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규표’ 일진그룹 좀비회사 대해부

‘팍팍’ 몰아주고 손해 봐도 ‘펑펑’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허 회장은 맨손으로 그룹을 일궈낸 ‘맨손 신화’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그러나 허 회장의 화려한 이력과 달리 그룹 계열사들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이미 일진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회사를 통해 2세 경영을 구축,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이외 몇몇 계열사들은 높은 내부거래 비중과 배당금 문제로 지적을 받고 있다.
 

일진그룹은 부품소재 전문기업이다. 일진은 전자제품 소재, 공업용 다이아몬드, 디스플레이 부품 등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일진은 건설과 의료 , IT(정보기술) 분야서도 활동 중이다. 창업주는 허진규 회장이다. 허 회장은 지난 1968년 첫 삽을 뜬 뒤 일진을 중견그룹 반열에 올렸다.

2남2녀
후계구도

일진은 ‘2세 경영 체제’로 접어들었다. 장남 허정석 일진그룹 부회장은 지주회사 일진홀딩스를 물려받았다.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은 일진의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일진머티리얼즈에 둥지를 틀었다. 허 회장의 장녀 허세경 일진반도체 대표이사와 차녀 허승은씨는 각각 일진반도체와 일진자동차의 지분을 상속받았다.

장남 허 부회장은 일진홀딩스의 최대주주(29.1%)다. 일진파트너스(24.6%)와 허 회장의 부인 김향식 여사(0.8%), 일진머티리얼즈(0.6%), 허 대표이사(0.3%), 허씨(0.3%), 일진과학기술문화재단(0.1%)이 그 뒤를 잇는다.

일진파트너스는 허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창구’로 주목받았다. 공시서 확인할 수 있는 일진파트너스의 최초 사명은 일진캐피탈이다. 1996년 설립된 일진캐피탈은 1999년 사명을 일진기술금융으로 변경했다. 주주는 ㈜일진(30.9%), 일진전기공업(30.9%), 일진다이아몬드(30.9%), 허 회장(7.3%)이었다.


일진전기공업은 2002년 3월 상호를 일진전기로 변경했다. 2003년 일진전기는 ㈜일진을 흡수합병했다. 일진전기의 지분은 61.8%가 됐다.

일진기술금융은 2006년 3월 사명을 일진캐피탈로 변경했다. 허 부회장은 같은 해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몬드의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 일진캐피탈의 최대주주(100%)가 됐다.

일진캐피탈은 2010년 5월 상호를 일진파트너스로 교체했다. 사업도 금융업서 운송업으로 갈아탔다. 일진파트너스 대표이사였던 허 회장은 허 부회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겨줬다.

일진파트너스의 2010~2012년 전체 매출액은 일진홀딩스 자회사 일진전기와의 내부거래서 나왔다. 일진전기는 2010년부터 일진파트너스에 일감을 몰아줬다. 일진파트너스의 매출액은 2009년 8억원 수준이었지만 33억원(2010년), 90억원(2011년), 135억원(2012년)으로 껑충 뛰었다.

허 회장 2세 경영 가시권…자녀 배치
일진홀딩스·일진머티리얼즈 양대 축

2013년 일진홀딩스는 허 회장 보유 지분 전량(15.27%)을 일진파트너스에 매도했다. 일진파트너스는 일진홀딩스 지분을 24.64%까지 올렸다. 허 부회장은 일진파트너스 지분을 100% 보유한 만큼 일진홀딩스 지분을 그대로 확보할 수 있었다. 그는 본인 지분 29.1%와 일진파트너스를 통해 확보한 지분 24.64%로 일진홀딩스 지분 53.74%를 보유, 경영권을 공고히 했다.

허 부회장은 일진파트너스와 일진전기 간 내부거래를 통해 마련된 자본으로 일진홀딩스 지분을 절반 이상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일진파트너스의 매출액 중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2013년 78.74%(10억/12억), 2014년 74.27%(13억/18억), 2015년 65.80%(8억/13억), 2016년 78.48%(11억/15억)를 기록하다 2017년 43.61%(8억/19억)로 상당 폭 떨어졌다. 일진파트너스는 이후 유한회사로 전환됐다.
 

▲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장남 허 부회장의 일진홀딩스는 5개 자회사와 11개 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5개 자회사는 ▲일진전기(57%) ▲일진다이아몬드(55.6%) ▲일진디앤코(100%)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94.1%) ▲아트테크(80.9%)이다. ▲전주방송(40%)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일진전기는 ▲ILJIN Electric USA. INC.(100%)의 최대주주다. 일진다이아몬드는 ▲마그마툴(100%) ▲일진복합소재(82.8%) ▲ILJIN USA(100%) ▲ILJIN JAPAN(100%) ▲ILJIN EUROPE GMBH(100%) ▲SHANGHAI ILJIN DIAMOND CO.,LTD(100%)의 최대주주다. 마그마툴은 ▲TSC GmbH(100%)의 최대주주다.

