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진실 물고 있는 배익기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8.05 09:36:11
  • 호수 12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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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국보급 보물인 해례본 상주본을 둘러싸고 정부와 배익기씨가 10년 넘게 씨름하고 있다. 대법원은 국가에게 상주본의 소유권이 있다고 최종 판결했다. 상주본 행방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소장자 배익기씨는 반환의 대가로 1000억원 보상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글날을 앞두고 상주본의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 상태다. 
 

▲ 배익기씨

지난 2008년 처음 공개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소유권을 둘러싼 민사소송서 대법원은 해례본 상주본이 국가 소유라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소장자로 알려진 배익기씨가 “국가에 넘겨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1조원 이상
10분의 1만?

지난달 11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배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청구의 소송 상고심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초 상주본은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상주본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08년 배씨가 자신의 집을 수리하던 중 같은 판본을 발견했다고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상주본 반환은 앞으로도 지난할 것으로 보인다. 상주본을 소장하고 있는 배씨가 쉽사리 정부에게 넘겨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배씨는 상주본의 위치와 정보 공개를 거부하며 1000억원을 주면 내주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배씨는 “주운 돈도 5분의 1은 찾은 사람에게 준다”며 “상주본은 가치가 1조원 이상이기 때문에 10분의 1만 받아도 1000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엔 제3의 독지가가 배씨에게 상주본의 대가로 상당 금액을 제시했고, 돈을 받으면 상주본을 넘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문화재청은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금전적 보상을 통해 상주본을 회수하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재판 결과를 배씨에게 통지해 온전하게 문화재를 반환하도록 설득할 것”이라면서도 “배씨가 계속 상주본 반환을 거부하면 강제집행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동시에 문화재 은닉 및 훼손죄로 검찰 고발 조치도 예정돼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주본의 가치로 평가된 ‘1조원설’에 대해 오도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감정 당시 8000억원으로 평가된 ‘직지심체요절’보다 상징적 의미가 있는 훈민정음의 가치가 더 높아야 된다는 의미서 1조원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장은 배씨에 대한 검찰 수사 의뢰와 압수수색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회수 방안에 대해 고심 중이다. 문화재청은 상주본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서 무리한 강제집행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반환 협상이 되지 않은 상태서 압수수색을 벌이게 되면 자칫 상주본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배씨와의) 반환 협상을 우선으로 하되, 강제집행을 하는 방안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1000억원 주면 반환하겠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흥정?

배씨도 현재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 놓은 상태다. 다만 배씨는 상주본 반환에 대한 대가로 1000억원을 요구한 자신의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상주본 반환 시 박물관 명예관장 자리와 여타 예우를 해주겠다는 정부 측 제안에 “소유권 무효화 소송까지 생각하고 있다. 제대로 된 진상 조사 후에 감정평가를 받겠다”며 “돈과 명예는 누구나 다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씨는 상주본에 엮인 10년 이상의 소송 때문에 결혼도 제대로 하지 못해 이를 물려줄 후손도 없어 양보안을 제시했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배씨는 “소송 십몇 년 하니까 결혼도 못했다. 대대로라는 말도 좀 웃기는 말이 돼버렸다. 그렇다고 나도 모르는 자식이 어디 있을 리도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상주본을 바로)주면 칭찬할 사람도 없이 당연히 줬다는 식으로 여겨질 것 아닌가. 그래서 양보안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씨는 상주본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발견 당시에도 완벽한 보존 상태가 아니었던 상주본은 설상가상 2015년 3월 배씨 집에 불이 났을 때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제가 알기로는 이게 완전한 본으로는 총 33장이다. 그런데 책장 세보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면서도 “훈민정음 간송본처럼 상주본도 어차피 다 완전한 것은 아니다”라고 현재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내비쳤다. 배씨는 줄곧 상주본이 29엽(장) 정도 남아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항간에 13엽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의혹에 “13엽은 넘는다”고 주장하면서도 이에 대한 검증은 거절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날 방송서 배씨가 상주본을 국가에 반환하는 대가로 국립한국박물관 명예관장 자리와 한글세계문화재단서의 적절한 예우 등을 제안했다. 안 의원은 배씨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문화재청과의 사이서 적극 중재하겠다고도 밝혔다. 상주본의 가치 판단을 위한 감정평가도 제시했다.

실제 가치는
얼마나 되나

하지만 배씨는 “소유권 무효화 소송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이어 “(진상 조사를 해야)내가 (상주본을)소유하든지, 감정평가를 받든지, 헌납을 하든지 그게 결정이 나올 거 아닌가?”라며 감정평가는 그 이후라고 못 박았다.
 

▲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배씨가 1000억원을 요구하며 상주본 반환을 거부하면서, 국보급 보물인 상주본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어떤 것이고, 얼마나 중요한 유물이길래 정부는 한 개인을 상대로 10년 넘게 씨름하고 있는 것일까.

대체 이 보물은 어디에 있다가 배씨의 소유가 된 것일까.

훈민정음은 크게 ‘예의’와 ‘해례’로 나누어져 있다. 예의는 세종이 직접 지었으며 한글을 만든 이유와 한글의 사용법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해례는 성삼문, 박팽년 등 세종을 보필하며 한글을 만들었던 집현전 학사들이 한글의 원리와 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 글이다.

