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리는 서연그룹의 민낯

대기업 그늘서 못된 짓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서연그룹 관계사의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보고서에 ‘주의’ 의견을 냈다. 감사보고서 이용자는 특수관계자 거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 해당 관계사의 내부거래가 90%를 넘은 탓이 컸다. 서연그룹은 이외에도 계열사 간 내부거래와 관련,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은 바 있다.
 

▲ 유양석 서연그룹 회장

서연그룹은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창업주는 고 유희춘 전 명예회장. 유 전 명예회장은 ‘자동차 산업 1세대’로 꼽힌다. 그는 대한모방과 현대건설 등에서 샐러리맨을 지냈다. 이후 고교 동창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권유로 자동차 부품업을 시작했다.

정세영 명예회장
권유로 사업 시작

유 전 명예회장은 한일이화를 인수, 지난 1977년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회사는 현대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 회사의 협력업체로 지정되면서 성장했다. 유 전 명예회장은 지난 2009년 장남 유양석 회장에게 최대주주 자리를 넘긴 뒤, 2012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유 전 명예회장은 2017년 12월 말 세상을 떠났다.

서연그룹 오너 일가에는 유 회장을 비롯해 유 전 명예회장의 부인 박보애 여사, 장녀 유경내 전 서연탑메탈 대표, 차녀 유수경씨가 있다. 차녀 유씨의 남편은 구자겸 NVH코리아 회장이다.

서연그룹은 지난 2014년 7월 인적분할과 함께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했다. 서연그룹의 전신 한일이화는 분할절차를 밟아 존속회사 ‘서연’과 신설회사 ‘한일이화’로 나뉘었다.


서연은 투자사업 부문을 맡았다. 서연은 반기보고서(2014년 6월)를 통해 “한일이화서 서연으로 상호를 변경했다”며 “자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주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이화는 자동차 부품 제조 부문을 도맡았다. 한일이화는 분기보고서(2014년 9월)에 “자동차 부품 전문 생산업체로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생산 부품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한일이화는 2016년 1월 상호를 ‘서연이화’로 변경했다.

자동차 부품 그룹, 50여개 계열사 
관계사 매출 90% 내부거래로 올려 

지주회사 서연의 최대주주는 유 회장(44.44%)이다. 이어 박 여사(0.34%), 유 전 대표(1.02%), 유씨(0.16%), 유수빈양(0.10%) 순이다. 유양은 유 회장의 막내딸로 2007년생이다.

서연그룹은 56개 계열사를 자랑하는 중견그룹이다. 서연그룹은 지주회사 서연을 중심으로 여러 계열사들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중 국내 10개 계열사는 ▲서연이화 ▲서연오토비전 ▲서연인더스트리 ▲서연전자 ▲우창정기 ▲신창코넥타 ▲서연탑메탈 ▲서연인테크 ▲서연씨엔에프 ▲지산소프트 등이다.

서연이화의 최대주주는 서연(48.70%)이다. 유 회장(5.45%)과 유 전 대표(1.76%), 박 여사(0.65%), 유씨(0.30%), 유양(0.19%)이 그 뒤를 잇는다. 서연이화의 종속기업은 서연오토비전과 서연인더스트리다. 서연오토비전과 서연인더스트리는 자동차 부품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 시무식 갖는 서연그룹

서연전자의 최대주주 역시 서연(50.12%)이다. 서연전자는 자동차 부품(스마트 키 등)과 마그네슘 부품(전자제품의 케이스류 등), 각종 금형 및 설비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서연전자의 종속기업은 우창정기다. 우창정기는 자동차 부품 제조와 도소매 사업을 하고 있다.


서연전자는 신창코넥타를 지분 50%로 일본 기업 2곳(40%, 10%)과 공동지배하고 있다. 신창코넥타는 에어백 등 자동차용 전장부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다.

서연탑메탈의 최대주주도 서연(37.50%)이다. 이어 유 전 대표(9.84%), 유씨(2.69%), 최원재 서연탑메탈 대표(1.41%) 순이다. 최 대표는 친인척으로 분류된다. 서연탑메탈은 자동차금형과 굴삭기 부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분야별 포진

서연인테크의 최대주주 역시 서연(84.00%)이다. 뒤이어 유 씨(13.1%), 재단법인 천정(2.6%), 소액주주(0.3%) 순이다. 천정은 유 전 명예회장이 설립한 사회복지 공익재단이다. 서연인테크는 차량시트 등 자동차 부품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서연씨엔에프는 서연의 종속회사로 우레탄발포 전문 기업으로 언급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지산소프트는 서연이 4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해외 46개 계열사는 중국, 인도, 미국, 멕시코, 폴란드, 브라질, 체코, 슬로바키아, 터키, 네덜란드 등 해외 각지에 분포해 있다.

서연그룹은 지난 2018년 11월 경제개혁연구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았다. 연구소는 ▲서연 ▲서연인테크 ▲서연씨엔에프를 지목했다. 연구소는 이들이 ‘지배주주 등이 직간접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 ‘내부거래 비중이 30% 이상인 점’을 들어 ‘일감 몰아주기 수혜회사’로 봤다.

연구소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이외 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등 사례분석 3호’에 따르면 서연(오너일가 지분 46.06%)의 4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85.99%였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서연의 내부거래 비중은 95.16%, 82.95%, 83.70%, 82.14%였다.

연구소는 2014년 이후 내부거래 비중을 계산했다. 서연이 2014년 회사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내부거래 매출액서 배당금을 제외했다.

