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문이 선택한 김조원 신임 민정수석 내정자
<이슈&인물> 문이 선택한 김조원 신임 민정수석 내정자
  • 박창민 기자
  • 승인 2019.07.29 14:13
  • 호수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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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도 잡는 진문이 떴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신임 민정수석으로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내정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정부 시절 함께 청와대서 일하고,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서 활동해 ‘친문’으로 분류된다. 비법률가 출신으로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냈다. 

▲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
▲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내정된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교체했다. 후임에는 이례적으로 법률가 출신이 아닌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더불어민주당 및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인사서 조 수석을 비롯해 정태호 일자리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을 교체한다. 

조국의 빈자리
얼마나 메울까

조 수석은 내달로 예측되는 개각서 법무부장관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게 중론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조 수석에게는 잠시 휴식 시간을 주고, 나머지 수석들에게는 총선을 준비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도”라며 “검증이 막바지 단계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이달 안에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정수석에 재야 운동권 이호철씨 등 비법률가 출신을 중용했듯, 문 대통령도 비법률가 출신인 김 내정자를 발탁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검찰개혁과 더불어 검찰과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가 임명된다면 역대 민정수석 중 비법률가 출신으로는 김대중정부의 김성재 전 민정수석(신학 전공·교수) 등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인사를 통해 법무부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모두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최장수 민정수석 임기(2년4개월)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조 수석은 2017년 5월 임명돼 문재인정부 청와대서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킨 핵심 참모가 됐다. 조 수석을 제외하고 1기 청와대 수석급 인사들은 모두 새 얼굴로 교체된 상태다.

차기 민정수석에 낙점된 김 내정자는 ‘진문’으로 통한다. 그는 노무현정부 시절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이끄는 민정수석실서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진문·비법률가·캠프 코드 맞아 
노정부 청와대서 문과 근무 이력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대표 시절 당의 당무감사원장을 맡기도 했다. 2015년 11월 문 대통령은 김 내정자를 당무감사원장에 임명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 경남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당선을 도왔다. 

김 내정자는 문재인정부 초기 그의 이력과 다소 거리가 먼 금융감독원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란 사실이 조명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사석서 문 대통령을 ‘친구’라고 표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이 공통 취미인 두 사람은 함께 산에 오르며 막걸리 잔을 기울일 만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여당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문 대통령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조 수석을 이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 김조원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
▲ 김조원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 내정자

반면 야권에선 문 대통령이 집권 중반까지 ‘회전문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당초 민정수석으로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개인 사정 등을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로 조국 법무부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김조원 민정수석으로 이어지는 사정라인이 윤곽을 드러냈다. 검찰개혁 등 정책 기조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문재인정부 후반기 공직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조 수석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 등을 매듭짓고, 윤 총장은 적폐청산 수사를 이어가는 역할인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민정수석
3번째 비법률가 

문 대통령을 상관으로 두고, 노무현정부의 공직기강과 민주당의 당무감사를 맡았던 김 내정자는 이번에도 같은 역할을 요구받았다. 김 내정자는 방산비리로 어수선했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분위기를 쇄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1957년 6월22일 경상남도 진양군(현 진주시)서 5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영남대학교 행정학과 3학년 재학 중인 1978년 행정고시 22회에 합격했다. 1979년 교통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총무처 등을 거쳐 1985년 감사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감사원 부감사관, 감사원 감사관, 감사원 제1국 제1과 과장 등을 역임했다. 

감사원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에너지와 교통, 교육, 재정금융, 자치행정 등 5개과를 두루 거쳐 실무에 밝은 현장형 인물으로 통했다고 알려져 있다.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을 맡을 당시 민자유치사업과 지형균형개발사업 감사 등의 주요 감사를 진두지휘한 경험도 있다.