글자를 만든 원리가 설명된 일종의 해설서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이 창제된 지 3년이 지난 세종 28년(1446년) 발행됐다. 당초 여러 부가 제작됐으나 일제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인 우리말과 글에 대한 탄압 정책으로 인해 대부분 소실됐다. 

1940년 경북 안동의 고가서 발견된 것을 간송 전형필 선생이 거액을 주고 사들였다. 이후 1962년 국보 제70호로 지정됐으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전형필 선생이 보존한 간송본(간송미술관 소장)이 유일하게 존재하는 해례본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경북 상주시에 거주하는 배씨가 2008년 7월 간송본과 다른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냈다고 방송에 공개해 그 존재가 알려지며 시작됐다. 2008년 배씨가 자신의 집을 수리하던 중 같은 판본을 발견했다고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은 것.

상주서 발견돼 상주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판본은 간송본에 비해 보존상태가 좋고, 16세기에 표제와 주석이 새롭게 더해져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몰라” 발뺌
환수 작업 돌입

배씨는 골동품업자 조용훈(2012년 사망)씨 가게서 고서적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례본의 존재가 알려지자 두 사람은 소유권을 놓고 첨예하게 다퉜다. 조씨가 “배씨가 고서 2박스를 30만원에 구입하면서 상주본을 몰래 가져갔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소송전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소유권을 확보한 조씨는 사망하기 전인 2012년 5월 기증식까지 갖고 실체가 없는 해례본 상주본을 국가(문화재청)에 기증했다. 이로써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소유자는 국가가 됐다. 

검찰은 민사판결을 근거로 배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절도)로 구속기소했다. 그는 1심서 징역 10년형을 받았지만, 항소심 재판부 및 대법원은 공소사실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를 근거로 배씨는 “문화재청의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며 이번 소송을 냈지만, 1·2심 재판부는 “형사판결이 (상주본의)소유권을 인정한 판결은 아니다”라고 봤다.

그런데 재판 과정서 재판부가 상주본의 가치와 형량이 관계가 있다면서 문화재청에 그 가치를 물으면서 ‘돈 문제’가 얽히기 시작했다. 문화재청은 재판부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의 평가액 8000억원이라는 점에 근거해 해례본 상주본의 가치를 1조원이라고 밝혔다.

당시 직지 평가액 8000억원은 직지와 관련된 이벤트, 전시, 출판 등 경제 유발 효과까지 합친 것이었다.

배씨가 해례본 상주본을 국가에 헌납할 시 1000억원을 달라고 요구한 것도 ‘1조원의 10분의 1’이라는 계산서 나온 것이다. 해례본 상주본은 배씨가 소장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10년째 행방이 묘연하다. 문화재청은 1000억원을 주면 상주본을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배씨와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2008년 이후 훼손 방지와 공개 등을 위해 문화재청은 독려·설득 중이나 배씨는 공개 및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현재까지 현장면담 42회, 문서발송 11회 등 지속적 설득작업을 벌여왔다. 또 소유권이 국가에 있으므로 국가 예산으로 보상하는 방식은 곤란하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입장이다. 

10년째 오리무중…도대체 어디 있나
대법원은 문화재청 소유 인정 결정

배씨는 상주본의 법적 소유권자인 국가가 2017년 “상주본을 넘겨주지 않으면 반환소송과 함께 문화재 은닉에 관한 범죄로 고발하겠다”고 통보하자, 국가를 상대로 ‘청구이의의 소’를 냈다. 

지난달 15일 대법원은 훈민정음 상주본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며 배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서 원심 청구 기각을 확정했다. 대법원이 문화재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와 별도로 배씨는 최근 서울에 있는 법무법인을 통해 상주본 소유권을 판단한 민사재판과 자신이 절도 혐의로 재판받을 때 증인으로 나온 3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그는 당시 증인들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해 재판부가 상주본의 소유권을 조씨에게 있다고 판단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심을 통해 또다시 법적 소유권을 다투려는 노림수였다. 대구지검은 지난 5월 A씨 등 3명에 대해 각각 ‘공소권 없음’과 ‘혐의 없음’ 판단을 내렸다. 이에 배씨는 대구고검에 항고했지만 재판이 열릴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인(배씨) 자신도 상주본의 실물을 제시하지 않는 등 위증 혐의를 입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5년 3월에 배씨의 경북 상주시 자택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화재현장 정밀감식 작업을 벌여 방 2칸과 거실 등이 소실된 것은 확인했으나 상주본 소실 여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배씨는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면서 ‘실체를 보여준다’며 상주본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러나 공개한 훈민정음 상주본의 사진은 불에 그을린 모습이었다. 배씨는 “2015년 3월 집에서 일어난 화재 때문에 상주본 일부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후 상주본은 또다시 꽁꽁 숨겨져 있다. 얼만큼 불에 탔는지, 또 지금은 어떤 상태인지 배씨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10년 이어온
소유권 분쟁

문화재청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유자인 배씨에게 지난달 17일 상주본 반환 거부 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도중필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장과 한상진 사범단속반장은 이날 경북 상주서 배씨를 만나 상주본 반환 요청 문서를 전달하고, 조속한 반환을 요구했다. 문서에는 배씨가 제기한 강제집행 불허 청구를 대법원이 지난달 15일 기각한 만큼 훈민정음 상주본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고, 문화재를 계속 은닉하고 훼손할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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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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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