전주방송은 ▲매직드림(100%)의 최대주주이고,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은 ▲Alpinion US, Inc.(100%) ▲Alpinion Medical Deutschland GmbH(100%) ▲Alpinion Guangzhou Medical Systems CO.,LTD(100%)의 최대주주다.

차남 허 사장의 일진머티리얼즈는 전자감지장치 제조업을 영위한다. 일진머티리얼즈 지분은 허 사장(53.5%)에 이어 허 부회장(0.03%), 허 대표이사(0.02%), 허씨(0.02%) 순이다.

내부거래  
매출 100%

일진머티리얼즈는 ▲일진건설(100%) ▲아이알엠(100%) ▲삼영지주(100%) ▲일진유니스코(100%)의 최대주주다.

일진건설은 ▲Samyong Global Construction SDN. BHD.(100%)의 최대주주다. 삼영지주는 ▲오리진앤코(100%)의 최대주주다.

일진머티리얼즈는 ▲ILJIN Mateirals MALAYSIA SDN. BHD.(100%)의 최대주주이자 ▲Life Science Enterprises의 지분(16.5%)을 보유하고 있다. 일진홀딩스(15.8%)와 일진전기(4.5%)도 지분을 갖고 있다.

일진유니스코는 ▲ILJIN WALL TECH INC.(99.9%)의 최대주주고, ▲ILJIN WALL SYS INC ▲ILJIN LUCKSOON SDN. BHD.의 지분을 각각 39.9%, 70% 보유 중이다.

특수관계자들은 ▲일진자동차(100%) ▲트랜스넷(48%) ▲일진반도체(91.3%) ▲루미리치(65.7%) ▲일진제강(89.6%) ▲일진디스플레이(33.6%) ▲일진씨앤에스(100%) ▲세마오일의 지분도 갖고 있다.

일진제강은 ▲ILJIN STEEL AMERICA INC.의 최대주주(100%)다. 루미리치는 ▲일진반도체(6.5%), 일진반도체는 ▲트랜스넷(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진씨앤에스는 ▲일진에스앤티(100%)의 최대주주고, 일진에스앤티는 ▲일진라이프사이언스(100%)의 최대주주다.
 

▲ 장남인 허정석 일진그룹 부회장과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이외에도 ▲아이텍 ▲처인레저 등의 계열사가 있다. 일진그룹은 국내 28개 계열사와 16개 해외법인을 포함, 모두 44개의 관계사를 구축한 중견그룹이다.

일진다이아몬드는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는다. 일진다이아몬드는 일진홀딩스의 주요 종속회사다. 일진다이아몬드의 지난해 특수관계자 거래 매출액은 모두 705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은 984억원이다. 내부거래 매출이 전체의 71.66%다.

특수관계자 매출 705억원 중 695억원(98.59%)은 일진다이아몬드의 종속기업서 비롯됐다. 세부적으로 ▲ILJIN EUROPE GMBH(191억원) ▲ILJIN JAPAN(160억원) ▲ILJIN USA(192억원) ▲SHANGHAI ILJIN DIAMOND CO.,LTD(151억원) ▲마그마툴(2800만원)이다. 나머지 9900만원의 매출은 일진파트너스서 올렸다.

일진다이아몬드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일진다이아몬드의 2016~2018년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63.68%(545억원/856억원), 64.79%(630억원/973억원), 71.66%(705억원/984억원)이다.

2016, 2017년 내부거래 매출액 역시 대부분 일진다이아몬드의 종속기업서 비롯됐다. 2016년 일진다이아몬드 특수관계자 매출액 545억원 중 540억원(99.08%)은 종속기업 ▲ILJIN EUROPE GMBH(182억원) ▲ILJIN JAPAN(129억원) ▲ILJIN USA(125억원) ▲SHANGHAI ILJIN DIAMOND CO.,LTD(100억원) ▲마그마툴(177만원)에서 나왔다. 나머지 4억원은 일진파트너스(3억원), 일진디스플레이(1억원)서 비롯됐다.

최대주주
계열 지배


2017년 특수관계자 매출액 630억원 가운데 619억원(98.28%)의 매출은 ▲ILJIN EUROPE GMBH(176억원) ▲ILJIN JAPAN(167억원) ▲ILJIN USA(155억원) ▲SHANGHAI ILJIN DIAMOND CO.,LTD(118억원) ▲TSC GmbH(9500만원)와의 거래였다. 나머지 10억원은 일진파트너스가 차지한다.

