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해프닝’ 태광그룹 이유 있는 항변

냉소와 조롱 섞인 공정위의 망신 주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김치와 와인은 어느새 태광그룹의 키워드가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지시와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동일선상에 뒀다. 일각에선 공정위 조사를 다르게 해석한다. 성과 집착에 따른 기업 망신주기라는 해석이다. 상당한 파장의 사건인 만큼 결과를 두고도 온도차가 선명하다.
 

▲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태광그룹은 이른바 김치 해프닝으로 주목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이번 사태의 장본인으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지목했다. 이 전 회장은 경영 일선서 물러났다. 그러나 공정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경영기획실을 통해 사실상 그룹 경영을 주물렀다.

공정했을까

김치 해프닝의 중심에는 휘슬링락CC’가 있다. 휘슬링락CC는 고급 회원제 골프장이다. 휘슬링락CC2011년 개장했지만 줄곧 적자를 냈다. 휘슬링락CC20135티시스에 합병됐다. 티시스는 태광의 IT기업으로 총수 일가가 100% 소유한 회사다. 휘슬링락CC는 티시스 사업부로 편입됐다.

김기유 티시스 대표이사는 휘슬링락CC의 김치 제조와 계열사 판매를 계획했다. 휘슬링락CC김치 경력이 있었다. 휘슬링락CC는 골프장 휴장기에 김치를 생산했다. 주 고객은 휘슬링락CC 회원들이었으며 매출은 4억원 정도였다.

휘슬링락CC20144월 강원도 홍천군 소재 영농조합에 김치 제조를 위탁, 대량 생산에 나섰다. 당시 김 대표이사는 경영기획실장이었다. 김 대표이사는 김치 단가를 10kg19만원으로 일괄 결정했다. 19만원은 일반 거래가격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값이었는데 당시 시중서 판매되는 배추김치는 10kg6만원 수준이었다.


김 대표이사는 태광 19개 계열사에 수량을 할당해 구매를 지시했다.

계열사들은 김치를 회사 비용으로 구매했다. 직원들의 복리후생비와 판촉비가 김치 구매 비용으로 쓰였다. 계열사들은 직원들에게 급여 명목으로 김치를 지급했다. 일부 계열사들은 사내근로복지 기금에 손을 대기도 했다. 김치 구매 비용을 회사 손익에 반영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20157월 김치는 그룹 내부에 똬리를 틀었다. 계열사 운영 온라인쇼핑몰에 직원 전용 사이트 태광몰이 구축된 것이다. 태광은 임직원들에게 19만점의 김치 포인트를 지급하고, 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소를 취합했다. 임직원들의 주소는 휘슬링락CC에게 전달됐다. 휘슬링락CC의 김치 배송이 완료되면 김치 포인트 19만점은 일괄 차감됐다.

매에 쓰인 포인트는 각 계열사의 복리후생비와 사내근로복지 기금서 비롯됐다. 계열사들은 이를 휘슬링락CC에게 일괄 지급했다.

정황 증거만으로 조사…무리하다는 지적도
이미 거론된 사안, 규모에 비해 수익 적어

김치 생산은 20169월경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중단됐다. 계열사들이 휘슬링락CC로부터 구매한 김치는 모두 512톤이 넘었으며 금액은 95억여원에 달했다. 휘슬링락CC 김치의 영업이익률(43.456.2%)은 식품업계 평균(35%)을 크게 웃돌았다.

이 전 회장은 김치뿐 아니라 와인도 계열사에 판매했다. 와인소매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메르뱅이 전면에 나섰다. 메르뱅은 총수 일가의 100% 출자 회사다. 태광 경영기획실은 계열사들에게 임직원 명절 선물 등으로 와인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계열사들은 임직원 선물 지급 기준을 개정했다.


이들은 복리후생비 등 회사 비용으로 메르뱅 와인을 구매, 임직원 등에게 지급했다.
 

고가의 김치와 와인을 판매한 휘슬링락CC와 메르뱅의 이익은 고스란히 이 전 회장의 일가에게 돌아갔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 후 지배력 확대와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우려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21억80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이 전 회장과 김 대표이사를 포함해 계열사 19곳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일각에선 공정위가 정황증거만으로 특정인에 대해 고발 조치를 내렸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의 조사가 무리하다는 비판이다. 해당 사안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국회 국정감사서 다뤄진 바 있는데 공정위가 불법을 포착했다면 이미 고발조치를 단행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태광의 지배구조 개선작업도 거론됐다. 태광은 2016년부터 20개월에 걸쳐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전 회장은 이 과정서 1300억원의 개인지분을 무상증여하기도 했다. ‘일감 몰아주기 척결이라는 정부와 공정위의 자발적 개혁요구에 적극 호응하고 실천한 셈이다.

이 전 회장의 지시와 관여가 있었다는 공정위의 발표 역시 충돌 지점이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26개월 동안 김치 판매로 얻은 수익은 25억원 정도로 연간 10억원 규모다. 재계순위 40, 자산규모 9조원이 넘는 태광이 몇 십억 이익을 위해 이런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 앞뒤가 안 맞는다는 대목이다.

김치를 급여명목으로 지급했다는 공정위의 판단도 부딪힌다. 실제로 김치는 복리후생 차원으로 제공됐고, 복리후생비는 급여서 정상적으로 처리했다는 설명이다.

무리했을까

김치 기부에 대해서도 설왕설래다. 태광은 계열사를 통해 김치를 사회복지단체에 기부, 세금을 감면받아 논란이 있었다. 당시 태광 측은 필요한 단체가 있다고 해서 순수하게 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세금 혜택을 받는 것은 적법하다는 시각이다. 일반 직장인들이 연말정산서 기부금 세액공제를 받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호진은 지금

400억원대 횡령·배임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대법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재판이 시작된 지 85개월여 만이다.


이 전 회장은 건강 등을 이유로 7년 넘게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아왔지만, 지난해 말 황제보석논란과 함께 구속 수감됐다.

대법원 1(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날 징역 3년의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 전 회장은 조세포탈 혐의로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 벌금 6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는데 이 역시 확정됐다.

이 전 회장은 태광산업이 생산하는 섬유제품을 실제보다 적게 생산된 것으로 조작하거나 불량품을 폐기한 것처럼 꾸미는 이른바 무자료 거래로 총 42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2011년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은 그 과정서 법인세 93000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도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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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