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세기의 송송커플’ 만남과 결혼 & 파경 풀스토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7.04 11:19:12
  • 호수 12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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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만나 드라마틱하게 끝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톱스타 부부인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가 파경을 맞았다.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지 1년8개월 만이다.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두 사람의 이혼을 둘러싸고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송중기와 송혜교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파경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이혼을 공식 선언한 송송커플 ⓒ송혜교 SNS

송중기와 송혜교가 이혼조정 중이다. 송중기는 지난 26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송혜교와의 이혼조정을 신청했다. 송중기의 소속사인 블러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7일, 송중기와 송혜교가 이혼조정 절차에 들어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로맨스서 
막장으로 

송중기는 소속사를 통해 “저는 송혜교씨와의 이혼을 위한 조정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며 “저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많은 분께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고, 앞으로 저는 지금의 상처서 벗어나 연기자로서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송혜교의 소속사 UAA코리아는 이보다 30분 이상 늦게 공식 입장을 밝혔다.

송혜교 소속사는 “송혜교씨는 남편과 신중한 고민 끝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며 “그 외의 구체적인 내용은 양측 배우의 사생활이기에 확인해드릴 수 없는 점 정중히 양해를 구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혼하기로 합의했으며, 그에 따른 이혼 절차 진행을 위해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접수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은 이미 이혼에 합의한 상태로 조정 절차만 앞두고 있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2017년 10월31일 결혼식을 올린 뒤 1년8개월 만인 지난 27일, 이혼조정 신청을 통해 정식 이혼을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했다. 함께 살던 신혼집은 이미 오래 전 정리했으며 별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중기, 송혜교 상대 이혼조정 신청
‘부부의 연’ 1년8개월 만에 마무리

지난해 말부터 방송가에는 두 사람의 불화설이 돌기 시작했다. 송혜교가 해외 일정서 결혼반지를 끼지 않고 등장한 모습이 포착되며 불화설이 제기됐으며, 최근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선 “두 사람이 별거 중”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공식석상서도 서로를 언급하며 이 같은 루머를 불식시켰다.

송중기는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5월28일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서 ‘송혜교와 결혼 후 첫 드라마 복귀가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결혼 이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결혼하신 분들은 똑같이 느끼시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와이프도 두 작가님과 감독님 팬이다.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라 끝까지 집중해서 잘하라고 응원해줬다”고 송혜교의 응원을 전했다. 
 

▲ 배우 송중기

갑작스러운 송중기의 이혼 발표에 연예계는 발칵 뒤집어진 상황이다. ‘송송커플’을 응원하던 많은 아시아 팬들도 충격에 빠졌다.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국내 드라마 갤러리서 송중기와 송혜교의 이혼에 대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두 사람의 행보에 안타까워하면서도 격려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팬들은 “금일 송중기-송혜교 부부의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도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기에 공식적으로 성명문을 발표한다”며 “두 사람의 소식에 많이 침통해하고 있을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심 어린 마음을 담은 글을 전해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결말
결국 새드엔딩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팬들도 화들짝 놀랐다. 아시아의 주요 포털사이트 및 SNS와 언론 등에서도 이들의 이혼 소식은 실시간으로 확산되며 한류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의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은 국내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송중기와 송혜교의 이혼 소식을 전했다.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 ‘시나닷컴’ 역시 국내 매체 보도를 인용해 해당 소식을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는 이혼 소식이 거의 실시간으로 확산됐다.

국내 첫 보도가 나온 지 1시간 만에 ‘#송혜교송중기이혼’이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주요 매체로 알려진 일간지 <콤파스>도 ‘송혜교 이혼 절차, 송중기의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엔터테인먼트 분야 주요 목록에 올렸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도 “<태양의 후예> 커플이 이혼하게 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날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도 함께 전했다. 

CNN 인도네시아판 역시 톱뉴스로 파경 소식을 보도했다. “송중기의 팬들에게 기쁘지 않은 뉴스가 전달됐다”며 송중기가 이날 소속사를 통해 낸 입장문과 사과 내용을 상세하게 내보냈다. 
 

▲ 배우 송혜교

중화권의 톱스타 장쯔이는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최고의 선택이라고 믿고 있다. 앞으로 두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글과 함께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양측이 이혼 사유에 대해 함구하면서 이를 둘러싼 지라시가 SNS를 점령하고 있다. 온갖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 파경의 원인이 한쪽에 있다는 소문부터 두 사람이 제대로 된 합의 없이 이혼조정 신청을 했다는 설까지 확인되지도 않은 루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송중기 왜 먼저? 
파경 책임 누구?

