며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이 내용은 카페 위주로 빠르게 퍼져나가며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다. 인******님은 카페에 “작은 기업이 큰 기업에 흔히 당하는 수법이다. 파악하기 힘든 저작권이나 특허권을 몰래 자기 앞으로 등록해 둔 다음 적당할 때 디자인권을 침해했다며 경고장을 보낸다”고 글을 올렸다. 

디자인특허권 등록 두고 엇갈린 주장 
한 단계 업그레이드로 이어진 소떡 열풍 

이어 “이번 소떡 사건은 지속적인 기업사냥꾼의 모습이 보인다. 자회사 측에 생산설비를 따로 차려 조금씩 납품이 되던 물건을 받지 않는다. 훨씬 규모가 작은 회사 입장에선 이게 갑질이라는 걸 알아도 동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건으로 11명의 장애인이 근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힘없는 기업을 괴롭히는 사건은 더욱 더 없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직원 28명 중 11의 장애인이 근무를 하는 A사는 B사에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지 말라”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휴게소서 소떡이 히트를 치자 B사 직원들은 상품 리뷰를 꼼꼼히 살펴보며 아쉬운 점을 파악했다고 한다. 기존 형태의 소떡은 한입에 먹기에 부담스러운 크기로, 입가에 양념이 묻는 등의 불편함이 있었다.
 

B사는 내부회의를 통해 소떡을 새롭게 만들고자 고심하다가 떡 안에 소시지를 넣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낸다. B사 관계자는 A사 측에 전화해 구멍이 난 형태의 떡에 비엔나 크기의 소시지를 넣을 수 있냐고 물어보며 점점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잡아 나갔다.


인연서 
악연으로… 

B사 관계자가 A사로 찾아가 원하는 소떡의 디자인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B사는 A사 관계자들과 회의를 진행할 때에도 그림을 그리며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때 B사는 A사에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니 특허를 진행한다는 것도 합의했다고 주장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디자인 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신규성, 공업상 이용 가능성을 충족해야 한다. 등록하려는 디자인이 출원 전에 대중에게 알려진 적이 없어야 하며, 해당 디자인의 물품을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A사는 OEM(주문자 위탁생산방식)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다. 회사의 상품을 제작·의뢰해서 만들어주는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A사가 우리에게 제품을 팔아달라는 게 아니라 우리가 A사에게 제작 의뢰를 한 상품만 만들어주는 회사인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사 측은 A사가 소떡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떡이 들어가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A사는 주로 떡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로 ‘떡 박사’라 불리는 회장이 있어 기술력이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B사는 샘플이 완료되는 시점서 디자인 특허를 신청했고, A사는 약 한 달 뒤인 납품이 진행되는 시점에 특허를 신청했다. 특허청은 똑같은 제품이라는 이유로 특허등록 출원을 반려한 상황이다.

B사 관계자는 “A사가 특허권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다른 편의점에 납품하기 위해 한 것 같다”며 말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우리는 납품할 때 특허 신청을 했다. 양사가 샘플을 주고받은 시점인 한 달 전부터 특허 신청을 하면서 빼앗긴 셈”이라고 강조했다.

발주한 제품
가져가지 않아

지난해 10월 이 제품은 M 편의점서 출시돼 인기를 끌었는데 올해 1월부턴 C사 편의점서도 이 제품이 팔리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사는 A사에 협의를 해놓고 경쟁 업체에 공급했다면서 항의했다. B사는 C사 편의점을 비롯해 각종 인터넷 사이트서도 소떡 제품이 판매되는 것에 대해서 A사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C사는 올해 4월 업체 간 특허권 분쟁으로 인해 판매를 중단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같은 상품이 경쟁 편의점서 팔리는 것에 대해 “유통사와 공급사 간 계약의 문제지, 전혀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다. 예를 들어 빙그레 우유 같은 편의점에 많이 판매하고 있지 않느냐”며 말했다.

이외에도 B사는 A사의 여러 주장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B사 관계자는 “특허권 분쟁을 두고 대기업의 갑질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A사가 더 오래됐고 공장도 훨씬 많다. 우리는 그 회사에 비해 신생이다. 어디가 더 대기업인지는 찾아보면 알 수 있다”고 항변했다. 


