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교안-나경원 ‘패스트트랙 변호인단’ 늑장 내막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7.15 10:14:31
  • 호수 12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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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서라 할 땐 언제고 ‘나몰라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토사구팽’의 전조일까. 패스트트랙 폭력사태로 고발된 자유한국당 보좌진을 위한 변호인단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앞서 당 지도부는 해당 보좌진에게 변호인단 구성을 약속한 바 있다. <일요시사>는 지지부진한 변호인단 구성의 실상을 추적했다. 
 

▲ 몸싸움 중인 여야 국회의원들 ⓒ사진공동취재단

패스트트랙(이하 패트) 폭력사태는 대대적인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졌다. 당시 여야는 국회서 선거제·개혁법안 패트 지정을 놓고 한바탕 몸싸움을 펼쳤다. 이는 상대 당 의원과 보좌진 등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졌다. 혐의는 국회법 위반, 공무집행방해 등이다. 현재 패트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58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6명, 정의당 3명과 문희상 국회의장 등 총 108명이다.

고소·고발전
불안한 마음

패트 때 전면서 몸싸움을 벌였던 한국당 보좌진도 고발을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당 보좌진 중 6명이 현재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국회사무처 직원과 보좌관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고발된 6명의 보좌진에게 당의 책임 있는 자세와 변호인단 구성 등을 약속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9일 <일요시사>를 통해 “당 대표가 비공개로(고발된 보좌진과) 식사를 같이하면서 당에서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원내대표도 공식적으로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요시사>의 취재 결과, 패트 사태가 있고 두 달이 지난 현 시점에도 변호인단은 구성되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 측은 같은 날 “우리 실무진 측에서는 변호인단 선임과 관련해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답변 드릴만한 부분이 없다”며 “말씀하신 것처럼(변호인단 구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논의 중인 단계다. 확실하게 되고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당 법률지원단 측에 문의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당 법률지원단장인 최교일 의원 측은 지난 5일 “아직 논의 중에 있다”며 “(변호인단 구성을 마칠)시기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로 넘어간 뒤 변호인단이 구성되는 것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발된 보좌진의 심정은 어떨까. 자유한국당보좌진협의회(이하 한보협) 측은 고발당한 보좌진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당 지도부를 믿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고발된 보좌진 6명 조사받아
묵묵부답 지도부 “논의 중”

지난 1일 한보협 측은 “(고발된 보좌진이)걱정은 하지만 당을 믿고 있다”며 “아직 참고인 조사단계고 검찰로 가기 전까지는 변호인단이 구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보협은)당 지도부에 (변호인단 구성을)계속 건의 중이다. (나 원내대표가)합의를 이야기하는 것도 기소유예가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서 “보좌진과 당직자까지도 고발장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얼마나 치졸하고 부끄러운 정치탄압인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후에도 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민주당의 전향적인 사과와 관련 고소·고발 취하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치 않다. 고소·고발을 취하하더라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국회법 165·166조(국회선진화법)는 고소·고발을 취하해도 처벌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기 때문이다. 여야가 합의해 소를 취하해도 검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고발된 사람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길 수 있다는 뜻이다.
 

동료 보좌진이 고발당한 상태에 한국당 보좌진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의 한 보좌진은 지난 10일 “보좌진이 하나둘씩 경찰서에 불려가는데 한국당 지도부는 변호사 한 명 붙여주지 않았다. (고발당한 보좌진)혼자 가서 조사받고 왔다”며 “경찰 조사를 받고 그 조서를 근거로 검찰에 기소될 것인데, 변호사를 붙여줘서 말실수라도 덜할 수 있게 조치했어야 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한국당 보좌진은 같은 날 “변호인단을 꾸려 보좌진을 보호한다 말해놓고 지키지 않았다”며 “고발당한 보좌진의 의원도 문제다. 의원이라도 변호사를 붙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약속은…
지지부진

피해사례를 취합하는 과정도 한국당 지도부가 아닌 보좌진이 먼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사건이 남부지검으로 넘어갔다가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이관된 사실도 보좌진이 먼저 확인했다. 한국당 보좌진 사이서 “당 지도부가 미리 진행 상황을 알아보고 피해 보좌진에게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불안감에 떨고 있는 사람들은 비단 보좌진뿐만이 아니다. 한국당 의원들도 불안감에 떨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이 경찰에 외압을 행사한 정황은 그들의 심리 상태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건을 맡은 서울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27일 한국당 엄용수·여상규·이양수·정갑윤 의원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지난 4월25일 패트 처리 과정서 바미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혐의를 조사하기 위함이었다.

이들은 패트 지정 과정서 채 의원의 의원실을 점거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감금, 특수주거침입, 국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당시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처음으로 패트 지정을 시도한 시점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채 의원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막아섰고, 채 의원은 약 6시간 동안 감금됐다가 경찰과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탈출했다.

의원님도
덜덜덜∼

한국당이 패트 수사와 관련해 경찰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지난달 27일, 패트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고소·고발 사건의 진행 상황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라고 경찰에 요구했다. 같은 당 이종배 의원도 수사 계획과 함께 조사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 조사 대상자의 명단 등 세부 사항까지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 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

이들이 경찰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날은 공교롭게도 영등포경찰서가 같은 당 엄용수·여상규·이양수·정갑윤 의원 등 4명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보낸 그날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지 못함을 양해해달라”는 취지의 답변서를 국회에 보냈다.

50명이 넘는 한국당 의원들이 고소·고발된 상황서 경찰 업무를 소관하는 행안위 소속 의원들이 해당 사건 수사와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은 수사 외압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서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직접 수사 자료를 요구했다는 점이다. 자료를 요구한 이채익·이종배 의원 역시 패트 사태와 관련해 정의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황이다. 수사 대상인 의원이 경찰에 수사 내용을 알려달라고 한 셈이다. 

“약속했는데…” 불안감↑
‘부글부글’ 보좌진 성토

그러나 이채익 의원은 ‘통상적인 의정 활동’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채 의원은 지난 3일,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땅히 해야 할 통상적인 상임위 활동”이라며 “경찰에 외압을 가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는 것은 분명히 밝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여당의 생각은 달랐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서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직접 수사 자료를 요구한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차원을 넘어 수사에 대한 압박”이라며 “한국당은 경찰에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는 ‘갑질’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소환조사에 응하라”고 반박했다.
 

▲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

엄용수·여상규·이양수·정갑윤 의원에 대한 소환은 결국 버티기로 끝났다. 이들은 경찰의 소환 통보를 거부했다. 당시 경찰은 “수사 대상이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특혜를 줄 수는 없다”며 “통상의 수사 절차대로 다시 출석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최근 이들에 대한 재소환과 함께 소환 범위를 확대했다. 바미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는 한국당 의원 9명에게 추가로 출석을 통보했으며, 지난 4일까지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던 4명에게도 2차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또한 국회 의안과 사무실 앞 충돌 상황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 4명, 정의당 의원 1명에게도 새로 출석을 요구했다.

출석 요구에
버티기 일관

민주당 의원들은 출석에 적극 임할 뜻을 밝혔다. 표창원 의원은 지난 10일 영등포경찰서로부터 받은 피고발인 출석 요구서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표 의원은 “패트 처리 과정서 발생한 국회 폭력 사태와 관련해 경찰의 피고발인 출석 요구에 응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국회의원이 경찰 조사에 불응하고, 비협조하고, 직위와 권한을 이용해(경찰을) 압박하거나(국회의원에게 부여된 불체포특권의 효력 발휘를 위해) ‘방탄국회’를 소집해선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한국당을 압박하기 위한 메시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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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