실제로 송중기와 송혜교 측의 이혼 발표 시기와 미묘한 입장 차이도 억측을 낳게 하고 있다. 2017년 7월5일 결혼 계획을 발표할 당시에는 양측 소속사가 같은 시간에 공동 배포 형식으로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이번 파경 소식은 송중기 측이 먼저 입장을 내고, 송혜교 측이 뒤따라 사실을 인정하는 형식이었다. 


또 발표된 각자의 입장에 따른 미묘한 온도 차이도 느껴졌다. 송혜교 측은 파경의 이유에 대해 “성격 차이로, 양측이 둘의 다름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못 박은 반면, 송중기는 “잘잘못을 따져가며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원만하게 마무리하기를 희망한다”는 간접적 표현 방식을 택했다.

송중기가 신청한 이혼조정은 정식재판을 거치지 않고 부부가 협의에 따라 이혼을 결정하는 절차다. 가사소송법에 따르면 재판을 통해 이혼하려는 부부는 원칙적으로 먼저 조정을 신청해야 하고, 조정 신청 없이 소송을 내면 법원은 사건을 조정에 회부해야 한다.

양측이 조정에 합의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조정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혼 재판을 하게 되지만, 송혜교 측이 이날 “두 사람이 대부분 내용에 합의한 후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던 만큼 재판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송커플의 이혼 소식으로 애꿎은 스타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결혼 후 송혜교의 첫 드라마였던 tvN <남자친구>서 호흡을 맞춘 박보검이 두 사람의 이혼 사유로 떠오르면서 또 다른 논란으로 불거졌다. 

박보검 측 소속사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보검 소속사는 “송중기가 송혜교와 이혼 발표를 한 가운데 송중기와 같은 소속사 후배이자 송혜교와 전작을 함께한 박보검이 예상치 못한 지라시에 언급되고 있다”며 “박보검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다. 추후 법적 대응으로 소문을 바로잡겠다. 박보검과 송혜교에 대한 소문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단순히 성격차이 때문?
SNS로 추측·억측 난무 

송중기와 송혜교는 이혼 여부와 상관 없이 차기작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송중기는 tvN <아스달 연대기>에 출연 중이다. 이미 촬영은 완료했지만 18부작으로 예정된 드라마는 이제 8회까지 방송된 상황이다. 그는 오는 7월부터 조성희 감독의 영화 <승리호>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송혜교 역시 차기작을 물색 중이다. 앞서 캐스팅 물망에 올랐던 드라마 <하이에나>는 이번 일과 관계 없이 예전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UAA 측 관계자는 “영화 <안나>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알리며 스크린 컴백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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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송송 부부는 결혼 1년여 만에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만남부터 열애, 결혼까지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세기의 커플인 만큼 이들의 이혼 소식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지난 2016년 4월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함께 드라마를 촬영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고, 그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태양의 후예> 커플이 현실 속 연인으로 거듭난 것이었다.

<태양의 후예> 촬영 후 수차례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태양의 후예>가 방영되던 2016년 3월 첫 번째 열애설이 보도됐으나 당시 양측은 두 사람의 관계를 친한 선후배라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실제로 두 사람은 <태양의 후예> 출연 배우들과 어울리며 종종 SNS에 사진을 올려 친한 사이임을 알렸다. 2017년 6월에는 두 사람의 발리 일정이 겹치며 한 차례 더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에도 송송커플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설, 설, 설…
확산되는 루머

그러나 둘은 두 번째 열애설로부터 2주가 지난 7월5일 결혼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양측 소속사는 “결혼은 개인뿐 아니라 가족과 가족의 만남이다 보니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며 “이에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을 때까지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고 이제야 입장을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해 10월31일 송송커플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서 팬들과 동료들의 축복 속에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1년8개월 만에 두 사람은 끝내 파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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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번진 핵잠 나비효과

