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불매’ 불씨 어디로?

‘노노재팬’에 울고 웃는 연예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류, 주류 등 몇몇 부문에선 이미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누리꾼들은 물론 몇몇 정치인들은 이번 대일본 불매운동을 두고 기해왜란이라고 칭하고 있다. 기해왜란의 전선은 제품 불매, 여행 취소 등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1인시위 중인 한 시민

일본은 지난 1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3개 핵심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 지난 4일부터 이를 시행했다.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의 이유로 경제보복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장기화 조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국민들은 일본 제품 불매에 나섰다. 불매운동 초기 찻잔 속의 태풍’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의구심을 가졌던 이들도 실제 수치로 드러난 변화에 깜짝 놀라고 있다. 불매운동은 개개인의 국민뿐만 아니라 대형마트, 택배업계 등이 동참하면서 범국민적 운동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지난 22일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했다.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스트 리테일링과 에프알엘코리아는 그룹의 실적 발표 중에 있었던 임원의 설명에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과 관련, 한국의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16일 첫 번째 사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한 번 더 사과한 것.


앞서 지난 11일 일본 도쿄서 열린 패스트 리테일링 결산 설명회서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소비자 무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보이콧 재팬’ 각계각층으로
일본 연예인 퇴출운동까지

국내 여론이 격화되면서 유니클로는 보이콧 재팬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의류 제품의 경우 대체제가 많은 만큼 일본 브랜드 대신 국산 제품을 이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실제 매출도 26%가량 떨어졌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매출 하락 등의 가시적인 변화가 나오자 일본의 모기업서 사과문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 맥주나 과자 등의 매출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급감하고 있다.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비율도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일본 여행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은 일본의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불매운동이 장기화될수록 일본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 기자회견 갖는 전국시장군수협의회 ⓒ전국시장군수협의회

정치권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지난 23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철회하지 않고 경제전쟁을 도발한다면 전 국민과 함께 신 물산장려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장과 염태영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황명선 상임부회장 등 협의회 소속 시장·군수·구청장 일동은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처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불씨는 각계각층으로 번지고 있다. 심지어 일본 관련 콘텐츠를 소재로 방송하는 유튜버, 일본의 대표적인 견종인 시바견을 키우는 유튜버 등에게도 불매운동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불매운동의 불씨는 연예계 등 대중문화계로까지 옮겨 붙고 있다.


연예계에는 이미 SNS 경계령이 내려졌다. 팬들은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SNS에 일본 관련 글을 올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몇몇 연예인들은 이미 불매운동에 동참한다는 글을 올려 누리꾼의 환호를 받았다. 반면 일본 제품을 홍보하거나 관련 글을 올린 연예인들은 말 그대로 누리꾼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본 관련 제품의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연예인들도 마음을 졸이긴 마찬가지다.

일본 불매운동은 방송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은 거리상으로 가깝고 국민들에게도 익숙한 장소라 여러 여행 관련 프로그램서 촬영지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실제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집사부일체>는 지난달 방송서 일본 아오모리현 여행을 다뤘다가 비판을 받았다.
 

▲ ▲아이즈원 멤버 사쿠라(사진 왼쪽)와 트와이스 멤버 사나

아오모리현은 우리 정부가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지역 중 한 곳인데, 방송서 이를 홍보하는 듯한 내용을 내보내는 것은 국민 정서에 반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당시 제작진은 비판 여론에 사과하고 해명했다. <집사부일체> 논란은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불거졌던 일이다. 현재 상황에선 일본 관련 콘텐츠를 TV에서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요계도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권 안에 들었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으로 중국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일본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 가수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공연 문화가 발달한 일본서 대형 공연을 하거나, 할 예정인 한국 가수들은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일본인 멤버가 있는 그룹은 그 비판의 강도가 거센 편이다.

어디까지 갈까

불매운동 과정서 트와이스의 사나·모모·미나와 아이즈원의 미야와키 사쿠라·혼다 히토미·야부키 나코 등 국내서 활동 중인 일본인 아이돌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 반일감정이 소비재에 대한 불매를 넘어서 일본인에게까지 번진 것이다. 일본 불매운동의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는 상황서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화계에도 노노 재팬

일본 소설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불매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의류나 주류 등 유통가서 시작된 불매운동이 대중문화계로 번지고 있는 것.

실제로 방학 성수기를 노려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관객 동원에 실패하는 등 불매운동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출판계서도 일본 서적의 출간을 미루거나 일본 작가들의 방한을 취소하는 등 불매운동의 여파가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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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