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C수원화학공장 유해물질 배출 현장 가보니…

주민들은 죽겠는데…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SKC수원화학공장의 유해물질 배출에 대해 말들이 많다. 화학공장의 유해물질 배출은 항상 있어 왔지만, 공장에선 공법적 규제치 이내의 수준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화학물질관리법상 유해물질로 분류된 것이 매년 배출되고 있다면, 주민들 입장에선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매년 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온 SKC수원화학공장

 

화학물질안전원서 제공하는 화학물질 배출이동량 정보공개에 따르면, SKC수원화학공장에선 2016년 한 해 동안 화학물질관리법상 유독물질인 메틸알코올(Methylalcohol) 139kg,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인자로 노출허용치로 관리되는 프로판올(Propanol) 588kg 합계 727kg을 공기(대기)를 통해 배출했다. 이는 2014년 합계 451kg, 2015년 합계 331kg보다 훨씬 증가한 수치다.

계속해서 증가
공법적 규제치?

이에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SKC수원화학공장 경계로부터 북쪽으로 80m 떨어진 곳에 A아파트, 남쪽으로 50m 떨어진 곳에는 B아파트, 서쪽으로 170m 떨어진 곳에는 C아파트단지가 형성돼있다.

또 동쪽으로 30m 떨어진 곳에는 주택가가 형성돼있다. 공장서 배출하는 유해물질이 수만명의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이다. 

한 주민은 “공법적 규제치 이내이라고 해서 시민들에게 유해하지 않다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SKC수원공장의 북서쪽에 입지한 종전부동산 이전 부지(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목지구, 46만㎡)를 도시로 개발하면서 SKC수원공장과 관련된 민원을 참고해 공장 근처에 공원을 배치하고 상가 및 사무실용 건물을 방어벽으로 만들어 그 뒤쪽에 4300여세대의 아파트 배치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SKC수원공장이 배출하는 악취 물질에 대한 유해성을 간접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얼마 전 전남 여수서 있었던 유해물질 배출량 조작사건으로 인해 더욱더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다. 

2016년까지 배출량 계속 상승…현재는?
잇단 배출량 조작 사건…불안한 주민들

한 주민은 “우리 가족이 사는 곳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하다”며 “정부가 나서 더욱 더 철저한 관리와 감시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얼마 전 여수에서는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배출하고도 배출량 측정업체와 공모해 수치를 조작한 사업장이 적발됐다. 미세먼지가 온 국민의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유력 대기업이 정부와 국민을 기만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측정 대행업체 4곳과 이들에 측정 대행을 맡겨 배출량을 조작한 배출사업장 235곳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 

배출량 조작 사업장 235곳 중 측정 대행업체와 공모관계가 드러난 곳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과 한화케미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연이은 조작사건
전국적으로 만연

LG화학은 정우엔텍연구소와 공모해 배출농도를 허위로 보고했다. 실제 염화비닐 배출농도는 207PPM(허용 기준 120PPM)이었는데, 3.97PPM으로 결과값을 조작한 것이다. LG화학은 이외에도 2016년 7월 말부터 2018년 11월까지 측정값 총 149건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LG화학은 염화비닐을 기준치의 173배나 배출하고도 기준치 이하로 배출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한화케미칼 역시 2015년 2월 말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16건에 대해 측정값을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실제 측정하지 않고 수치를 입력한 사례도 2016~2017년에만 37번이나 됐다. 
 

업체들의 이 같은 행태는 기본 부과금조차 내지 않으려는 동기서 비롯됐다.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황산화물(배출 허용 기준 25PPM)은 7.5PPM 이하 농도로 배출하면 기본 부과금이 면제되는데, 실제 배출업체는 41.36PPM을 배출하고도 6.33PPM만 배출했다고 수치를 조작했다. 

환경부는 이 같은 공모관계가 전국 모든 사업장에 만연해 있을 것으로 보고 개선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재 SKC수원화학공장은 소음 문제로도 지역주민과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분쟁조정서 논의되던 문제를 소송으로 확대한 SKC의 행태가 기업윤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소음도 문제
계속되는 갈등

SKC수원화학공장 인근 주민들은 SKC가 제기한 공장 소음 배상 관련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의 1심서 최근 패소한 데 이어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 사안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환조위)서 다뤘지만 SKC가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분쟁으로 비화됐다. 

앞서 SKC수원화학공장 인근의 아파트 주민 2000여명은 공장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받고 있다며 지난 2017년 환조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주민들은 그동안 60데시벨을 오가는 소음에 제대로 된 생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괴로움을 호소해왔다. 
 

▲ ⓒ화학물질안전원

특히 공장이 24시간 가동 중이라 수면에 불편을 겪는 주민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365일 24시간 시끄럽다고 했으면 공짜로 줘도 입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9개월간의 환조위의 조사가 마무리되려던 무렵 SKC가 주민대표 2명을 대상으로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고 조정은 결론 없이 종료됐다. 더욱이 SKC는 소송을 제기하며 국내 최대의 로펌 중 하나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을 상대로 과도한 대응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년 가까이 이어진 소송에서 법원은 결국 지난 5월23일 SKC의 손을 들어줬다. 소음 측정에 대한 법원 감정이 없어 보상 의무 확인이 안 된다는 취지의 1심 판결이었다.

60데시벨 소음에… 
밤낮 괴로움 호소

재측정 기간 동안 SKC가 공장 소음을 축소해 측정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법원의 추가 감정을 거부했던 주민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허탈해하는 모습이지만, 항소심에서는 법원의 감정을 거친 소음 측정 자료를 제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SKC는 이와 관련 주민들을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은 신속한 분쟁해결을 위한 것이고, 소송과는 별개로 소음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C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유사사례를 살펴본 결과 환경분쟁조정위원회서 조정으로 끝나지 않고 법정으로 가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빠르게 소송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고 재판부의 결론에 따라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라며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이외에 다른 소송을 제기할 수가 없었고, SKC에게 있는 책임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법정의 판단을 구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KC는 앞으로도 필요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소송서 피해 여부, 보상 수준이 공정하게 결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판 과정서 합당한 절차와 재판부의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배출량은?
법정기준치 모호

SKC 측 관계자는 유해물질 배출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2016년 사용량은 2015년과 비교할 때 4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2016년 배출량 수치가 늘어난 것은 당시 환경부에서 배포한 산정프로그램이 바뀐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2017년, 2018년 배출량은 아직 정부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먼저 공개하기 어렵지만 2016년 배출량보다 줄어들었다는 점은 확실하다”며 “해당 화학물질 배출량에는 법정기준치가 없지만 장비 개선 등 화학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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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