일본에 번진 핵잠 나비효과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가 공개되자, 가장 큰 화제가 된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에 대해 “문구가 추상적이어서 모호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자극 받은 일본도 핵잠수함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핵잠수함 건조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일본에 핵 보유 빌미를 제공하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의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한미 관세·안보 협상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지난 14일 공개됐다. 가장 큰 논란은 핵 추진 잠수함(이하 핵잠수함) 관련 합의 문구였다. 산 너머 산 구체성 없다 팩트시트를 통해 확인되는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해선 “구체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민간·해군의 원자력 프로그램 ▲한미 원자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 등을 지지한다. 이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한국과 조선 사업 요건 진전·연료 조달 방안 등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한다. 미국은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지지·승인·협력할 뿐이다. 이를 두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의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게 전제였다”며 “우리 핵잠수함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같은 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국내 건조 장소 합의는 팩트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기자들 앞에서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을 발표하면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이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잠수함이 건조되려면, 산적한 현안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팩트시트엔 건조 장소가 적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명시해 발표했기 때문에, 미국이 순순히 양보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같은 회담 결과를 두고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는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민간 우라늄 농축·사용 및 핵연료 재처리엔 ▲한미 원자력 협정 부합 ▲미국의 법적 요건 준수 ▲한국의 평화적 이용 등 단서가 붙는다. 기술 이전 과정에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핵잠수함 보유국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인도 등 6개국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 “미국이 핵잠수함 기술을 공유한 사례는 1950년대 최우방국 영국과 협력한 사례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돼온 기술”이라며 “가까운 동맹인 영국·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도 직접 기술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리에겐 우라늄 농축·재처리 기술이 없어서 미국으로부터 핵연료를 공급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연료 공급 장소·방식은 팩트시트에 명시되지 않았다. 연료 공급 방법을 확보하지 못하면, 핵잠수함을 만드는 의미가 없다. 핵잠 건조 추상적인데 “고정밀지도 내놔” 발 빠르게 비핵 3원칙 수정하려는 일본 미국의 법률 개정 절차도 거쳐야 한다. 미국 원자력법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 군사적 목적의 원자력 협력을 하려면, 원자력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한 후 미국 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제 무기 거래 규정도 상원의 동의를 얻어 개정해야 한다. 원자력 협정 개정이 팩트시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미국 에너지부의 반대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미국 일각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단 것이다. 일각에선 “핵잠수함 건조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는데, 우리는 미국에 고정밀지도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팩트시트엔 ‘망 사용료·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위치·재보험·개인정보에 대한 것을 포함해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도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온라인플랫폼의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등을 막는 내용이 담긴 우리의 온플법 제정을 반대했다. 팩트시트를 따르면,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진다. 아울러 우리는 구글·애플이 요청하는 1:5000 축척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 요청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는 애플이 요청한 지도 반출 여부를 다음 달에, 구글의 요청은 내년 2월 결정할 예정이다. 팩트시트에 게재된 합의 사항대로라면, 애플·구글의 요청을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팩트시트 속 위험요소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는 ‘농·축산물 개방은 없다’고 말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농·축산물 개방 문구가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망 사용료·온라인 플랫폼 규제·고정밀 지도 반출 등 대한민국의 디지털 주권과 직결된 사안까지 미국의 요구를 반영해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도체 관세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게 한다’는 모호한 문구만 있다”며 “경쟁국 대만과 비교해 어떻게 적용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팩트 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50억달러(약 36조7183억원)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를 5년 동안 구매하고, 주한미군에 대해 330억달러(약 48조4682억원)를 포괄적으로 지원하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떠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핵잠수함 건조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라서 장밋빛 전망만 내세울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정밀지도 반출 가능성 실제로 일각에선 “핵잠수함 건조가 실현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해서 실질은 아직 불투명하다”며 “선언이 지나치게 앞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핵잠수함 나비효과가 일본으로 번졌단 점이다. 미국이 우리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자, 일본 정치권도 크게 술렁였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지난 1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중국은 이미 핵잠수함을 갖고 있고, 지금은 핵잠수함을 보유하지 않은 한국·호주가 앞으로 보유하게 된다”며 “일본의 억지력·대응력을 강화하려면, 전고체·연료전지·원자력 등 다양한 동력원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선언했던 비핵 3원칙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선언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일찍부터 핵무기 반입 금지 방침 완화를 주장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같은 날 “현 시점에선 재검토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 연설에서 “내년 중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위해 검토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3대 안보 문서는 ▲국가안보 전략 ▲국가방위 전략 ▲방위력 정비 계획 등을 말한다. 