2003년 12월부터 2005년 3월까지는 감사원 국가전략사업평가단장을 맡았다. 2005년 3월부터 2006년 12월까지는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는데, 이때 당시 민성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근무를 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경남과학기술대학교(옛 진주산업대학교) 총장과 건국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2015년 11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 내정자를 당무감사원장에 임명하며 “인품과 함께 감사원서 공직하고 감사원 사무총장을 역임하셔서 전문역량을 겸비한 분”이라며 “책임의 당직문화를 정착시킬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당무감사원이 설립된 지 나흘 만에 새정치민주연합 조직감사를 3주 동안 실시했다. 김 내정자는 당시 조직감사 기준으로 ▲국민 눈높이 감사 ▲철저한 신상필벌의 원칙 ▲부작위(不作爲) 감사 ▲새정치연합의 근본을 되살리는 감사를 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에 감사결과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자 일부 지역위원회 등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 내정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 내정자는 “당의 조직에 대한 감사의 차원을 넘어 당의 각 조직이 혁신을 위해 담대하고 도전하는 혁신의 기풍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조직감사를 진행했다.

김 내정자는 감사를 진행하면서 일부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적발되거나 알려지자 다선의원들에 대해서도 강한 징계를 요구했으며, 감사를 거부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거부하는 것은 당의 권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김 내정자는 친문의 핵심으로 분류됐던 노영민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징계했다. 2015년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노 비서실장의 ‘시집 강매’ 사건이 불거졌다. 김 내정자는 당시 노 비서실장의 시집 강매 사건에 엄중징계를 요청한 장본인이다. 재심 요구도 기각했다.

노 실장은 결국 당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곧바로 이어진 20대 총선서도 불출마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조-윤-김
새 사정라인

지난 대선 기간 문 대통령 대선캠프에 참여해 경남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그는 문재인정부의 초대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2017년 8월 말 김 내정자가 금융감독원장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비금융권 출신으로 금융시장 개혁의 키를 쥐게 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김 내정자가 원래 맡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원장을 사임하자마자 내정설이 돈 것이라 신빙성 있는 말로 여겨졌다.

금융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과 김조원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전형적 낙하산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그해 8월28일 성명서를 내고 “김 전 사무총장은 금융 경력이 부족하고 금융 전문성도 부족하다”며 “신임 금융감독원장 임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장에 비전문가가 임명되면 금융개혁의 방향과 대상이 본질을 비껴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내부출신 인사가 아니기에 금융권의 개혁작업을 객관적으로 이끌 수 있으리라는 평가들도 많았다. 그해 9월4일 금융감독원 노조는 ‘10년-무너진 금감원’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김조원의 금융감독원장 내정을 환영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9월6일 금융권의 예상을 깨고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문재인정부의 초대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했다.

김 내정자는 2017년 10월 검찰의 방산비리수사로 경영공백 상태였던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그는 당시 방산비리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하성용 전 사장이 사임하면서 위기에 빠진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당무감사원장 시절
인연 떠나 엄중 징계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검찰 수사과정서 채용비리와 협력기업을 통한 비자금 조성, 분식회계 등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외 신뢰도가 대폭 추락했다. 2017년 7월 초만 해도 6만원대였던 주가는 검찰의 수사 이후 3만5000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당시 감사원 출신의 고위공직자가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으로 내정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항공업계 곳곳서 들려왔다. “항공 전문가도, 전문 경영인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KAI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말부터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혔다”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김 내정자는 취임사를 통해 “2030년 매출 20조원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혁신과 성장, 상생 등 3대 과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항공우주기업으로 성장을 이루고 지역사회, 협력업체의 발전도 KAI의 주요 가치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경영혁신TF’를 구성해 인사, 재무, 회계, 구매, 영업 등 업무 전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을 수립해나갔다. 또 미래 전략사업과 연구·개발 업무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전반의 혁신도 추진했으며, 특히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래 핵심역량을 높여나갔다.

방산비리 혐의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지 5개월여 만에 방만한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 본부를 절반가량으로 줄이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결과는 1년 뒤 나타났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지난해 1분기 매출액 6412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276% 증가하는 등 흑자로 돌아섰다.

집권 후반기 
조직 안정화

조직을 안정화시킨 김 사장은 미래 먹거리 사업이자 핵심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적극 나섰다. 항공MRO사업 확정과 한국형전투기(KF-X)사업, 우주센터 착공 등 밀린 숙제들을 하나둘 해결해나가고 있으며, KAI가 생산하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수리온, 파생헬기 등의 해외 수출을 위해 동남아와 남미 등 세계 각국을 누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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