일진디앤코 역시 마찬가지다. 일진디앤코를 둘러싼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현재진행형이다. 일진디앤코는 일진홀딩스의 100% 자회사다.

일진다이아몬드와 비교했을 때 일진디앤코의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은 높지 않다. 다만 ‘특수관계자 거래 매출액’ 규모가 매년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일진디앤코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 38.46%(26억원/67억원), 2015년 40.05%(27억원/68억원), 2016년 42.82%(30억원/70억원), 2017년 41.23%(31억원/75억원), 2018년 42.23%(31억원/73억원)이다.

일진반도체의 내부거래 비중도 높은 편이다. 장녀 허 대표이사가 일진반도체를 이끌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일진반도체 매출액 10억원과 11억원은 모두 특수관계자 거래 매출이었다.

다만 2016∼2018년 일진반도체의 내부거래 비중은 66.74%(3억7800만원/5억6600만원), 47.92%(3억5500만원/7억4000만원), 12.75%(8500만원/6억7000만원)로 떨어졌다.
 

일진자동차는 배당금과 관련해 눈길을 끈다. 일진자동차는 차녀 허씨 부부의 회사다. 허씨는 일진자동차 지분 55.56%을 보유하고 있다. 허씨의 남편은 대표이사다. 김윤동 일진자동차 대표이사는 44.44%의 지분을 갖고 있다. 부부가 일진자동차 지분 전체를 쥐고 있다.

일진자동차의 지난 5년간 당기순이익은 938만원(2014년), 4억원(2015년), 12억원(2016년), 16억원(2017년), 12억원(2018년)이었다. 그러나 배당금은 매년 6억1500만원씩 허씨 부부에게 지급됐다. 900여만원의 이익이 발생했을 때와 16억원의 이익이 났을 때 지급된 배당금은 같았다. 지난 5년간 배당성향은 6556%(2014년), 125.76%(2015년), 49.27%(2016년), 36.25%(2017년), 51.17%(2018년)로 들쭉날쭉했다.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 높아…고질 문제
차녀 회사, 순손실에 6억원 배당하기도

배당은 기업의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을 나눠주는 것이다. 배당은 이익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배당을 좌우하는 건 당기순이익이다. 당기순이익의 증감에 따라 배당금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당기순이익이 늘면 배당금이 늘고, 당기순이익이 줄면 배당금이 줄어든다.

일진자동차는 꽤 오래전부터 배당금을 동일하게 지급했다. 일진자동차의 1주당 배당금액은 2007년 500원서, 2008년 750원, 2010년 833원으로 늘었다. 2007년 배당금액은 4억1000만원이었다. 2008년부터 배당금액은 6억1500만원으로 고정됐다.

2007년 일진자동차 주주는 김 대표이사(40%), 허 회장(25%), 허씨(25%), 그리고 일진전기(10%)였다. 2007년 당기순이익은 19억원이었고 배당금은 4억1000만원이었다. 배당성향은 20.74%였다. 허 회장과 허씨는 1억25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김 대표이사는 1억6400만원을 받았다.
 

배당금액이 오른 2008년 주주는 김 대표이사(40%), 허 회장(25%), 허씨(25%), 그리고 일진홀딩스(10%)였다. 허 회장과 허씨의 배당금은 1억5300만원으로, 김 대표이사의 배당금은 2억4600만원으로 올랐다. 2008년 당기순이익은 35억원, 배당금은 6억1500만원으로 배당성향은 17.27%를 보였다. 2009년 당기순이익은 8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배당금은 6억1500만원이 그대로 주어졌다. 배당성향은 72.44%였다.

배당금이 다시 올랐던 2010년 주주는 김 대표이사(44.44%), 허 회장(27.78%), 허씨(27.78%)였다. 허 회장과 허씨의 배당금은 1억7000만원으로, 김 대표이사는 2억7300만원으로 늘었다. 일진자동차는 2010년 9억원의 당기순이익, 2011년 2000만원의 당기순손실, 2012년 7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봤다. 그러나 배당금은 6억1500만원으로 매년 동일했다. 7100만원의 이익을 본 2012년 배당성향은 무려 8616%였다.

수익 관계없이
배당금 고정

2013년 허 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허씨(55.56%)와 김 대표이사(44.44%)가 지분을 전부 보유하게 됐다. 2013년 당기순이익은 4억을 기록했다. 배당금은 6억1500만원으로 동일했다. 배당성향은 137.4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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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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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