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스캔들’ 신도리코에 무슨 일이…

가족끼리 족벌경영 직원은 안중에 없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사무기기 전문업체 신도리코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여직원들에게 임원들의 밥상 서빙을 시키는가 하면, 걸그룹 댄스와 차력쇼를 강요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했지만 사측은 대화와 협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노조원들을 상대로 노골적인 따돌림을 행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 직장 내 갑질 근절에 대해 공감대가 안착되는 분위기지만 신도리코에선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 ▲ 기자획 갖는 신도리코 노조

민주노총 서울본부 동부지역지부와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신도리코분회는 지난 11일, 서울 성수동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도리코의 직장 갑질 사례를 알렸다.

여직원 서빙
춤도 강요?

신도리코분회에 따르면 신도리코는 올해 초까지 임원이나 외부 방문객이 왔을 때 여직원들에게 구내식당 밥상을 차리게 했다. 회사는 서빙 순번까지 정해놓고 있었다. 

회사 총무부서에서 여직원들에게 보낸 ‘전략회의 시 서빙 순서’ 표를 보면 6명의 여직원이 2인 1조로 돌아가면서 밥상을 차리게 돼있다. ‘전략회의’는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이하 임원들이 매월 아산공장서 여는 생산전략회의를 말한다. 표에는 올해 1월까지의 서빙 순서가 명시돼있었다. 

서빙 차례가 된 여직원들은 구내식당서 임원들이 먹을 점심식사 상차림을 하고 이들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식판을 치웠다. 여직원들은 본사서도 서빙을 했다. 

한규훈 신도리코분회 부분회장은 “외부업체 관계자들이 오면 해당 부서 여직원들에게 서빙을 맡겼다”며 “뒷말이 나오자 남성 직원들에게도 ‘돌아가면서 하라’고 시켰는데, 남성 직원들이 서빙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여직원에 밥상 서빙 강요…순번까지 정해줘
걸그룹 댄스, 차력쇼…주말에 나와 연습도

2017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 장기자랑과 비슷한 갑질 사례도 나왔다. 매년 9월마다 우석형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아산공장 직원들이 참석하는 ‘아산공장 확대석식 간담회’서 여직원들은 걸그룹 댄스를, 남직원들은 차력쇼·여장 댄스 같은 장기자랑을 강요당했다는 것이다.

한규훈 부분회장은 “말이 장기자랑이지 누가 하고 싶어 하겠느냐”며 “퇴근 후나 주말에 장기자랑 연습을 시켜 직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고 말했다. 

신도리코의 전근대적 조직문화는 직원교육 프로그램서 두드러진다. 신도리코 신입직원들은 연수 과정서 배방산 야외훈련을 거쳐야 한다. 협동심을 기른다는 취지인데 10킬로그램이 넘는 산악자전거(MTB)를 들고 산을 오른다. 

신도리코 기업 블로그엔 신입직원 야외훈련에 대해 “선배 사원들 사이서 계속 회자될 정도로 힘든 훈련”이라며 “훈련을 마치고 나면 참가자 모두가 한목소리로 만족을 하는 보람찬 훈련”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주임급 교육에선 4∼6인 1조로 고무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 한강을 건너게 한다. 여직원은 배 앞머리에 태워 방향 지시를 맡긴다. 전형적인 군대식 극기훈련이다. 분회 관계자는 “협동은커녕 힘들어서 싸움만 난다”고 말했다. 

남녀 차별도?
여성 파일 따로

노조 측에선 여직원들이 승진과 임금에 있어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강성우 신도리코분회장은 한 매체와의 통화서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까지 여성 직원 중에는 차장 진급자가 없었다”며 “진급 대상자 파일에 특정 직급 이상은 여성 파일이 따로 존재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노조는 이를 여직원의 승진 배제 증거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금에도 남녀 간 차별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시했다. 강 분회장은 “동등한 시기에 동등한 조건으로 입사한 남녀 직원의 월 봉급이 10만원가량 차이가 나고 있는 사실이 포착됐다”며 “교섭 과정서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 사측에 문의를 했지만 사측은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신도리코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은 735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 직원이 647명, 여성 직원은 88명으로 나타났다. 남자 직원의 1인당 평균급여는 6429만원으로 여성 직원(4768만원)보다 1661만원이 더 많다.   