여기엔 비핵 3원칙이 모두 포함돼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 2022년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향상한다”는 내용을 3대 안보 문서에 포함했다. 묘한 것은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이 일본 국내 정치구도까지 뒤흔들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다카이치 총리가 선출될 당시 라이벌이었다. 지난달 4일 진행된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183표(31.1%)를 얻었고, 고이즈미 방위상은 164표(27.8%)를 얻었다. 결선투표에선 다카이치 총리가 185표(54.3%)를, 고이즈미 방위상은 156표(45.7%)에 머물렀다. 하마터면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총리로 선출되지 못할 뻔했다.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통하는 다카이치 총리에 반발한 공명당이 지난달 10일 자민당과의 연정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고이즈미 방위상에 대해선 “정치자금 규제와 관련된 공명당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었다”면서 호평했다. 고이즈미 방위상도 “지금까지 정책 실현에 대해 힘써 주신 것에 대해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미일 협력 중국 견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0일 기적적으로 일본유신회와의 각외 협력 형태의 연립 정권 구성에 합의했다. 각외 협력은 연립 정권 구성엔 합의하지만, 내각엔 참여하지 않는 형태를 말한다. 일본유신회가 제시한 조건은 ▲오사카 부수도 지정 구상 수용 ▲국회의원 정원 10% 감축 ▲기업·단체 후원 폐지 ▲평화 헌법 개정 ▲방위력 강화 등이었다. 자민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모두 수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1일 내각을 출범시키면서 고이즈미 방위상을 임명했다. 가장 큰 정치적 의미는 ‘당내 정적 포용’이었다. ‘방위 관련 경력·경험이 전혀 없는 고이즈미 방위상을 임명해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정반대의 의미를 강조하는 해석도 있다. “방위 관련 경력·경험이 없는 고이즈미를 현안이 산적한 방위성 장관으로 임명해 자멸을 유도한다”는 취지의 해석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주어진 현안은 ▲미일 방위 협력 재조정 ▲자주적 방위력 강화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방위 장비 수출 운용지침 폐지 등이다. 이중 미일 방위 협력 재조정은 ‘중국 견제’라는 미국·일본의 공통 이해관계로부터 시작됐다. 일본은 군사력을 강화해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역할을 맡으려고 한다. 미국은 일본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방위비를 GDP(국내총생산)의 3.5%로 증액하라”고 요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비 증액·방위력 강화 방침을 설명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다음 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나 “방위비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오는 2028년 3월까지 방위비를 GDP의 2%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방위 정책과 관련해 국내 정세와 가장 민감하게 맞물려 고이즈미 방위상을 곤란하게 할 사안이 있다. 바로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이다. 일본 오키나와현 소재 후텐마 기지는 기나완시 시가지 한복판에서 시 면적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후텐마 기지는 1945년 건설됐고, 일본에서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켰다. 오키나와현의 주민 중 상당수는 미군의 범죄와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기지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팩트시트’ 고이즈미 날개 다나 견제 압박 와중에 뜻밖의 호재 지난 2004년엔 후텐마 기지 소속 헬리콥터가 오키나와국제대학에 추락하는 등 사고도 여러 번 발생했다. 오키나와가 일본에 편입된 시점은 1879년이었다. 1945년부터 1972년까진 미국의 지배를 받았다. 따라서 오키나와에선 반미 감정이 강하고, 자민당 지지율이 낮은 편이다. 후텐마 기지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섬 내 나고시 헤노코 이전을 추진했지만, 오키나와 현·주민의 반대가 강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엔 다마키 데니 현지사가 방위성이 신청한 비행장 설계 변경 신청을 승인하지 않고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은 일본의 역사적 맥락과 맞물려 수십년 넘게 해결되지 못한 사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를 위한 새 안보 질서와 맞물려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정치적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19년 고이즈미 방위상을 환경상으로 발탁했다. 이 임명에 대해선 “고이즈미 방위상의 정치적 무게를 키우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를 정치적으로 낙마시킬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퇴임 이후 강력한 원자력 발전소 폐지론자가 됐다. “아버지의 활동이 아들의 정치적 미래를 흐리게 할 수 있어 고이즈미 방위상을 견제하는 묘수”란 평가도 있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기후 변화 문제는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등 적당히 괴상한 발언을 하는 등 바보 행세를 하면서 견제를 피했다. 한동안 일본에선 고이즈미 방위상이 진짜로 바보인지, 바보인 척 연기를 하는지 장난 섞인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후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고노 다로 전 외상과 연합해 이시바 내각 탄생에 큰 공을 세웠다. 이어 농림수산상으로서 쌀값 폭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지난 2023년엔 자민당 내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조기 의회 해산 및 총선거 진행을 적극적으로 제안한 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자민당은 중의원 과반에 미달하는 의석을 얻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더 큰 패배를 당하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서 중의원 해산을 건의했다”며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방위상 취임 이후엔 어떻게 구 아베파·아소파의 견제를 피할 것인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사안은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견제 수위를 낮추면서 자민당·내각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뜻밖의 호재로 다가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일본의 핵잠수함 도입을 주도한다면,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가 될 수도 있다. 견제 회피 일거양득 우리의 핵잠수함 도입 추진이 일본 정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안이 된 것이다. 만약 핵잠수함 도입 추진이 불확실해지면, 이재명정부는 이 때문에 더욱 큰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일본의 군비 증강에 빌미를 제공하고, 고이즈미 방위상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발판을 제공한 것”이란 비판이 따라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핵잠수함 나비효과는 이렇게 일본으로 번졌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