연구소는 “서연이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액 내역을 구분 공시하지 않았다”며 “내부거래 매출액서 회사의 매출액에 포함된 배당금을 제외해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내부거래 매출액 대비 서연이화 및 서연전자에 대한 매출은 15억원 중 12억원, 51억원 중 44억원, 86억원 중 83억원, 102억원 중 97억원이었다.

연구소는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은 주로 서연이화와 서연전자에 대한 매출”이라며 “이들 회사에 대한 매출이 내부거래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 서연전자

서연인테크는 서연(84.00%)과 유씨(13.10%) 등이 주주로 있으며 이들 지배주주 등은 직간접적으로 서연인테크의 지분 54.69%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소는 2014년을 기준으로 특수관계자 매출을 구분했는데 “2014년 분할 이후 서연인테크와 서연이화와의 거래는 내부거래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서연인테크의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매출은 39.88%(431억원/1082억원), 46.48%(442억원/951억원), 51.93%(526억원/1013억원), 59.29%(496억원/837억원)이었다. 평균은 49.4%다.

연구소는 “서연인테크와 서연이화 모두 자동차 내장재를 생산하는 회사로 회사기회유용으로 볼 수 있다. 서연인테크는 서연의 자회사였지만 서연이 분할되면서 사업회사인 서연이화가 설립되고, 서연인테크는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된 것”이라며 회사기회유용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연씨엔에프는 서연의 종속기업이다. 연구소는 서연씨엔에프의 설립일(2016년 12월)을 감안해 일감 몰아주기 관련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을 2017년 기준으로 판단했다.

서연씨엔에프는 1383억원의 매출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이 549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39.70%였다.

연구소는 “서연씨엔에프는 자동차 내장재를 제작 판매하고 있다”며 “서연인테크와 같이 회사기회유용으로 볼 수 있지만, 서연씨엔에프는 서연이화가 인적분할되면서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기회유용 목적이 아닌 회사분할에 따른 자회사 정리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연인테크와 서연씨엔에프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에도 절반 이상을 넘었다. 서연인테크는 지난해 총매출 835억원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이 462억원에 달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55.35%다. 서연씨엔에프 역시 지난해 총매출 1687억원 가운데 843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나왔다. 비중은 49.9%였다.

기생하는 자회사
오너 일가 지분

서연인테크와 서연씨엔에프는 현재까지도 오너 일가 영향력 내에 있다. 서연인테크와 서연씨엔에프는 최대주주로 모두 서연을 두고 있다. 서연은 이들에 대해 각각 84.0%와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연의 오너 일가 지분율은 모두 46.06%다. 서연그룹 계열사의 내부거래 중 신창코넥타가 돋보인다.

신창코넥타는 서연전자를 비롯해 일본계 기업 고하전기공업(FURUKAWA ELECTRIC CO.,LTD.)과 동해이화(TOKAI RIKA CO.,LTD.)가 공동지배하는 기업이다. 서연전자가 50%, 고하전기공업이 40%, 동해이화가 10%의 지분이 있다.
 

▲ 신창코넥타

신창코넥타는 1994년 12월 설립됐고 본사는 충남 천안시다. 신창코넥타는 자동차용 전장부품 제조 및 판매를 영위하고 있다. 신창코넥타의 종속기업은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다. 신창코넥타의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에 대한 지분율과 의결권 비율은 모두 100%다.

신창코넥타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중국 생산 기지 대응을 위해 진출했다. 신창코넥타는 지난 2005년 7월15일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와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 제품 타입별로 매출액의 4%, 4.5%, 5%의 로열티를 분기별로 지급받고 있다. 또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에 기술자 파견 시 1인당 1일 300달러를 지급받고 있다.

신창코넥타는 지난 2009년 12월31일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와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 제품 매출액의 5%의 로열티를 분기별로 지급받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 일감 몰아주기 수혜 지적
회계법인, 특수관계자 거래 ‘주의’ 강조

신창코넥타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총 657억원이었다. 신창코넥타는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6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창코넥타의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92.8%였다.

세부적으로 ‘공동지배기업’인 서연전자로부터 505억원, ‘종속기업’인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로부터 1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창코넥타는 이 외에도 ‘그밖의 특수관계자’인 우창정기와 TOKAI RIKA CREATE CORPORATION을 통해 각각 3억원, 2411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부거래 매출은 서연전자와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창코넥타에 대한 두 회사의 내부거래 매출 합은 607억원이었다. 99.3%에 달하는 비율이다.

서연전자와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는 감사보고서에서 여러 차례 등장한다. 신창코넥타의 지난해 감사보고서 중 ‘주석 30 부문별 정보’에 따르면 이들은 ‘매출액 10% 이상을 차지하는 외부 고객’으로 적시됐다. 서연전자는 ‘고객 1’로,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는 ‘고객 2’로 표기됐고, 각각의 당기 매출액(505억원, 101억원)이 명시됐다.
 

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의 강조 사항에 이들의 내부거래에 대해 주의를 언급했다. 삼화회계법인은 “신창코넥타 감사보고서 이용자는 특수관계자 거래에 주의를 기울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주석에 기술돼있는 바와 같이 신창코넥타는 지난해 특수관계자인 서연전자 등에 매출과 매입이 각각 610억원, 33억원이 있고, 이로 인해 지난해 말 채권과 채무가 각각 259억원, 12억원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적 후에도
계속 거래 중

신창코넥타의 전체 매출액 대비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한 매출액 비중은 꾸준히 높았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전체의 90.6%(681억원/617억원), 85.3%(629억원/537억원)였다. 신창코넥타의 2016년과 2017년 채권 및 채무는 181억원과 14억원, 209억원과 13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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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