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선 키맨’ 사생결단 영입전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7.22 09:26:53
  • 호수 12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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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에 진주? 까보면 짱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 승리의 핵심, 키맨 영입전이 시작됐다. 누구를 ‘총선 키맨’으로 데려오느냐에 따라 선거의 당락이 좌우될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당 지도부 입장에선 키맨 영입만큼 효과적인 총선 전략도 없다. <일요시사>는 최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여야의 키맨 영입전을 집중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공천룰을 가장 빨리 정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1일 민주당은 중앙위원회를 열고 현역 의원 전원 경선 및 여성·청년·정치 신인에게 가산점을 강화하는 내용의 21대 총선 공천룰 원안을 최종 확정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여성과 청년, 장애인, 당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출마자에 대한 가산점이 최고 25%로 상향됐다. 정치 신인에 대해서는 공천심사 때 10∼20% 범위 내에서 가산점을 받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신인에게
혜택 가득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은 바로 정치 신인에게 가산점을 준다는 내용이다. 내년 21대 총선에선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출마 러시가 예상된다. 이들을 정치 신인으로 볼 수 있느냐가 또 다른 문제다.

어디까지를 ‘신인’으로 봐야 하느냐는 총선 때마다 불거지는 논란이다. 명함이 주는 무게가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판서 출마 경험은 없지만, 정치 신인이더라도 인지도가 높으면 전현직 의원들의 경계 대상이다.

해외 나간 양정철 왜?
'포스트 심상정’ 찾기


민주당 당헌을 보면 정치 신인서 배제되는 조건은 ▲이전 각급 선거서 후보자로 등록했던 자(당적 불문) ▲당내 경선에 출마했거나 타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출마했던 자 ▲시도당위원장 및 지역위원장 등이다.

즉 이 같은 조건에만 해당되지 않으면 아무리 공직 경험이 많고 인지도가 높아도 정치 신인으로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마한다면, 정치 신인에 해당한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민주당 21대 총선의 키맨이다.

관료 출신들도 민주당 총선의 키맨이다. 문정부의 집권 초기를 책임졌던 1기 장관들이 대상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장관, 조명균 전 통일부장관,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개각 이후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총선에 출마할지의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의 또 다른 키맨 영입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는 콘셉트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무대서 경쟁력을 입증받은 인물을 영입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유수대학 교수와 국제기구 간부, 외국계 기업 출신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9∼12일 중국 베이징을 찾은 데 이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민주당 인재영입을 위해 양 원장이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글로벌 인재를 탐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이번 방문은 인재영입과 무관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정치 신인들을 파격적으로 우대하는 방식으로 공천룰을 정했다.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특위)는 최근 공천혁신소위원회 등과 논의 끝에 정치 신인에게 5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내용의 공천룰을 도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스타냐
글로벌이냐

한국당은 인지도가 높은 사회 명망가를 겨냥하고 있다.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지난달 코리안 특급 박찬호 한국야구위원회(KBO) 국제홍보위원과 ‘아덴만의 영웅’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차량공유서비스업체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 등 2000명 남짓의 사회 명망가를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 이들의 의사와는 무관한 결정이었다.

이런 보도가 나간 후 당시 한국당 관계자는 “분야별 전문가를 포함해 2000여명의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상황”이라며 “다만 박찬호 위원 등이 본인 스스로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후 인재영입위는 170여명으로 명단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신인에게 가산점 50%라는 파격안을 내놨는데 이를 반대로 말하면 현역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다. 민주당과 달리 장관급 인사나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정치 신인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친박·영남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혁신특위가 ‘물갈이론’을 언급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 20대 총선 공천 실패 책임론 등도 함께 거론했기 때문이다.
 

▲ (사진 왼쪽부터)이해찬(더불어민주당)·황교안(자유한국당)·손학규(바른미래당) 대표

앞서 혁신특위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지난달 한 라디오 인터뷰서 박 전 대통령 탄핵과 20대 총선 공천 후유증 등을 거론하며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물갈이 폭도 크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 신인에게 50% 가산점이라는 파격안이 나온 것이다. 친박·영남 의원들 입장에서는 이를 총선 물갈이의 신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친박·영남 의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부산 중·영도가 지역구인 김무성 의원은 “지금은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며 “단편적으로 물갈이 기준을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친박계 측에서는 공개적인 반발은 자제하는 모습이지만, 물밑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모양새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공화당(이하 공화당)으로 당을 옮긴 홍문종 의원이 대표적인 예다. 홍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 현역 40명 이상이 추가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분당 가능성을 안고 있는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민주평화당(이하 민평당)과 새 지도부를 꾸린 정의당은 아직까지 눈에 띄는 인재영입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천룰 역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예상은 가능하다. 당의 정체성과 부합하는 인재를 키맨으로 들일 가능성이 높다.

