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그루밍족의 여름나기’ 백태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7.15 10:23:05
  • 호수 12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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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을 뽑았다 밀었다 몸에 지웠다 그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그루밍족의 계절인 여름이 다가왔다. 과거에는 머리 스타일과 패션으로 개성을 표현했다면, 요즘은 색다른 방법으로 자신만의 멋을 내고 있다. <일요시사>가 왁싱, 타투 등 다양한 그루밍에 대해 알아봤다. 
 

▲ 해나문신

 

많은 사람들이 ‘타투’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제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타투는 방송이나 광고 등을 통해 전파를 타면서 대중화됐다. 

문양을 
내 몸에

노출이 많은 여름철, 개성을 표현하는 아이템으로 타투가 선호되고 있다. 타투에 매료된 남성들도 많을 뿐 아니라, 요즘 20대들은 타투를 피어싱과 같은 액세서리 정도로 여기고 있다.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용이나 호랑이 등 위협적인 동물을 새기는 시대는 지났다. 최근에는 타투의 디자인과 크기가 세분화되면서 다양한 무늬를 고를 수 있다. 

과거에 문신은 팔뚝이나 등을 휘감아 새기는 것으로 인식했지만, 최근에는 10㎝ 안팎의 타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목선을 타고 셔츠 안쪽으로 이어진 한 줄의 레터링(짧은 문구를 새겨넣은 타투)은 구릿빛 팔에 불거진 힘줄 못지않게 섹시한 인상을 풍긴다.

손등의 나침반, 아킬레스건 아래 화사하게 펼쳐진 꽃잎 등 문신의 형태와 콘셉트는 무궁무진하다. 타투의 종류도 다양하다. 파스텔 톤의 감성적 타투, 반려묘나 반려견을 캐릭터화한 일러스트 타투,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블랙워크 등 다양한 장르의 타투가 있다. 


자기만족으로 타투를 새기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디자인보다 상징성이 있는 무늬나 문구를 담기도 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성함이나 자신의 좌우명 등을 새기는 경우도 많고, 자신이 존경하는 인물이나 명언을 새기기도 한다. 시대의 아픔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세월호 리본을 새겨넣기도 한다. 

작은 문양과 짧은 글귀로 표현하는 타투는 개인의 의지와 신념을 담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취향과 성격도 가늠케 한다. 타투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일본의 전통문신’이라 불리는 이레즈미 장르는 가슴부터 긴 팔을 한 번에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다.

위치·크기 따라 타투 가격 천차만별
평균 10만∼12만원…4∼6주마다 시술

위치에 따라 가격은 230만원부터 300만원까지 치솟는다. 경기도와 강서구에선 200만원 초중반대이지만, 강남과 홍대 등에서는 300만원대다. 팔에 수채화 느낌의 장미를 새기고 싶다면 50만원가량이 든다. 

보통 반팔을 입었을 때 타투가 살짝 비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새기는 타투인데 강남서 50만원, 홍대와 그 외 지역서 40만원 정도가 든다. 여름철엔 왁싱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노출이 많아지는 만큼 제모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때 제모는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제모하는 남성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제모의 부위도 다양하다. 턱수염과 콧수염, 다리털부터 전신 제모를 하는 ‘브라질리언 왁싱’도 있다.

전문가들은 털이 제거된 몸을 사회가 요구하면서 제모를 많이하게 됐다고 말한다. 사회에선 털이 있는 것은 동물이나 짐승에 가까운 상태로 간주하기 때문에 동물과 구분하기 위해 털이 많지 않은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왁싱의 종류에는 세 가지가 있다. 소프트왁싱은 약 70도서 90도 이상의 고온서 녹인 왁스를 얇게 도포하고 천이나 부직포 등을 붙인 다음, 털의 반대 방향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부위의 체모를 효과적으로 제거를 할 수 있고 신체의 모든 부위에 사용이 가능하다. 

소프트왁싱의 장점은 0.1m의 작은 솜털까지도 왁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단점은 반대 방향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털이 끊기거나 피부가 약할 경우 홍반이나 피부 탈락에 의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위생과 멋 
왁싱의 세계

슈가왁싱은 고대시대 상처부위나 화상부위가 생겼을 때 감염 예방과 치료를 위해 사용하던 방식으로 설탕을 녹여서 사용한다. 우연히 털도 같이 제거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금의 미용 시술로 발전됐다. 

슈가왁싱은 인체 온도와 동일한 36.5도로 왁스를 녹이기 때문에 화상의 위험이 극히 적다는 장점이 있다. 주성분이 흑설탕과 레몬즙, 물이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 또 털의 방향으로 제모를 하면서 모근의 윤활작용을 도와 털의 끊김 없이 제거가 가능하다. 