장애인사업장 강점 내세워 과한 요구?
양사 간 갈등… 법적 공방도 불가피

제품의 매출 실적이 좋아지면 직접 제조공장을 만든다는 A사 주장에 대해 “절대 아니다. 우리가 공장 세우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2017년 우리 회사는 공장을 세울 계획이 있었고 A사는 남은 재고가 있어 좋게 협의를 했다. 우리 회사가 공장 짓는 동안 OEM 공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서 A사를 만난 것이다. OEM 공장으로 계약하고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게 주문 제작을 많이 넣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A사는 발주한 물건에 대해 가져가지 않는다는 A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올해 6월말 계약을 마쳤다. 이후 마지막 물건 출고하기 전 사진을 찍어놓고 계속 그러는 것이다. 그쪽서 우리를 매도시켜야 하니까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고 억울해했다.

납품 금액 미입금에 대해 B사 관계자는 “이전까지 입금을 잘해왔다. A사가 말하는 비용은 이번에 소송을 진행 하다보면 피해 보상액을 이쪽에 청구해야 되는데, 법적으로 공탁금을 건 것”이라며 “그걸 마치 저희가 못 받은 것처럼 얘기하는 것일 뿐이다. A사 회장은 ‘자기 회사는 장애인사업장이기 때문에 혜택을 많이 받는다. 혜택을 나눠줄 테니 특허권에 대해 같이 나눠 갖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피해”
양측 평행선

B사는 특허권 분쟁사건이 사람들 입방에 오른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았다고 전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비방 전화가 오거나 불매운동하겠다는 악성 댓글도 달렸다. 양사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야놀자 vs 여기어때  

숙박 O2O기업 ‘야놀자’가 종합숙박앱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야놀자가 지적한 건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야놀자의 ‘마이룸’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마이룸’ 서비스는 숙박업체가 위탁한 일부 객실을 판매하는 것으로, 구매한 이용자는 50% 할인 쿠폰을 받게 되고, 해당 숙박업체에 재방문 시 이용자는 할인쿠폰이 적용된 가격으로 객실을 사용할 수 있다.

야놀자는 2016년 6월17일 해당 비즈니스 모델을 특허로 출원하고, 이듬해 10월 등록을 끝마쳤다.

마이룸 서비스 따라한 페이백?

위드이노베이션은 같은해 9월 ‘페이백’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숙박업체로부터 위탁 받은 객실을 판매하고, 이용고객에게 50% 할인쿠폰을 발급해주는 서비스다. 

야놀자 측은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는 그 명칭만 다를 뿐 마이룸 서비스와 동일하다. 여기어때의 특허권 침해로 우리는 십수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놀자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변호사는 “여기어때의 페이백 서비스는 야놀자의 특허 발명 각 구성요소와 구성요소 간 유기적 결합관계가 그대로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마이룸 관련 특허가 여러 가지가 있고, 아직 소장이 당사에 접수되지 않아서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 야놀자가 주장하는 특허는 페이백 서비스와 구성이 다르다”고 반론했다. <구>
 

<기사 속 기사> 식품업계 베끼기 

식품업계의 따라하기가 도를 지나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개 경쟁 업체의 인기 제품을 모방해 유사제품을 출시하는 게 관행이지만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여름 비빔면 시장을 노린 라면 업체들의 신제품 경쟁을 살펴보면, 농심은 4월20일 ‘미역듬뿍 초장비빔면’을 시장에 내왔다.

여름 비빔면이 면과 비빔소스만으로 구성된 것을 탈파하기 위해 고심한 농심은 건더기 스프로 ‘미역’을 골랐다.

농심 연구원들은 초록색 미역 분말이 면발 개발에 들어가서 ‘알긴산’ 성분이 쫄깃한 면발 식감을 만든다는 점을 착안한 것.

비슷한 이름에 포장도 헷갈리게?

하지만 경쟁사인 오뚜기와 팔도는 같은 달 29일 미역초비빔면과 미역초무침면을 선보였고 삼양식품도 미역새콤비빈면이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표절을 방지하는 방법 중 하나로 특허권 등록을 꼽았다.

디자인 전문 업체 소프트리는 2013년 자사가 개발한 벌집 아이스크림에 대한 디자인 특허를 취득했고, 2년 뒤인 2015년 경쟁사와 부당 경쟁 행위 및 디자인 침해 소송서 승소할 수 있었다.

한 법조인은 “음식물 제조도 특허권 등록이 가능하다. 사안마다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제조 방법이나 기술에 대한 특허를 내서 받아들여지면 일정 부분 권리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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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