호남 두고
격돌 예정

캐스팅보터인 바미당은 청년과 보수를 인재영입의 키워드로 잡을 공산이 크다. 지난 1일 바미당은 당 개혁 방안을 찾기 위해 청년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비록 지난 10일 당대표 재신임 투표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가결해 당내 당권파와의 갈등에 휩싸여 있지만, 당이 청년을 얼마나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바미당은 앞서 지난 6·13지방선거의 주 타깃을 청년과 보수로 잡은 바 있다. 비록 지금은 탈당했지만, 바미당의 ‘6·13지방선거 인재영입 1호’는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이었다. 그외 바미당 노원병 당협위원장인 이준석 최고위원, 20대 국회 최연소(86년생)인 김수민 의원은 당을 대표하는 청년들이다. 바미당의 인재 교육 과정인 ‘청년정치학교’ ‘바른토론배틀’ 등도 당의 노선을 잘 보여주는 예다.

공천룰 정하며 인재들 영입 박차
민·한 총력전…다른 당 상황은?


민평당은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 당내 비당권파가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를 결성하면서 촉발됐다. 그간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갈등을 벌였던 유성엽 원내대표, 박지원·천정배 의원 등 비당권파는 지난 16일 2시간가량 심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민평당의 키워드는 ‘호남’이다. 이는 당권파와 비당권파 모두에게 해당된다. 당권파는 당의 경쟁력을 먼저 강화해야 한다는 ‘자강론’을 주장하는데 그 중심에는 호남이 있다. 당권파의 수장인 정 대표는 전북 순창 출생으로 전북 전주병을 지역구로 갖고 있다.

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제3지대론’을 주장하며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비당권파 역시 호남을 중심에 두고 있다. 연대의 대표를 맡은 유 원내대표는 전북 정읍 출생으로 현재 전북 정읍·고창 지역구 의원이다. 연대의 좌장격인 박 의원은 전남 진도 출생으로 전남 목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광주·전남 지역 국회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호남을 대표할 수 있을 역량 있는 인사를 영입해 당의 모든 권한(총선 비례대표·공천권 등을 포함)을 주고 현직 의원들은 모두 2선으로 후퇴하는 등의 결단을 통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당이 돼야 승산이 있다. 일종의 신풍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의당은 총선에 맞춰 새로운 지도부를 꾸렸다. 당내 스타 정치인인 심상정 대표가 당선됐다. 2년 만의 복귀다. 심 대표는 최근 국회서 열린 대표단 이·취임식서 “비례정당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확고한 지역 기반을 갖춰야 한다”며 “지역구 당선을 위해 모든 당력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사진 왼쪽부터)정동영(민주평화당)·심상정(정의당)·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정의당의 키맨 키워드는 지역 경쟁력을 가진 ‘스타’다. 현재 정의당 의석 6석 중 지역구 의원은 심 대표(고양 덕양갑)와 지난 4·3보궐선거 당시 고 노회찬 전 의원 지역구서 당선된 여영국 의원(경남 창원성산)뿐이다. 그외 4명은 비례대표다.


정의당의 목표인 수권정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서 현재보다 더 많은 지역구 의원을 배출해야만 한다. 당내에서는 심상정·노회찬을 이을 ‘스타 정치인’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 대표 선거 당시 나왔던 ‘심상정만 보이고 정의당은 안 보인다’ ‘어대심’(어차피 대표는 심상정)이라는 말은 현 정의당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 심 대표는 외부서 스타성 있는 인물을 수혈해 외연 확장을 해나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삭줍기?
인재영입!

공화당의 키워드는 ‘친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 여부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에선 영입 인사로 약 50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경북 출신의 박근혜정부 시절 관료를 주요 영입 대상으로 고려할 전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인재 영입 성공사례는?

가장 최근의 사례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연재영입이다. 당시 안철수계의 집단탈당으로 흔들리던 민주당은 ‘경제민주화 전도사’ 김종인 전 대표와 ‘IT 전문가’ 김병관,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등을 영입, 1당으로 올라섰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도 인재 영입으로 위기를 탈출한 적이 있다. 당시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파격적으로 40대 정치 신인들을 전면에 내세워 큰 효과를 봤다. 나경원·유승민·이혜훈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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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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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