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리는 서연그룹의 민낯

대기업 그늘서 못된 짓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서연그룹 관계사의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보고서에 ‘주의’ 의견을 냈다. 감사보고서 이용자는 특수관계자 거래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 해당 관계사의 내부거래가 90%를 넘은 탓이 컸다. 서연그룹은 이외에도 계열사 간 내부거래와 관련,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은 바 있다.
 

▲ 유양석 서연그룹 회장

서연그룹은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기업이다. 창업주는 고 유희춘 전 명예회장. 유 전 명예회장은 ‘자동차 산업 1세대’로 꼽힌다. 그는 대한모방과 현대건설 등에서 샐러리맨을 지냈다. 이후 고교 동창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권유로 자동차 부품업을 시작했다.

정세영 명예회장
권유로 사업 시작

유 전 명예회장은 한일이화를 인수, 지난 1977년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회사는 현대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 회사의 협력업체로 지정되면서 성장했다. 유 전 명예회장은 지난 2009년 장남 유양석 회장에게 최대주주 자리를 넘긴 뒤, 2012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유 전 명예회장은 2017년 12월 말 세상을 떠났다.

서연그룹 오너 일가에는 유 회장을 비롯해 유 전 명예회장의 부인 박보애 여사, 장녀 유경내 전 서연탑메탈 대표, 차녀 유수경씨가 있다. 차녀 유씨의 남편은 구자겸 NVH코리아 회장이다.

서연그룹은 지난 2014년 7월 인적분할과 함께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했다. 서연그룹의 전신 한일이화는 분할절차를 밟아 존속회사 ‘서연’과 신설회사 ‘한일이화’로 나뉘었다.


서연은 투자사업 부문을 맡았다. 서연은 반기보고서(2014년 6월)를 통해 “한일이화서 서연으로 상호를 변경했다”며 “자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고,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지주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이화는 자동차 부품 제조 부문을 도맡았다. 한일이화는 분기보고서(2014년 9월)에 “자동차 부품 전문 생산업체로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생산 부품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한일이화는 2016년 1월 상호를 ‘서연이화’로 변경했다.

자동차 부품 그룹, 50여개 계열사 
관계사 매출 90% 내부거래로 올려 

지주회사 서연의 최대주주는 유 회장(44.44%)이다. 이어 박 여사(0.34%), 유 전 대표(1.02%), 유씨(0.16%), 유수빈양(0.10%) 순이다. 유양은 유 회장의 막내딸로 2007년생이다.

서연그룹은 56개 계열사를 자랑하는 중견그룹이다. 서연그룹은 지주회사 서연을 중심으로 여러 계열사들이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중 국내 10개 계열사는 ▲서연이화 ▲서연오토비전 ▲서연인더스트리 ▲서연전자 ▲우창정기 ▲신창코넥타 ▲서연탑메탈 ▲서연인테크 ▲서연씨엔에프 ▲지산소프트 등이다.

서연이화의 최대주주는 서연(48.70%)이다. 유 회장(5.45%)과 유 전 대표(1.76%), 박 여사(0.65%), 유씨(0.30%), 유양(0.19%)이 그 뒤를 잇는다. 서연이화의 종속기업은 서연오토비전과 서연인더스트리다. 서연오토비전과 서연인더스트리는 자동차 부품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 시무식 갖는 서연그룹

서연전자의 최대주주 역시 서연(50.12%)이다. 서연전자는 자동차 부품(스마트 키 등)과 마그네슘 부품(전자제품의 케이스류 등), 각종 금형 및 설비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서연전자의 종속기업은 우창정기다. 우창정기는 자동차 부품 제조와 도소매 사업을 하고 있다.


서연전자는 신창코넥타를 지분 50%로 일본 기업 2곳(40%, 10%)과 공동지배하고 있다. 신창코넥타는 에어백 등 자동차용 전장부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다.

서연탑메탈의 최대주주도 서연(37.50%)이다. 이어 유 전 대표(9.84%), 유씨(2.69%), 최원재 서연탑메탈 대표(1.41%) 순이다. 최 대표는 친인척으로 분류된다. 서연탑메탈은 자동차금형과 굴삭기 부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분야별 포진

서연인테크의 최대주주 역시 서연(84.00%)이다. 뒤이어 유 씨(13.1%), 재단법인 천정(2.6%), 소액주주(0.3%) 순이다. 천정은 유 전 명예회장이 설립한 사회복지 공익재단이다. 서연인테크는 차량시트 등 자동차 부품 제조·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서연씨엔에프는 서연의 종속회사로 우레탄발포 전문 기업으로 언급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지산소프트는 서연이 4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해외 46개 계열사는 중국, 인도, 미국, 멕시코, 폴란드, 브라질, 체코, 슬로바키아, 터키, 네덜란드 등 해외 각지에 분포해 있다.

서연그룹은 지난 2018년 11월 경제개혁연구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았다. 연구소는 ▲서연 ▲서연인테크 ▲서연씨엔에프를 지목했다. 연구소는 이들이 ‘지배주주 등이 직간접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 ‘내부거래 비중이 30% 이상인 점’을 들어 ‘일감 몰아주기 수혜회사’로 봤다.

연구소의 ‘공시대상기업집단 이외 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등 사례분석 3호’에 따르면 서연(오너일가 지분 46.06%)의 4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85.99%였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서연의 내부거래 비중은 95.16%, 82.95%, 83.70%, 82.14%였다.

연구소는 2014년 이후 내부거래 비중을 계산했다. 서연이 2014년 회사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내부거래 매출액서 배당금을 제외했다.

