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정의당 박예휘 부대표

“6411번 버스 ‘투명인간’들을 위하여”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지난 13일 정의당 5기 대표단에 박예휘·김종민·임한솔 후보가 부대표로 선출됐다. 심상정 신임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이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박 부대표는 유일한 여성 부대표로 당의 청년 부대변인을 맡았던 인물이다. <일요시사>가 그에게 ‘정의당’에 대해 물었다.
 

▲ ▲ &lt;일요시사&gt;와 인터뷰 갖는 박예휘 정의당 부대표

“저는 속도보다 방향을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저를 더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가 없어서요. 만들어 가야겠어요(웃음).” 첫 질문인 자기소개에 의외의 답이 돌아와 함께 웃었다. 이번에 신임으로 선출된 정의당 박예휘 부대표와의 첫 만남서였다. 인터뷰가 끝나고 박 부대표가 유일하게 강조한 ‘방향’이 어쩌면 사회의 가장 소외된 곳을 정확히 향하고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박 부대표와의 일문일답.

-<일요시사> 독자 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이번 동시 당직 선거서 정의당 신임 부대표로 선출된 박예휘라고 합니다. 저는 속도보다 방향을 중요시하는 사람입니다.

-당대표 선거보다 부대표 선거가 치열했다는 후문이 있던데요.
▲네. 물론 당대표 선거도 치열했지만, 부대표 선거는 아무래도 세 명을 뽑는 선거에 7명의 도전자가 도전장을 내밀어서 당원분들이 ‘이 많은 부대표 중에 누구를 찍어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되셨을 것 같아요.

-어떤 후보들이 나왔는지요.
▲녹색 정치, 생태를 이야기하는 분도 출마하셨고요. 생태와 불평등에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분도 계셨고, 민생 개혁을 소리 높여 외치신 분도 계셨고, 또 당에는 전략이 필요하니 전략을 맡겠다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또 말씀 안 드리면 섭섭한 사람이…. (웃음) “광장에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정치로 끌어오겠다” 이런 포부를 밝힌 후보도 나왔습니다.

-부대표님의 선거 전략은?
▲전략이라기보다는 저는 제 슬로건이 있었어요. ‘투명 인간들이 색깔을 찾는 정당’이요. 고 노회찬 대표님께서 “이 사회서 6411번 버스를 타는 수많은 투명 인간들을 향해 우리가 나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투명 인간이 어떤 의미인지 당내에선 공감대가 형성돼있거든요. 그런 사람(투명 인간)을 시의적으로 소비하는 기존의 정당들처럼 되지 말고, 그 사람들이 각자의 색깔로 빛날 수 있게 그들의 손을 잡아주자. 그분들이 자기의 삶과 일상을 찾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당 안에서부터 실현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당 관계자분이 부대표님을 당선 확정자로 꼽으시더군요.
▲청년 명부가 있습니다. 똑같이 선거할 때는 따로 청년 명부에 투표하는 게 아니라, 일곱 분의 후보가 다 있고 그중에서 당원이 1인1표를 던지는 방식이에요. 하지만 다득표자에 청년이 없을 경우에는 그 후순위 득표 중에 청년을 찾아서 앞에 배치하는, 제일 후순위와 교체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설계돼있어요. 입후보 등록 마감까지 다른 청년 후보가 등록하지 않아서 단선으로 치러졌습니다.

-청년, 여성을 대표해서 된 자리인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이 질문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요. 청년 할당과 청년을 대표한다는 의미는 좀 다른 거 같아요. 예를 들어서 청년의 표로만 당선이 됐으면 모르겠지만, 그냥 모든 당원의 표를 받아서 치른 선거기 때문에 여성과 청년을 대표한다는 게 좀 맞지 않은 측면도 있는 거 같아요.

저 한 사람으로 그분들을 다 대표한다고 볼 수도 없고, ‘왜 청년은 항상 할당으로만 당선될 수 있는가?’ ‘왜 청년들이 나와서 다득표를 얻어갈 수 없는가?’ 이런 의문이 생기죠. 청년과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청년이자 여성인 당사자의 고민일 뿐만 아니라 당 전체의 주요한 고민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과 여성의 문제는 당 전체의 고민이다?
▲다른 후보님들에겐 ‘40대 남성을 대표해 당선되셨는데’라는 질문을 하지 않죠. 오히려 ‘안보 정책에 대해서 정의당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노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와 같은 질문을 받아요. 하지만 제겐 노동이나 선거제도 개혁, 생태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아요.

