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가는 섬 ⑤완도 고금도

배 타지 않고 떠나는 완벽한 섬 여행

▲ 고금도는 세 다리로 육지 혹은 다른 섬과 이어진다.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 섬 여행이 어울린다. 바다로 둘러싸인 청정한 섬은 여름의 활기를 즐기는 동시에 무더위를 씻어내기 좋다. 배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섬 여행을 고민한다면, 육지와 다리로 이어지는 섬은 어떨까. 크고 작은 200여개 섬이 있는 완도군은 연륙교 섬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완도군에서 큰 섬인 완도, 고금도, 신지도, 조약도(약산도)는 다리로 연결돼 있어 배를 타지 않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 고금도와 신지도를 잇는 장보고대교

유자의 고장

그중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큰 고금도는 세 다리로 육지 혹은 다른 섬과 이어진다. 2007년 강진군과 고금도를 잇는 고금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고금도는 육지에서 차로 여행할 수 있는 섬이 됐다. 1999년 개통한 약산연도교가 고금도와 약산면 조약도를 잇고, 2017년 개통한 장보고대교가 고금도와 신지도를 잇는다. 이로써 고금도는 섬이지만 섬 같지 않은 땅이 됐다. 고립된 섬이 아니라 어디로든 연결된 열린 섬이다.
 

▲ 고금대교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조형물

고금도는 강진군 마량면과 완도읍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장보고대교가 완공되며 고금도와 신지도 사이에 국도77호선이 이어졌고, 이 길을 따라 자동차로 강진과 완도·해남을 두루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강진에서 고금대교를 건너면 바로 고금도에 이른다. 차를 타고 그대로 달려 고금도에 도착하니 섬에 들어왔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유자의 고장, 고금’이라고 적힌 조형물과 고금도 푯돌이 입도를 알려줄 뿐이다.
 

▲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유적인 완도고금도지석묘군을 만나는 고인돌공원

고금도를 돌아보는 길은 단순하다. 고금도 남북을 가로지르는 국도77호선과 거기서 동쪽으로 뻗은 지방도830호선이 중심이다. 먼저 고금대교 남단에서 국도77호선을 따라 3분쯤 달리면 왼쪽으로 고인돌공원이 보인다.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유적인 완도고금도지석묘군(전남기념물 231호)을 만나는 공원이다. 고금도지석묘군은 가교리와 청용리, 덕암리 일대에 분포하는 도서 지방 최대의 고인돌 밀집지다. 현장의 안내문에 따르면 ‘서남산과 덕암산 남서부 해발 10~30m 경사면을 따라 모두 5개 군 87기가 있다.’ 공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청동기시대의 중요한 유적을 살펴보는 의미가 있다.
 

▲ 산자락에 꽃길이 펼쳐진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
▲ 각양각색 돌탑이 볼거리를 더한다.

국도77호선을 따라가면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도 만난다. 내비게이션이나 지도에는 잘 안내되지 않지만 찾아가는 길은 간단하다. 먼저 덕암산체육공원으로 가자. 고인돌공원에서 남쪽으로 5분 정도 내려가면 오른쪽에 덕암산체육공원 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다 왼쪽으로 꺾으면 목조관음보살좌상(전남유형문화재 319호)을 모신 수향사, 오른쪽 길로 더 올라가면 덕암산체육공원이다. 
체육공원을 지나 직진하면 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에 도착한다. 산자락에 금잔디, 수선화, 구절초 등이 소담하게 피어나고 산책로도 있어 그야말로 꽃길을 걷는 시간이다. 꽃밭 아래쪽에는 키 큰 나무가 울창하다. 나무 사이로 각양각색 돌탑이 늘어서 볼거리를 더한다. 군데군데 평상이 놓여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 농촌과 어촌 풍경이 어우러진 고금도

덕암산 자락에서 내다보는 고금도는 섬이 아니라 농촌 같다. 야트막한 산과 평지가 어우러진 농촌 풍경이다. 고금도는 어촌과 농촌이 공존하는 곳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많다. 특산품도 유자, 매생이, 굴 등 농산물과 수산물이 두루 포함된다. 지방도830호선을 따라 달리면 그 특색을 느낄 수 있다. 내륙에서는 농촌 색이 짙다가 해안 쪽으로 갈수록 어촌의 정취가 강해진다.
 

▲ 이순신 장군의 유해를 임시 안장했던 월송대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큰 섬 고금도
강진군 마량면·완도읍 잇는 다리 역할

이런 지형적 특성은 이순신 장군이 1598년 삼도수군통제영을 고금도로 옮기는 데 한몫했다. 고금도가 왜군을 방어하기에 군사적·지리적 요충지인 동시에, 내륙에 농토가 많아 군량미 확보에도 용이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은 고금도에서 명나라 진린 장군과 연합 전선을 펴 노량해전을 승리로 이끌며 정유재란을 마무리 지었다.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이순신 장군의 유해는 이곳 월송대에 임시 안장됐다가 충남 아산으로 옮겨졌다.
 

