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문이 선택한 김조원 신임 민정수석 내정자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7.29 10:25:25
  • 호수 12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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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도 잡는 진문이 떴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신임 민정수석으로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내정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정부 시절 함께 청와대서 일하고,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서 활동해 ‘친문’으로 분류된다. 비법률가 출신으로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교체했다. 후임에는 이례적으로 법률가 출신이 아닌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더불어민주당 및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서 조 수석을 비롯해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을 교체한다. 

조국의 빈자리
얼마나 메울까

조 수석은 내달로 예측되는 개각서 법무부장관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게 중론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조 수석에게는 잠시 휴식 시간을 주고, 나머지 수석들에게는 총선을 준비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도”라며 “검증이 막바지 단계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달 안에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정수석에 재야 운동권 이호철씨 등 비법률가 출신을 중용했듯, 문 대통령도 비법률가 출신인 김 내정자를 발탁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검찰개혁과 더불어 검찰과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가 임명된다면 역대 민정수석 중 비법률가 출신으로는 김대중정부의 김성재 전 민정수석(신학 전공·교수) 등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인사를 통해 법무부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모두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최장수 민정수석 임기(2년4개월)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조 수석은 2017년 5월 임명돼 문재인정부 청와대서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킨 핵심 참모가 됐다. 조 수석을 제외하고 1기 청와대 수석급 인사들은 모두 새 얼굴로 교체된 상태다.


차기 민정수석에 낙점된 김 내정자는 ‘진문’으로 통한다. 그는 노무현정부 시절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이끄는 민정수석실서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진문·비법률가·캠프 코드 맞아 
노정부 청와대서 문과 근무 이력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대표 시절 당의 당무감사원장을 맡기도 했다. 2015년 11월 문 대통령은 김 내정자를 당무감사원장에 임명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경남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당선을 도왔다. 

김 내정자는 문재인정부 초기 그의 이력과 다소 거리가 먼 금융감독원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란 사실이 조명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사석서 문 대통령을 ‘친구’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이 공통 취미인 두 사람은 함께 산에 오르며 막걸리 잔을 기울일 만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여당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문 대통령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조 수석을 이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 김조원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

반면 야권에선 문 대통령이 집권 중반까지 ‘회전문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당초 민정수석으로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로 조국 법무부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김조원 민정수석으로 이어지는 사정라인이 윤곽을 드러냈다. 검찰개혁 등 정책 기조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문재인정부 후반기 공직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조 수석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 등을 매듭짓고, 윤 총장은 적폐청산 수사를 이어가는 역할인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민정수석
3번째 비법률가 

문 대통령을 상관으로 두고, 노무현정부의 공직기강과 민주당의 당무감사를 맡았던 김 내정자는 이번에도 같은 역할을 요구받았다. 김 내정자는 방산비리로 어수선했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분위기를 쇄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1957년 6월22일 경상남도 진양군(현 진주시)서 5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3학년 재학 중인 1978년 행정고시 22회에 합격했다. 1979년 교통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총무처 등을 거쳐 1985년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감사원 부감사관, 감사원 감사관, 감사원 제1국 제1과 과장 등을 역임했다. 

감사원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에너지와 교통, 교육, 재정금융, 자치행정 등 5개과를 두루 거쳐 실무에 밝은 현장형 인물으로 통했다고 알려져 있다.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을 맡을 당시 민자유치사업과 지형균형개발사업 감사 등의 주요 감사를 진두지휘한 경험도 있다.