이들(청년, 여성)을 대변할 차별화된 방법은 당 전체서 고민해야 할 의제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의제는 여성이 알아서 하고, 청년 의제는 청년이 알아서 하는 식으로 하면 이런 의제들은 중앙 정치서 주변화돼 축소되고 맙니다. 저는 이 사람들이 하는 정치가 곧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려고 합니다.

노회찬 보고 정계 입문 결심
청년·여성은 당 전체의 고민

-원래도 정치에 꿈이 있으셨나요?
▲고 노회찬 대표님께서 돌아가신 7월 말, 8월 초 이때쯤에 직업 정치인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전까지는 당에서 일하기도 하고 또 대의원으로서 지역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활동도 했지만, 진로에 대해선 노무사를 생각했거든요. 물론 정치를 한다고 해서 노무사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직업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되고자 한 계기가 고 노회찬 의원님이셨다고요.
▲제게 항상 "정치인이 돼라. 직업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던 아주 친한 동료 활동가와 (노회찬 대표님이)돌아가셨을 때 이야기를 했어요. 슬픔을 주체 못 하니까 그날따라 유독 더 깊게 통화를 했었죠. 실의에 빠져 가지고….

노 대표님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겠다고 얘기할 때 그 얘기를 다시 한 번 꺼내더라고요. “언니, 내가 계속 정치하라고 했었잖아. 진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요. 그전까지는 “아휴, 내가 무슨 정치야” 이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그날 한 5시간 정도 통화하면서 직업 정치인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0%서 120%로 늘어났습니다.

-그때 심정은 어떠셨나요?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왜 이렇게 허망하고, 헛헛하고, 절망적인 일이 찾아왔을까. 시대의 상식을 미리 앞서서 이야기했던 분인데. 호주제 폐지, 성 정체성에 의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까지 주장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을 최초로 발의하셨던 의원님께서 왜 이렇게 세상을 살다 가셔야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깐 이 길에서 도저히 비켜서 있지 못하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었어요. 아무리 거칠고 외로운 길이어도 여전히 걷는 사람들이 있다면, 나도 그 길을 같이 걸으면서 만들고자 했던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당선 소감서 ‘밥 짓는 부대표’가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집밥’하면 그리움의 정서를 대표하고 있잖아요. 국민들은 상식적인 정치를 그리워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이)상식적인 정치를 해야 유권자들에게 우리를 선택해달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려면 정의당은 밥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밥을 지어야 합니다. 이것이 필요한 사람들은 강남역 10번 출구에도 있고, 인천 퀴어 문화축제서 혐오세력의 폭력으로 다치고 피를 흘렸던 동인천역 북광장에도 있고…. 투명 인간들이 색깔을 찾을 수 있게 그들을 위한 밥을 짓는 정당이 되어야겠죠.

-조금 더 힘을 실어주고 싶은 분야가 있으시다면?
▲주목도가 낮은 청소년과 장애 부문이요. 당사자들은 굉장히 많은 운동을 해왔고, 투쟁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치권에선 여성 의제보다 더 주목을 받지 못하고 후순위가 되고 있는 거 같아요. 물론 계류되고 있는 젠더 법안도 굉장히 많죠. 또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싶어요.

-선거제도 개혁은 계속해 아쉬운 부분이 있으실 텐데?
▲특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파행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지방선거 국면서 당시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4등까지 당선이 되면 대의제 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는데요. 이것은 사실적으로 맞지 않아요.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의 사표를 줄일 수가 있고, 지지율을 대표할 수 있기 때문에 대의제 원칙에 오히려 가까워진다고 볼 수 있어요.

-민주당이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죠.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당론에 맞게 행동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인천과 경북 등 민주당이 불리한 곳에서는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정의당과 같이 현수막을 만들고 공동으로 4인 선거구 관철시키라고 집회를 했어요. 그런데 민주당이 유리한 곳에서는 4인 선거구를 쪼개기 위해서 밀실 합의를 감행하기도 하고, 선관위서 제안한 4인 선거구안을 조각조각 쪼깨는 일까지 서슴지 않았죠. 여기에 대해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한 편이었습니다.
 