하드왁싱은 왁스를 시술 부위에 바른 후 굳어졌을 때 왁스를 떼는 방식이다. 피부에 자극이 거의 없어 동일 부위에 여러 번 왁스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방법은 주로 얼굴과 겨드랑이 또는 비키니 라인과 같이 예민하면서도 약한 부위를 왁싱할 때 사용된다. 두꺼운 털을 제거하기가 쉽고 화상 위험도 적다. 

더운 여름은 왁싱숍을 찾는 손님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브라질리언 왁싱은 세미누드와 올누드가 있다. 세미누드는 회음부에 난 체모를 없애고 음모는 남겨둔다. 올누드는 음모까지 모두 제모해서 가격이 2만원 정도 비싸다. 가격은 평균 10만∼12만원으로 보통 4∼6주마다 한다.

왁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체모 양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털이 너무 촘촘하게 나거나 잘 안 빠지는 사람은 조금 더 오래 걸린다. 예를 들어 브라질리언 왁싱은 30∼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예민한 사람의 경우 40∼45분가량이 걸리기도 한다.
 

여름하면 태닝도 빼놓을 수 없다. 태닝이란 피부를 햇볕에 노출시켜 구릿빛으로 태우는 것을 말한다. 과거 한국에는 하얀 피부에 대한 집착이 컸다. 최근에는 까무잡잡한 피부의 모델과 연예인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태닝의 원리는 자외선을 이용해 피부 속 멜라닌 색소를 자극하고, 피부톤을 어둡게 만드는 것이다.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멜라노사이트가 자극돼 색소가 침착되면서 피부색이 어둡게 변하기 때문이다. 

야외 태닝은 실제 자외선을 이용하는 것이라 피부를 좀 더 강하게 태울 수 있다. 다크 브라운빛의 피부톤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태닝 방법이지만, 일광화상 등의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기계 태닝은 기계의 인공 자외선을 이용해 피부를 태닝하는 것으로, 야외 태닝보다 안정적인 환경서 고르게 태닝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태닝을 하는 사람들은 다리가 너무 하얘서 평소 짧은 치마나 반바지 입는 것을 꺼리는 사람, 근력 운동의 심미 효과를 높이고 싶은 사람, 좀 더 탄탄한 보디라인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흰 피부를 골드 브라운빛의 고른 태닝 피부로 만들기 위해선 10회 정도의 기계 태닝이 필요하다. 태닝숍의 패키지 프로그램이 대부분 10회 구성인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태닝을 할 때는 처음 3∼4회는 이틀 간격으로 약한 출력의 태닝 기계를 5∼7분 미만으로 쏘며 피부 트러블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태닝 색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초 베이스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 피부톤을 보면서 태닝 시간과 기계의 강도를 점차 높이며 주 1회씩 5∼6회 정도, 발부터 겨드랑이 안쪽까지 고르게 태우면 매끈한 골드 브라운빛 피부를 만들 수 있다. 

약한 출력의 레이저로 짧은 시간 동안 태닝을 한다면 예민한 피부도 기계 태닝을 할 수 있다. 단, 남들보다 피부가 민감하거나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 기미 등의 색소 침착으로 고민하는 사람은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한 후 태닝을 진행해야 한다.

자외선을 반복적으로 피부에 쐬는 것이므로 어느 정도 피부 노화가 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태닝을 할 때 얼굴은 태닝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태닝으로 인한 피부 손상과 노화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태닝 전후의 보습과 진정 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질이 과도하게 많은 경우 태닝을 하면 피부가 얼룩덜룩해질 수 있다. 하지만 적당량의 각질은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만약 각질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라면 태닝 3∼4일 전, 곡물가루를 함유한 저자극 스크럽제나 화학적 각질제거제를 이용해 가볍게 제거하는 것을 추천한다. 보습 로션을 듬뿍 발라 촉촉한 피부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돈 주고 
구릿빗 피부


10회 태닝 기준 컬러 유지 기간은 한두 달 정도다. 태닝을 멈춘 시점부터 한두 달 후에는 본래의 자기 피부색으로 돌아간다. 만약 태닝을 하고는 싶은데 까만 피부가 너무 오래 지속될까 걱정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태닝을 한 번 한다고 피부가 금세 까매지지도 않을뿐더러, 그 컬러가 평생 지속될 가능성은 적다. 태닝 컬러를 좀 더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태닝 후 피부 보습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반영구 눈썹문신은 남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시술이 됐다. 눈썹만 어느 정도 정리해도 인상이 한층 깔끔해진다. 반영구 눈썹문신은 영구적이지 않다. 짧게는 6개월서 1년 넘게 지속력을 갖는다. 눈썹문신이라고 하지만 ‘반영구 눈썹 화장’이 올바른 표현이다. 
 