2003년 12월부터 2005년 3월까지는 감사원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을 맡았다. 2005년 3월부터 2006년 12월까지는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는데, 이때 당시 민성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근무를 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옛 진주산업대학교) 총장과 건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2015년 11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 내정자를 당무감사원장에 임명하며 “인품과 함께 감사원서 공직하고 감사원 사무총장을 역임하셔서 전문역량을 겸비한 분”이라며 “책임의 당직문화를 정착시킬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당무감사원이 설립된 지 나흘 만에 새정치민주연합 조직감사를 3주 동안 실시했다. 김 내정자는 당시 조직감사 기준으로 ▲국민 눈높이 감사 ▲철저한 신상필벌의 원칙 ▲부작위(不作爲) 감사 ▲새정치연합의 근본을 되살리는 감사를 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에 감사결과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일부 지역위원회 등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 내정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 내정자는 “당의 조직에 대한 감사의 차원을 넘어 당의 각 조직이 혁신을 위해 담대하고 도전하는 혁신의 기풍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조직감사를 진행했다.

김 내정자는 감사를 진행하면서 일부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적발되거나 알려지자 다선의원들에 대해서도 강한 징계를 요구했으며, 감사를 거부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거부하는 것은 당의 권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김 내정자는 친문의 핵심으로 분류됐던 노영민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징계했다. 2015년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노 비서실장의 ‘시집 강매’ 사건이 불거졌다. 김 내정자는 당시 노 비서실장의 시집 강매 사건에 엄중징계를 요청한 장본인이다. 재심 요구도 기각했다.

노 실장은 결국 당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곧바로 이어진 20대 총선서도 불출마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조-윤-김
새 사정라인

지난 대선 기간 문 대통령 대선캠프에 참여해 경남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그는 문재인정부의 초대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2017년 8월 말 김 내정자가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비금융권 출신으로 금융시장 개혁의 키를 쥐게 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김 내정자가 원래 맡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사임하자마자 내정설이 돈 것이라 신빙성 있는 말로 여겨졌다.

금융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과 김조원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전형적 낙하산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그해 8월28일 성명서를 내고 “김 전 사무총장은 금융 경력이 부족하고 금융 전문성도 부족하다”며 “신임 금융감독원장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장에 비전문가가 임명되면 금융개혁의 방향과 대상이 본질을 비껴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내부출신 인사가 아니기에 금융권의 개혁작업을 객관적으로 이끌 수 있으리라는 평가들도 많았다. 그해 9월4일 금융감독원 노조는 ‘10년-무너진 금감원’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김조원의 금융감독원장 내정을 환영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9월6일 금융권의 예상을 깨고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문재인정부의 초대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했다.


김 내정자는 2017년 10월 검찰의 방산비리수사로 경영공백 상태였던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그는 당시 방산비리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하성용 전 사장이 사임하면서 위기에 빠진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당무감사원장 시절
인연 떠나 엄중 징계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검찰 수사과정서 채용비리와 협력기업을 통한 비자금 조성, 분식회계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외 신뢰도가 대폭 추락했다. 2017년 7월 초만 해도 6만원대였던 주가는 검찰의 수사 이후 3만5000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당시 감사원 출신의 고위공직자가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으로 내정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항공업계 곳곳서 들려왔다. “항공 전문가도, 전문 경영인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KAI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말부터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혔다”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김 내정자는 취임사를 통해 “2030년 매출 20조원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혁신과 성장, 상생 등 3대 과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항공우주기업으로 성장을 이루고 지역사회, 협력업체의 발전도 KAI의 주요 가치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경영혁신TF’를 구성해 인사, 재무, 회계, 구매, 영업 등 업무 전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을 수립해나갔다. 또 미래 전략사업과 연구·개발 업무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전반의 혁신도 추진했으며, 특히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래 핵심역량을 높여나갔다.

방산비리 혐의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지 5개월여 만에 방만한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 본부를 절반가량으로 줄이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결과는 1년 뒤 나타났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해 1분기 매출액 6412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276% 증가하는 등 흑자로 돌아섰다.

집권 후반기 
조직 안정화

조직을 안정화시킨 김 사장은 미래 먹거리 사업이자 핵심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적극 나섰다. 항공MRO사업 확정과 한국형전투기(KF-X)사업, 우주센터 착공 등 밀린 숙제들을 하나둘 해결해나가고 있으며, KAI가 생산하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수리온, 파생헬기 등의 해외 수출을 위해 동남아와 남미 등 세계 각국을 누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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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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