-국민들은 정의당과 민주당을 범여권으로 묶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에 심상정 대표님은 취임 기자회견서도 “우리를 더 이상 범여권으로 분류하지 말라”고 밝히셨습니다. 저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범여권으로 분류되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사실을 부정하기보다는 이렇게 분류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민주당과 차별화할 것인지, 불평등으로 찌든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근본적이고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 정당의 정책은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에는?
▲‘사회적 합의’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난번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민주당의 전신이었던 정당서 이야기했던 것이고 심지어 발의한 의원까지 있는데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 여당이 되고 나서는 ‘국민의 반대 때문에 어렵다’는 수식어 뒤에 숨었죠. 저는 사회적 합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정당도 마찬가지고,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 행정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해요. 정부가 목표로 하는 국정운영 방향이 있으면, 당연히 집행하는 여러 지자체나 공무원들을 설득해나가는 작업도 분명히 있어야 할 것이고요. 마찬가지로 정당도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우리 당의 역할이라 생각하고요.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가지는 분들도 많은데?
▲정의당은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게 정말로 실현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요. 비현실적이라는 말은 ‘너무 급진적이다’ ‘너무 과도하다’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분배해야 더 지속 가능한 사회, 사람 사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냐는 문제인데, 약자를 위해서 한정된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는 게 가진 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죠. 가치판단이 개입됐다고 생각해요.

-가치판단이라…. 예를 들면요?
▲임대료 문제는 ‘건드릴 수 없는 문제’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자유시장에 맡겨야 하는 사유재산이라고 하잖아요. 세입자들은 분명 고통받는데 왜 가진 자의 이익은 못 건드리나요. 또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터서 다치고 죽어나가는데, 왜 노동자의 생명줄은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기업의 이익은 못 건드리면서요. 여기에 대해서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자의 편을 드는 정당은 매우 소수고 그 세력도 작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더 크게 드러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으시다면?
▲어느 정당서 과도하게 보이는 정책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디선가 과도하게 차별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부분을 인지한다면 어떻게 정책을 실현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 같이 생각하고 토론해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따뜻한 밥 짓는 부대표가 되겠다”
내년 총선 진두지휘 막중한 역할

-당이 ‘약진’할 수 있는 전략이 있습니까?
▲현 정부가 긴축재정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점에 대해 심 대표님이 “단순히 복지지출을 늘리고 환경예산 늘리는 것을 넘어서서 이렇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서 국민이 낸 세금을 정부가 어떻게든 틀어막고 있는 것은 맞지 않다. 그래서 긴축재정, 균형재정이 아닌 확대재정으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셨어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저희는 경제 정당으로서 위상을 당당히 할 수 있는 경제 정책들을 펼쳐나갈 예정인데요. 한국당과 민주당이 과감하게 내놓지 못하는 구체적이고 담대한 전략을 정의당서 펴겠습니다.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다른 여야 간사나 위원께서도 수고를 해주셨지만 지금까지 심 대표님께서 정개특위 위원장으로서 수고를 많이 하셨고 위원장 자리가 넘어간 만큼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민주당이 어영부영한 세월 기다리지 말아야 하고요. (선거제 개혁안을)한국당과의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것이 아니라, 의지를 갖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또 한국당서 제1소위원장을 내놓으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요. (선거제 개혁안을)주고받을 수 있는 정치적 카드로 인식하지 않고 제도 개혁에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완수하도록 저희가 옆에서 계속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정의당’이란?
▲정의당은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인 거 같아요. (국민들께) 희망이 되어야 하고, 현재 희망이고, 그래서 정의당이 더 잘해야 하고…. 저는 정치혐오로 인해 혜택을 누리는 정당은 현 상태가 계속 지속되기를 바라는 기득권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현 상태가 지속되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은 항상 소수고, 항상 힘들고, 주목받지 못하는 길을 항상 걸어요.

정의당은 그걸 알면서도 계속 남아 있는 사람들이고, 정치혐오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치를 통해서 제도와 법을 바꾸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나가려고 하는 그런 원내정당이 아닌가 싶습니다. 6411번 버스를 타고 있는 수많은 사람, 투명 인간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에게 당이 내놓은 정책으로 행복한 사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게 정의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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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