노조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불성실 교섭(교섭 해태)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 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며 신도리코가 더 견실하고 지역서 칭찬받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기 위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센터’를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노조는 4번에 걸친 파업과 31번의 노조 탄압 중단 등을 포함한 단체협약안 제출을 통해 요구했지만, 한 차례도 받아들여진 적이 없었다. 

신도리코는 창립 58년 만인 지난해가 돼서야 노동조합이 구성됐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교섭 태도에 대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막겠다며 건물 입구를 봉쇄해 현장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노조는 이 같은 근무 환경의 불합리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사측과 맞서고 있다. 

강 분회장은 “사측과의 긴 싸움이 지속되고 있다. 부당해고 논란 등 문제가 많다.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지만 본사 측이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족벌경영 폐해
사실상 개인회사

노조는 또 사측이 최근 현수막을 떼는 과정서 셔터 칼로 줄을 잘라 ‘드르륵’ 칼날 소리를 내며 공포감을 주는 등 여전히 명분 없는 폭력적, 일방적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 결성 직후부터 강성우 분회장과 한규훈 부분부회장 등 일부 조합원에게 일감을 주지 않는 등 차별을 노골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신도리코는 대표적인 족벌기업으로 유명한데 일감 몰아주기, 불투명한 내부거래, 경영권 세습의 전형적인 족벌경영의 폐해가 계속됐다.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자들은 지분 48.7%를 쥐고 있는 신도리코를 통해 연 100억원가량의 배당수익을 올리고 있다.

우 회장이 신도리코 지분 11.70%를, 우 회장의 동생인 우자형(59)씨가 6.33%를 보유 중이다. 우 회장의 장남 우승협(23)씨와 장녀 우소현(34)씨, 차녀 우지원(30)씨 등 삼남매도 회사 지분의 0.13~0.18%가량을 확보했다. 

노조 설립 1년째…노조원 따돌림
두 얼굴의 현금부자 기업 도마에 

오너 일가가 지배력을 확보한 신도SDR과 신도시스템은 각각 신도리코 지분의 22.63%, 6.05%를 쥐고 있다. 신도SDR은 1967년 출범한 부동산 관리·통신기기 업체로 강남 포스코사거리 인근에 신도빌딩을 보유하고 있다. 신도SDR 주주는 우석형 회장(31.80%), 신도시스템(29.18%), 우자형씨(22.40%)로 구성됐다. 

신도시스템은 1988년 출범한 회사로 진행하는 사업은 없으며 관계회사를 관리하는 지주사 성격을 띄고 있다. 우승협씨가 이 회사 최대주주로 지분 40.00%를 보유 중이다. 그가 신도시스템을 통해 자산을 증식하고 신도리코 승계의 지렛대로 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신도리코 측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여직원 식당 서빙에 대해서는 “손님이 많을 때 해당 부서나 총무부서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며 “일손이 부족할 때 서로 돕는다는 게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산공장 확대석식 간담회 장기자랑과 관련해서는 “몇몇 부서가 여흥시간을 마련해 장기자랑을 하긴 했지만, 여직원들에게 선정적 춤 등을 강요한 적은 없다”며 “오래된 행사지만 변화하는 분위기에 맞춰 지난해부터 폐지했다”고 해명했다.

산악자전거를 들고 산에 오르는 신입직원 교육 프로그램도 지난해 폐지했다고 덧붙였다. 

“오해” 주장
논란 일자 폐지

신도리코는 국내 프린터·복합기 분야를 대표하는 중견기업으로 1960년 설립된 신도교역을 전신으로 하는 업체다. 신도교역은 1969년 일본의 복사기 제조사인 리코와 제휴를 맺으며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2002년 창업주인 우상기 회장이 타계한 후 우석형 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라 회사를 이끌어왔다. 최근 1년간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심화되면서 우 회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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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