▲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는 충무사

월송대 앞으로 충무사가 있다. 원래 이 자리에는 진린 장군이 관우 장군을 모시고 승전을 기원한 관왕묘가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훼손되고 광복 후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는 충무사를 세웠다. 충무사에서는 해마다 양력 4월28일에 충무공탄신제를, 음력 11월19일에 순국제를 지낸다. 월송대와 충무사 일대는 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사적 114호)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 친환경 해수욕장 국제 인증 ‘블루플래그’를 획득한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고금도 국도77호선 남쪽 끝은 장보교대교로 이어진다. 장보고대교를 건너면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신지도가 나온다. 길이 3.8km, 폭 150m에 이르는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이 있는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블루플래그’를 획득했다. 블루플래그는 환경, 수질, 안전 등 여러 기준을 만족시킨 친환경 해수욕장에 주는 국제 인증이다.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산소 음이온이 풍부하고 수질 상태가 좋으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 완도 청해진 유적에서 바라본 풍경

신지도에서 신지대교를 이용하면 완도군의 본섬인 완도에 이른다. 신지대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완도 청해진 유적(사적 308호)이 자리한다. 해상왕 장보고와 그가 설치한 청해진 유적을 살펴볼 수 있다. 완도에 딸린 작은 섬 장도는 원래 간조 때만 출입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장도목교를 통해 언제든 자유롭게 방문한다. 완도 청해진 유적 인근의 장보고기념관, 장보고공원, 장보고동상도 함께 돌아보자.
 

▲ 고려청자박물관 야외 풍경

고금도는 강진과 가깝다. 고금대교를 건너면 바로 강진이다. ‘2019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강진은 고려청자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강진군 대구면과 칠량면 일대에 고려청자를 만들던 가마터가 있고, 고려청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고려청자박물관이 자리한다. 고려청자박물관을 중심으로 청자빚기체험장, 고려청자디지털박물관, 강진청자판매장 등을 갖췄다.
 

▲ 가우도에서 즐기는 요트 투어

청동기시대 유적

청자타워가 있는 가우도는 섬 양쪽의 출렁다리로 육지와 연결된다. 대구면에서는 저두출렁다리(438m), 도암면에서는 망호출렁다리(716m)를 이용한다. 청자타워에 오르면 강진만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스릴감 넘치는 짚트랙도 체험 가능하다. 요트나 제트보트를 타고 가우도를 감상하는 특별한 기회도 놓치지 말자.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고인돌공원→수향사→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고려청자박물관→고인돌공원→덕암산꽃누리생태공원→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
둘째 날: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완도타워→장보고기념관→완도 청해진 유적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완도관광문화 www.wando.go.kr/tour
- 고려청자박물관 www.celadon.go.kr
- 가우도 www.gaudo.co  

문의 전화
- 고금면사무소 061)550-6401
- 완도군청 관광정책과 061)550-5410
- 완도군관광안내소 061)550-5151~3
-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061)550-6921
- 고려청자박물관 061)430-375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완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08:10~17:20) 운행, 약 5시간 소요. 완도공용버스터미널에서 도보 6분 개포사거리 정류장, 고금행 농어촌버스 이용, 약 20분 소요. 서울-강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6회(07:30~17:4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 강진버스여객터미널 정류장에서 고금행 농어촌버스 이용, 약 50분 소요.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완도공용버스터미널 061)552-1500 강진버스여객터미널 061)432-9666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서영암 IC→남해고속도로→강진무위사톨게이트→강진 방면→목리교차로에서 마량 방면→청자로→마량교차로에서 약산·고금 방면→고금대교→고금도

숙박 정보
- 파크힐컴포트호텔: 완도읍 장보고대로, 061)552-2364, www.parkhill.co.kr
- 완도원네스리조트: 완도읍 청해진서로, 061)553-1000, www.onenessresort.com
- 완도무릉도원한옥집: 군외면 청해진로, 061)554-7736, www.힐링펜션.kr

식당 정보
- 고금녹색한우마을(한우구이): 고금면 고금로, 061)555-1264
- 빙그레식당(생선구이): 완도읍 해변공원로, 061)554-1144
- 대성회식당(전복 코스 요리): 완도읍 해변공원로, 061)554-5164, https://seastar.modoo.at
- 달스윗(장보고빵(전복빵)): 완도읍 군내길, 061)552-0300


주변 볼거리
완도타워, 해양생태전시관, 청해포구촬영장, 청산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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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