연구소는 “서연이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액 내역을 구분 공시하지 않았다”며 “내부거래 매출액서 회사의 매출액에 포함된 배당금을 제외해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내부거래 매출액 대비 서연이화 및 서연전자에 대한 매출은 15억원 중 12억원, 51억원 중 44억원, 86억원 중 83억원, 102억원 중 97억원이었다.

연구소는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은 주로 서연이화와 서연전자에 대한 매출”이라며 “이들 회사에 대한 매출이 내부거래 매출의 90% 정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 서연전자

서연인테크는 서연(84.00%)과 유씨(13.10%) 등이 주주로 있으며 이들 지배주주 등은 직간접적으로 서연인테크의 지분 54.69%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소는 2014년을 기준으로 특수관계자 매출을 구분했는데 “2014년 분할 이후 서연인테크와 서연이화와의 거래는 내부거래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서연인테크의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매출은 39.88%(431억원/1082억원), 46.48%(442억원/951억원), 51.93%(526억원/1013억원), 59.29%(496억원/837억원)이었다. 평균은 49.4%다.

연구소는 “서연인테크와 서연이화 모두 자동차 내장재를 생산하는 회사로 회사기회유용으로 볼 수 있다. 서연인테크는 서연의 자회사였지만 서연이 분할되면서 사업회사인 서연이화가 설립되고, 서연인테크는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된 것”이라며 회사기회유용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연씨엔에프는 서연의 종속기업이다. 연구소는 서연씨엔에프의 설립일(2016년 12월)을 감안해 일감 몰아주기 관련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을 2017년 기준으로 판단했다.

서연씨엔에프는 1383억원의 매출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이 549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39.70%였다.

연구소는 “서연씨엔에프는 자동차 내장재를 제작 판매하고 있다”며 “서연인테크와 같이 회사기회유용으로 볼 수 있지만, 서연씨엔에프는 서연이화가 인적분할되면서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기회유용 목적이 아닌 회사분할에 따른 자회사 정리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연인테크와 서연씨엔에프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에도 절반 이상을 넘었다. 서연인테크는 지난해 총매출 835억원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이 462억원에 달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55.35%다. 서연씨엔에프 역시 지난해 총매출 1687억원 가운데 843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나왔다. 비중은 49.9%였다.

기생하는 자회사
오너 일가 지분

서연인테크와 서연씨엔에프는 현재까지도 오너 일가 영향력 내에 있다. 서연인테크와 서연씨엔에프는 최대주주로 모두 서연을 두고 있다. 서연은 이들에 대해 각각 84.0%와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연의 오너 일가 지분율은 모두 46.06%다. 서연그룹 계열사의 내부거래 중 신창코넥타가 돋보인다.

신창코넥타는 서연전자를 비롯해 일본계 기업 고하전기공업(FURUKAWA ELECTRIC CO.,LTD.)과 동해이화(TOKAI RIKA CO.,LTD.)가 공동지배하는 기업이다. 서연전자가 50%, 고하전기공업이 40%, 동해이화가 10%의 지분이 있다.
 

▲ 신창코넥타

신창코넥타는 1994년 12월 설립됐고 본사는 충남 천안시다. 신창코넥타는 자동차용 전장부품 제조 및 판매를 영위하고 있다. 신창코넥타의 종속기업은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다. 신창코넥타의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에 대한 지분율과 의결권 비율은 모두 100%다.

신창코넥타의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중국 생산 기지 대응을 위해 진출했다. 신창코넥타는 지난 2005년 7월15일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와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 제품 타입별로 매출액의 4%, 4.5%, 5%의 로열티를 분기별로 지급받고 있다. 또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에 기술자 파견 시 1인당 1일 300달러를 지급받고 있다.

신창코넥타는 지난 2009년 12월31일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와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 제품 매출액의 5%의 로열티를 분기별로 지급받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 일감 몰아주기 수혜 지적
회계법인, 특수관계자 거래 ‘주의’ 강조

신창코넥타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총 657억원이었다. 신창코넥타는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6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창코넥타의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92.8%였다.

세부적으로 ‘공동지배기업’인 서연전자로부터 505억원, ‘종속기업’인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로부터 1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창코넥타는 이 외에도 ‘그밖의 특수관계자’인 우창정기와 TOKAI RIKA CREATE CORPORATION을 통해 각각 3억원, 2411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부거래 매출은 서연전자와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창코넥타에 대한 두 회사의 내부거래 매출 합은 607억원이었다. 99.3%에 달하는 비율이다.

서연전자와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는 감사보고서에서 여러 차례 등장한다. 신창코넥타의 지난해 감사보고서 중 ‘주석 30 부문별 정보’에 따르면 이들은 ‘매출액 10% 이상을 차지하는 외부 고객’으로 적시됐다. 서연전자는 ‘고객 1’로, 가흥화창전장유한공사는 ‘고객 2’로 표기됐고, 각각의 당기 매출액(505억원, 101억원)이 명시됐다.
 

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의 강조 사항에 이들의 내부거래에 대해 주의를 언급했다. 삼화회계법인은 “신창코넥타 감사보고서 이용자는 특수관계자 거래에 주의를 기울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주석에 기술돼있는 바와 같이 신창코넥타는 지난해 특수관계자인 서연전자 등에 매출과 매입이 각각 610억원, 33억원이 있고, 이로 인해 지난해 말 채권과 채무가 각각 259억원, 12억원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적 후에도
계속 거래 중

신창코넥타의 전체 매출액 대비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한 매출액 비중은 꾸준히 높았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전체의 90.6%(681억원/617억원), 85.3%(629억원/537억원)였다. 신창코넥타의 2016년과 2017년 채권 및 채무는 181억원과 14억원, 209억원과 13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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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