▲ 눈썹 문신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시술 전 문신 잉크나 색소, 약품에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확인 후 시술을 진행한다. 1차 시술을 마치면 2차 리터치 시술을 하고 마무리한다. 일반적인 문신의 경우 진피층에 적용하지만, 반영구는 표피와 진피 사이에 적용하기 때문에 1차 시술 후 2∼4주 후에 리터치 시술을 해야 원하는 모양으로 자리가 잡힌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 항생제 복용은 필수다. 상처 부위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재생 크림을 꾸준히 바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상처가 있는 동안에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1주일 뒤 어느 정도 피부가 아문 다음 사용해야 한다.

현행법상 문신은 마취크림 등 전문의약품 및 의료기기 사용해야 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행위로 의료기관서 시술을 받는 것이 맞다. 부적격 장소서 시술할 경우 2차 감염, 색소 침착, 피부 괴사 등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저렴한 곳을 찾기보다는 합법적이고 전문적인 의료 장비와 경험을 갖춘 의료진이 시술하는 곳을 선택하는 곳이 우선이다.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 후 태닝 
눈썹문신 6개월∼1년 넘게 유지

시술 전 전문의와 상의 후 부작용 검사를 철저히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서도 의료 시술이 갖춰진 곳이라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인들이 미용 목적의 문신을 맡아서 하는 경우는 드물고, 이 때문에 암암리에 불법 문신 시술이 이뤄지는 것도 사실이다. 

1992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반영구 화장은 의료행위로 분류돼 병원서 의료인만 시술할 수 있다. 피부에 상처를 내고 염료를 주입하는 과정서 감염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모씨는 눈썹문신이 붉게 변색하는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다. 유씨는 “병원서도 쉽게 지울 수 없다더라”며 좌절했다.

하지만 불법임을 모르고 받는 사람이 대다수고, 알면서도 병원 시술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안전보다 예쁜 디자인 등 미용적 측면을 먼저 고려하기 때문이다. 고모씨는 “반영구 화장에도 유행이 있어 의료 지식보단 미적 감각이 뛰어난 시술자를 찾게 된다”며 “소문난 곳은 위생이나 안전도 신경 쓸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병원이 미덥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취업준비생 윤모씨는 “일부러 유명 의원에 찾아갔지만 의사는 주의사항만 안내하고 시술은 다른 직원이 했다”며 “병원 안이나 밖이나 인력 풀은 동일한 것 아니냐”고 푸념했다.

지방자치단체서 매년 1~2차례 집중 단속을 벌이지만 불법 눈썹문신 시술을 근절하기엔 역부족이다. 서울시가 올 3분기까지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으로 행정처분을 내린 유사 의료행위는 점 빼기, 문신, 반영구 시술을 포함해 단 7건에 불과하다. 

서울민생사법경찰단 관계자는 “제보나 인터넷 검색에 기대 수사를 하고 있는데 보통 오피스텔 등지서 은밀하게 영업하다 보니 적발이 힘들다”고 털어놨다. 불법 시술을 일망타진할 수 없다면 차라리 양성화해달라는 게 업계의 요구. 송강섭 한국타투협회장은 “외국처럼 시술 주체를 자격화하고 이용기기, 색소 등을 규제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시술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작용 속출
불법도 기승 

의료계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서양인과 동양인은 피부 두께가 다르고, 부작용 양상서도 차이를 보인다”며 “외국서 합법이니 따라가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시술 안 되고 교육은 된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니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문신 시술이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수사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비의료인들의 문신 시술을 단속하고 있다.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병원서 시술하는 문신사도 있다. 병원이 고용한 이들이다. 하지만 병원서 문신 시술을 하더라도, 의사가 아닌 문신사가 시술하는 것은 불법이다. 

지난해 중순부터 강남구 논현동의 한 성형외과서 일하고 있는 문신사는 “의대까지 나와서 주사 놓고 수술하는 사람들이 뭐하러 손기술 익혀서 문신 시술을 하겠느냐”며 “강남에 있는 성형외과서 하는 반영구 문신 시술은 거의 100% 문신사가 하는 거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의사가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하는 건 불법이지만 문신 시술을 가르치거나 배우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용학원에서는 네일, 헤어, 메이크업 관련 수업과 함께 문신 시술 수업을 진행하는 곳도 많다.

고용노동부가 2015년 발표한 ‘신직업 추진 현황 및 육성계획’을 보면 17개 신직업 중에는 ‘타투이스트’(문신사)가 포함되기도 했다.  

대구의 한 미용학원에서는 한 달에 20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반영구 문신술’ 수업을 듣는다.

이 학원 운영자는 “문신 시술을 가르치고 배우는 건 의사가 아니어도 합법이고 시술은 불법이라 수강생들한테 편법을 알려줄 수밖에 없다”며 “메이크업 자격증을 따서 가게를 차려 미용업으로 신고한 뒤 ‘숍인숍’(Shop In Shop·매장 안에 매장을 여는 것) 형태로 반영구 문신 시술 영업을 하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되니 ‘문신사법’을 만들어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문신사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원 등 500여명이 집회에 참여했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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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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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