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억’ 삼진제약 선급금의 정체

사장님 잘못 덮으려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삼진제약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수백억으로 불어난 선급금의 이유가 세무조사로 인한 추징금 때문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삼진제약이 추징금에 대한 내용을 바로 공시하지 않은 점이다. 늑장공시로 인해 한국증권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얘기까지 나오는 상태다.
 

얼마 전 삼진제약의 갑자기 불어난 선급금 규모에 투자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삼진제약은 지난 1·4분기 선급금 규모를 247억으로 공개했다. 연말 22억 대비 225억이 증가한 수준. 선급금은 원재료 매입 등을 위해 선지급한 금액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회계기준상 자산으로 계상되지만 언제든지 비용이 바뀔 수 있다. 

선지급 금액은?

전년 말 대비 10배 가까이 불어난 금액이지만 투자자들은 용도를 알 길이 없어 불안에 떨었다. 또한 이 선급금이 재고자산 매입에 쓰였다고 보기에는 금액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자산 대비 규모가 큰 선급금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이 선급금의 정체는 대표이사들에 대한 과세당국의 추징금으로 밝혀졌다. 삼진제약은 지난 1월 대표이사 인정상여 소득세 220여억원을 원천징수자로 국세청에 선납하며 이를 선급금 자산으로 처리했다. 대표들이 이를 최종 부담하면 삼진제약은 대규모 추징금 비용처리 부담서 벗어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지난 1월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추징금 220억6392만원을 부과받았다. 자기자본 2053억원 대비 약 10.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의 2014년부터 2017년분 영업활동에 대한 세무조사에 따른 처분이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세무조사(2014∼2017년)결과 대표이사 인정상여 소득 처분이 발생했고 이에 원천징수자로서 추징금을 납부했다”는 입장이다. 

과세당국이 회사가 영업비용으로 처리한 금액 중 일부에 대해 실재성을 확인할 수 없어 이를 대표이사의 소득으로 추정하고 이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진제약은 국세청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행정소송 절차를 진행 중이다. 만약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220억원의 추징금 처분이 확정될 경우 최종 납부 책임자는 대표이사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세무사는 “이미 납부한 추징금을 대여금으로 회계처리 후 대표들로부터 차근히 받아내는 방법으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회사가 비용처리를 할 필요가 없어져 당기순이익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고 전했다. 

세무당국 관계자도 “인정상여에 대한 소득세 부과 대상은 회사가 아니라 대표”라고 말했다. 행정소송 등의 결과와 관계 없이 이번 추징금 부과가 회사의 순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표가 인정상여에 대한 추징금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횡령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의견도 밝혔다. 지난해 삼진제약의 대표이사는 창업주인 최승주·조의환 회장, 이성우 사장 등 총 3명이다. 최 회장과 조 회장의 삼진제약 지분율은 각 8.83%, 12.15%로 약 368억, 506억원어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어 추징금 변제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전년비 10배 늘어…투자자들 혼란
순이익 맞먹는 220억 추징금 때문?


이번 추징금 처분으로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관행이 바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과세당국이 부과한 인정상여 추징금 220억원은 삼진제약 자기자본의 10%가 넘을 뿐 아니라 지난해 당기순이익 255억원과 비슷한 액수다. 

업계는 이번 추징금 부과가 불법 리베이트 살포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리베이트 관행에 대해 회사의 1년치 순이익과 맞먹는 벌금을 대표 개인에게 부과했다는 점에서 영업관행을 바꿀 수 있는 처분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서)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해 의사 및 약사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며 “이 경우 판관비 중 회의비 등 여러 계정으로 비용을 처리해왔지만 대표이사에게 추징금을 부과한다면 회사 차원서(리베이트를 살포하는) 영업 관행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진제약은 선급금 지급 결정 사실의 지연 공시를 사유로 지난달 20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삼진제약은 지난달 20일 3건의 공시를 동시에 냈다.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1월10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221억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공시와 같은 날 해당 벌금을 선급금 지급을 결정했다는 공시가 있다. 이어 선급금 지급결정 사실의 지연공시를 이유로 공시불이행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의 지정여부에 관한 내용이 있다.

문제는 삼진제약이 추납분을 선납한 뒤 그 내용을 바로 공시하지 않은 점이다. 삼진제약은 국세청 세무조사 추징금 220억원을 부과받고도 이를 20일 늦게 공시했다. 추징금을 선납했으나 이의신청 등의 사유로 금액이 확정되지 않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선급금으로 계상한 것. 이에 한국증권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한국증권거래소는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지연 공시가 적발될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해당 회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한다. 

회사는 유가증권시장상장공시위원회의 심의에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여부에 따라 벌점 및 공시위반 제재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이의신청이 없고 과거 1년간 공시의무 위반사실이 없는 경우 등에는 상장공시위원회의 심의가 생략될 수 있다. 추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 10점 이상이 부과되면, 지정일 당일 해당 회사의 하루 주식 매매가 거래정지된다.

늑장공시 이유는?

삼진제약은 아직 행정 절차가 끝나지 않은 만큼 입장을 아끼는 모습이다. 다만 221억원의 선납금과 불성실공시법인은 행정절차가 끝나는 시점서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이의신청 등 때문에 벌금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행정적인 절차가 있는 만큼 구체적인 입장을 전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